追求추구 (위독中) 
                          이 상 


안해를 즐겁게 할 조건들이 틈입하지 못하도록 나는 창호를 닫고

밤낮으로 꿈자리가 사나와서 나는 가위를 눌린다.

어둠속에서 무 슨내음새의 꼬리를 체포하여 단서로 내 집 내 미답의 흔적을 추구한다.

안해는 외출에서 돌아오면 방에 들어서기 전에 세수를한다.

닮아온 여러 벌 표정을 벗어버리는 추행이다.

나는 드디어 한조각 독한 비누를 발견하고 그것을 내허위 뒤에다 살짝 감춰버렸다.

그리고 이번 꿈자리를 예기한다.

 

 

 

 


危篤위독3    沈歿침몰  / 죽고싶은 마음이....   바로가기   

 

 

 

 

 

 

 

 

 

 

 

 

 

 

 

 

 

 

 

 

 

 

 

 

 

 

 

 

 

 

 

 

 

 

 

 

 

 

 

 

 

 

 

 

 

 

 

 

 

 

白晝  (危篤 中)
                           이상 

내두루마기 깃에 달린 정조뺏지를 내어보였더니 들어가도 좋다고 그린다. 

들어가도 좋다던 여인이 바로 제게 좀 선명한 정조가 있으니 어떠냔다. 

나더러 세상에서 얼마짜리 화폐 노릇을 하는 세음이냐는 뜻이다. 

 나는 일부러 다홍헝겊을 흔들었더니 요조하다던 정조가 성을낸다. 

그리고는 칠면조처럼 쩔쩔맨다. 

 


백주  (위독 中)

이상 
  내두루마기깃에달린貞操뺏지를내어보였더니들어가도좋다고그린다.  들어가도좋다던女人이바로제게좀鮮明한貞操가있으니어떠냔다.  나더러世上에서얼마짜리貨幣노릇을하는세음이냐는뜻이다.  나는일부러다홍헝겊을흔들었더니窈窕하다던貞操가성을낸다.  그리고는七面鳥처럼쩔쩔맨다. 
 



危篤위독6 門閥문벌/ 분총에계신백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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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歿 침몰 (危篤 中)
                                이상


죽고싶은 마음이 칼을 찾는다.
칼은 날이 접혀서 펴지지않으날을 노호하는 초조가 절벽에 끊치려 든다.
억지로 이것을 안에 떠밀어 놓고 간곡히 참으면

어느결에 날이 어디를 건드렸나 보다

내출혈뻑뻑해 온다.
그러나 피부에 상채기를 얻을 길이 없으니 악령이 없다.


가친 자수로하여 체중은 점점무겁다.

                                                                    조선일보, 1936. 10. 6



 

沈歿  (危篤 中)

죽고싶은마음이칼을찾는다.  칼은날이접혀서펴지지않으니날을怒號하는焦燥가絶壁에끊치려든다.  억지로이것을안에떠밀어놓고墾曲히참으면어느결에날이어디를건드렸나보다.  內出血이뻑뻑해온다.  그러나皮膚에傷채기를얻을길이없으니惡靈나갈門이없다.  가친自殊로하여體重은점점무겁다.

 

 

 

 

危篤위독 4    絶壁절망 / 꽃이보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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門閥  (危篤 中) 문벌  (위독 中)

                                                             이상 


 분총에 계신 백골까지가 내게 혈청의 원가상환을 강청하고있다. 

천하에 달이 밝아서 나는 오들오들 떨면서 도처에서 들킨다. 

당신의 인감이 이미 실효된지 오랜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으시나요--하고

나는 의젓이 대꾸를 해야겠는데

나는 이렇게 싫은 결산의 함수를 내몸에 지닌 내 도장처럼 쉽사리 끌러버릴 수가 참 없다. 


墳塚에계신白骨까지가내게血淸의原價償還을强請하고있다.  天下에달이밝아서나는오들오들떨면서到處에서들킨다.  당신의印鑑이이미失效된지오랜줄은꿈에도생각하지않으시나요--하고나는의젓이대꾸를해야겠는데나는이렇게싫은決算의*數를내몸에지닌내圖章처럼쉽사리끌러버릴수가참없다. 

 

 

 


  

危篤위독7 位置위치 / 중요한위치에......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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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  (위독 中) 
                                    이상 

기억을 맡아보는 기관이 염천 아래 생선처럼 상해들어가기 시작이다. 

조삼모사의 싸이폰작용. 

감정의망쇄. 
나를 넘어뜨릴 피로는 오는 족족 피해야겠지만

이런때는 대담하게 나서서 혼자서도 넉넉히 자웅보다 별 것이어야겠다. 

탈신.  신발을 벗어버린 발이 허천에서 실족한다.

 

 

 

 

매춘  (危篤 中) 

                                     이상 
                                


  記憶을맡아보는器官이炎天아래생선처럼傷해들어가기始作이다.  朝三暮四의싸이폰作用.  感情의忙殺. 
  나를넘어뜨릴疲勞는오는족족避해야겠지만이런때는大膽하게나서서혼자서도넉넉히雌雄보다別것이어야겠다. 
  脫身.  신발을벗어버린발이虛天에서失足한다. 

 

 

 

 

 


危篤위독9 生涯생애 / 내두통우에 ...바로가기 

 

 

 

 

 

 

 



 


 

 

 

 

 

생애  (위독 中) 
                      이상 


내 두통위에 신부의 장갑이 정초되면서 내려앉는다. 

써늘한 무게 때문에 내 두통이 비켜설 기력도 없다. 

나는 견디면서 여왕봉처럼 수동적인 맵시를 꾸며보인다. 

나는 기왕 이 주춧돌밑에서 평생이 원한이거니와 

신부의 생애를 침식하는 내 음삼한 손찌거미를 불개아미와 함께 잊어버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신부는 그날그날 까무러치거나 웅봉처럼 죽고 죽고한다. 

두통은 영원히 비켜서는 수가 없다.

 

 

 

 

 

 

 

 

生涯  (危篤 中)
                        이상 


 내頭痛위에新婦의장갑이定礎되면서내려앉는다.  써늘한무게때문에내頭痛이비켜설氣力도없다.  나는견디면서女王蜂처럼受動的인맵시를꾸며보인다.  나는己往이주춧돌밑에서平生이怨恨이거니와新婦의生涯를浸蝕하는내陰森한손찌거미를불개아미와함께잊어버리지는않는다.  그래서新婦는그날그날까무러치거나雄蜂처럼죽고죽고한다.  頭痛은永遠히비켜서는수가없다. 
  

危篤위독10 內部내부 / 입안에짠맛이  ...바로가기

  


  
 

 Holland's got talent- Amira Willighagen- O mio babbino caro     아미라 빌리하겐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Amira Willighagen  2004생 네덜란드  2014년 1집 앨범 [Amira]

                                                      2013년 홀랜드 갓 탤런트 시즌 6 우승



 

 

 

 

육친  (위독 中) 
                               이상 

크리스트에 혹사한 한 남루한 사나이가 있으니

이이는 그의 종생과 운명까지도 내게 떠맡기려는 사나운마음씨다. 

내 시시각각에 늘어서서 한 시대나 눌변인 트집으로 나를 위협한다. 

은애--나의 착실한 경영이 늘 새파랗게 질린다. 

나는 이 육중한 크리스트의 별신을 암살하지 않고는

내 문벌과 내 음모를 약탈당할까 참걱정이다. 

그러나 내 신선한 도망이 그 끈적끈적한 청각을 벗어버릴 수가 없다.

 

 

 

肉親  (危篤 中) 
                                이상 

크리스트에酷似한한襤褸한사나이가있으니이이는그의終生과殞命까지도내게떠맡기려는사나운마음씨다.  내時時刻刻에늘어서서한時代나訥辯인트집으로나를威脅한다.  恩愛--나의着實한經營이늘새파랗게질린다.  나는이육중한크리스트의別身을暗殺하지않고는내門閥과내陰謀를掠奪당할까참걱정이다.  그러나내新鮮한逃亡이그끈적끈적한聽覺을벗어버릴수가없다. 
  
 



 


危篤위독12 自像자상 / 여기는어느나라의...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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內部  (危篤 中)

                                        이상 

 

입안에 짠맛이 돈다.

혈관으로 임리한 묵흔이 몰려들어 왔나보다.

참회로 벗어놓은 내 구긴 피부는 백지로도 오고

붓지나간 자리에 피가 아롱져 맺혔다.

방대한 묵흔의 분류는 온갖 合音이리니

분간할 길이 없고 다물은 입안에 그득찬 서언이 캄캄하다.

생각하는 무력이 이윽고 입을 뻐겨젖히지 못 하니

심판받으려야 진술할 길이 없고 익애에 잠기면 버언져

멸형하여버린 전고만이 죄업이 되어 이 생리속에 영원히 기절하려나 보다



 

내부  (위독 中)

                                          이상

 
입안에 짠맛이 돈다. 

血管으로 淋漓한 墨痕이 몰려들어 왔나보다. 

懺悔로 벗어놓은 내 구긴 皮膚는 白紙로도 오고

붓지나간 자리에 피가 아롱져 맺혔다. 

 尨大한 墨痕의 奔流는 온갖 合音이리니

分揀할 길이 없고 다물은 입안에 그득찬 序言이 캄캄하다. 

생각하는 無力이 이윽고 입을 뻐겨젖히지 못 하니

審判받으려야 陳述할 길이 없고 溺愛에 잠기면 버언져

滅形하여버린 典故만이 罪業이 되어 이 生理속에 永遠히 氣絶하려나 보다. 
  


 

 

 

 

 危篤위독11 肉親육친 / 크리스트에혹사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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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rificé - Sinéad O'Connor     시네이드 오코너    희생

 

 

 

 

禁制금제   <危篤위독 1>

 

내가 치던 개는 튼튼하대서

모조리 실험동물로 공양되고


그 중에서 비타민 E를 지닌 개는

학구의 미급과 생물다운 질투로 해서

박사에게 흠씬 얻어맞는다.


하고 싶은 말을 개 짓듯 배앝아놓던 세월은 숨었다.


의과대학 허전한 마당에 우뚝서서

나는 필사로 금제를 않는(患)다.


논문에 출석한 억울한 촉루에는

천고에 씨명이 없는 법이다.

 

 

                                                                   조선일보, 1936. 10. 4-9

 

 

 

 

 

危篤위독2  追求추구/ 안해를즐겁게 할....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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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상은 일장기 말소 사건의 공범이었다.

 

 

                                                       

                                                                        1936년 8월 13일 조선중앙일보

 

단어 정리

 

外國語灌木 외국어의 관목: 손기정이 들고 있는  대왕 참나무 묘목화분

 

動機동기요!: 움직임의 기미 => 딸까닥 하는 순간이요! => 스넵snap 사진이요!

 

貨物:化物誤記인 듯 : 바뀐 물건 => 바뀐 사진

 

椅子의자: 輪轉機 椅子 윤전기 의자 => 각도 조정용 고정 핀 => もたれ

 

 

 

 

 

 

 

 

位置 (危篤 ) 위치 (위독3)

                                  -이상-조선일보, 1936. 10. 8

 

 

 

重要位置에서한性格의심술이                      중요한 위치에서 한 성격의 심술이

悲劇演繹하고있을즈음                                비극의 상황을 현장검증하고 있을 즈음

範圍에는他人이없었던가.                               그 안에 다른 사람은 없었던가?

--에심은外國語灌木이                      한 화분에 심겨진 외국종 묘목이

막돌아서서나가버리려는動機요                      막 돌아서서 나가버리려는 (딸까닥 하는 순간스넵사진)이요!

貨物方法이와있는椅子가                             바꿔치기한 방법의(원인)이 와있는 윤전기 격자가

주저앉아서 귀먹은 체 할 때                            아래로 내려앉은 체 (나는 모르는 일) 귀먹은 체 할 때

마침내가句讀처럼                                          마침 내가 글자 속 마침표처럼

고사이에낑기어들어섰으니                             그 사이에 끼어들어 섰으니

나는내責任의맵시를어떻게해보여야하나?        나는 내 책임의 맵시를 어떻게 해보여야하나?

哀話註釋됨을따라                                       애석한 말로 핑계를 댐에 따라

나는슬퍼할準備라도하노라면                          나는 슬퍼할 준비라도 하노라면

나는못견뎌帽子를쓰고밖으로나가버렸는데      나는 못 견뎌 모자를 쓰고 밖으로 나가버렸는데

웬 사람하나가여기남아                                  웬 사람(일본 순사) 하나가 여기 남아

分身提出할것을잊어버리고 있다.                 내 신분조사 할 것을 깜박 잊고 있더라.

                                                

                                                          - 끝 -

 

 

일본 순사가 일장기 말소 사건의 전말을 수사하는 현장이다.

당시 조선중앙일보는 인쇄기계가 고물이라서 그렇게 됐다고 얼버무렸다.

1936년 이상은 구본웅의 부친이 운영하던 인쇄소 '창문사'에 일급은 140전에 근무한다.

당시 인쇄소 '창문사'는 조선중앙일보사  3층에서  신문의 일부를 인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마도 이때

위트와 패러독스paradox의 달인 이상의 한 성격의 심술이 중요한 위치에서 모사를 꾸몄나 보다.

 

危篤위독  /    크!    큰일 날 뻔 했다. ..... ☆※∂¢※∬

 

 그런데

모사는 석달 전 1936년 5월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놓은 사건이었다.

조선중앙일보사 학예부장 상허 이태준과 공모한 사건이다.

손기정이 세계신기록 보유자로써 베르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이 가능함을 예측했고

당연히 일장기를 단 사진이 신문에 올려질 것을 대비하여

고물 사진동판걸이를 미리 준비해 놓았던 것이다.

 

 

사진은 손기정의 귀국 사진으로 사건 여파로 손기정은 일제로부터 밧줄에 묶여 귀국해야만 했다.

 

 

 


일장기 말소사건은

이미 4년 전 1932년 Los Angeles 하계 올림픽에서도 벌였던 전력이 있는 사건이었다.

 

1932년 Los Angeles 하계 올림픽에 조선의 선수 (황을수, 권태하, 김은배)들이

일장기를 달고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하였다.

김은배 선수는 마라톤에서 6위에 입상하였다. 1932년 8월 9일

동아일보에서 김은배 6위 입상 소식을 보도하면서 일장기를 지운 일장기 말소사건이 일어났다.

 

 

창문사에 다니던 시절의 사진 왼쪽이 이상.박태원, 김소운

 

 

 

상허 이태준

 

 

 

 

 

 

 

 

危篤위독8 賣春매춘 / 기억을맡아보는...바로가기  

 

 

 

 

 

 

 

 

 

 

 

 

 

 

 

 

 

 

 

 

 

 

 

 

 

 

 

 

 

 

 

 

 

 

 

 

 

 

 

 

 

 

 

 

 

 

 

 

http://tvpot.daum.net/mypot/View.do?clipid=71925724&ownerid=mRlSExWR4-Q0



영화 The Sound of MusicEdelweiss

 

 수녀로서의 자질을 의심받는 그녀가 걱정된 원장 수녀는 마리아를 퇴역 장교 폰 트랩가의 가정교사로 보낸다.

폰 트랩 대령은 7남매를 군대식으로 엄격하게 대하고, 사랑에 굶주린 아이들은 아버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말썽을 피운다.

마리아는 아이들의 장난에 화내기보다 따뜻하게 포용하고 아이들은 점차 그녀를 따르기 시작한다.

대령은 마리아에게 청혼한다.

그런데 축복 속에 결혼한 마리아와 대령이 신혼여행을 간 사이, 오스트리아는 제3제국(나치 독일)에 합병되고, 대령은 나치로부터 소집 명령을 받는다.

대령은 망명을 결심하고, 친구 맥스의 도움을 받아 폰 트랩 가족 합창단으로 오스트리아 민요대회에 출전해 가족을 감시하는 나치들의 빈틈을 노린다.

다행히 수도원으로 피신한 폰 트랩 가족들은 몇 차례 고비를 맞지만, 수녀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알프스 국경을 넘는다.

 

 이상 또한 망명하듯 일본으로 떠나먼서 발표한 계몽시 이다.




                      


 

 

      絶壁

                                              절벽(危篤 中)   1936년. 10월. 4-9일 조선일보


 

꽃이 보이지 않는다.

꽃이 향기롭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속에

                                    나는 들어앉는다.

나는 눕는다.

또 꽃이 향기롭다.

꽃은 보이지 않는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잊어버리고

재처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로

나는 꽃을 깜빡 잊어버리고 들어간다.

나는 정말 눕는다.

아아. 꽃이 또 향기롭다.

보이지도 않는 꽃이--

보이지도 않는 꽃이.

 

본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꽃도 묘혈도 보지 못했다.

다만 누웠을 뿐이고 허공의 묘혈을 팠을 뿐이다.

보지 못한 것은 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이다.

본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다만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았을 뿐이다.

꽃향기를 지각하는 너는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다.

다만 눈을 감고 있을 뿐이다.

장님에게 지팡이가 없으면 사방이 절벽이다.

눈을 떠라!

너는 장님이 아니다.

이 땅의 겨레여

누워서 묘혈을 파지 마라.

보이지도 않는 묘혈을 찾는 것은 자멸이다.

너는 아직은 숨이 붙어 있다.

눈을 떠라!

이 땅의 겨레여!

눈을 감고 있으면 모두가 절벽이다.

이대로 눈을 감고 있으면 모두가 危篤롭다.

보이지도 않는 꽃이 또 향기롭다.

눈을 뜨고 꽃을 보라!

깨어나라 겨레여! (危篤 中에서) 1936년. 10월. 4-9일 조선일보

 

 

絶壁절벽 : 귀가 아주 먹었거나 남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을 낮추어 일컫는 말

 

 

 

 

危篤위독5 白畵백주 / 내두루매기깃에.......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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