목장

                               해경

 

 


송아지는 저마다
먼산바래기

할말이 잇는데두
고개 숙이구
입을 다믈구

새김질 싸각싸각
하다 멈추다

그래두 어머니가
못잊어라구
못잊어라구

가다가 엄매--
놀다가두 엄매--

산에 둥실
구름이가구
구름이오구

송아지는 영 영
먼산바래기
                              《가톨릭소년》1936년 5월호에 실린 이상의 동시〈목장〉

 

 

 

 




 


《가톨릭소년》을 편집하기도 한 이상이 1936년 5월호에 표지화를 그리고, 동시 1편을 게재하였던 것은 의외의 일이다. 그는 1933년《가톨릭청년》에〈꽃나무〉 등 여러 편의 시를 발표한 바 있는데, 九人會 회원인 鄭芝溶의 주선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1934년부터 이상도 구인회에 참여하지만, 아무튼 그가 관련이 없던 가톨릭과도 시 발표를 통하여 교분을 가질 수 있었다.《가톨릭소년》에 그린 표지화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상으로, 뒤에 아기 천사들이 왕관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창문사 출판부에 근무하며 이상은《가톨릭소년》을 편집하다가 ‘해경’이라는 이름으로 동시〈목장〉을 발표하였다.

 

 

 

 

원문 출처:

1930년대《가톨릭少年》의 발간과 운영 / 최기영(서강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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