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tovani & His Orchestra - E Lucevan Le Stelle (from "Tosca")
每日申報매일신보 1936년 3월 24일 문예1면 소장처:연세대학교중앙도서관
골동벽骨董癖
가령 신라(新羅)나 고려(高麗)적 사람들이 밥상에다 콩나물도 좀 담고 또 장조림도 담고,
또 약주(藥酒)도 좀 따르고 해서 조석으로 올려놓고 쓰던 식기(食器)나부랭이가 분묘(墳墓) 등지에서 발굴되었다고 해서 떠들썩하나,
대체 어쨌다는 일인지 알 수 없다.
그게 무엇이 그리 큰일이며, 그 사금파리 조작이 무엇이 그리 가치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냐는 말이다.
항차 그렇지도 못한 이조(李朝)항아리 나부랭이를 가지고 어쩌니, 어쩌니 하는 것들을 보면 알 수 없는 심사(心事)이다.
우리는 선조(先祖)의 장한 일들을 잊어버려서는 못쓴다.
그러나 오늘 눈으로 보아서 그리 값도 나가지 않는 것을 놓고 얼싸안고 혀로 핧고 하는 꼴은 진보(進步)한 커트글라스 그릇 하나를 만들어내는 부지런함에 비하여 그 태타(怠惰)의 극(極)을 타기(唾棄)하고 싶다.
가끔 아는 이에게서 자랑을 받는다.
내 이조항아리 좋은 것 우연히 싸게 샀으니, 와 보시오― 다. 싸다는 그 값이 결코 싸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가보면 대개는 아무 예술적 가치도 없는 태작(駄作)인 경우가 많다.
그야 오늘 우리가 삼월백화점(三越百貨店) 식기부(食器部)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이니, 볼 점(點)이야 있겠지― 하지만 그 볼 점이라는 게 실로 하찮은 것이다.
항아리 나부랭이는, 말할 것 없이 그 시대에 있어서 의식적으로 미술품(美術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간혹 꽤 미술적인 요소가 풍부히 섞인 것이 있기는 있으되, 역시 여기(餘技) 정도요, 하다 못 해 꽃을 꽂으려는 실용(實用)이라도 실용을 목적으로 된 것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오랜 세월을 지하(地下)에 묻혔다가 시대도 풍속도 영 딴판인 세상인(世上人) 눈에 띄니 위선(爲先) 역설적(逆說的)으로 신기해서 얼른 보기에 교묘한 미술품 같아 보인다.
이것을 순수한 미술품으로 알고 왁자지껄들 하는 것은 가경(可驚)할 무지(無知)다.
어느 박물관에서 허다한 점수의 출토품(出土品)을 연대순으로 진열해 놓고 또 경향이며, 여러 가지 분류 방법을 적확히 구분해서 일목요연토록 해 놓은 것을 구경하고 처음으로 그런 출토품의 아름다움과 가치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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