烏瞰圖 詩第十四號 / 오감도시제14호    
                        
                                    李箱이상  1934년 8월 7일 조선중앙일보











烏瞰圖 詩第14號



고성 앞에 풀밭이 있고 풀밭 위에 나는 모자를 벗어놓았다.

성 위에서 나는 내 기억에 꽤 무거운 돌을 매어 달아서는 내 힘과 거리껏 팔매질쳤다.

포물선을 역행하는 역사의 슬픈 울음소리.

문득 성 밑 내 모자곁에 한사람의 걸인이 장승과 같이 서있는 것을 내려다보았다.

걸인은 성 밑에서 오히려 내 위에 있다.

혹은 종합된 역사의 망령인가.

공중을 향하여 놓인 내 모자의 깊이는 절박한 하늘을 부른다.

별안간 걸인은 율률한 풍채를 허리굽혀 한 개의 돌을 내 모자속에 치뜨려넣는다.

나는 벌써 기절하였다.

심장이 두개골 속으로 옮겨가는 지도가 보인다.

싸늘한 손이 내 이마에 닿는다.

내 이마에는 싸늘한 손자국이 낙인되어 언제까지 지워지지 않았다.



古城앞에풀밭이있고풀밭위에나는帽子를벗어노앗다.
城위에서나는내記憶에꽤묵어운돌을매어달아서는내힘과距離껏팔매질첫다.
捕物線을역행하는歷史의슬픈울음소리.
문득城밑내帽子겻헤한사람의乞人이장승과가티서잇는것을나려다보앗다.
乞人은성밋헤서오히려내위에잇다.
或은綜合된歷史의亡靈인가.
空中을향하야노힌내帽子의깁히는切迫한하늘을부른다.
별안간乞人은율률한風彩를허리굽혀한개의돌을내帽子속에치뜨러넛는다.
나는벌써氣絶하얏다.
심장이頭蓋骨속으로옴겨가는地圖가보인다.
싸늘한손이내니마에닷는다.
내니마에는싸늘한손자옥이烙印되어언제까지지어지지안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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