烏瞰圖 詩第十三號 / 오감도시제13호
李箱이상 1934년 8월 7일 조선중앙일보
烏瞰圖 詩第13號
내팔이 면도칼을 든채로 끊어져 떨어졌다.
자세히 보면 무엇에 몹시 위협당하는 것처럼 새파랗다.
이렇게하여 잃어버린 내 두 개 팔을
나는촉대세움으로 내방안에 장식하여놓았다.
팔은 죽어서도 오히려 나에게 겁을 내이는 것만같다.
나는 이러한 얇다란 예의를 화초분보다도 사랑스레 여긴다.
원문
내팔이면도칼을든채로끊어져떨어젓다. 자세히보면무엇에몹시威脅당하는것처럼샛팔앗타. 이렇게하여일허버린내두개팔을나는燭臺세음으로내방안에裝飾하여노앗다. 팔은죽어서도오히려나에게怯을내이는것만갓다. 나는이런얇다란禮儀를花草盆보다도사량스레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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