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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32년 2월 13일
일제국침략자들은 만주를 초토화 하는 한편 상해사변을 유발하여 상하이 시내 전역에서 격렬한 시가전이 벌어지고있는 중이었다.
지도의 암실(地圖의 暗室)
-이상 李箱-
기인 동안 잠자고 짧은 동안 누웠던 것이 짧은 동안 잠자고 기인 동안 누웠던 그이다.
네 시에 누우면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그리고 아홉 시에서 열 시까지
리상ㅡ나는 리상 한 우스운 사람을 안다. 물론 나는 그에 대하여 한쪽 보려하는 것이거니와ㅡ
은 그에서 그의 하는 일을 떼어 던지는 것이다.
태양이 양지짝처럼 내려 쪼이는 밤에 비를 퍼붓게 하여
그는 레인코우트가 없으면 그것은 어쩌나하여 방을 나선다.
이삼모각로도북정거장 좌황포차거 (離三茅閣路到北停車場 坐黃布車去)
( 삼모각로를 떠나 북정거장에서 황포차를 타고 간다.)
어떤 방에서 그는 손가락 끝을 걸린다.
손가락 끝은 질풍과 같이 지도 위를 거읏는데 그는 많은 은광을 보았건만
의지는 걷는 것을 엄격케 한다.
왜 그는 평화를 발견하였는지 그에게 묻지 않고
의례한 K의 바이블 얼굴에 그의 눈에서 나온 한 조각만의 보자기를 조각만 덮고 가버렸다.
옷도 그는 아니고
그의 하는 일이라고 그는 옷에 대한 귀찮은 감정의 버릇을
늘 하루의 한 번 씩 벗는 것으로 이렇지 아니하냐.
누구에게도 없이 반문도 하며 위로도 하여 가는 것으로도 보아 안 버린다.
친구를 편애하는 야속한 고집이
그의 발간 몸뚱이를 친구에게 그는 그렇게도 쉽사리 내어맡기면서
어디 친구가 무슨 짓을 하기도 하나 보자는 생각도 않는 못난이라고도 하기는 하지만
사실에 그에게는 그가 그의 발간 몸뚱이를 가지고 다니는 무거운 노역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갈망이다.
시계도 치려거든 칠 것이다 하는 마음보로는 한 시간 만에 세 번을 치고
삼분이 남은 후에 육십 삼분 만에 쳐도
너 할대로 내버려 두어버리는 마음을 먹어버리는 관대한 세월은 그에게 이때에 시작된다.
전구에 봉투를 씌워서 그 감소된 빛은 어디로 갔는가에 대하여도
그는 한 번도 생각하여 본 일은 없이 그는 이러한 준비와 장소에 대하여 관대하니라.
생각하여 본 일도 없다면 그는 속히 잠들지 아니할까.
누구라도 생각지는 아마 않는다.
인류가 아직 만들지 아니한 글자가 그 자리에서 이랬다 저랬다 하니
무슨 암시이냐가 무슨 까닭에 한 번 읽어 지나가면
그도 무소용인 글자의 고정된 기술 방법을 채용하는 흡족하지 않은 버릇을 쓰기를 버리지 않을까를 그는 생각한다.
글자를 저것처럼 가지고 그 하나만이 이랬다저랬다 하면
또 생각하는 것은 사람하나 생각 둘 말 글자 셋 넷 다섯 또 다섯 또 또 다섯 또 또 또 다섯
그는 결국에 시간이라는 것의 무서운 힘을 믿자 아니할 수는 없다.
한번 지나간 것이 하나도 쓸데없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를 버리는 묵은 짓을 그도 역시 거절치 않는지
그는 그에게 물어보고 싶지 않다.
지금 생각나는 것이나 지금 가지는 글자가 이따가 가질 것 하나 하나하나
하나에서 모두 씩 못 쓸 것 인줄 알았는데 왜 지금 가지느냐
안가지면 고만이지 하여도 벌써 가져버렸구나
벌써 가져버렸구나 벌써 가졌구나. 버렸구나. 또 가졌구나.
그는 아파오는 시간을 입은 사람이든지 길이든지 걸어 버리고 걷어차고 싸워대고 싶었다.
벗겨도 옷 벗겨도 옷 벗겨도 옷 벗겨도 옷인 다음에야 걸어도 길 걸어도 길인 다음에야 한군데 버티고 서서 물러나지만 않고 싸워대기 만이라도 하고 싶었다.
전구에 불이 확 켜지는 것은 그가 깨이는 것과 같다 하면 이렇다.
즉 밝은 동안에 불인지 마안지하는 얼마쯤이 그의 다섯 시간 뒤에 흐리멍텅이 달라붙은 한 시간과 같다하면 이렇다.
즉 그는 봉투에 싸여 없어진지도 모르는 전구를 보고
침구 속에 반쯤 강 삶아진 그의 몸뚱이를 보고
봉투는 침구다 생각한다.
봉투는 옷이다.
침구와 봉투와 그는 무엇을 배웠느냐.
몸을 내어다버리는 법과 몸을 주워 들이는 법과 미닫이에 광선잉크가 암시적으로 쓰는 의미가
그는 그의 몸뚱이에 불이 확 켜진 것을 알라는 것이니까.
그는 봉투를 입는다 침구를 입는 것과 침구를 벗는 것이다.
봉투는 옷이고 침구다 음에 그의 몸뚱이가 뒤집어쓰는 것으로 닳는다.
발갛게 전등에 습기 제하고 젖는다.
받아서는 내어던지고 집어서는 내어버리는 하루가 불이 들어왔다 불이 꺼지자 시작된다.
역시 그렇구나 오늘은 카렌더의 붉은 빛이 내어내었다고 그렇게 카렌더를 만든 사람이나 떼이고 간 사람이나가 마련하여 놓은 것을 그는 위반할 수가 없다.
K는 그의 방의 카렌더의 빛이
K의 방의 카렌더의 빛과 일치하는 것을 좋아하는 선량한 사람이니까.
붉은 빛에 대하여 겸하여 그에게 경고하였느냐 그는 몹시 생각한다.
일요일의 붉은 빛은 월요일의 흰빛이 있을 때에 못쓰게 된 것이지만
지금은 가장 쓰이는 것이로구나.
확실치 아니한 두 자리의 숫자가 서로 맞붙들고 그가 웃는 것을 보고
웃는 것을 흉내 내어 웃는다.
그는 카렌더에게 지지는 않는다.
그는 대단히 넓은 웃음과 대단이 좁은 웃음을 운반에 요하는 시간을 초인적으로 가장 짧게 하여 웃어버려 보여 줄 수 있었다.
인사는 유쾌한 것이라고 하여 그는 게으르지 않다.
늘 투스부럿시는 그의 이사이로 와 보고 물이 얼굴 그중에도 뺨을 건드려 본다.
그는 변소에서 가장 먼 나라의 호외를 가장 가깝게 보며 그는 그동안에 편안히 서술한다.
지난 것은 버려야 한다고 거울에 열린 들창에서 그는 리상ㅡ이상히 이 이름은
그의 그것과 똑같거니와ㅡ을 만난다.
리상은 그와 똑같이 운동복의 준비를 차렸는데
다만 리상은 그와 달라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하면
리상은 어디가서 하루종일 있단 말이요 하고 싶어 한다.
그는 그 책임의무 체육선생 리상을 만나면 곧 경의를 표하여
그의 얼굴을 리상의 얼굴에다 문질러 주느라고 그는 수건을 쓴다.
그는 리상의 가는 곳에서 하는 일까지를 묻지는 않는다.
섭섭한 글자가 하나씩 하나씩 섰다가 쓰러지기 위하여 남는다.
니상나아거 이차 주심마 (你上那兒去 而且 做甚)
(너는 어디에 가서 또 무엇을 하겠느냐?)
슬픈 먼지가 옷에 옷을 입혀가는 것을 못하여 나가게 그는 얼른 얼른 쫓아버려서 퍽 다행하였다.
그는 에로시엥코를 읽어도 좋다.
그러나 그는 본다.
왜 나를 못 보는 눈을 가졌느냐 차라리 본다.
먹은 조반은 그의 식도를 거쳐서 바로 에로시엥코의 뇌수로 들어서서
소화가 되든지 안 되든지 밀려나가던 버릇으로 가만가만히 시간관념을 그래도 아니 어기면서 앞선다.
그는 그의 조반을 남의 뇌에 떠맡기는 것은 견딜 수 없다고 견디지 않아버리기로 한 다음 곧 견디지 않는다.
그는 찾을 것을 곧 찾고도 무엇을 찾았는지 알지 않는다.
태양은 제 온도에 졸릴 것이다.
쏟아 트릴 것이다.
사람은 딱정벌레처럼 뛸 것이다.
따뜻할 것이다.
넘어질 것이다.
새까만 핏 조각이 뗑그렁 소리를 내이며 떨어져 깨어질 것이다.
땅위에 눌어붙을 것이다.
냄새가 날것이다.
굳을 것이다 .
사람은 피부에 검은 빛으로 도금을 올릴 것이다 .
사람은 부딪칠 것이다.
소리가 날 것이다.
사원에서 종소리가 걸어올 것이다.
오다가 여기서 놀고 갈 것이다.
놀다가 가지 아니할 것이다.
그는 여러 가지 줄을 잡아 다니라고 그래 성났을 때 내거는 표정을 장만하라고
그래서 그는 그렇게 해 받았다.
몸뚱이는 성나지 아니하고 얼굴만 성나 자기는 얼굴 속도 성나지 아니하고
살 껍데기만 성나 자기는 남의 모가지를 얻어다 붙인 것 같아 꽤 제 멋쩍었으나
그는 그래도 그것을 앞세워 내세우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지 아니 하면 아니 되게 다른 것들 즉 나무 사람 옷 심지어 K까지도 그를 놀리려드는 것이니까.
그는 그와 관계없는 나무 사람 옷 심지어 K를 찾으려 나가는 것이다.
사실 빠나나의 나무와 스케이팅 여자와 스커어트와 교회에 가고만 K는 그에게 관계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자리로 그는 그를 옮겨 놓아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K에게 외투를 얻어 그대로 돌아서서 입었다.
뿌듯이 쾌감이 어깨에서 잔등으로 걸쳐있어서 비키지 않는다.
이상하구나 한다.
그의 뒤는 그의 천문학이다.
이렇게 작정되어버린 채 그는 볕에 가까운 산위에서 태양이 보내는 몇 줄의 볕을 압정으로 꼭 꽂아놓고
그 앞에 앉아 그는 놀고 있었다.
모래가 많다. 그것은 모두 풀이었다.
그의 산은 평지보다 낮은 곳에 처져서 그뿐만이 아니라 움푹 오므라들어 있었다.
그가 요술가라고하자.
별들이 구경을 나온다고 하자.
오리온의 좌석은 조기라고하자.
두고 보자.
사실 그의 생활이 그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는 짓들의 여러 가지라 해도 무슨 몹쓸 흉내이거나 별들에게나 구경시킬 요술이거나 이지 이쪽으로 오지 않는다.
너무나 의미를 잃어버린 그와 그의 하는 일들을 사람들 사는 사람들 틈에서 공개하기는 끔찍끔찍한 일이니까.
그는 피난 왔다 이곳에 있다.
그는 고독하였다.
세상 어느 틈바구니에서라도 그와 관계없으나마 세상에 관계없는 짓을 하는 이가 있어서 자꾸만 자꾸만 의미 없는 일을 하고 있어주었으면 그는 생각 아니 할 수는 없었다.
JARDIN ZOOLOGIQUE CETTE DAME EST-ELLE LA FEMME DE MONSIEUR LICHAN?
(동물원 이 여자는 리상씨의 부인입니까?)
앵무새 당신은 이렇게 지껄이면 좋을 것을
그때에 나는 OUI! (예!) 라고 그러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그는 생각한다.
원숭이와 절교한다.
원숭이는 그를 흉내 내이고 그는 원숭이를 흉내 내이고
흉내가 흉내를 흉내 내이는 것을 흉내 내이는 것을 흉내 내이는 것을 흉내 내이는 것을 흉내 낸다.
견디지 못한 바쁨이 있어서
그는 원숭이를 보지 않았으나 이리로 와버렸으나
원숭이도 그를 아니 보며 저기 있어버렸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터지는 것과 같았다.
원숭이 자네는 사람을 흉내 내이는 버릇을 타고난 것을
자꾸 사람에게도 그 모양대로 되라고 하는가.
참지 못하여 그렇게 하면 자네는 또 하라고 참지 못해서 그대로하면
자네는 또 하라고 그대로하면 또 하라고 그대로 하면 또 하라고
그대로 해도 그대로 해도 해도 또 하라고 하라고
그는 원숭이가 나에게 무엇이고 시키고 흉내 내고 간에 이것이 고만이다.
딱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는 원숭이가 진화하여 사람이 되었다는데 대하여 결코 믿고 싶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같은 에호바의 손에 된 것이라고도 믿고 싶지 않았으나 그의?
그의 의미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먼 것 같아서 불러오기 어려울 것 같다.
혼자 사아는 것이 가장 혼자 사아는 것이 되리라 하는 마음은
낙타를 타고 싶어하게하면 사막 너머를 생각하면
그곳에 좋은 곳이 친구처럼 있으리라 생각하게 한다.
낙타를 타면 그는 간다.
그는 낙타를 죽이리라 .
시간은 그곳에 아니 오리라.
왔다가도 도로 가리라.
그는 생각한다.
그는 트렁크와 같은 낙타를 좋아하였다.
백지를 먹는다.
지폐를 먹는다.
무엇이라고 적어서 무엇을 주문하는지
어떤 여자에게의 답장이
여자의 손이 포스트 앞에서 한 듯이 봉투째 먹힌다.
낙타는 그런 음란한 편지를 먹지 말았으면
먹으면 괴로움이 몸의 살을 마르게 하리라는 것을 낙타는 모르니 하는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한 그는
연필로 백지에 그것을 얼른 뱉어 놓으라는 편지를 써서 먹이고 싶었으나 낙타는 괴로움을 모른다.
정오의 사이렌이 호스와 같이 뻗쳐 뻗으면 그런 고집을 사원의 종이 땅땅 때린다.
그는 튀어 오르는 고무 뿔과 같은 종소리가 아무데나 함부로 헤어져 떨어지는 것을 보아갔다.
마지막에는 어떤 언덕에서 종소리와 사이렌이 한데 젖어서 미끄러져 내려떨어져 한데 쏟아져 쌓였다가 확 헤어졌다.
그는 시골 사람처럼 서서 끝난 뒤를 끝까지 구경하고 있다.
그때 그는
풀잎 위에 누워서 봄 냄새 나는 졸음을 주판에다 놓고 앉아있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일곱 여섯 일곱 여섯 다섯 넷 다섯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여덟 아홉 여덟 아홉
잠은 턱밑에서 눈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은 그는 그의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다보면
졸음은 벌써 그의 눈알맹이에 회색 그림자를 던지고 있으나 등에서 비치는 햇살이 너무 따뜻하여 그런지
잠은 번쩍번쩍한다.
왜 잠이 아니 오느냐 자나 안자나 마찬가지인바에야 안자도 좋지만 안자도 좋지만
그래도 자는 것이 나았다고 하여도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있다면
그는 왜 이런 앵무새의 외국어를 듣느냐.
원숭이를 가게 하느냐.
낙타를 오라고 하느냐.
받으면 내버려야할 것들을 받아가지느라고 머리를 괴롭혀서는 안 되겠다.
마음을 몹시 상하게 하느냐.
이런 것인데
이것이나마 생각 안했으면 그나마 올 것을 구태여 생각하여 본댔자
이따가는 소용없을 것을 왜 씨근씨근 몸을 달리 노라고 얼굴과 수족을 달려가면서 생각하느니 잠을 자지
잔댔자 아니다 잠은 자야 하느니라 생각까지 하여놓았는데도
잠은 죽어라 이쪽으로 조금만 더 왔으면 되겠다는데도 더 아니 와서
아니 자기만 하려 들어 아니 잔다.
아니 잔다면.
차라리 길을 걸어서 살 내어 보이는 스커어트를 보아서 의미를 찾지 못하여 놓고
아무 것도 아니 느끼는 것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라.
그렇지만 어디 그렇게 번번이 있나 그는 생각한다.
버스는 여섯 자에서 조금 위를 떠서 다니면 좋다.
많은 사람이 탄 버스가 많은 이 걸어가는 많은 사람의 머리 위를 지나가면
퍽 관계가 없어서 편하리라 생각하여도 편하다.
잔등이 무거워 들어온다.
죽음이 그에게 왔다고 그는 놀라지 않아 본다.
죽음이 묵직한 것이라면 나머지 얼마 안 되는 시간은 죽음이 하자는 대로 하게 내어버려두어
일생에 없던 가장 위생적인 시간을 향락하여 보는 편이 그를 위생적이게 하여 주겠다고 그는 생각하다가
그러면 그는 죽음에 견디는 셈이냐 못 그러는 셈인 것을 자세히 알아내기 어려워 괴로워한다.
죽음은 평행사변형의 법칙으로 보이르샤아르의 법칙으로 그는 앞으로 앞으로 걸어 나가는데도 왔다 떼밀어준다.
활호동시사호동 사호동시활호동 (活胡同是死胡同 死胡同是活胡同)
(뚫린 골목이 막다른 골목 막다른 골목이 뚫린 골목)
그 때에 그의 잔등 외투 속에서 양복저고리가 하나 떨어졌다.
동시에 그의 눈도 그의 입도 그의 염통도 그의 뇌수도 그의 손가락도 외투도 잠방이도
모두 얼려 떨어졌다.
남은 것이라고는 단추 넥타이 한 리틀의 탄산와사 부스러기였다.
그러면 그곳에 서있는 것은 무엇이었더냐 하여도 위치뿐인 폐허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그런다.
이곳에서 흩어진 채 모든 것을 다 끝을 내어 버려버릴까.
이런 충동이 땅위에 떨어진 팔에 어떤 경향과 방향을 지시하고 그러기 시작하여 버리는 것이다.
그는 무서움이 일시에 치밀어서 성낸 얼굴의 성내는 성낸 것들을 헤치고 홱 앞으로 나선다.
무서운 간판 저어 뒤에서 기웃이 이쪽을 내어다보는 틈틈이 들여다보이는 성내었던 것들의 싹뚝싹뚝된 모양이 그에게는 한없이 가엾어 보여서
이 번에는 그러면 가엾다는데 대하여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니 무엇을 내어 거얼까 그는 생각하여 보고
그렇게 한참 보다가 웃음으로 하기로 작정한 그는 그도 모르게 얼른 그만 웃어버려서 그는 다시 걷어 들이기 어려웠다.
앞으로 나선 웃음은 화석과 같이 화려하였다.
소 파 노 (笑 怕 怒)
( 웃음 두려움 분노)
시가지 한복판에 이번에 새로 생긴 무덤 위로 딱정벌레에 묻은 각국 웃음이 헤뜨려 떨어뜨려져 모여들었다.
그는 무덤 속에서 다시 한 번 죽어버리려고 죽으면 그래도 또 한 번은 더 죽어야 하게 되고 하여서
또 죽으면 또 죽어야 되고 또 죽어도 또 죽어야 되고 하여서
그는 힘들여 한 번 몹시 죽어보아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그는 여러 번 여러 번 죽어 보았으나
결국 마찬가지에서 끝나는 끝나지 않는 것이었다.
하느님은 그를 내어버려두십니까.
그래 하느님은 죽고 나서 또 죽게 내어버려두십니까 그래
그는 그의 무덤을 어떻게 치울까 생각하던 끄트머리에
그는 그의 잔등 속에서 떨어져 나온 근거 없는 저고리에
그의 무덤 파편을 주섬주섬 싸 끌어 모아 가지고 터벅터벅 걸어가 보기로 작정하여놓고
그렇게 하여도 하느님은 가만히 있는지를 또 그 다음에는 가만히 있다면 어떻게 되고
가만히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할 작정인가 그것을 차례차례로 보아내려가기로 하였다.
K는 그에게 빌려주었던 저고리를 입은 다음 양시가렛트처럼 극장으로 몰려갔다고 그는 본다.
K의 저고리는 풍기취체탐정처럼.
그에게 무덤을 경험케 하였을 뿐인 가장 간단한 불변색이다.
그것은 어디를 가더라도 까마귀처럼 트릭(속임수)를 웃을 것을 생각하는 그는
그의 모자를 벗어 땅위에 놓고 그 가만히 있는 모자가 가만히 있는 틈을 타서 그의 구두바닥으로 힘껏 내려 밟아보아 버리고 싶은 마음이 종아리 살구뼈까지 내려갔건만 그곳에서 장엄히도 승천하여버렸다.
남아있는 박명의 영혼 고독한 저고리의 폐허를 위한 완전한 보상
그의 영적 산술
그는 저고리를 입고 길을 길로 나섰다.
그것은 마치 저고리를 안 입은 것과 같은 조건의 특별한 사건이다.
그는 비장한 마음을 가지기로하고 길을 그 길대로 생각 끝에 생각을 겨우겨우 이어가면서 걸었다.
밤이 그에게 그가 갈만 한길을 잘 내어주지 아니하는 협착한 속을
ㅡ그는 밤은 낮보다 빽빽하거나 밤은 낮보다 힘들거나 밤은 낮보다 좁거나 하다고 늘 생각하여왔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별일 별로 없이 좋았거니와ㅡ
그는 엄격히 걸으면서도 유기된 그의 기억을 안고 초조히 그의 뒤를 따르는 저고리의 영혼의 소박한 자태에
그는 그의 옷깃을 여기저기 적시어 건설되지도 항해되지도 않는 한 성질 없는 지도를 그려서 가지고 다니는 줄 그도 모르는 채 밤은 밤을 밀고 밤은 밤에게 밀리고 하여
그는 밤의 밀집부대의 속으로 속으로 점점 깊이 들어가는 모험을 모험인 줄도 모르고 모험하고 있는 것 같은 것은
그에게 있어 아무 것도 아닌 그의 방정식 행동은 그로 말미암아 집행되어 나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왜버려야 할 것을 버리는 것을 버리지 않고서 버리지 못하느냐.
어디까지라도 괴로움이었음에 변동은 없었구나.
그는 그의 행렬의 마지막의 한 사람의 위치가 끝난 다음에 지긋지긋이 생각하여보 는 것을 할 줄 모르는 그는
그가 아닌 그이지 그는 생각한다.
그는 피곤한 다리를 이끌어 불이 던지는 불을 밟아가며 불로 가까이 가 보려고 불을 자꾸만 밟았다.
아시이수설역급득삼야아시삼 (我是二雖說役給得三也我是三)
(나는 비록 둘이라지만 열심으로 셋을 얻었다. 나는 셋이다.)
그런 바에야 그는 가자 그래서 스커어트 밑에 번쩍이는 조그만 메달에 의미 없는 베에제를 붙인 다음
그 자리에서 있음직이 있으려하던 의미까지도 잊어버려보자는 것이
그가 그의 의미를 잊어버리는 경과까지도 잘 잊어버리는 것이 되고 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는
그렇게 생각하게 되자 그렇게 하여지게 그를 그런대로 내어 던져버렸다.
심상치 아니한 음향이 우뚝 섰던 공기를 몇 개 넘어뜨렸는데도 불구하고 심상치는 않은 길이어야만 할 것이 급기야는 심상하고 말은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지만
그 일에 이르러서는 심상해도 좋다고 그래도 좋으니까.
아무래도 좋게 되니까 아무렇다 하여도 좋다고 그는 생각하여버리고 말았다.
LOVE PARRADE
(사랑의 행진)
그는 답보를 계속하였는데 페이브멘트는 훌훌 나르는 초코렛처럼 훌훌 날아서 그의 구두바닥 밑을 미끄럽게 쏙쏙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그로 하여금 더욱더욱 답보를 시키게 한 원인이라면 그 것도 원인의 하나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원인의 대부분은 음악적 효과에 있다고 아니 볼 수 없다고 단정하여 버릴 만치
이날 밤의 그는 음악에 적지 아니한 편애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없을 만치
안개 속에서 라이트는 스포오츠를 하고 스포오츠는 그에게 있어서는 마술에 가까운 기술로 밖에는 아니 보이는 것이었다.
도어가 그를 무서워하며 뒤로 물러서는 거의 동시에 무거운 저기압으로 흐르는 고기압의 기류를 이용하여
그는 그 레스토오랑으로 넘어졌다 하여도 좋고 그의 몸을 게다가 내어 버렸다 틀어박았다 하여도 좋을 만치
그는 그의 몸뚱이의 향방에 대하여 아무러한 설계도 하여 놓지는 아니한 행동을 직접 행동과 행동이 가지는 결정되어있는 운명에 내어 맡겨버리고 말았다.
그는 너무나 돌연적인 탓에 그에게서 빠져 벗어져서 엎질러졌다.
그는 이것은 이 결과는 그가 받아서는 내어던지는 그의 하는 일 의무 의미에서도 제외되는 것으로 사사오입 이하에 쓸어내었다.
그의 사고력을 그는 도막도막 내어놓고 난 다음에는
그 사고력은 그가 도막도막 내인 것인 아니게 되어버린 다음에
그는 슬그머니 없어지고 단편들이 춤을 한 개씩만 추고
그가 물러가 있음직하게 생각되는 데로 차례로 차례 아니로 물러버리니까
그의 지껄이는 것은 점점 깊이를 잃어버려지게 되니 무미건조한 그의 한가지씩의 곡예에 경청하는 하나도 물론 없을 것이었지만
있었으나
그러나 K는 그의 새빨갛게 찢어진 얼굴을 보고 곧 나가버렸으니까
다른 사람 하나가 있다.
그가 늘 산보를 가면 그곳에는 커다란 바윗돌이 돌연히 있으면
그는 늘 그 곳에 기대는 버릇인 것처럼
그는 한 여자를 늘 찾는데
그 여자는 참으로 위치를 변하지 아니하고 있으니까
그는 곧 기댄다.
오늘은 나도 화나는 일이 썩 많은데 그도 화가 났습니까 하고 물으면
그는 그렇다고 대답하기 전에 그러냐고 한번 물어보는 듯이
눈을 여자에게로 흘깃 떠보았다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
여자도 곧 또 고개를 끄덕끄덕하지만
그 의미는 퍽 다른 줄을 알아도 좋고 몰라도 좋지만 그는 알지 않는다.
오늘 모두 놀러갔다가 오는 사람들뿐이 퍽 많은데 그도 놀러 갔었더랍니까. 하고
여자는 그의 쏙 들어간 뺨을 쏙 씻겨 쓰다듬어주면서 물어보면
그래도 그는 그렇다고 그래버린다
술을 먹는 것은 그의 눈에는 수은을 먹는 것과 같이 밖에는 아니 보이게 아파 보이기 시작한지는 퍽 오래되었는데
물론 그러니까 그렇지만 그는 술을 먹지 아니하며 커피를 마신다.
여자는 싫다는 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아니하고 술을 마시면
얼굴에 있는 눈 갓이 대단히 벌게지면 여자의 눈은 대단히 성질이 달라지면 여자는 그에게 별 짓을 다하여도 그는 변하려는 얼굴의 표정의 멱살을 꽉 붙들고 다시는 놓지 않으니까
여자는 성이 나서
이빨로 입술을 꽉 깨물어서 피를 내이고 축음기와 같은 국어로 그에게 향하여 가느다랗고 길게 막 퍼부어도
그에게는 아무렇지도 않다.
여자는 운다.
누가 그 여자에게 그렇게 하는 버릇이 여자에게 붙어 있는 줄 여자는 모르는지
그가 여자의 검은 꽃 꽂힌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어주면 너는 고생이 자심하냐는 말을 으레 하는 것이라 그렇게 그도 한줄 알고
여자는 그렇다고 고개를 테이블 위에 엎드려 올려놓은 채
좌우로 조금 흔드는 것은 그렇지 않다는 말은 아니고 상하로 흔들 수 없는 까닭인 증거는
여자는 곧 눈물이 글썽글썽한 얼굴을 들어 그에게로 주면서 팔뚝을 훌훌 걷으면서
자아보십시오 이렇게 마르지 않았습니까. 하고
암만 내밀어도 그에게는 얼마만큼에서 얼마큼이나 말랐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그렇겠다고 그저 간단히 건드려만 두면 분한 듯이 여자는 막 운다.
아까까지도 그는 저고리를 이상히 입었었지만
지금은 벌써 그는 저고리를 입은 평상시를 걷는 그이고 말아버리게 되어서 길을 걷는다.
무시무시한 하루의 하루가 차츰차츰 끝나 들어가는구나 하는 어둡고도 가벼운 생각이
그의 머리에 씌운 모자를 쓰면 벗기고 쓰면 벗기고 하는 것과 같이 간질간질 상쾌한 것이었다.
조금 가만히 있으라고 전구의 씌워진 채로 있는 봉투를 벗겨놓은 다음
책상 위에 있는 여러 가지 책을 하나씩 둘씩 셋씩 넷씩 트럼프를 섞을 때와 같이 섞기 시작하는 것은
무엇을 찾기 위한 섞은 것을 차곡차곡 추리는 것이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만
얼른 나오지 않는다.
시계는 여덟시 불빛이 방안에 환하여도 시계는 친다든가 간다든가 하는 버릇을 조금도 변하지 아니하니까
이때 부터쯤 그의 하는 일을 시작하면
저녁밥의 소화에는 그다지 큰 지장이 없으리라 생각하는 까닭은
그는 결코 음식물의 완전한 소화를 바라는 것은 아니고
대개 웬만하면 그저 그대로 잊어버리고 내어버려두리라 하는 그의 음식물에 대한관념이다.
백지와 색연필을 들고 덧문을 열고 문 하나를 연 다음 또 문 하나를 연 다음 또 열고 또 열고 또 열고 또 열고 인제는 어지간히 들어왔구나 생각되는 때 쯤 하여서
그는 백지 위에다 색연필을 세워놓고 무인지경에서 그만이 하다가 고만두는 아름다운 복잡한 기술을 시작하니
그에게는 가장 넓은 이 벌판 이 밝은 밤이어서 가장 좁고 갑갑한 것인 것 같은 것은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나날이 이렇게 들어갈 수 있는 데까지 들어갈 수 있는 한도는 점점 늘어가니
그가 들어갔다가는 언제든지 처음 있던 자리로 도로 나올 수는 염려 없이 있다고 믿고 있지만
차츰차츰 그렇지도 않은 것은 그가 알고서는 그러지는 않을 것이니까.
그는 확실히 모르는 것이다.
이런 때에 여자가 와도 좋은 때는
그의 손에서 피곤한 연기가 무럭무럭 기어오르는 때이다.
그 여자는 그 고생이 자심하여서 말랐다는 넓적한 손바닥으로 그를 투덕투덕 두드려 주어서 잠자라고 하지만
그는 여자는 가도 좋다 오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가끔 정말 좀 와주었으면 생각도 한다.
그가 만일 여자의 뒤로 가서 바지를 걷고 서면
그는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되어버릴 만큼 화가 나서
말랐다는 여자는 넓적한 체격을 그는 여자 뿐 아니라 아무에게서도 싫어하는 것이다. 빈약
넷ㅡ하나 둘 셋 넷 이렇게 그 거추장스레 굴지 말고 산뜻이 넷 만 쳤으면 여북 좋을까 생각하여도
시계는 그러지 않으니 아무리 하여도 하나 둘 셋은 내어버릴 것이니까. 요점정리
인생도 이럭저럭하다가 그만일 것인데
낯모를 여인에게 웃음까지 산 저고리의 지저분한 경력도 흐지부지 다 스러질 것을 이렇게 마음 조릴 것이 아니라
전구에 봉투 씌우고 옷 벗고 몸뚱이는 침구에 때내어 맡기면 얼마나 모든 것을 다 잊을 수 있어 편할까하고 그는 잔다.
1932, 2, 13 (一九三二, 二, 十三)
이 저작물은 저자가 사망한 지 70년이 넘었으므로, 저자가 사망한 후 70년(또는 그 이하)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하는 국가에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주의
1923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판되었다면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아닐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인 저작물에는 {{PD-1996}}를 사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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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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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진 직접 읽어야......
경성역(京城驛) 시계가 확실히 자정을 지난 것을 본 뒤에 나는 집을 향하였다.
그날은 그 일각대문에서 아내와 아내의 남자가 이야기하고 서 있는 것을 만났다. 나는 모른 체하고 두 사람 곁을 지나서 내 방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아내도 들어왔다. 와서는 이 밤중에 평생 안 하던 쓰레질을 하는 것이었다.
조금 있다가 아내가 눕는 기척을 엿보자마자 나는 또 장지를 열고 아내 방으로 가서 그 돈 이 원을 아내 손에 덥석 쥐어 주고 그리고— 하여간 그 이 원을 오늘 밤에도 쓰지 않고 도로 가져온 것이 참 이상하다는 듯이 아내는 내 얼굴을 몇 번이고 엿보고— 아내는 드디어 아무 말도 없이 나를 자기 방에 재워 주었다.
나는 이 기쁨을 세상의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편히 잘 잤다.
이튿날도 내가 잠이 깨었을 때는 아내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또 내 방으로 가서 피곤한 몸이 낮잠을 잤다. 내가 아내에게 흔들려 깨었을 때는 역시 불이 들어온 뒤였다. 아내는 자기 방으로 나를 오라는 것이다. 이런 일은 또 처음이다. 아내는 끊임없이 얼굴에 미소를 띠고 내 팔을 이끄는 것이 다. 나는 이런 아내의 태도 이면에 엔간치 않은 음모가 숨어 있지나 않은가 하고 적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아내의 하자는 대로 아내의 방으로 끌려갔다. 아내 방에는 저녁 밥상이 조촐하게 차려져 있는 것이다. 생각하여 보면 나는 이틀을 굶었다. 나는 지금 배고픈 것까지도 긴가민가 잊어버리고 어름어름하던 차다. 나는 생각하였다. 이 최후의 만찬을 먹고 나자마자 벼락이 내려도 나는 차라리 후회하지 않을 것을. 사실 나는 인간 세상이 너무나 심심해서 못 견디겠던 차다. 모든 것이 성가시고 귀찮았으나 그러나 불의의 재난이라는 것은 즐겁다. 나는 마음을 턱 놓고 조용히 아내와 마주 이 해괴한 저녁밥을 먹었다. 우리 부부는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다. 밥을 먹은 뒤에도 나는 말이 없이 부스스 일어나서 내 방으로 건너가 버렸다. 아내는 나를 붙잡지 않았다. 나는 벽에 기대어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워 물고 그리고 벼락이 떨어질 테거든 어서 떨어져라 하고 기다렸다. 오 분! 십 분! 그러나 벼락은 내리지 않았다. 긴장이 차츰 풀어지기 시작한다. 나는 어느덧 오늘 밤에도 외출할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돈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돈은 확실히 없다. 오늘은 외출하여도 나중에 올 무슨 기쁨이 있나? 내 앞이 그저 아뜩하였다. 나는 화가 나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굴렀다. 금시 먹은 밥이 목으로 자꾸 치밀어 올라온다. 메스꺼웠다. 하늘에서 얼마라도 좋으니 왜 지폐가 소낙비처럼 퍼붓지 않나? 그것이 그저 한없이 야속하고 슬펐다.
나는 이렇게 밖에 돈을 구하는 아무런 방법도 알지는 못했다.
나는 이불 속에서 좀 울었나 보다. 왜 없느냐면서…….
그랬더니 아내가 또 내 방에를 왔다.
나는 깜짝 놀라 아마 이제야 벼락이 내리려 나보다 하고 숨을 죽이고 두꺼비 모양으로 엎드려 있었다.
그러나 떨어진 입을 새어나오는 아내의 말소리는 참 부드러웠다.
정다웠다.
아내는 내가 왜 우는지를 안다는 것이다.
돈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란다.
나는 실없이 깜짝 놀랐다.
어떻게 사람의 속을 환하게 들여다보는고 해서 나는 한편으로 슬그머니 겁도 안 나는 것은 아니었으나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아마 내게 돈을 줄 생각이 있나보다,
만일 그렇다면 오죽이나 좋은 일일까.
나는 이불 속에 뚤뚤 말린 채 고개도 들지 않고 아내의 다음 거동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옜소’하고 내 머리맡에 내려뜨리는 것은 그 가뿐한 음향으로 보아 지폐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내 귀에다 대고 오늘일랑 어제보다도 늦게 돌아와도 좋다고 속삭이는 것이다.
그것은 어렵지 않다.
우선 그 돈이 무엇보다도 고맙고 반가웠다.
어쨌든 나섰다.
나는 좀 야맹증이다.
그래서 될 수 있는 대로 밝은 거리로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리고는 경성역 일 이등 대합실 한 곁 티이루움에를 들렀다. 그것은 내게는 큰 발견이었다. 거기는 우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안 온다. 설사 왔다가도 곧 돌아가니까 좋다. 나는 날마다 여기 와서 시간을 보내리라 속으로 생각하여 두었다. 제일 여기 시계가 어느 시계보다도 정확하리라는 것이 좋았다. 섣불리 서투른 시계를 보고 그것을 믿고 시간 전에 집에 돌아갔다가 큰 코를 다쳐서는 안 된다. 나는 한 복스에 아무것도 없는 것과 마주 앉아서 잘 끓은 커피를 마셨다. 총총한 가운데 여객들 은 그래도 한 잔 커피가 즐거운가보다. 얼른얼른 마시고 무얼 좀 생각하는 것같이 담벼락도 좀 쳐다보고 하다가 곧 나가 버린다. 서글프다. 그러나 내게는 이 서글픈 분위기가 거리의 티이루움들의 그 거추장스러운 분위기보다는 절실하고 마음에 들었다. 이따금 들리는 날카로운 혹은 우렁찬 기적 소리가 모오짜르트보다도 더 가깝다. 나는 메뉴에 적힌 몇 가지 안 되는 음식 이름을 치읽고 내리읽고 여러 번 읽었다. 그 것들은 아물아물하는 것이 어딘가 내 어렸을 때 동무들 이름과 비슷한 데가 있었다. 거기서 얼마나 내가 오래 앉았는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중에 객이 슬며시 뜸해지면서 이 구석 저 구석 걷어치우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아마 닫는 시간이 된 모양이다. 열 한 시가 좀 지났구나, 여기도 결코 내 안주의 곳은 아니구나, 어디 가서 자정을 넘길까? 두루 걱정을 하면서 나는 밖으로 나섰다.
비가 온다.
빗발이 제법 굵은 것이 우비도 우산도 없는 나를 고생을 시킬 작정이다.
그렇다고 이런 괴이한 풍모를 차리고 이 홀에서 어물어물하는 수도 없고 에이 비를 맞으면 맞았지 하고 그냥 나서 버렸다.
대단히 선선해서 견딜 수가 없다.
코르덴 옷이 젖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속속들이 스며들면서 치근거린다.
비를 맞아 가면서라도 견딜 수 있는 데까지 거리를 돌아다녀서 시간을 보내려 하였으나, 인제는 선선해서 이 이상은 더 견딜 수가 없다. 오한이 자꾸 일어나면서 이가 딱딱 맞부딪는다. 나는 걸음을 늦추면서 생각하였다. 오늘 같은 궂은 날도 아내에게 내객이 있을라구? 없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집으로 가야겠다.
아내에게 불행히 내객이 있거든 내 사정을 하리라.
사정을 하면 이렇게 비가 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알아주겠지.
부리나케 와 보니까 그러나 아내에게는 내객이 있었다.
나는 너무 춥고 척척해서 얼떨결에 노크 하는 것을 잊었다.
그래서 나는 보면 아내가 덜 좋아할 것을 그만 보았다.
나는 감발자국 같은 발자국을 내면서 덤벙덤벙 아내 방을 디디고 내 방으로 가서 쭉 빠진 옷을 활활 벗어 버리고 이불을 뒤썼다.
덜덜덜덜 떨린다.
오한이 점점 더 심해 들어온다.
여전 땅이 꺼져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나는 그만 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튿날 내가 눈을 떴을 때 아내는 내 머리맡에 앉아서 제법 근심스러운 얼굴이다.
나는 감기가 들었다. 여전히 으스스 춥고 또 골치가 아프고 입에 군침이 도는 것이 씁쓸하면서 다리팔이 척 늘어져서 노곤하다. 아내는 내 머리를 쓱 짚어 보더니 약을 먹어야지 한다. 아내 손이 이마에 선뜻한 것을 보면 신열이 어지간한 모양인데 약을 먹는다면 해열제를 먹어야지 하고 속생각을 하자니까 아내는 따뜻한 물에 하얀 정제약 네 개를 준다. 이것을 먹고 한잠 푹 자고 나면 괜찮다는 것이다. 나는 널름 받아먹었다. 쌉싸래한 것이 짐작 같아서는 아마 아스피린인가 싶다. 나는 다시 이불을 쓰고 단번에 그냥 죽은 것처럼 잠이 들어 버렸다.
나는 콧물을 훌쩍훌쩍 하면서 여러 날을 앓았다.
앓는 동안에 끊이지 않고 그 정제약을 먹었다.
그러는 동안에 감기도 나았다. 그러나 입맛은 여전히 소태처럼 썼다.
나는 차츰 또 외출하고 싶은 생각이 났다.
그러나 아내는 나더러 외출하지 말라고 이르는 것이다.
이 약을 날마다 먹고 그리고 가만히 누워 있으라는 것이다.
공연히 외출을 하다가 이렇게 감기가 들어서 저를 고생시키는 게 아니란다.
그도 그렇다.
그럼 외출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그 약을 연복하여 몸을 좀 보해 보리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나는 날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이나 낮이나 잤다.
유난스럽게 밤이나 낮이나 졸려서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잠이 자꾸만 오는 것은 내가 몸이 훨씬 튼튼해진 증거라고 굳게 믿었다. 나는 아마 한 달이나 이렇게 지냈나보다.
내 머리와 수염이 좀 너무 자라서 후틋해서 견딜 수가 없어서 내 거울을 좀 보리라고 아내가 외출한 틈을 타서 나는 아내 방으로 가서 아내의 화장대 앞에 앉아 보았다.
상당하다. 수염과 머리가 참 상당하였다. 오늘은 이발을 좀 하리라고 생각하고 겸사겸사 고 화장품 병들 마개를 뽑고 이것저것 맡아 보았다. 한동안 잊어버렸던 향기 가운데서는 몸이 배배 꼬일 것 같은 체취가 전해 나왔다. 나는 아내의 이름을 속으로만 한 번 불러 보았다. “연심이—”하고…… 오래간만에 돋보기 장난도 하였다. 거울 장난도 하였다. 창에 든 볕이 여간 따뜻한 것이 아니었다. 생각하면 오월이 아니냐. 나는 커다랗게 기지개를 한 번 켜 보고 아내 베개를 내려 베고 벌떡 자빠져서는 이렇게도 편안하고 즐거운 세월을 하느님께 흠씬 자랑하여 주고 싶었다. 나는 참 세상의 아무것과도 교섭을 가지지 않는다. 하느님도 아마 나를 칭찬할 수도 처벌할 수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다음 순간 실로 세상에도 이상스러운 것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최면약 아달린 갑이었다.
나는 그것을 아내의 화장대 밑에서 발견하고 그것이 흡사 아스피린처럼 생겼다고 느꼈다.
나는 그것을 열어 보았다. 꼭 네 개가 비었다.
나는 오늘 아침에 네 개의 아스피린을 먹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잤다. 어제도 그제도 그끄제도…… 나는 졸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감기가 다 나았는데도…… 아내는 내게 아스피린을 주었다.
내가 잠이 든 동안에 이웃에 불이 난 일이 있다.
그때에도 나는 자느라고 몰랐다.
이렇게 나는 잤다.
나는 아스피린으로 알고 그럼 한 달 동안을 두고 아달린을 먹어온 것이다.
이것은 좀 너무 심하다.
별안간 아뜩하더니 하마터면 나는 까무러칠 뻔하였다.
나는 그 아달린을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산을 찾아 올라갔다.
인간 세상의 아무것도 보기가 싫었던 것이다.
걸으면서 나는 아무쪼록 아내에 관계되는 일은 일 체 생각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길에서 까무러치기 쉬우니까다.
나는 어디라도 양지가 바른 자리를 하나 골라 자리를 잡아 가지고 서서히 아내에 관하여서 연구할 작정이었다.
나는 길가의 돌 장판, 구경도 못한 진개나리꽃, 종달새, 돌멩이도 새끼를 까는 이야기, 이런 것만 생각하였다.
다행히 길 가에서 나는 졸도하지 않았다.
거기는 벤치가 있었다.
나는 거기 정좌하고 그리고 그 아스피린과 아달린에 관하여 연구하였다.
그러나 머리가 도무지 혼란하여 생각이 체계를 이루지 않는다. 단 오 분이 못가서 나는 그만 귀찮은 생각이 번쩍 들면서 심술이 났다. 나는 주머니에서 가지고 온 아달린을 꺼내 남은 여섯 개를 한꺼번에 질겅질겅 씹어 먹어 버렸다. 맛이 익살맞다. 그러고 나서 나는 그 벤치 위에 가로 기다랗게 누웠다. 무슨 생각으로 내가 그 따위 짓을 했나, 알 수가 없다. 그저 그러고 싶었다. 나는 게서 그냥 깊이 잠이 들었다. 잠결에도 바위틈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졸졸 하고 언제까지나 귀에 어렴풋이 들려 왔다. 내가 잠을 깨었을 때는 날이 환히 밝은 뒤다. 나는 거기서 일주야를 잔 것이다. 풍경이 그냥 노오랗게 보인다.
그 속에서도 나는 번개처럼 아스피린과 아달린이 생각났다.
아스피린,
아달린,
아스피린,
아달린,
마르크,
말사스,
마도로스,
아스피린,
아달린……
아내는 한 달 동안 아달린을 아스피린이라고 속이고 내게 먹였다.
그것은 아내 방에서 이 아달린 갑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증거가 너무나 확실하다. 무슨 목적으로 아내는 나를 밤이나 낮이나 재웠어야 됐나? 나를 밤이나 낮이나 재워 놓고, 그리고 아내는 내가 자는 동안에 무슨 짓을 했나? 나를 조금씩 조금씩 죽이려던 것일까? 그러나 또 생각하여 보면 내가 한 달을 두고 먹어 온 것이 아스피린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내는 무슨 근심되는 일이 있어서 밤이면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정작 아내가 아달린을 사용한 것이나 아닌지? 그렇다면 나는 참 미안하다. 나는 아내에게 이렇게 큰 의혹을 가졌다는 것이 참 안됐다. 나는 그래서 부리나케 거기서 내려왔다. 아랫도리가 홰홰 내어 저이면서 어찔어찔한 것을 나는 겨우 집을 향하여 걸었다.
여덟 시 가까이였다.
나는 내 잘못된 생각을 죄다 일러바치고 아내에게 사죄하려는 것이다.
나는 너무 급해서 그만 또 말을 잊어버렸다.
그랬더니 이건 참 큰일 났다.
나는 내 눈으로 절대로 보아서 안 될 것을 그만 딱 보아 버리고 만 것이다. 나는 얼떨결에 그만 냉큼 미닫이를 닫고 그리고 현기증이 나는 것을 진정시키느라고 잠깐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기둥을 짚고 섰자니까, 일 초 여유도 없이 홱 미닫이가 다시 열리더니 매무새를 풀어헤친 아내가 불쑥 내밀면서 내 멱살을 잡는 것이다. 나는 그만 어지러워서 게가 나둥그러졌다. 그랬더니 아내는 넘어진 내 위에 덮치면서 내 살을 함부로 물어뜯는 것이다. 아파 죽겠다. 나는 사실 반항할 의사도 힘도 없어서 그냥 넙적 엎드려 있으면서 어떻게 되나 보고 있자니까, 뒤이어 남자가 나오는 것 같더니 아내를 한 아름에 덥석 안아 가지고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내는 아무 말 없이 다소곳이 그렇게 안겨 들어가는 것이 내 눈에 여간 미운 것이 아니다. 밉다. 아내는 너 밤새워 가면서 도둑질하러 다니느냐, 계집질하러 다니느냐고 발악이다. 이것은 참 너무 억울하다.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너는 그야말로 나를 살해하려던 것이 아니냐고 소리를 한 번 꽥 질러 보고도 싶었으나, 그런 긴가민가한 소리를 섣불리 입 밖에 내었다가는 무슨 화를 볼는지 알 수 없다.
차라리 억울하지만 잠자코 있는 것이 우선 상책인 듯시피 생각이 들길래,
나는 이것은 또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지만 툭툭 떨고 일어나서
내 바지 포켓 속에 남은 돈 몇 원 몇십 전을 가만히 꺼내서는 몰래 미닫이를 열고 살며시 문지방 밑에다 놓고 나서는, 나는 그냥 줄달음박질을 쳐서 나와 버렸다.
여러 번 자동차에 치일 뻔 하면서 나는 그래도 경성역으로 찾아갔다.
빈자리와 마주 앉아서 이 쓰디쓴 입맛을 거두기 위하여 무엇으로나 입가심을 하고 싶었다.
커피!
좋다.
그러나 경성역 홀에 한 걸음 들여 놓았을 때 나는 내 주머니에는 돈이 한 푼도 없는 것을 그것을 깜박 잊었던 것을 깨달았다.
또 아뜩하였다.
나는 어디선가 그저 맥없이 머뭇머뭇하면서 어쩔 줄을 모를 뿐이었다.
얼빠진 사람처럼 그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서……. 나는 어디로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 시간 후에 내가 미쓰꼬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나는 거기 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내 자라 온 스물여섯 해를 회고하여 보았다.
몽롱한 기억 속에서는 이렇다는 아무 제목도 불거져 나오지 않았다.
나는 또 내 자신에게 물어 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허리를 굽혀서 나는 그저 금붕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금붕어는 참 잘들도 생겼다.
작은놈은 작은놈대로 큰놈은 큰놈대로 다 싱싱하니 보기 좋았다.
내려 비치는 오월 햇살에 금붕어들은 그릇 바탕에 그림자를 내려뜨렸다.
지느러미는 하늘하늘 손수건을 흔드는 흉내를 낸다.
나는 이 지느러미 수효를 헤어 보기도 하면서 굽힌 허리를 좀처럼 펴지 않았다.
등이 따뜻하다.
나는 또 오탁의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서는 피곤한 생활이 똑 금붕어 지느러미처럼 흐늑흐늑 허우적거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적끈적한 줄에 엉켜서 헤어나지들을 못한다.
나는 피로와 공복 때문에 무너져 들어가는 몸뚱이를 끌고 그 오탁의 거리 속으로 섞여 가지 않는 수도 없다 생각하였다.
나서서 나는 또 문득 생각하여 보았다.
이 발길이 지금 어디로 향하여 가는 것인가를…… 그때 내 눈앞에는 아내의 모가지가 벼락처럼 내려 떨어졌다.
아스피린과 아달린.
우리들은 서로 오해하고 있느니라.
설마 아내가 아스피린 대신에 아달린의 정량을 나에게 먹여 왔을까?
나는 그것을 믿을 수는 없다.
아내가 대체 그럴 까닭이 없을 것이니, 그러면 나는 날밤을 새면서 도둑질을 계집질을 하였나?
정말이지 아니다.
우리 부부는 숙명적으로 발이 맞지 않는 절름발이인 것이다.
내나 아내나 제 거동에 로직을 붙일 필요는 없다.
변해할 필요도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오해는 오해대로 그저 끝없이 발을 절뚝거리면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이 발길이 아내에게로 돌아가야 옳은가 이것만은 분간하기가 좀 어려웠다.
가야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이때 뚜우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출처: https://ko.wikisource.org/wiki/%EB%82%A0%EA%B0%9C
이상은 레지스탕스였다! 李箱은 Resistance (0) | 2014.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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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순사에게 끌려가기 전
이상은 이 음악을 감상하며
종생기를 예감 했을까?
1937.2. 12 사상불온자로 경찰에 구속
3. 16 석방(34일간)
4. 17 새벽,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사망. (27세)
1937년 1월 21일부터 27일까지 히비야공원 공회당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미샤 엘만(1891~1967)이
이상은 끽다점 낙랑파라에서 레코드로 들었던 이 유대계 러시아인의 연주회를 들으러 갔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주로 미국에서 활약한 왕년의 유태계 명바이올리니스트다.
베를린에서 데뷔한 후 1905년의 런던, 08년의 뉴욕 공연 모두 선풍적인 성공을 거두어 이름을 세계에 떨쳤다.
11년에 미국으로 이주하여 23년에 시민권을 얻었다.
한때(26년)는 「엘만 관악 4중주단」을 조직하여 실내악 활동도 했지만 주력했던 것은 물론 솔로이며,
세계를 무대로 화려한 활약을 펼쳐 나갔다.
36년부터 이듬해에 걸쳐서는 카네기 홀에서 연속 5회의 콘서트를 가져 합계 15곡 이상의 협주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그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카를 플레시가 ‘동양풍의 색조를 띤 벨 칸토의 아름다운 음’이라고 격찬한 독특한 감미로운 음색으로
‘엘만 톤’으로 불리며 일세를 풍미했다.
그 시대에 레코드가 200만 장 이상이나 팔릴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최신 클래식 연주가 사전, 1994. 10. 20., 삼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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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ize Jours En France - Francis Lai
티파니) - Rolling In The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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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ffany(티파니) _ only one (Blood(블러드) OST Part.1)
童孩 조광 16, 1936.10
觸角이 이런 情景을 圖解한다.
悠久한 歲月에서 눈 뜨니 보자, 나는 郊外 淨乾한 한 방에 누워 自給自足하고 있다. 눈을 둘러 방을 살피면 방은 追憶처럼 着席한다. 또 창이 어둑어둑하다.
不遠間 나는 굳이 지킬 한 개 슡케―스1를 발견하고 놀라야 한다. 계속하여 그 슡케―스 곁에 花草처럼 놓여 있는 한 젊은 女人도 발견한다.
나는 실없이 疑訝하기도 해서 좀 쳐다보면 각시가 방긋이 웃는 것이 아니냐. 하하, 이것은 기억에 있다. 내가 열심히 연구한다. 누가 저 새악시를 사랑하던가! 연구중에는
「저게 새벽일까? 그럼 저묾일까?」
부러 이런 소리를 했다. 女人은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하더니 또 방긋이 웃고 부스스 五月철에 맞는 치마저고리 소리를 내면서 슡케―스를 열고 그속에서 서슬이 퍼런 칼을 한 자루만 꺼낸다.
이런 경우에 내가 놀래는 빛을 보이거나 했다가는 뒷감당하기가 좀 어렵다. 反射的으로 그냥 손이 목을 눌렀다 놓았다 하면서 제법 천연스럽게
「임재는 刺客입니까요?」
서투른 西道사투리다. 얼굴이 더 깨끗해지면서 가느다랗게 잠시 웃더니 그것은 또 언제 갖다 놓았던 것인지 내 머리맡에서 나쓰미깡2을 집어다가 그 칼로 싸각 싸각 깎는다.
「요곳 봐라!」
내 입안으로 침이 쫘르르 돌더니 불현듯이 弄談이 하고 싶어 죽겠다.
「가시내애요, 날쭘 보이소, 나캉 結婚할낭기요? 盟誓듸나? 듸제?」
또
「융3이 날로 패아주뭉 내사 고마 마자 주울란다. 그람 늬능 우앨랑가? 잉?」
우리들이 맛있게 먹었다. 時間은 분명히 밤이 쏟아져 들어온다. 손으로 손을 잡고
「밤이 오지 않고는 결혼할 수 없으니까.」
이렇게 탄식한다. 기대하지 않은 간지러운 경험이다.
낄낄낄낄 웃었으면 좋겠는데 ― 아 ― 결혼하면 무엇하나, 나따위가 생각해서 알 일이 되나? 그러나 재미있는 일이로다.
「밤이지요?」
「아 ―냐.」
「왜 ― 밤인데 ― 에 ― 우습다 ― 밤인데 그러네.」
「아 ― 냐, 아 ― 냐.」
「그러지 마세요 , 밤이예요.」
「그럼 뭐 , 결혼해야 허게.」
「그럼요 ―」
「히히히히 ―」
결혼하면 나는 姙이를 미워한다. 尹? 姙이는 지금 尹한테서 오는 길이다. 尹이 내어대었단다. 그래보는 거다. 그런데 姙이가 채 오해했다. 정말 그러는 줄 알고 울고 왔다.
(애게 ― 밤일세)
「어떻거구 왔누.」
「건 알아 뭐허세요?」
「그래두.」
「제가 버리구 왔어요.」
「足히?」
「그럼요 ―」
「히히.」
「절 모욕허지 마세요.」
「그래라.」
일어나더니 ― 나는 지금 이러한 姙이를 좀 描寫해야겠는데 最小限度로 그 차림차림이라도 알아 두어야겠는데― 姙이 슡케―스를 뒤집어 엎는다. 왜 저러누― 하면서 보자니까 야단이다. 죄다 파 헤치고 무엇인지 찾는 모양인데 무엇을 찾는지 알아야 나도 助力을 하지, 저렇게 방정만 떠니 낸들 손을 대일 수가 있나, 내버려 두었다. 가도 참다참다 못해서
「거 뭘 찾누?」
「엉― 엉― 반지― 엉― 엉―」
「원 세상에, 반진 또 무슨 반진구.」
「결혼반지지.」
「옳아, 옳아, 옳아, 응, 결혼 반지렷다.」
「아이구 어딜 갔누, 요게, 어딜 갔을까.」
결혼반지를 잊어버리고 온 新婦. 라는 것이 있을까? 可笑롭다. 그러나 모르는 말이다. 라는 것이 반지는 新郞이 준비하라는 것인데― 그래서 아주 아는 척 하고
「그건 내 슡케―스에 들어 있는 게 原則的으로 옳지!」
「슡케―스 어딧세요.」
「없지!」
「쯧, 쯧.」
나는 신부 손을 붙잡고
「이리 좀 와봐.」
「아야, 아야, 아이 그러지 마세요, 놓세요.」
하는 것을 달래서 왼손 무명지에다 털붓으로 쌍줄반지를 그려 주었다. 좋아한다. 아무 것도 낑기운 것은 아닌데 제법 간질간질한 게 천연반지 같단다.
천연 결혼하기 싫다. 트집을 잡아야겠기에 ―
「멫번?」
「한번.」
「정말?」
「꼭.」
이래도 안되겠고 間髮을 놓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拷問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럼 尹 以外에?」
「하나.」
「예이!」
「정말 하나예요.」
「말 마라.」
「둘.」
「잘 헌다.」
「셋.」
「잘헌다, 잘 헌다.」
「넷.」
「잘 헌다, 잘 헌다, 잘헌다.」
「다섯.」
속았다. 속아넘어 갔다. 밤은 왔다. 촛불을 켰다. 즉 이런 假짜반지는 탄로가 나기 쉬우니까 감춰야 하겠기에 꺼도 얼른 켰다. 밤이 오래 걸려서 밤이었다.
이런 情景은 어떨까? 내가 理髮所에서 理髮을 하는 중에 ―
理髮師는 낯익은 칼을 들고 내 수염 많이 난 턱을 치켜든다.
「임재는 刺客입니까?」
하고 싶지만 이런 소리를 여기 理髮師를 보고도 막 한다는 것은 어쩐지 아내라는 存在를 是認하기 시작한 나로서 좀 良心에 안된 일이 아닐까 한다.
싹뚝, 싹뚝, 싹뚝, 싹뚝,
나쓰미깡 두 개 外에는 또 무엇이 채용이 되었던가 암만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무엇일까.
그러다가 悠久한 歲月에서 쫓겨나듯이 눈을 뜨면, 거기는 理髮所도 아무 데도 아니고 新房이다. 나는 엊저녁에 결혼했단다.
窓으로 기웃거리면서 참새가 그렇게 의젓스럽게 싹둑거리는 것이다. 내 수염은 조금도 없어지진 않았고.
그러나 큰일난 것이 하나 있다. 즉 내 곁에 누워 普通 아침잠을 자고 있어야 할 신부가 온 데 간 데가 없다. 하하 그럼 아까 내가 理髮所 걸상에 누워있던 것이 그 쪽이 아마 생시더구나, 하다가도 또 이렇게까지 역력한 꿈이라는 것도― 없을 줄 믿고 싶다.
속았나보다. 밑진 것은 없다고 하지만 그동안에 원 歲月은 얼마나 悠久하게 흘렀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보니까 어저께 만난 尹이 만난 지가 바로 몇 해나 되는 것도 같아서 익살맞다. 이것은 한 번 尹을 찾아가서 물어 보아야 알 일이 아닐까, 즉 내가 자네를 만난 것이 어제 같은데 實로 몇 해나 된 세음인가 , 必是 내가 姙이와 엊저녁에 결혼한 것 같은 착각이 있는데 그것도 다 虛妄된 일이렷다. 이렇게 ―
그러나 다음 순간 일은 더 커졌다. 신부가 忽然히 나타난다. 五月철로 치면 좀 더웁지나 않을까 싶은 洋裝으로 차렸다. 이런 姙이와는 나는 面識이 없는 것이다.
그나 그뿐인가 斷髮이다. 或 이 이는 딴 아낙네가 아닌지 모르겠다. 斷髮 洋裝의 姙이란 내 親近에는 없는데, 그럼 이렇게 서슴지 않고 내 방으로 들어올 줄 아는 남이란 나와 어떤 惡緣일가?
가시내는 손을 툭툭 털더니
「갖다 버렸지」
이렇다면 姙이에는 틀림없나 보니 安心하기로 하고
「뭘?」
「입구 옹 거」
「입구 옹 거?」
「입고 옹 게 치마저고리지 뭐예요?」
「건 어째 내다 버렷다능거야」
「그게 바로 그거예요」
「그게 그거라니?」
「어이 참, 아 그게 바로 그거라니까 그래」
초가을 옷이 늦은 봄 옷과 비슷하였다. 姙이 말을 假量 신용하기로 하고 姙이가 단 한번 尹에게―
가만 있자. 나는 잠시 내 신세에 대하여 釋明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를테면 적지아니 慘酷하다. 나는 아마 이 宿命的 業冤을 짊어지고 한평생을 내리 번민해야 하려나보다. 나는 형상없는 모던뽀이다. 라는 것이 누구든지 내 꼴을 보면 돌아서고 싶을 것이다. 내가 이래뵈도 체중이 十四貫이나 있다고 일러드리면 貴下는 알아차리시겠소? 즉 이 척신4이 銃알을 집어 먹었거로니 좀처럼 나기 어려운 洞窟을 보이는 것은 말하자면 나는 전혀 腦髓에 무게가 있다. 이것이 貴下가 나를 겁낼 重要한 비밀이외다.
그러니까―
於此於彼에 일은 運命에 波紋이 없는 듯이 이렇게까지 展開하고 말았으니 내 目的이라는 것을 披瀝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그러면―
尹, 姙이, 그리고 나,
누가 제일 미운가, 즉 나는 누구 편이냐는 말이다.
어쩔까, 나는 한 번만 똑똑이 말하고 싶지만 또한 그만두는 것이 옳은가도 싶으니 그럼 내 禮儀와 풍봉5을 確立해야겠다.
지난 가을 아니, 늦은 여름 어느날― 그 歷史的인 날짜는 姙이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만― 나는 尹의 사무실에서 이른 아침부터 와 앉아 있는 姙이의 可憐한 座席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온 것이 아니라 가는 길인데 집의 아버지가 나가 갔다고6야단 치실까봐 무서워서 못가고 그렇게 앉아 있는 것을 나는 일찌감치도 와 앉았구나 하고 문득 오해한 것이다. 그때 그 옷이다.
같은 슈미즈, 같은 듀로워즈7, 같은 머리쪽, 한 男子, 또 한 男子.
이것은 안 된다. 너무나 어색해서 급히 내다 버린 모양인데 나는 좀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大體 나는 그런 富裕한 이데올로기를 마음 놓고 諒解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다. 첫째 나의 態度問題다. 그 시절에 나는 무엇을 하고 세월을 보냈더냐? 내게는 歲月조차 없다. 나는 들창이 어둑어둑한 것을 드나드는 안집 어린애에게 一錢씩 주어가면서 물었다.
「얘 아침이냐 저녁이냐.」
나는 또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슬을 받아 먹었나? 설마.
이런 나에게 姙이는 부질없이 體面을 차리려 들 것이다. 可憐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시절에 나는 제가 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를 모르고 지냈다면 그것이 듣는 사람을 능히 속일 수 있나. 거짓부렁이리라. 나는 걷잡을 수 없이 皮膚로 거짓부렁이를 해버릇 하느라고 인제는 저도 눈치 채이지 못하는 틈을 타서 이렇게 虛妄한 거짓부렁이를 엉덩방아 찧듯이 해 넘기는 모양인데, 만일 그렇다면 나는 큰일 났다.
그리기에 사실 오늘 아침에는 배가 고프다. 이것으로 미루면 아까 姙이가 스커트, 슬맆, 듀로워즈, 등속을 모조리 내다버리고 들어왔더라는 紹介조차가 필연 거짓말일 것이다. 그것은 내 吝嗇한 愛情의 打算이 姙이더러
「너 왜 그러지 않았더냐.」
하고 暗暗裡에 퉁명? 심술을 부려본 것일 줄 나는 믿는다.
그러나 發音 안되는 글짜처럼 생동생동한 姙이는 내 손톱을 열심으로 깎아주고 있다.
「猛獸가 家畜이 되려면 이 凶惡한 毒牙를 剪斷해 버려야 한다.」
는 美術的인 勸誘임에 틀림없다. 이런 一方 나는 못났게도
「아이 배 고파.」
하고 여지없이 素朴한 얼굴을 姙이에게 디밀면서 아침이냐 저녁이냐 과연 이것만은 묻지 않았다.
新婦는 어디까지든지 귀엽다. 돋보기를 가지고 보아도 이 可憐한 일타화8 의 나이를 알아내이기는 어려우리라. 나는 내 失望에 守備하기 위하여 열 일곱이라고 넉넉잡아 준다. 그러나 내 귀에다 속삭이기를
「스물두살이라나요. 어림없이 그리지 마세요. 그만하면 알텐데 부러 그리시지요?」
이 可憐한 新婦가 지금 赤手空拳으로 나갔다. 내 짐작에 쌀과 나무와 숯과 반찬거리를 장만하러 나간 것일 것이다.
그동안 나는 심심하다. 안집 어린애기 불러서 같이 놀까. 하고 전에 없이 불렀더니 얼른 나와서 내 房 미닫이를 열고
「아침이예요.」
그린다. 오늘부터 一錢 안 준다. 나는 다시는 이 어린애와는 놀 수 없게 되었구나 하고 나는 할 수 없어서 덮어놓고 성이 잔뜩 난 얼굴을 해 보이고는 뺨 치듯이 房 미닫이를 딱 닫아 버렸다. 눈을 감고 가슴이 두근두근하자니까 으아 하고 그 어린애 우는 소리가 안마당으로 멀어가면서 들려왔다. 나는 오랜동안을 혼자서 덜덜 떨었다. 姙이가 돌아오니까 몸에서 牛乳내가 난다. 나는 徐徐히 내 活力을 整理하여가면서 姙이에게 주의한다. 똑 갓난애기 같아서 썩 좋다.
「牧場꺼지 갔다 왔지요.」
「그래서?」
카스텔라와 山羊乳를 책보에 싸가지고 왔다. 집씨族 아침 같다.
그러고 나서도 나는 내 本能 以外의 것을 지껄이지 않았나 보다.
「어이 목말라 죽겠네.」
대개 이렇다.
이 牧場이 가까운 郊外에는 電燈도 水道도 없다. 水道 대신에 펌프.
물을 길러 갔다 오더니 운다. 우는 줄만 알았더니 웃는다. 조런― 하고 보면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다. 그러고도 웃고 있다.
「고개 누우집 아일까. 아, 쪼꾸망게 나더러 너 담발했구나, 핵교 가니? 그리겠지 고개 나알 제 동무루 아아나봐, 참 내 어이가 없어서, 그래, 난 안 간단다, 그랬드니, 요개 또 헌다는 소리가 나 발 씻게 물 좀 끼얹어 주려무나 얘, 아주 이리겠지, 그래 내 물을 한통 그냥 막 쫙 쫙 끼얹어 쥐었지, 그랬드니 너두 발 씻으래, 난 있다가 씻는단다 그리구 왔어, 글쎄, 내 기가 맥혀.」
누구나 속아서는 안 된다. 햇수로 여섯해 전에 이 女人은 정말이지 處女대로 있기는 성가셔서 말하자면 헐값에 즉 아무렇게나 내어주신 분이시다. 그동안 滿五個年 이분은 休憩라는 것을 모른다. 그런 줄 알아야 하고 또 알고 있어도 나는 때마침 변덕이 나서
「가만 있자, 거 얼마 들었드라?」
나쓰미깡이 두 개에 제 아무리 비싸야 二十錢, 옳지 깜빡 잊어버렸다. 초 한 가락에 三錢, 카스텔라 二十錢, 山羊乳는 어떻게 해서 그런지 거저,
「四十三錢인데.」
「어이쿠.」
「어이쿠는 뭐이 어이쿠예요.」
「고눔이 아무 數루두 除해지질 않는군 그래.」
「素數?」
옳다.
신통하다.
「신통해라!」
이런 情景마저 불쑥 내어놓는 날이면 이번 復讐行爲는 完璧으로 흐지부지하리라. 적어도 完璧에 가깝기는 하리라.
한 사람의 女人이 내게 그 宿命을 公開해 주었다면 그렇게 쉽사리 公開를 받은― 懺悔를 듣는 神父 같은 地位에 있어서 보았다고 자랑해도 좋은― 나는 비교적 행복스러웠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어디까지든지 약다. 약으니까 그렇게 거저 먹게 내 행복을 얼굴에 나타내이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로직을 不言實行하기 위하여서만으로도 내가 그 구중중한 수염을 깎지 않은 것은 至當한 중에도 至當한 맵시일 것이다.
그래도 이 愚鈍한 女人은 내 얼굴에 더덕더덕 붙은 바 醜를 指摘하지 않는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 宿命을 公開하던 口實도 헛되거니와 그 女人의 愛情이 不足한 탓이리라. 아니 전혀 없다.
나는 바른 대로 말하면 애정 같은 것은 희망하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내가 결혼한 이튿날 新婦를 데리고 外出했다가 다행히 길에서 그 신부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내가 그럼 밤잠을 못자고 찾을까.
그때 가령 이런 엄청난 글발이 날라 들어왔다고 내가 은근히 희망한다.
「小生이 某月某日 길에서 줏은 바 少女는 貴下의 新婦임이 確實한 듯하기에 通知하오니 찾아가시오.」
그래도 나는 고집을 부리고 안 간다. 발이 있으면 오겠지, 하고 나의 念頭에는 그저 왕양9한 自由가 있을 뿐이다.
돈 지갑을 어느 포켓에다 넣었는지 모르는 사람만이 容易하게 돈 지갑을 잃어버릴 수 있듯이, 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결코 新婦 姙이에 대하여 주의를 하지 않기로 주의한다. 또 사실 나는 좀 片頭通이다. 五月의 郊外길은 좀 눈이 부셔서 실없이 어찔어찔하다.
이런 느낌이다.
姙이 결코 結婚 이튿날 걷는 길을 앞서지 않으니 姙이로 치면 이날 사실 가볼 만한 데가 없다는 것일까. 姙이는 그럼 뜻밖에도 孤獨하던가.
닫는 말에 한층 채찍을 내리우는 형상, 姙이의 적은 步幅이 어디 어느 地點에서 卒倒를 하나 보고 싶기도 해서 좀 심청맞으나 자분참 걸었던 것인데 ―
아니나다를까? 떡 없다.
내 常識으로 하면 귀한 사람이 家畜을 끌고 逍遙하려 할 때 으례히 가축이 앞선다는 것이다.
앞서 가는 내가 놀라야 하나. 이 경우에 그러면 그렇지 하고 까딱도 하지 않아야 더 점잖은가.
아직은? 했거만은 於焉간 없어졌다.
나는 내 孤獨과 내 老年을 생각하고 거기는 銀行 벽 모퉁이인 것도 채 認識하지도 못하는 중 서서 그래도 서너 번은 뒤 或은 兩곁을 둘러보았다. 斷髮 洋裝의 少女는 마침 드물다.
「이만하면 遺失이구?.」
닥쳐와야 할 일이 척 닥쳐왔을 때 나는 내 갈팡질팡하는 肉身을 收拾해야 한다. 그러나 姙이는 銀行 正門으로부터 魔術처럼 나온다. 하이힐이 아까보다는 사뭇 무거워 보이기도 하는데, 이상스럽지는 않다.
「拾圓째리를 죄다 十錢째리루 바꿨지, 이것 좀 봐, 이망쿰이야, 주머니에다 느세요.」
走馬加鞭이라는 爽快한 내 語彙에 드디어 슬램프10가 왔다. 는 것이다.
나는 기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大膽하게 그럴 성싶은 표정을 이 소녀 앞에서 하는 수는 없다. 그래서 얼른
SEUVENIR!11
均衡된 步調가 똑같은 목적을 향하여 걸었다면 겉으로 보기에 親和하기도 하련만, 나는 내 마음에 忍耐를 명령하여 놓고 파라독스에 의한 復讐에 착수한다. 얼마나 요런 암상12은 참나? 計算은 말잔다.
愛情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증거!
그러나 내 입에서 復讐라는 말이 떨어진 이상 나만은 내 姙이에게 對한 愛情을 있다고 우길 수 있는 것이다.
보자! 얼마간 피곤한 내 두 발과 姙이의 한 켤레 하이힐이 尹의 집 문간에 가 서게 되었는데도 깜쪽스럽게 姙이가 성을 안 낸다. 안차고 겸하여 다라지기도13하다.
尹은 不在요, 그러면 내가 뜻하지 않고 姙이의 顔色을 살필 기회가 온 것이기에
『PM 다섯 시까지 따이먼드14로 오기를』
이렇게 적어서 안짬재기15 에게 전하고 흘깃 姙을 노려보았더니―
얼떨결에 色素가 없는 血液이라는 說明할 修辭學을 나는 내가 마치 姙이 편인 것처럼 敏捷하게 찾아 놓았다.
暴風이 눈앞에 온 경우에도 얼굴빛이 변해지지 않는 그런 얼굴이야말로 人間苦의 根源이리라. 실로 나는 울창한 森林 속을 진종일 헤매고 끝끝내 한 나무의 印象을 훔쳐 오지 못한 幻覺의 人이다. 無數한 表情의 말뚝이 共同墓地처럼 내게는 똑같아 보이기만 하니 멀리 이 奔走한 焦燥를 어떻게 점잔을 빼어서 求하느냐.
따이먼드茶房 문앞에서 너무 머뭇머뭇하느라고 들어가지 못하고 말기는 처음이다. 尹이 오면―따이먼드 뽀이 녀석은 尹과 姙이 여기서 그늘을 사랑하는 夫婦인 것까지도 알고, 하니까 나는 다시 내 筆跡을
『PM 여섯 시까지 집으로 저녁을 토식16 하러 가리로다. 勿驚 夫妻』
주고 나왔다. 나온 것은 나왔다뿐이지
DOUGHTY DOG17이라는 可憎한 장난감을 살 의사는 없다. 그것은 다만 十圓짜리 쵄지18와 아울러 姙이의 분간 못할 天候에서 나온 經症의 賭博이리라.
여섯 시에 일어난 事件에서 나는 완전히 失脚했다.
가령―(내가 尹더러)
「아 아 있군 그래, 따이먼드에 갔든가, 게다 여섯 시에 오께 밥 달라구 적어놨는데 밥이라면 술이 붙으렷다.」
「갔지, 가구말구, 밥은 예편네가 어딜 가서 아직 안됐구 술은 내 미리 먹구 왔구.」
첫째 尹은 따이먼드까지 안갔다. 고 안짬내기 말이 아이구 댕겨 가신 지 오분두 못 돼서 드로세서 여태 기대리셨는데요― PM 다섯 시는 즉 말하자면 나를 힘써 만날 것이 없다는 태도다.
「대단히 교만하다.」
이러려다 그만 두어야했다. 나는 그 대신 배를 좀 불쑥 앞으로 내이밀고
「내 아내를 소개허지 이름은 姙이.」
「아내? 허― 착각을 일으켰군그래, 내 짐작 같아서는 그게 내 아내 비슷두 헌데!」
「내가 더 미안헌 말 한마디만 허까, 이따위 서푼째리 小說을 쓰느라고 내가 萬年筆을 쥐이지 않았겠나, 追憶이라는 건 요컨대 이 萬年筆망쿰 두 손에 直接 잽히능게 아니란 내 學說이지, 어때?」
「먹다 냉깅걸 몰르구 집어먹었네그려, 자넨 自古로 貴族趣味는 아니라니까. 아따 자네 衛生이 不足헌 체 허구 그저 그대루 견디게그려, 내게 암만 퉁명을 부려야 낸들 또 한번 죗다19 버린 萬年筆을 인제 와서 어쩌겠나.」
내 얼굴은 담박 잠잠하다. 할 말이 없다. 핑계삼아 내 포켓에서
DOUGHTY DOG
을 꺼내 놓고 스프링을 감아 준다. 한 마리의 그레이하운드가 제 몸집만이나 한 구두 한 짝을 물고 늘어져서 흔든다. 죽도록 흔들어도 구두대로 개는 개대로 鋼鐵의 位置를 변경하는 수가 없는 것이 딱하기가 짝이 없고 또 내가 더럽다.
DOUGHTY
는 더럽다는 말인가. 焦燥하다는 말인가. 이 글짜의 威壓에 참 나는 견딜 수 없다.
「아닝게 아니라 나두 깜짝 놀랬네, 놀랜 것이, 지애가(안짬내기가) 내댕겨 두로니까20 헌다는 소리가, 한 마흔댓 되는 이가 열칠팔 되는 시액시를 데리구 날 찾어왔드라구, 딸 겉기두 헌데 또 첩 겉기두 허드라구, 종이쪼각을 봐두 자네 이름을 안 썼으니 누군지 알 수 없구, 덮어놓구 따이먼드루 찾어갔다가 또 혹시 실수허지나 않을까봐, 예끼 그만 내버려 둬라, 제눔이 누구등간에 날 보구 싶으면 찾어오겠지 허구 기대리는 차에, 하하 이건 좀 일이 제대루 되질 않은 것 겉기두허예 어째.’
나는 좋은 기회에 姙이를 한 번 어디 돌아다보았다.
魚族이나 다름없이 몽툭한 채 그 이 두 남자를 건드렷다 말았다 한 손을 솜씨있게 놀려
DOUGHTY DOG
스프링을 감아 주고 있다. 이것이 나로서는 성화가 날 일이 아니면 罪씨인이다. 아― 아―.
나는 아― 아― 하기를 免하고 싶어도 다음에 내 무너져 들어가는 肉體를 支持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工夫하지 않고는 이 구중중한 아― 아―를 모른 체할 수는 없다.
女子란 과연 天惠처럼 男子를 철두철미 쳐다보라는 義務를 思想의 先決條件으로 하는 彈性體던가.
다음 瞬間 내 最後의 趣味가
「家畜은 인제 싫다.」
이렇게 快히 부르짖은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忘却의 벌판에다 내다던지고 얇다란 趣味 한풀만을 질질 끌고 다니는 자기 자신 문지방을 이제는 넘어 나오고 싶어졌다.
憂患!
유리 속에서 웃는 그런 不吉한 유령의 웃음은 싫다. 인제는 소리를 가장 快活하게 질러서 손으로 만지려면 만져지는 그런 웃음을 웃고 싶은 것이다. 憂患이 있는 것도 아니요 憂患이 없는 것도 아니요 나는 深夜의 車道에 내려진 超然한 性格으로 이런 俗된 混濁에서 돌아서 보았으면―
그러기에는 이번에 적잖이 技術을 要했다. 칼로 물을 버히듯이
「아차! 나는 T가 월급이군 그래, 잊어 버렸구나!(하건만 나는 덜 배앝아 놓은 것이 혀에 미꾸라지처럼 걸려서 근질근질한다. 尹은 或은 植物과 같이 人文을 떠난 防彈 조끼를 입었나) 그러나 尹! 들어보게, 자네가 모조리 핥았다는 姙이의 裸體는 그건 姙이가 沐浴할 때 입는 비누 듀레스21나 마창가질세! 지금 아니! 전무후무하게 姙이 벌거숭이는 내게 獨占된 걸세, 그리게 자넨 그만큼 해 두구 그 병정구두 겉은 교만을 좀 버리란말일세, 알아 듣겠나.」
尹은 落照를 받은 것처럼 얼굴이 붉콰하다. 거기 嘲笑가 脂肪처럼 윤이 나서 蔓廷하는 것이 내 戰鬪力을 재채기시킨다.
尹은 내가 불쌍하다는 듯이
「내가 이만큼꺼지 辭讓허는데 자네가 공연히 자꾸 그리면 또 모르네, 내 성가셔서 자네 따귀 한 대쯤 갈길는지두.」
이런 어리석어빠진 論爭을 왜 내게 裁判을 청하지 않느냐는 듯이 그레이하운드가 구두를 기껏 흔들다가 그치는 것을 보아 姙이는 舞踊의 어떤 포우즈 같은 손짓으로
「저이가 됴―스의 女神입니다. 둘이 어디 모가질 한 번 바꿔 붙여 보시지요. 안 되지요? 그러니 그만들 두시란말입니다. 尹헌테 내애준 肉體는 거기 該當한 貞操가 法律처럼 붙어갔던 거구요, 또 지이가 어저께 결혼했다구 여기두 여기 해당한 정조가 따라왔으니까 뽐낼 것두 없능거구, 嫉妬헐 것두 없능거구 그러지 말구 겉은 選手끼리 握手나 허시지요, 네?」
尹과 나는 악수하지 않았다. 握手 以上의 통봉22이 尹은 몰라도 적어도 내 위에는 내려 앉았던 것이니까. 이것은 여기 앉았다가 밴댕이처럼 납짝해질 징조가 아닌가, 겁이 차츰차츰 나서 나는 벌떡 일어나면서 들창 밖으로 춤을 탁 배앝을까 하다가 차분참
「그렇지만 자네는 萬金을 기울여두 이젠 姙이 裸體 스냅 하나 보기두 어려울 줄 알게, 조꿈두 사양헐게 없이 구구루 나허구 竝行해서 온전한 正義를 유지허능게 어떵가?’
하니까」
「二着 열번 헌 눔이 아무래도 一着 단 한 번 헌 눔 앞에서 고갤 못드는 법일세. 자네두 그만헌 禮儀쭘 분간이 슬듯헌데 왜 그리 바들짝바들짝허나 응? 그러구 그 萬金이니 萬萬金이니 허능 건 또 다 뭔가? 나라는 사람은 말일세 자세 듣게, 女子가 날 싫여허면 헐수록 좋아허는 체허구 쫓아댕기다가두 그 女子가 섣불리 그럼 허구 좋아허는 낯을 단 한번 허는 나날에는 즉 말허자면 마지막 물건을 단 한 번 건드리구 난 다음엔 당장 눈앞에서 그 女子가 싫여지는 성질일세, 그건 자네가 아주 바루 正義가 어쩌니 허지만 이거야말루 내 정의에서 우러나오는 걸세, 대체 난 나버덤 낮은 人間이 싫으예 女子가 한 번 제 마지막 것을 구경시킨 다암엔 열이면 열 百이면 百, 밑으로 내려가서 그 男子를 쳐다보기 시작이거든, 난 이게 견딜 수 없게 싫단 그말일세.」
나는 그제는 사뭇 돌아섰다. 그만침 精密한 侮辱에는 더 견디기 어려워서.
尹은 새로 담배에 불을 붙여 물더니 주머니를 뒤적뒤적한다. 나를 殺害하기 위한 凶器를 찾는 것일까. 담뱃불은 이미 붙었는데―
「여기 十圓 있네, 가서 가난헌 T군 졸르지 말구 자네가 T군 헌테 한 잔 사 주네가, 자넨 오늘 그 자네 서푼째리 體面 때문에 꽤 憂鬱해진 모양이니 자네 소위 新婦허구 같이 있다가는 좀 위험헐걸, 그러니까 말일세 그 신부는 내 오늘 같이 키네마루 모시구 갈 테니 안헐 말루 잠시 빌리게, 응? 왜 맘에 꺼림칙헝가?」
「너무 細密허게 내 行動을 指定허지 말게, 하여간 난 혼자 좀 나가겠으니 姙이, 尹군허구 키네마 가지 응 키네마 좋아허지 왜.’
하고 말끝이 채 맞기23 전에 姙이 뾰루퉁하면서―
「姙이 남편을 그렇게 맘대루 동정허거나 慈善허거나 헐 權利는 남에겐 더군다나 없습니다. 자―그거 받어서는 안됩니다. 여깃세요.」
하고 내어 놓은 無數한 十錢짜리.
「하 하 야 이겁봐라.」
尹은 담뱃불을 재떨이에다 벌레 죽이듯이 꼭 꼭 이기면서 좀처럼 웃음을 얼굴에서 걷지 않는다. 나도 사실 속으로
「하 하 야 요겁봐라.」
안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도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姙이 등을 어루만저 주고 그 白銅貨를 한 움큼 주머니에 넣고 그리고 과연 尹이 집을 나서는 길이다.
「이따 파헐 臨時 해서 키네마 문 밖에서 기대리지, 어디지?」
「단성사, 헌데 말이 났으니 말이지, 난 오늘 친구헌테 술값 꾀주는 權利를 완전히 구속당했능걸! 어― 쯧 쯧.」
적어도 百步 가량은 앞이 매음을 돌았다. 무던히 어지러워서 비척비척 하기까지 한 것을 나는 아무에게도 자랑할 수는 없다.
「불장난― 貞操責任이 없는 불장난이면? 저는 즐겨합니다. 저를 믿어 주시나요? 貞操責任이 생기는 나잘에 벌써 이 불장난의 記憶을 저의 良心의 힘이 抹殺하는 것입니다. 믿으세요.」
評―이것은 分明히 다음에 敍述되는 같은 姙이의 敍述 때문에 姙이의 怜悧한 거짓부렁이가 되고 마는 일이다. 즉
「貞操責任이 있을 때에도 다음 같은 方法에 依하여 불장난은―主觀的으로 만이지만―용서될 줄 압니다. 즉 아내면 남편에게, 남편이면 아내에게, 무슨 特殊한 戰術로든지 감쪽같이 모르게 그렇게 스무우스하게 불장난을 하는데 하고 나도 이렇달 形蹟을 꼭 남기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네?
그러나 主觀的으로 이것이 容納되지 않는 경우에 하였다면 그것은 罪요, 苦痛일 줄 압니다. 저는 罪도 알고 苦痛도 알기 때문에 저로서는 어려울까 합니다. 믿으시나요? 믿어주세요.」
評―여기서도 끝으로 어렵다는 대문 부근이 分明히 거짓부렁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亦是 같은 姙이의 筆蹟, 이런 潛在意識, 綻露現象에 依하여 確實하다.
「불장난을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과는 性質이 아주 다릅니다. 그것은 컨디션 如何에 左右되지는 않겠지요. 그러니 어떻다는 말이냐고 그러십니까. 일러드리지요. 기뻐해 주세요. 저는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입니다.
自覺된 戀愛니가요.
안하는 경우에 못하는 것을 觀望하고 있노라면 좋은 語彙가 생각납니다.
嘔吐. 저는 이것은 견딜 수 없는 肉體的 刑罰이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自然發生的 姿態가 저에게는 어째 乳臭萬年의 넝마쪼각 같습니다. 기뻐해 주세요. 저를 이런 遠近法에 좇아서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評―나는 싫어도 요만큼 다가선 位置에서 姙이를 說諭하려 드는 때쉬24의 姿勢를 取消해야 하겠다. 안하는 것은 못하는 것보다 敎養 知識 이런 尺度로 따져서 높다. 그러나 안한다는 것은 내가 빚어내이는 氣候 如何에 憑藉해서 언제든지 아무 謙遜이라든가 躊躇없이 불장난을 할 수 있다는 條件附契約을 車道 복판에 安全地帶 設置하듯이 强要하고 있는 徵兆에 틀림은 없다.
나 스스로도 不決할 에필로그로 貴下들을 引導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薄氷을 밟는 듯한 會話를 組織하마.
「너는 네 말 마따나 두 사람의 男子 或은 事實에 있어서는 그 以上 훨씬 더 많은 男子에게 내주었던 肉體를 걸머지고 그렇게도 豪氣있게 또 正正堂堂하게 내 城門을 闖入할 수가 있는 것이 그래 鐵面皮가 아니란 말이냐?」
「당신은 無數한 賣春婦에게 당신의 그 당신 말 마따나 高貴한 肉體를 廉價로 구경시키셨습니다. 마찬가지지요」
「하하! 너는 이런 社會組織을 깜빡 잊어버렸구나. 여기를 너는 서장25으로 아느냐, 그렇지 않으면 男子도 哺乳行爲를 하던 피테칸트롶스26 時代로 아느냐. 可笑롭구나. 未安하오나 男子에게는 肉體라는 觀念이 없다. 알아듣느냐?」
「未安하오나 당신이야말로 이런 社會組織을 어째 急速度로 逆行하시는 것 같습니다. 貞操라는 것은 一對一의 確立에 있습니다. 掠奪結婚이 지금도 있는 줄 아십니까?」
「肉體에 對한 男子의 權限에서의 嫉妬는 무슨 걸레쪼각 같은 敎養 나부랭이가 아니다. 本能이다. 너는 이 本能을 無視하거나 그 穉機滿滿한 敎養의 掌匣으로 整理하거나 하는 재주가 通用될 줄 아느냐?」
「그럼 저도 平等하고 溫順하게 당신이 定義하시는 ‘本能’에 依해서 당신의 過去를 嫉妬하겠습니다. 자― 우리 數字로 따져 보실까요?」
評―여기서 부터는 내 敎材에는 없다.
新鮮한 道德을 期待하면서 내 舊態依然하다고 할 만도 한 貫祿을 버리겠노라.
다만 내가 이제부터 내 不足하나마 努力에 依하여 獲得해야 할 것은 내가 脫皮할 수 있을 만한 知識의 購買다.
나는 내가 환甲을 지난 몇 해 後 내 무릎이 일어서는 날까지는 내 오―크材로 만든 葡萄송이 같은 孫子들을 거느리고 喫茶店에 가고 싶다. 내 알라모우드27는 孫子들의 그것과 泰然히 맞서고 싶은 現在의 내 悲哀다.
이러다가는 내 中立地帶로만 알고 있던 健康術이 자칫하면 崩壞할 것 같은 危懼가 적지 않다. 나는 조심조심 내 앉은 자리에 或 有害한 昆蟲이나 棲息하지 않는가 보살펴야 한다.
T군과 마주앉아 싱거운 술을 마시고 있는 동안 내 눈이 여간 축축하지 않았단다. 그도 그럴밖에. 나는 時時刻刻으로 刺殺할 것을, 그것도 제 형편에 꼭 맞춰서 생각하고 있었으니―
내가 받은 自決의 判決文 題目은
「被告는 一朝에 人生을 浪費하였느니라. 하루 被告의 生命이 延長되는 것은 이 乾坤의 經常費를 구태여 騰貴시키는 것이어늘 被告가 들어가고자 하는 쥐구녕이 거기 있으니 被告는 모름지기 그리 가서 꽁무니 쪽을 돌아다보지는 말지어다.」
이렇다.
나는 내 言語가 이미 이 荒漠한 地上에서 蕩盡된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만치 精神은 空洞이요, 思想은 당장 貧困하였다. 그러나 나는 이 悠久한 歲月을 무사히 睡眼하기 위하여, 내가 夢想하는 情景을 合理化하기 위하여, 입을 다물고 꿀항아리처럼 잠자코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몽고르퓌에 兄弟가 發明한 輕氣球가 結果로 보아 空氣보다 무거운 飛行機의 發達을 훼방놀 것이다. 그와 같이 또 空氣보다 무거운 飛行機 發明의 힌트의 出發點인 날개가 도리어 現在의 形態를 갖춘 飛行機의 發達을 훼방 놀았다고 할 수도 있다. 즉, 날개를 펄럭거려서 飛行機를 날으게 하려는 努力이야말로 車輪을 發明하는 대신에 말의 步行을 본떠서 自動車를 만들 궁리로 바퀴 대신 機械裝置의 네 발이 달린 自動車를 發明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抑場도 아무 것도 없는 死語다. 그럴밖에. 이것은 즈앙·꼭또우28의 말인 것도.
나는 그러나 내 말로는 그래도 내가 죽을 때까지의 단 하나의 絶望 아니 希望을 아마 텐스29를 고쳐서 지껄여버린 기색이 있다.
「나는 어떤 閨秀作家를 秘密히 사랑하고 있소이다그려!」
그 閨秀作家는 原告 한 줄에 반드시 한 자씩의 誤字를 揷入하는 快活한 怠慢性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이 女人 앞에서는 내 醜한 짓밖에는, 할 수 있는 擧動의 心理的 餘裕가 없다. 이 女人은 多幸히 경산부30다.
그러나 곧이듣지 마라. 이것은 다음과 같은 내 面目을 維持하기 위해 發掘한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結婚하고 싶어하는 女人과 結婚하지 못하는 것이 결이 나서 結婚하고 싶지도 저쪽에서 結婚하고 싶어하지도 않는 女人과 結婚해 버린 탓으로 뜻밖에 나와 結婚하고 싶어하던 다른 女人이 그 또 결이 나서 다른 男子와 結婚해 버렸으니 그야말로― 나는 지금 一朝에 破滅하는 結婚 위에 저립31하고 있으니 ― 一擧에 三尖일세그려.」
즉 이것이다.
T군은 암만해도 내가 불쌍해 죽겠다는 듯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다보더니
「자네, 그중 어려운 外國으로 가게, 가서 비로소 말두 배우구, 또 사람두 처음으로 사귀구 다시 채국채국 살기 시작허게, 그렇거능게 자네 自殺을 求할 수 있는 唯一의 方途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그럼 薄情한가?」
自殺? 그럼 T君이 눈치를 채었던가.
「이상스러워할 것도 없는 게 자네가 주머니에 칼을 넣고 댕기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자네에게 自殺하려는 意思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않겠나. 勿論 이것두 내게 아니구 남한테서 꿔온 에피그람32이지만.’
여기 더 앉았다가는 鰒魚처럼 탁 터질 것 같다. 아슬아슬한 때 나는 T君과 함께 빠아를 나와 알마추 단성사 문앞으로 가서 三分쯤 기다렸다.
尹과 姙이가 一條二條하는 文章처럼 나란히 나온다. 나는 T君과 같이 ‘晩春’試寫를 보겠다. 尹은 우물쭈물하는 것도 같더니
「바통 가져 가게.」
한다. 나는 일없다. 나는 절을 하면서
「一着 選手여! 나를 列車가 沿線의 小驛을 잘디잔 바둑돌 默殺하고 通過하듯이 無視하고 通過하여 주시기(를) 바라옵나이다.」
瞬間 姙이 얼굴에 毒花가 핀다. 응당 그러리로다. 나는 二着의 名譽 같은 것도 요새쯤 내다 버리는 것이 좋았다. 그래 얼른 릴레를 棄權했다. 이 경우에도 語彙를 蕩盡한 浮浪者의 資格에서 恐懼 橫光利一33氏의 出世를 사글세 내어온 것이다.
姙이와 尹은 人波 속으로 숨어 버렸다.
갸렐리34 어둠 속에 T君과 어깨를 나란히 앉아서 신발 바꿔 신은 人間코메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랫배가 몹시 아프다. 손바닥으로 꽉 누르면 밀려 나가는 김이 입에서 哄笑로 化해 터지려 든다. 나는 阿片이 좀 생각났다. 나는 조심도 할 줄 모르는 野人이니까 半쯤 죽어야 껍적대이지 않는다.
스크린에서는 죽어야 할 사람들은 안 죽으려 들고 죽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은 죽으려 야단인데 수염난 사람이 수염을 혀로 핥듯이 만지적 만지적 하면서 이쪽을 향하더니 하는 소리다.
「우리 醫師는 죽으려 드는 사람을 부득부득 살려가면서도 살기 어려운 세상을 부득부득 살아가니 거 익살맞지 않소?」
말하자면 굽달린 自動車를 硏究하는 사람들이 거기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고들 있다.
나는 차츰차츰 이 客 다 빠진 텅 빈 空氣 속에 沈沒하는 果實 씨가 내 허리띠에 달린 것 같은 恐怖에 지질리면서 정신이 점점 몽롱해 들어가는 벽두에 T군은 은근히 내 손에 한 자루 서슬 퍼런 칼을 쥐여 준다.
(復讐하라는 말이렷다)
(尹을 찔러야 하나? 내 決定的 敗北가 아닐까? 尹은 찌르기 싫다)
(姙이를 찔러야 하지? 나는 그 毒花 핀 눈초리를 網膜에 映像한 채 往生하다니)
내 心臟이 꽁꽁 얼어들어 온다. 빼드득 빼드득 이가 갈린다.
(아하 그럼 自殺을 勸하는 모양이로군, 어려운데 어려워, 어려워, 어려워)
내 卑怯을 嘲笑하듯이 다음 순간 내 손에 무엇인가 뭉클 뜨뜻한 덩어리가 쥐어졌다. 그것은 서먹서먹한 표정의 나쓰미깡, 어느 틈에 T군은 이것을 제 주머니에다 넣고 왔던구.
입에 침이 쫘르르 돌기 전에 내 눈에는 식은 컵에 어리는 이슬처럼 방울지지 않는 눈물이 핑 돌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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슡케―스; suitcase. 여행용 가방. (1)
나쓰미깡; 귤의 일종. 크기가 귤보다 크고 아주 신맛이 남. (2)
융(尹); 경상도 방언을 표기하느라 비음처럼 적음. (3)
瘠身; 수척한 몸 (4)
風丰; 살지고 아름다운 풍채. (5)
나가 갔다고; ‘나가 잤다고’의 오식 (6)
듀로워즈; drawers. 삼각팬티보다 긴 여자 속옷 (7)
一朶花; 한 떨기 꽃 (8)
汪洋한; 바다같이 넓은 (9)
슬램프; slump. 갑자기 오는 권태, 의기소침한 상태 (10)
SEUVENIR; souvenir의 오식인 듯. 기억·추억·기념품·비망록의 뜻 (11)
암상; 남을 미워하고 샘을 잘 내는 잔망스러운 심술 (12)
다라지기도; 됨됨이가 단단하여 여간한 일에는 겁내지 아니하다 (13)
따이먼드; 다방 이름 (14)
안짬재기; 안잠자기. 남의 일에서 잠자며 일을 돕는 여자 (15)
討食; 음식을 강제로 청하여 먹음 (16)
DOUGHTY DOG; 용감한 개. 여기서는 장난감의 이름 (17)
쵄지; change. 환전. 돈바꾸기 (18)
죗다; ‘쥐었다’의 뜻인 듯 (19)
내 댕겨 두로니까; ‘내가 다니다 들어오니까’의 사투리 (20)
듀레스; dress. 옷 (21)
痛棒; 좌선할 때 스승이 마음의 안정을 잡지 못하는 제자를 징벌할 때 쓰는 방망이 (22)
맞기; ‘맺기’의 오식 (23)
때쉬; dash. 돌진. 力走 (24)
西藏; 티벳지방 (25)
피테칸트롶스; 피테칸트로푸스 에렉투스(Pithecanthropus erectus). 1891년에 자바섬에서 발견된 약 50만년 전의 인류. 直立猿人 (26)
알라모우드; 아라모드( la mode). 유행의. 멋의 (27)
즈앙·꼭또우; 쟝 꼭도(Jean Cocteau). 프랑스의 시인·소설가·배우·화가. 세계 제1차 대전과 동시에 다다이즘으로 등장하여 <무서운 아이들>(1929) 등의 소설과 <Po sies>(1920)라는 시집을 남김 (28)
텐스; tense. 시제(時制) (29)
經産婦;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여자 (30)
佇立; 우두커니 섬 (31)
에피그람; epigram. 경구(警句) (32)
橫光利一; 요코미츠 리이츠(1898∼1947). 일본의 소설가. 川端康成과 더불어 신감각파 운동을 전개한 후 신심리주의 문학으로 옮아감. <機械>, <紋章>, <日輪> 등을 씀 (33)
갸렐리; gallery. 회랑. 방청석 (34)
이 글은 직지 자유 문서이다. 풀꽃향기 김봉좌님이 2001년에 입력해 주신 것을 올린다 - 직지지기 김민수 2005.8.30 10:06 PM EDT.
조광 16, 1936.10
<<ISBN2(8970122184,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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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tovani vs Percy Faith! Two Fantastic 1950 & 1960s Orchestras! {HD} (0) | 2016.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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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계승
문학사상, 1976. 7
한여름 대낮 거리에 나를 배반하여 사람 하나 없다. 패배(敗北)에 이은 패배(敗北)의 이행(履行), 그 고통(苦痛)은 절대(絶大)한 것일 수밖에 없다. 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다ㅡ자살(自殺)마저 허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래 그렇기에ㅡ 나는 곧 다시 즐거운 산(山) 즐거운 바다를 생각하지 아니하면 아니 된다. ㅡ달뜬 친절한 말씨와 눈길ㅡ그리고 나는 슬퍼하기보다는 우선 괴로와하기부터 실천하지 아니하면 아니된다.
한 여름 대낮 거리 사람들 모두 날 배반하여 허허(虛虛)롭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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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箱)은 참으로 후회(後悔)하지 아니할까? 그렇진 않겠지. 그건 참을 수 없는 냉정(冷情)함보다도 더욱 냉정(冷情)하여 참을 수 없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다리고 있다. 후회(後悔)를ㅡ상(箱)에게서 후회(後悔)하지 아니하는 시간(時間)은 더욱 위태하다는 그런 말일까. 그는 절실히 후회(後悔)를 고대(苦待)하고 있다. 그런 꼴이었다. 혼자서 못된 짓 하고 싶다. 난 이제 끝내 살아나지 못할 것 같다. 필경 살아나지 못할 테지. 허나 언제나 상(箱)과 꼬옥 같은 모양을 한, 바로 상(箱) 자신이 아니면 아니된다. 그림자보다도 불투명(不透明)한 한 사나이가 그의 앞에 막아서면서 어정버정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 빛바랜 세피어색 그림자 앞에선 고개를 들지 못한다. 어차피 살아날 수 없는 것이라면, 혼자서 한껏 잔인(殘忍)한 짓을 해보고 싶구나. 그래 상대방을 죽도록 기쁘게 해주고 싶다. 그런 상대는 여자ㅡ역시 여자라야 한다. 그래 여자라야만 할지도 모르지. 그래 그는 후회(後悔)하지 아니했는가. 거듭될수록 오히려 후회(後悔)는 심각(深刻)해지지 아니했던가. 그럴 때 그의 지쳐버린 머리로 어떤 것을 생각했던가. 이 경우의 여자ㅡ그의 이른바 여자란 무엇인가. 상(箱)은 사실은 이토록 후회(後悔)하고 있단 말이다. 그의 머리는ㅡ이성(理性)은, 참으로 그가 고대(苦待)하고 있는 것은 물론 후회(後悔) 같은 씁쓰레한 서툰 요리(料理)는 아니다. 후회(後悔)하지 아니하고 되는 일. 그래 이번만은 후회(後悔)하지 않고 되는 첩경을 찾아내리라. 아니 이거 무슨 물건이 바로 이 내 몸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겠지. 요놈을 떼쳐버려야지ㅡ 그러나 그건 대체 무슨 놈일까. 그는 이성(理性)은 멀쩡했었다. 그것이 보였을 만큼ㅡ그러나 그가 피로(疲勞)를 회복하기가 무섭게 이내 그의 그러한 이성(理性)은 다시 무디어지고 마는 것이었다.
그래 표본(標本)처럼 혼자 의자(倚子)에 단좌(端坐)하여 창백(蒼白)한 얼굴이 후회(後悔)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금시 도어가 열리면 사건(事件)이ㅡ사건(事件)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초라한 장난이, 혹은 친구의 호주머니에 혹은 미지(未知)의 남의 고십(gossip)에 숨겨져 들어오지나 아니할까. 상(箱)은 보기에도 딱하게 벌벌 떨고 있었다. 아아, 후회(後悔)하긴 싫다, 아무것도 갖다주지 않는 게 좋겠다. 그렇지 그래, 오전중(午前中)에 잘라 파는 꽃을 어린아이가 사러 온다. 그 뒤로는 반드시 그 꽃보다도 어린아이보다도 신선(新鮮)한 유혹(誘惑)이 전연 유혹(誘惑)이라는 그 면모(面貌)를 바꿔가지고 제법 신나게 들어오는 것이었다.
2
목부용(木芙蓉)은 인사하듯 나가버렸다. 이젠 그 이상 그는 참을 수가 없다. 그도 그 뒤를 쫓아서 나간다. 읽다 만 교과서(敎科書)를 접기보다도 더욱 쉽게 육친(肉親) 위에 덮쳐오는 온갖 치욕(恥辱)마저 그의 앞서의 후회(後悔)와 함께 치워버리곤, 그는 행복한 곤충(昆蟲)처럼 뛰어가는 것이다. 범죄(犯罪) 냄새가 나는 그러한 신식(新式) 좌석( 座席)은 없을 것인가. 허나 그는 다시 공기총(空氣銃) 가진 사람보다도 쉽게 그 비슷한 것을 발견해낸다. 그는 그만 미소(微笑)하면서 인사를 하고 마는 것이다. 오늘 밤은 둘이 함께 해야 하나 보다. 그 언짢은 그림자의 사나이와 상(箱)은 한 의자(倚子) 위에 걸터앉고 이젠 요리(料理)도 아주 한 사람 몫이다. 누이처럼 생각한 적도 있답니다. 케티 폰 나기같이 아름다운 오뎅집 딸한테 그는 인제 그야말로 전혀 의미없는 말을 한마디 해 보았다. 누굴 말입니까?(정말 별란 소리 다한다. 누이처럼 생각했던 사람이란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건가) 난 야단친 적도 있답니다, 좀 더 견문(見聞)을 넓히라고요. 허어, 한데 그 여자와 악마(惡魔)가 걸으니까 거 참 지독한 절름발이였지요. 하지만 어느 쪽이 길고 어느 쪽이 짧은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요. 나기양(孃)은 웃었다. 그건 상(箱)의 수다에 언제나 번쩍이는, 더럽게 기독교(基督敎) 냄새만 나는 사고방식(思考方式)을 슬쩍 조소(嘲笑)한 것일까. 어떻든 그는 벼란간 아연(啞然)해지고 말았다. 주기(酒氣)로 뻘개진 얼굴의 내면(內面)에 발그레 홍조(紅潮)가 도는 걸 느꼈다. 평소 그가 업신여기고 있던 것들이 실은 그로서 업신여겨선 안될 것들이라는 사실이 내심(內心) 몹시 창피했기 때문이다. 뭐 이런 건 이 언짢은 그림자의 사나이가 집게손가락으로 장난스런 주름살을 만들면서 나를 쿡쿡 찔러대기 때문이다. (대단할 건 없다. 따돌려버려라) 해서ㅡ난 이후로도 그를 누인 줄 알고 위로해 주곤 할 작정입니다. 나기양(孃)은 비로소 알아차린 것 같다. 허나 나기양(孃)을 깨우치게 한 그 한마디는 또 얼마나 세상에 어리석기 그지없는 수작이었겠는가. 이상 야릇한 밤이었다. 허나 또 결정적(決定的)인 밤이었다. 집 밖에서 저회(低徊)하며 가지 않는 나그네가 그제서야 겨우 집안에다 짐을 부리운 것 같은‥‥‥ 농후(濃厚)한 지방색(脂肪色) 사색(思索)에 결코 접근(接近)시켜선 안된다. 하나의 백금선(白金線)의 정체(正體)를 마침내 백일하(白日下)에 폭로하고 만 조롱(嘲弄)받아야 할 밤이 아니면 아니된다. 단 한 줄기의 백금선(白金線)ㅡ(나기양[孃], 당신만 해도 모노그램과 같은 백금선[白金線]의 바둑무늬란 말이오) 고단한 인생(人生)에 이건 또 부질없는 농담이다. 주기(酒氣)가 그의 혈액(血液) 속에 도도(滔滔)히 밀려 흐르고 있는 불행(不幸)한 조상(祖上)의 체취(體臭)를 더욱 더 부채질하고 있다. 허나 이 경우만은 그는 제멋대로 여전히 불길(不吉)한 호흡(呼吸)을 시작할 수는 없는 것 같았다. 피해자(被害者)를 낼만한 농담(弄談)은 금해야 할 것이다. 그의 뇌리(腦裡)에 첫째로 떠오는 금제(禁制)의 소리는 몽롱하나마 그것은 피해자(被害者)에의 경계(警戒)인 것 같았다. 그렇다, 상(箱)의 앞에 피해자(殺害者)는 육안(肉眼)이라는 조건(條件)을 가지고 상(箱)을 위협(威脅)하는 포우즈를 계속할 것이다. 그것은 괴롭다. 차라리 이렇게 하자. 저 언짢은 그림자의 사나이가 나중에 무엇이라고 나무라든 아랑곳할 것이 뭐냐. 옳지, 하고 그는 후회(後悔)보다도 더욱 냉정(冷情)한 푼돈을 집어던지고는 오뎅집 콘크리이트 바닥을 차고 일어섰다. 그리곤 가을바람처럼 비틀거리면서 일로(一路)ㅡ 차압(差押)이다. 특히 네놈이 이번엔 지명(指名) 당하고 있단 말이다. 그런 기세로 상(箱)의 속도(速度)에는 시뻘거니 발홍(發紅)한 노(怒)여움이 충만해 있었다.
3
불길(不吉)한 예감(豫感)에는 그는 무섭도록 민감(敏感)했다. 불길(不吉)한 사건(事件) 앞에선 반드시 무슨 일에나 불길(不吉)한 조짐이 그를 괴롭히는 것이었다. 그는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항상 전전긍긍(戰戰兢兢)하여 겁을 먹고 있지 아니하면 아니되었다. 머리 정수리를 분쇄(粉碎) 당한 부동명왕(不動明王) 같이 그의 예감(敏感)은 이미 전기의자(電氣倚子) 위에 단좌(端坐)하고 있었다. 푸른 눈은 허망한 전방(前方)에 무형(無形)의 일점(一點)을 택하여 불꽃 튀듯 응시(凝視)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ㅡ그렇다, 딱잘라 말하겠다. 그렇다, 하지만 그러면 나쁠까, 죄악(罪惡)이 될까, 부도덕(不道德)이 될까. 그러는 소운(素雲)의 한 마디에ㅡ상(箱)은 가슴팍 전면(前面)에 한 잎발[염(廉)]의 미끄러져 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것이 불길(不吉)이었던가ㅡ허나 이젠 이것을 똑바로 볼 수는 없다. 발너머로 보이는 이 불길(不吉)의 정체(正體)라는 건 그다지 대단한 것도 아닌 듯했다. 그렇다면 무엇일까ㅡ한 걸음 앞에 있는 그는 아직껏 겁을 먹고 있다. 아까보다 더욱 한층 파랗게 질려 있다. 난 우정(友情)인지 뭔지를 통 믿지 않는다는 것쯤 알아채고 있을 게다. 이런 내 말의 근거(根據)일랑 그래 가령 우정(友情)에서라도 해두기로 하자. 그러고 보면 너는 살았고나?ㅡ이봐ㅡ 가볍게 주먹으로 소운(素雲)의 허리께를 쿡 찌르면서, 상(箱)은 울며 웃는 상판이었다. 이런 때 그는 가장 많이 가면(假面)을 사용하는 것인데, 그 가면(假面)이야말로 상(箱) 자신의 본 얼굴에 제일 가까운 것인 줄을, 그 자신의 본얼굴을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으로선 결코 알아챌 수는 없다. 모르면 몰라도 상(箱) 자신조차ㅡ가 그 정교(精巧)함에는 미처 주의(注意)하지 못한다. 이젠 더 내 평생(平生)엔 사랑을 한다든가 하는 기회(機會)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었단다. 설령 어느 경우 이쪽에서 연연한 연정(戀情)을 느낀다손 치더라도, 결국은 바닷가 조개비의 짝사랑이 되고 말 것이라고 굳게 체념하고 있었단다. 불긋불긋 녹슨 들판만 아득한 천리(千里)란다. 사귀면 손해(損害) 본다. 허나 되려 반갑다. 두셋 친구 이외에 내 자살(自殺)을 만류해줄 이유(理由)의 근원이 있을 턱이 없다. 자넨 혹은, 하필이면 네가 그러느냐 그럴지도 모른다. 허나 난 정당방위(正當防衛) 그것마저 준비하고 있었단다ㅡ아니지, 어느 경우이건 놀림받기는 싫단 말이야. 그래서 그 손쉬운, 즉 조그마한 희생(犧牲)을 택했던 게야. 이러한 점에서 내가 하수인(下手人)이라는 책임(責任)을 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 점에서만 말하자면 난 굳이 그 책임(責任)을 회피하려곤 하지 않을 작정이다. 아니, 자넨 아주 무관심(無關心)한 것 같군. 하나의 조소(嘲笑) 거리를 얻을 것 같을지도 모르지. 허나,
이런 날에도 어찧다 떠오르는 추억의 조각 한강(漢江)물 반짝이는 여름햇살 보누나
여름햇살이라고 한 것은 안 좋다. 더더구나 안 좋다. (한여름 햇살이 퍼붓는 거리에 사람들은 나를 배반한 것이다. 한 사람도 없다. 허나 나 또한 즐거운 산[山] 희롱거리는 해변[海邊]을 생각할 것을 잊지는 아니한다. 지껄대는 친절한 말과 말. 정겨운 눈매ㅡ나는 거리를 쏘다니지 아니하면 아니된다. 한여름 살갗을 어여 흐르는 땀에 헐떡이면서 사람 하나 없는 거리를 쏘다니지 아니하면 아니된다.)
4
상(箱)은 그러나 조종을 받고 있었다. 그는 저 십년(十年)이 하루 같은 몸짓을 그만두지는 못한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이다지도 재미 없는 몸짓의 연속(連續)인 것일까. 허나 그만두든 그만두지 않든 인형(人形) 자신의 의사(意思)에 의하는 것은 아니다. 칠월(七月) 보름 밤 한강(漢江)에 사람 많이 나온 것을 말하면서 주가(酒家)의 일부분(一部分)(그는 쓰러지면 점원[店員]아이의 물세례[洗禮]를 받을 것만 같았다‥‥‥) 가랑비가 내리다가 이윽고 제법 쏟아져 내렸다. 사람들은 그래도 흩어지려곤 하지 않았다. 그래 속세(俗世)는 더욱 더 공기(空氣)를 탁(濁)하게 해갔다. 타자꾸나 타자꾸나 꼭둑각씨 인형(人形)을 태운 보우트는 그 인형(人形)을 다시 조종하면서, 또 한 사람에 의해 조종받고 있었다. 상(箱)은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이 무슨 궁지(窮地). 그는 양말을 벗어 던지고 여차할 때 헤엄칠 준비를 했다. 허나 그는 헤엄쳤던가. 알고보면 그는 헤엄칠 줄 모르는 것이다. 무슨 생각에서일까. 배는 반드시 뒤집히는 거라고만 단정하고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는 전날밤의 그의 실언(失言)?을 상기(想起)해 보았다. 혹은 전복(轉覆)을 불러올 것 같은ㅡ심장(心臟)의 어떤 어두운 공기(空氣)를 자아낼 것 같은ㅡ 무관심(無關心)하다니, 무슨 소리냐? 이 한 마디가 과연 어떻게 받아졌을 것인가.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분명 의외(意外)의 폭언(暴言)이지. 그렇지, 폭언(暴言)이지. 상(箱)은 그 한 마디만을 뉘우쳤다. 묘한 데까지 손을 내밀고 싶어하는 놈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기 때문에ㅡ 손을 내밀어? 어느 쪽이 손을 내밀었단 말이지? 아니면 손은 양쪽에서 함께 내밀었던 것일까. 우습기 짝이 없다. 사람을 우습게 보는군. 상(箱)은 소리를 내어(그때 그의 앞에 비굴[卑屈]한 몸짓으로 막아 서는 자가 있었기에) (비켯ㅡ비키라니깐) 언짢은 그림자의 사나이는 경악(驚愕)했다. 처음으로, 정녕 처음으로 그의 성난 꼴이 무서웠던 것이다. 위험햇, 뭘하고 있나? 바보 같군ㅡ물이야, 한강(漢江)이란 말야ㅡ보우트는 크고 그리고 강(江)물은 작다. 가랑비는 친절하지 뭐냐. 예서 난 혼자 낮잠을 자고 싶다. 난 젊어질 작정이야ㅡ(그리고 상[箱]은 한꺼번에 10년[年]이나 늙을 작정이야) 그러면서 소운(素雲)은 무엇인지 상(箱)에게 몰래 명령(命令)했다. 알고 있어. 난 그렇게 할게. 산다, 살지 못한다 그런 문제가 아니야. 자존심(自尊心), 이건 또 어쩌면 이렇게도 낡은 장난감 훈장(勳章)일까. 결코 그런 건 아니다. 그런 식으론 진짜 어쩌지는 못할걸. 그럼 왜? 왜 잠자코 보우트를 둘이서 탔느냐 말이다. 반대(反對)ㅡ소운(素雲)이 물에 빠지면 그는 배 안에 점잖이 있어야 하는 것쯤은 알고 있었을 게다. 알고 있었지. 허나 이건 「하는 후회(後悔)」가 아닌 「있는 후회(後悔)」가 시킨 일일 게다. 기슭 위에 있는 것은 모두가 따스하다. 그리고 배 안에 있는 그는 차겁다. 그리고 그가 기슭에 있을 땐, 후회(後悔) 때문에 모두가 반대(反對)가 아니면 아니되었다. 피(避)하지 아니하면 아니되는 것, 피(避)해서 안전(安全)한 것을 어째서 피(避)하지 아니하였느냐 말이다. 한 줄기이 백금선(白金線)을 백일(白日)에 드러냈던 때의 후회(後悔)ㅡ아니다ㅡ 그래 그것은 나중이냐, 아니면 정녕 먼저냐? 예감(豫感)이라니 정말이냐. 허나 분명 얻은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 송두리째 잃은 것만은 사실이다. 속일 순 없다. 이건 또 치명적(致命的)인 결석(缺席)이었다. 무엇일까. 누이인 줄 알고 있던 두 가지의 성격(性格)을 두 가지의 방법(方法)으로 생각했던 그것일까. 아니면, 한꺼번에 십년후(十年後)로 후퇴(後退)해버린 자신(自身)의 위치(位置)일까. 아니면, 십년(十年)이란 먼 곳에 미소(微笑)짓는 해변(海邊)의 소운(素雲)ㅡ그 친구일까. 아니면, 그것들과는 전혀 다른 그 무엇일까.
훗훗한 풀냄새가 코를 쿠욱 찔러 왔다. 피로(疲勞)한 두 사람은 어렴풋한 어둠 속에서 께느른하게 잠자고 있다. 모든 직업(職業), 모든 실망(失望), 모든 무료(無聊)를 분담(分擔)하면서 시방 두 사람이 내려다보고 있는 주택군(住宅群)ㅡ그 속에서 사람들은 역시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역시 걱정을 하고들 있을테지. 보게, 이렇게. 이 레일은 경의선(京義線)이었나. 예전의 그, 지금은 근교일주(近郊一周), 동경(東京)의 성선(省線) 같은 거지. 한번 타보지 않겠나, 천하태평(天下泰平)한 기차(汽車)라구. 동녘이 밝아왔구먼. 자아, 가자구. 그러지 말고 가자구. 고집부리지 말고. 멋꼬라지 없게, 새삼스레, 자아, 자아. 그렇지. 상(箱)은 결국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가만히 있는다는 것은ㅡ전연 손을 내밀지 않는다는 것. 그래,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대체 그는 어떻게 하고 있으면 좋단 말인가. 결국 가만히 있는 것. 그런 일은 있을 수 없거든. 가만히 있기는커녕, 정녕 가만히 있진 못하겠다. 이건 또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처지(處地)인 것 같았다. 왜 가만히 있지 못한단 말인가? 소운(素雲)은 집에 가겠노라 했던 것이다. 집에 가서 혼자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것이었다. 슬픈 심정(心情)을 주체스러워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괴로워해 하겠노라고ㅡ 괴로워해? 그 괴로움이야말로 사람들이 원해도 쉬이 얻을 수 없는, 말하자면 괴로움 같은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닌, 어떤 그 무엇이지 않을까. 조용한 시간(時間)만큼 적어도 두 사람에게 있어서 싫은 것은 없을 터이다. 실상 상(箱)은 그것이 무엇보다도 무서운 것이었다. 그러나 완전히 외톨로 남게 되어ㅡ상(箱)은 소운(素雲)의 팔을 잡아 끌면서, 절일 만큼의 서러움을 몸에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무슨 수를 쓰든 이 자리를 면하지 아니하면 아니된다. 아니다, 소운(素雲)으로 하여금 이 「눈물의 장(場)」에서 달아나게 해선 안된단 말이다. 억지로, 오기(傲氣)로도ㅡ(혹은 있고 싶지는 않단 말이다. 혼자 있는 건 무서워) 혼자서? 혼자서 있는 것일까 그것이? 그리고 그런 내용(內容)을 가지고서의 혼자서 있는 것, 그것이 허용될 수 있는 일일까. 숫자(數字)는 3이다. 이(二)와 일(一)이라는 짝맞춤 밖에는 전혀 방법(方法)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미 결정(決定)된 것이나 다름 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무엇을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이냐? 얌전하게 단념(斷念)해야지ㅡ 그러고 싶어. 사실은 그래도 좋다곤 생각해. 허나 그저 가만히 있지는 못하겠다 그런 소리일 따름이야. 이걸 달래주는 법은 없을까.
상(箱)은 체념(諦念)한 듯 또다시 레일 위에 걸터앉았다. 풀냄새가 한층 드세게 코로 왔다. 자연(自然)은 결코 게으르진 않은 것이다. 동녘은 더욱 밝아 왔다. 그것은 체념(諦念)하는 표정(表情)과도 같은 갸날픈 탄식(嘆息)이었다. 벌써 아침이 오지 않는가. 절망(絶望)의 새끼줄을 붙잡고ㅡ이 무슨 멋꼬라지 없는 하룻밤이었던가. 이미 분리(分離)된 것을 끌어당긴다는 것은 적어도 비굴(卑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밤이 밝아온다. 절망(絶望)은 절망(絶望)인채, 밤이 사라져 없어지듯 놓아주지 아니하면 아니될 성질(性質)의 것이다. 날뛰는 망념(妄念) 위에, 광기(狂氣) 어린 야유(揶揄) 위에, 그야말로 희디흰 새벽빛 베일이 덮쳐오는 것이었다. 레일은 더욱 더 차겁다. 매질하듯 상(箱)의 저주(咀呪) 받은 육체(肉體)를 가로질렀다. 그리고 뺨엔 두 줄기 차거운 것이 있었다. 레일 앞에는 무엇이 있었는가. 거기엔 오로지 그의 재능(才能)을 짓밟는 후회(後悔)가 있을 따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 아니면 그는 살아날 수 없다고ㅡ아니다, 그릇된 생각이다ㅡ내뿜는 분류(奔流)를 막아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바보 같은ㅡ상(箱)은 돌아다보듯 하면서, 저만치 선착(先着)해 있는 자신의 무모(無謀)하고 치둔(癡鈍)함을 비웃으려 했던 것이다. 허나 돌연(突然)ㅡ 가자, 상(箱)! 가자꾸나ㅡ좋은 앨[창녀(娼女)] 사자꾸나. 아니야, 난 이제 단념(斷念)했어. 벌써 날도 샜어. 저것봐, 제법 붉어왔는걸. 일언(一言) 중천금(重千金)! 뿔뿔이 갈라진 역류(逆流)가 예기(豫期)치 않은 방향(方向)으로ㅡ그리하여 그들은 숙소(宿所)로부터 더욱 더 멀어져 갈 따름이었다.
6
밤이 사라졌다. 벗어던져진 전등(電燈)에는 아련한 애수(哀愁)와 외잡한 수다가 이국인(異國人)처럼 오도카니 버림받고 있었다. 은화(銀貨)에 의한 정조(貞操)의 새 색칠ㅡ상(箱)의 생명(生命)은 이런 섬에 당도하여 비로소 찬란한 광망(光芒)을 발(發)하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은 현관(玄關) 신발장 께에 구두와 함께 벗어던져져 있다. 이제 이 지폐(紙幣) 냄새 물씬거리는 실내(室內)엔 고독(孤獨)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상(箱)은 녹음(錄音)된 완구(玩具)처럼 토오키 브로마이드ㅡ신나게 지껄였다. 그의 얼굴은 웃음으로 넘쳐 있었다. ㅡ은산(銀仙)아! 전등(電燈)이 꺼졌어, 졸립질 않니? (등불이 꺼지면 잠이 깬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여기 없다.) ㅡ아아뇨. ㅡ난 말야, 애인(愛人)을 친구한테 뺐겼단 말야. 분명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아냐, 난 그 애가 내 애인(愛人)인지 아닌지 그런 거 쇠통 알지 못했어. 허지만 내 친구가ㅡ어느 틈에 내 친구가 그 앨 좋아하게 됐단 말야. 그랬더니 그때 그 애는 내 애인(愛人)이란 사실을 깨닫게 됐단 말야. 그러고 보면 뺏기고 만 셈이지 뭐냐. 그래서 난 지각(遲刻)했다고나 할까 그렇게 되고 만 꼴인데, 이제 새삼 그 앤 내 애인(愛人)이란 주장은 못하게 됐지. 그렇지, 주장(主張)할 수가 없지. 그래서 난 친구한테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아 그런가, 그건 안되지. 아니, 괜찮어. 아니, 역시 안되겠어. 그렇게 어린애를, 그건 죄악이야. 허지만 잘 됐어. 그렇다면 그 애도 살게 되는 셈이니, 자네 같은 거시기 다소 나이 많은 신뢰(信賴)할 만한 사람에게 자기 일생(一生)을 맡길 수 있다는 건, 그건 그 애로선 행복(幸福)된 일임에 틀림없어. 그런 소릴 하고 얼버무려버렸던 것인데‥‥‥ ㅡ예쁜 여잔가? ㅡ글쎄 그렇군. 예쁘달 수도 있겠지만, 아뭏든 아주 두드러지게 특색(特色)이 있는 여자(女子)인데, 얼굴은 창백(蒼白)하고 작달막한 몸집에 근시(近視)이고 머리털이 빨갛고 절대로 웃지 않는다구. 그래 웃지 않기는커녕 입을 열지 않는다구. 그런 아주 색다른, 어쩌면 내일 당장 자살(自殺)해버리지나 않을까 싶은 염세형(壓世型)인데, 그러면서도 개성(個性)이 강(强)해서 남의 말은 쉬이 들어먹지 않거든. 그렇지, 입술이 퍼렇지. 난 또 그 애 눈알의 검은 자위를 본 적이 없어. 즉 사람을 똑바로는 절대로 보지 않는다 그 말야. ㅡ근사한 여학생(女學生)? ㅡ여자대학생(女子大學生) 그런 종류 같은데‥‥‥ 은산(銀仙)은 곧잘 면도(面刀)칼을 갖다대고 밋밋한 상(箱)의 뺨을 두 손으로 만지곤 했다. 털밑 피부(皮膚) 언저리에 찌르듯 한 아픔을 느꼈다. ㅡ그런 이상 야릇한 여자(女子) 좋아할 것 뭐예요. 내가 사랑해 드릴께요. 그러고보니 은산(銀仙)은 미인(美人)이었다. 정사(情死)하려다 남자(男子)만 죽였는지, 목 언저리에 끔찍스런 칼날 자국이 있던 것으로 기억(記憶)한다. ㅡ그래서 난 홧김에 여기로 끌고 들어 왔단 말이야. 내일 아침, 그러니까 오늘 아침이지, 랑데부 한다는 거야. 그렇지. 저 꼴 좀 보라구. 분한 김에 그런긴 했지만, 좀 안됐군. (말 말라구. 저 사람이 내 애인[愛人]을 뺏은 사람이거든.) ㅡ촌뜨기 같은 소리ㅡ깔보지 말라구요. (어째서 너 보곤 내 심정[心情]을 이렇게 똑똑이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넌 또 영리[伶悧]해. 이 심정[心情]을 참 잘도 알어.) ㅡ나이는 열 아홉, 처녀(處女)란 말씀이야. 이래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 작자는, 그렇지 거세(去勢)당한 놈이랄 수밖에. ㅡ하지만 뺏길 때꺼정 자기 애인인지 아닌지조차 알지 못했다니, 댁도 어지간히 칠칠치가 못했나 보군요. ㅡ그게 글쎄 알고 보니 짝사랑이더라 이거야. ㅡ아이고, 사람 작작 웃겨요. (요점[要點]은 그곳에 있는 모든 것은 아무일도 없었던 양 지극히 무사태평[無事泰平]하다 그 말씀이야.) ㅡ그래 난 실은 아무 말도 안했어. 물론 둘이 다 그런 걸 알아챌 까닭은 애당초 없었지. 계산(計算)과 같은 햇살이 유리장지 문을 가로질렀다. 그리하여 일회분(一回分) 표(票)를 가진 사나이가 하나 정조(貞操)의 건널목을 바람을 헤치듯 가로질러 간다. 땀이 납덩이처럼 냉랭한 도면(圖面) 위에 침전(沈澱)했다.
(柳呈 譯 : 유정 번역) |
출처: http://cafe.naver.com/leesangkhk/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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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rbas
'보산'이라는 필명의 작가가 발표했는데,
1977년 5월 「문학사상」에서 소개되었다.
당시 이상의 작품인 것으로 규정한 이유로는 산문임에도 불구하고 띄어쓰기를 전혀 하지 않은 점,
작중인물의 이름을 전기투로 쓰면서 필명 보산을 그대로 사용한 점(다른 소설에서 '이상'이나 '나'를 쓴 것처럼),
소설의 구성이 일정한 줄거리 없이 에세이식으로 되어 있고 심리적인 내적 독백으로 되어 있는 점,
즐겨 쓰여지는 관용구나 어투가 「지도의 암실」의 문체와 같은 문체를 사용하고 있는 점,
강박관념을 나타내는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점,
소설 속에 한문 문구를 집어넣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이상의 작품이 확실한 것으로 판단된다.
休業과 事情
휴업과 사정
조선, 1931. 4월
보산(甫山)
삼 년 전 이보산과 ss두 사람 사이에 끼여들어 앉아 있었다.
보산에게 다른 갈 길 이쪽을 가르쳐 주었으며 ss에게 다른 갈 길 저 쪽을 가르쳐 주었다.
이제 담 하나를 막아놓고 이편과 저편에서 인사도 없이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보산과 ss 두 사람의 삶이 어떻게 하다가는 가까워졌다 어떻게 하다가는 멀어졌다 이러는 것이 퍽 재미있었다.
보산의 마당을 둘러싼 담 어떤 점에서부터 수직선을 끌어놓으면 그 선위에 ss의 방의 들창이 있고 그 들창은 그 담의 맨 꼭대기보다도 오히려 한 자와 가웃을 더 높이 나 있으니까 ss가 들창에서 내다보면 보산의 마당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것을 보산은 적지 아니 화를 내며 보아 지내왔던 것이다.
ss는 때때로 저의 들창에 매달려서는 보산의 마당의 임의의 한점에 침을 뱉는 버릇을 한두 번 아니 내에는 것을 보산은 ss가 들키는 것을 본 적도 있고 못 본 적도 있지만 본 적만 쳐서 헤어도 꽤 많다.
어째서 남의 집 기지에다 대이고 함부로 침을 뱉느냐 대체 생각이 어떻게 들어가야 남의 집 마당에다 대이고 침을 뱉고 싶은 생각이 먹힐 가를 보산은 알아내기가 퍽 어려워서 어떤 때에는 그럼 내가 어디 한 번 저 방 저 들창에가 매달려 볼까 그러면 끝끝내는 나도 이 마당에다 대이고 침을 뱉고 싶은 생각이 떠오르고야 말 것인가 이렇게까지 생각하고는 하였지만 보산의 ss의 그런 추잡스러운 행동에 대한 악감이나 분노는 조금도 떨어지지는 않은 채로 이전이나 마찬가지다.
아침 오후 두 시 - 보산의 아침 기상 시간은 대개 오후에 들어가서야 있는데 그러면 아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날로서는 제일 첫 번 일어나는 것이니까 아침이라고 하는 것이 좋다 - 에 일어나서 투스 브러시를 입에 물고 뒤이지를 손아귀에 꽉 쥐고 마당에 내려서면 보산은 우선 ss의 얼굴을 찾아보면 의레 그 들창에서 눈에 띄는 법이었다.
ss는 보산을 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침을 큼직하게 한입 뿌듯이 그러모아서 이쪽 보산의 졸음 든 얼깨인 얼굴로 머뭇거리는 근처를 겨냥 대어서 한 번에 뱉는다.
그 소리는 퍽 완전한 것으로 처음 ssㅡ이 입을 떠날 때로부터 보산의 다당 정해진 어느 한군데 땅 - 흙 위에 떨어져 약간의 여운 진동을 내이며 흔들리다가 머물러 주저앉아 버릴 때까지 거의 교묘한 사격이 완료된 것과 같은 모양으로 듣(고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족한 감이 없을 만하게 얌전한 것이다.
단번에 보산은 얼빠져 버려서 버엉하니 장승 모양으로 섰다가 다시 정신을 자알 가다듬어 가지고 증오와모욕이 가득 찬 눈초리로 그 무례한 침략자 ss의 침 가까이 가만가만히 다가서는 것이다.
빛깔은 거의 ss의 소화작용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타액선의 분비물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주제가 남루하며 거의 침이라는 체면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꼬이 보산의 마음을 비록 잠시 동안이나마 몹시 센티멘털하게 한다.
ss는 그의 귀중한 침으로 하여 나의 앞에 이다지 사나운 주제를 노출시켜 스스로 명예의 몇 부분을 훼손시키는 딱한 일이 무엇이 ss에게 기쁨이 되는 것일까
보산은 때마침 탄식하였다.
변소에 보산의 앞에 막혀 있는 느얼 담벼락은 보산에게 있어서는 종이를 얻는 시간이 느얼이 얻는 시간보다도 훨씬 더 많을 만큼 으레 변소에 들어온 보산에게 맡겨서는 종이 노릇을 하는 것이다.
종이 노릇을 하노라면 보산을 여지없이 여러 가지 글을 썼다가 여지없이 여러 번 지우고 말아버린다.
어떤 때에는 사람 된 체면으로서는 도저히 적을 수 없는 끔찍한 사간을 만들어서 당연히 그 위에다 적어 놓고 차곡차곡 내려 읽는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또 짓는다.
보산은 ss의 그런 나날이의 좋지 못한 도전적 태도에 대하여서 생각하여 본다.
결코 ss에게는 보산에게 대하여 악의가 없는 것을 보산이 알기 쉬웠으나 그러나 그러면 왜 그 들창에서 앞으로 일백팔십 도의 넓은 전개를 가졌으면서도 구태여 이 마당에 침을 뱉느냐
그러고도 아주 천연스러운 시치미를 딱 뗀 얼굴로 앞 전망을 내어다보거나 들창을 닫거나 하는 것은 누가 보던지 혹은 도전적 태도라고 오해하기 쉽지 않은가를 ss는 알 만한데도 모르는가 모르는 체하는가 그것을 물어보고 싶지만
나는 그까짓 뚱뚱보 같은 자와는 말을 주고받기는 싫으니까 그러면 나는 그대로 내버려두겠느냐 날마다 똑같은 정도로 계속되는 것은 인생을 심심하게 하는 것이니까 나에게 있어서 그보다도 더 무서운 일은 다시없겠으니 하루 바삐 그것을 물리쳐야 할 것인데 그러면 나는 ss의 부인에게 편지를 쓰리라
ss군에게.
군은 그 사이 안녕한 지에 대하여 소생은 이미 다 짐작하였노라
그것은 날마다 때때로 그 들창에 나타나는 군의 얼굴의 산 문어와 같은 붉은빛과 그리고 나날이 작아 들어가는 군의 눈이 속히속히 나에 군의 건강 상태의 일진월장을 증명하며 보여주는 것이다.
나의 건강 상태에 대하여서는 말할 것 없고
다만 한 가지 항의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군은 대체 어찌하여 그 들창에 매달린 즉은 반드시 나의 집 마당에다 대고 - 그것도 반드시 나의 똑바로 보고 섰는 앞에서 - 침을 뱉는가.
군은 도무지 외면에 나타나서 사람의 심리를 지배하지 아니치 못하는 미관이라는 데 대하여 한 번이라도 고려하여 본 일이 있는가.
또는 위생이라는 관념에서 불결이 여하히 사람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가를 아는가 모르는가.
바라건대 군은 속히 그 비신사적 근성을 버리는 동시에 침뱉는 짓을 근신하라. 이만.
이런 편지를 써서는 떡 ss의 부인에게 먼저 전하여 주면
ss의 부인은 반드시 이것을 읽으리라
읽고 난 다음에는 마음 가운데에 이는 분노와 모욕의 념을 이기지 못하여 반드시 남편 ss에게 육박하리라
- 여보 대체 이런 창피를 왜 당하고 왔단 말이오 당신은 도야지만도 못한 사람이오 하고 들이대면 뚱뚱보 ss는 반드시 황겁하여
아아 그런가
그렇다면 오늘부터하고 그 침 뱉는 것만은 그만두지
뱉을지라도 보산의 집 마당에다 대고 뱉지만 않으면 그만이지 창피할 것이야 무엇이 있나 이러면
ss의 부인은 화가 막법꼭까지 치받쳐서 편지를 짝짝 찢어 버리고 그만 울고 말 것이니까
ss는 그러면 내 다시는 침 뱉지 않으리라 그래가면서 드디어 항복하고 말것이다.
아아 그러면 된다
보산은 기쁜 생각이 아침의 기분을 상쾌히 한 것을 좋아하면서 변소를 나서면 삼십 분이라는 적지 아니한 시간이 없어졌다.
나와보면 아직도 ss는 들창에 매달려 있으며 보산이 이리로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면서 싱글싱글 웃는 것을 보자마자 또 침을 큼직하게 한 번 탁 뱉었다.
역시 이번에도 보산의 마당의 가까운 한 점에 가례가 떨어진다.
그것을 보는 보산은 다시 화가 치 뻗쳐서 어찌 할 길을 모르고 투스 브러시를 뺏어 던지고 물을 한입 문 다음 움찔움찔하여 가지고 ss의 들창 쪽을 향하여 확 뿜어 본다.
이리하기를 서너 번이나 하다가 나중에는 목젖에다 넘겨가지고 그렁그렁해 가지고는 여러 번 헤어 내이면 ss도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마지막으로 침을 한 번 탁 뱉은 다음에 들창을 홱 닫쳐 버리고 ss의 그 보산의 두 갑절이나 되는 큰 대가리는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야 말았다.
보산은 세숫대야에다 손을 꽂아 담그고는 오늘 싸움에는 대체 누가 이겼나
자칫하면 저 뚱뚱보 ss가 이긴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십중팔구는 내가 이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여 버리면 상쾌하기는 하나 도무지 한 구석에 꺼림칙한 생각이 남아 있어 씻겨 나가지를 않아서 보산은 세수를 하는 동안에 몹시도 고생을 한다.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ss의 오지 뚝배기 긁는 소리 같은 껄껄한 목소리다.
아하 그러면 ss가 이긴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야 저렇게 유쾌한 목소리로 상규를 일한 높고 소란한 목소리로 유유히 노래를 보를수야 있을 수가 있을까 보산은 사지가 별안간 저상하여 초췌한 얼굴빛을 차마 남에게 보여줄 수가 없어서 뜨거운 물에다 야단스럽게 문질러댄다.
문득 보산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죽어 가는 보산을 살려낼 수 있는 생각 하나가 보산의 머리 속에 떠오른다.
옳다 되었다
나도 저렇게 노래를 부르면 그만이 아닌가
나도 개선가를 부르면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위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수파람한 큰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꼭 한 시간만 자고 일어날까
그러면 네 시 또 조금 있다가는 밥을 먹어야지
아니지 다섯 시 왜 그러냐 하면 소화가 안 되니까 한 시간은 앉았다가 네 시에 드러누우면
아니지 여섯 시 왜 그러냐 하면 얼른 잠이 들지 아니 하고 적어도 다섯 시까지 한 시간을 끌 것이니까
여섯 시, 여섯 시에 일어나서야 전기 불이 모두 들어와 있을 것이고 해도 져서 도로 밤이 되어 있을 터이고 저녁 밥끼도 벌써 지냈을 것이니 그래서야 낮에 일어났다는 의의가 어느곳에 있는가
공원으로 산보를 가자 나무도 보고 바위도 보고 소학교 아이들도 보고 빨래하는 사람도 보고 산도 보고 시가지를 내려다 보고 매우 효과적이고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까
보산은 곧 일어나서 문간을 나선다.
공원은 가까이 바로 산 밑에서 산과 닿아 있으니 시가지에서 찾을 수 없는 신선한 공기와 청등한 경치가 늘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보산은 그러한 훌륭한 장소가 자기 집 바로 가까이 있다는 것을 퍽 기뻐하여 믿음직하게 여기어오는 것이다.
가지는 않지만 언제라도 가고 싶으면 곧 갈 수 있지 않느냐 이다지 불결한 공기 속에 살아간다고 하지만 신선한 공기가 필요한 때에는 늘 곁에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으며 또 곧 가서 충분히 마시고 올 수가 있지 아니하냐 마시지는 않는다 하여도 벌써 심리적으로는 마신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냐 사람에게는 생리적으로 보다도 심리적으로 위생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런고로 보산은 늘 건강 지대에서 살고 있는 것과 조금도 다름없는 것이 아닐까
아니 차라리 더 한층 나은 것이 아닐까.
때로는 비록 보산일 망정 이렇게 신선한 공기를 마시러 공워능로 산보를 가고 있지 아니하냐.
보산의 마음은 기뻐졌다.
문간을 나서자 보산은 ss를 만났다느니 보다도 ss가 ss의 집 문간에 나와 있는 것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ss는 그 바위 만한 가슴 배 사이 체내로 치자면 횡경막의 위치 부근에다 ss의 딸 어린아이를 안고 나와서 있다느니 보다도 어린아이는 바위 위에 열렸거나 놓여 앉아 있거나 달라붙어 매달려 있거나의 어느 하나이었다. - 에 끔찍 끔찍이도 흉한 분장이로군 저것이 가면이라면?
엣 엣 에 엣
- 뚱뚱보 ss의 뇌는 대단히 나쁠 것은 정한 이치다.
그렇지 아니하고야 그런 혹은 이런 추태를 평연히 누출시키지는 대개 아니 할 것이니까.
보산은 이렇게 생각하며 못내 그 딸 어린아이를 불쌍히 여기노라고 한참이나 애를 쓴 이유는 어린아이도 따라서 뇌가 나쁘리라 장래 어린아이의 시대가 돌아왔을 때에는 뇌가 나쁜 사람은 오늘의 뇌가 나쁜 사람보다도 훨씬 더 불행할 것이 틀림없을 것이니까.
ss의 어린아이의 장래 같은 것은 꿈에도 생각할 줄 모르는가
왜 스스로 뇌를 개량치를 않는가
아니 그것은 이미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자 하여도
왜 피임법을 써서 불행함에 틀림없을 딸 어린아이를 낳기를 미연에 막지 않았는가
그것도 ss가 뇌가 나쁜 까닭이겠지만 참으로 딱하고도 한심한 일이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ss의 딸 어린아이는 벌써 세 살 딸 어린 아이의 시대도 머지 아니하였으니 ss나 나이나 그 어린아이의 얼마나 불행한 가를 눈으로 바로 볼 것이니 그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ss에게 자살을 권할까
그렇지만 뇌가 나쁜 ss로서는 이것을 나의 살인 행위로밖에 해석치 아니 할 것이니
ss가 자살할 수 있을까는 싶지도 않은 일이다.
보산은 다시는 ss의 딸 어린아이를 안고 문간에 나와 선 사나운 모양은 보지 아니 하리라 결심하려 하였으나 그것은 도저히 보산의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닐 터이니까고 결심하는 것까지는 그만두기로 하였으나 될 수 있으면 피할 도리를 강구할 것을 깊이 마음 가운데 먹어 두기로 하였다.
또 하나
옳다 그러면
ss에게 그렇지 아니하면 ss의 부인에게
피임법에 관한 비결을 몇 가지만 적어서 보낼까
그렇게 하자면 나는 흥미도 없는 피임법에 관한 책을 적어도 몇 권은 읽어야 할 터이니 그것도 도무지 귀찮은 일이다 그만두자 그러자니
참으로 ss의 부부와 딸 어린아이는 불행하고
나를 생각하면 보산은 또 한 번 마음이 센티멘털하여 들어오는 것을 느끼지 아니 할 수는 없었다.
밤이 이슥히 보산의 한나젱 다다라 와 있었다.
얼마 있으면 보산의 오정이 친다.
보산은 고인의 말대로 보산이 얼마나 음양에 관한 이치를 잘 이해하여 정신수양을 하고 있는 것인가를 다른 사람들은 하나도 모르는 것이 섭섭하기도 하였으며 또는 통쾌하기도 하였다.
보산은 보산의 정신상태가 얼마나 훌륭히 수양되어 있는 것인가 모른 다는 것을 마음속에 굳게 믿어 오고 있는 것이었다.
양이 성한 때 잠자며
음의 성한 때 깨어 있어 학문하는 것이 얼마나 이치에 맞는 일인가
세상 사람들이 왜 모르느냐 도탄에 묻힌 현대 도시의 시민들이 완전히 구조되기엔 그들이 빠져 있는 불행의 깊이가 너무나 깊어 버리고 만 것이로구나 보
산은 가엾이 여긴다.
읽던 책을 덮으며 그는 종이를 내어놓아 시를 쓴다.
세상에서 땅바닥에 달라붙어 뜯어먹고 사는 천하 인간들의 쓰는 시와는 운소로 차가 나는 훌륭한 시를 보산은 몇 편이나 몇 편이나 써놓은 것이건만 그 대신 세상 사람들은 그의 시를 이해하여 줄 리가 없는 과대망상으로 밖에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보산 혼자만이 설워하고 있으니 누가 보산이 이것을 설워하고 있다는 것조차 알아 줄 이가 있을까.
보산은 보산이야말로 외로운 사람이라고 그렇게 정하여 놓고 앉아 있노라면 눈물나는 한 구 고인의 글이 그의 머리에 떠오른다
보산을 위로한답시고
보산아 보산아
들어보아라
德不孤 必有隣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 / 논어論語
보산의 방안에 걸린 여러 가지 그림틀들은 똑바로 걸려 서 있지 아니하며 안 된다.
보산은 곧 일어나서 똑바로 서 있지 아니한 것을 똑바로 세워 놓는다.
보산은 보산의 방안에 있는 무엇이던 고는 반드시 보산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자마자 고단한 몸 불편한 몸을 비스듬히 담벼락에 기대이고 있던 것을 얼른 놀란 듯이 고쳐서는 똑바로 앉는다.
그리고는 그림틀들은 다 보산을 본받은 것이 아니냐 라고 생각하며 흔연히 기뻐하는 것이었다.
시계가 세 시를 쳤다.
보산은 오후가 탔다.
밤은 너무 고요하여서 때로는 시계또 제꺽거리기를 꺼리는 듯이 그네 질을 자고 그만두려고 만드는 것 같았다.
보산은 피곤한 몸을 자리 위에 그대로 잠깐 눕혀 본다.
이제부터 누우면 잠이 들 수 있을까 없을까를 시험하여 보기 위하여
그러나 잠은 보산에게서는 아직도 머언 것으로 도무지 보산에게서는 아직도 머언 것으로 도무지 보산에게 올까 싶지는 않았다.
보산은 다시 몸을 일으키어 책상머리에 기대이면
가만 가만히 들려오는 노래 소리는 분명히 ss의 노래 소리에 틀림없는데
아마 ss도 저렇게 밤을 낮으로 삼아서 지내는가
그러면 ss도 음양의 좋은 이치를 터득하였단 말인가
아니다.
그 따위 뚱뚱보 ss의 나쁜 뇌를 가지고는 도저히 그런 것을 깨달아 낼 수가 있다고는 추측되지 않는 일이다.
저것은 분명히 ss의 불섭생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불면증이다.
병이다
잠이 아니오니까 지렇게 청승스럽게 일어나 앉아서 가장 신비로운 것을 보기나 하듯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다고 하여 두겠지만 아까 낮에 들리던 개선가의 ss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을 만치 지저분히 흉한 것이었음에 반대로
이 밤중의 ss의 목소리의 무엇이라고 저렇게 아름다움여. 하고 보산은 감탄하지 아니 알 수 없었을 만치 가늘고 기일고 떨리고 흔들리고 얇고 멀고 얕고 한 것을 듣고 앉아 있는 보산은 금시로 모든 것을 다 잊어 버릴 수밖에는 없었을 만치 멍하니 앉아서 듣기는 듣고 있지만
그것이 과연 ss의 목소리일까 뚱뚱보 ss의 나쁜 외로서 저 만치 고운 목소리를 자아 낼 만한 훌륭한 소질이 어느 구석에 박혀 있었던가
그렇다면 뚱뚱보 ss는 그다지 업수이여길 수는 없는 뚱뚱보 ss가 아닐까
목소리가 저만하면 사람을 감동시킬 만한 자격이 넉넉히 있지만 그까짓 것쯤 두려울 것은 없다하여 버리더라도
하여간 ss가 이 한밤중에 저만큰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일 수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라고 아니 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보산이 그에게 경의를 별안간 표하기 시작하게 된다거나 할 일이야 천부당 만부당에 있을 법한 일도 아니련만
보산이 그래도 ss의 노래 소리에 이렇게도 감격하고 있는 것은 공연히 여태까지 지고 오던 ss에 대한 경멸감과 우월감을 일시에 무너뜨려 버리는 것이 되고 말지 않을까
그것이 퍽 불안하면서도 보산은 가만히 ss의 노래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앉아 있다.
오늘은 대체 음력으로 며칠쯤이나 되나 아니 양력으로 물어도 좋다 달은 음력으로 만 뜨는 것이 아니고 양력으로 뜨는 것이 아니냐
하여간 날짜가 어떻게 되어 있기에 이렇게 달이 밝을까
달이 세 시가 지내었는데 하늘 거의 한복파넹 그대로 남아 있을까
보산의 그림자는 보산을 닮지 아니하고 대단히 키가 작고 뚱뚱한 것과 똥똥한 것은 대단히 다른 것이니까 하필 닮았다고 말할 것도 아니니까 그까짓 것은 아무래도 좋지 않느냐 하더라도
웬일로 이렇게 ss의 목소리가 아름다울까 하고 보산은 그 ss가 매달리기 만하면 반드시 이 마당에다 고 침을 뱉는 불결한 들창이 있는 담 밑으로 가까이 가서 가만히 그쪽 ss의 방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이 과연 여기인가 아닌가 하고 자세히 엿들어보아도 분명히 노래 소리가 나오는 곳은 여기인데
그렇다면 그 노래는 ss의 노래 소리에는 틀림이 없을 것을 생각하니 더욱더욱 이상하다는 생각만이 보산의 여러 가지 생각의 앞을 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보산은 또 다시 생각하여 보면 그 노래 소리는 ss의 부인의 노래 소리가 아닌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ss와 ss의 부인은 한방에 있는지
그렇다면 딸 어린아이가 세 살 먹었는데 피곤한 어머니의 몸이 여태껏 잠이 들지 않았다고는 이야 생각할 수는 없는 사정이 아니냐
잠이 안 들었다 하여도 어린아이가 잠에서 깨일까봐 결코 노래를 부르거나 할 리는 없지만
또 누가 남의 속을 아느냐 혹은 어린아이가 도무지 잠을 들지 아니하므로 자장가를 부르는 것이나 아닐까
하지만 보산이 아무리 아무 것도 모른다한대야 불리우는 노래가 자장가이고 아닌 것쯤이야 구별하여 낼 수 있음 즉 한데
그래도 누가 아나 때가 때인 만큰 그렇지만
보산의 귀에는 분명히 일본 야스기부시에 틀림없었다.
설마 ss의 부인이 일본 야스기부시를 한밤중에 부르려 하여도 그런 것들은 하여간 ss와 ss의 부인이 한방에 있다는 것은 대단히 문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둘이 한방에 있다는 것을 보산에게 알린다는 것은 다시없이 말들을 만한 문란한 일이다.
보산은 이렇게 여러가지로 생각하며 그 담 밑에서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한 개의 밤 동안을 잤는지 두 개의 밤 동안을 잤는지 보산에게는 똑똑히 나서지 않았을 만하니 시계가 아홉 시를 가리키고 있더라는 우연한 일이다.
마당에 나서는 보산의 마음은 아직 자리 가운데에 있었는데 아침은 이상한 차림차림으로 보산을 놀라게 하였을 때에 보산의 방안에 있던 마음이 냉큼 보산의 몸뚱아리 가운데로 튀어들고 보니 그리고 난 다음의 보산은 아침의 흔히 보지 못하던 경치에 놀라지 아니 할 수 없었다.
지붕 위에 까치가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것이 어떻게도 마음놓고 머물러 있는 것 같이 보이는지 그곳은 마치 까치의 집으로밖에 아니 여겨진다면 또 왜 까치는 늘 보산이 일어나는 시간인 오후 세 시 가량 해서는 어데를 가고 없느냐 하면 그것은 까치는 벌이를 하러 나간 것으로 아직 돌아오지 아니한 탓이라고 그렇게 까닭을 붙여놓고 나면 보산에게는 그럴 듯하게 생각하게 되니 보산이 일어날 때마다 보살펴 보지도 아니하는 지붕 위에 한자리는 까치가 사는 집 - 사람으로 치면 - 이 있는 것을 보산은 몰랐구나 생각하노라면 보산은 웃고 싶었는데 그럼 까지는 어느 때에 벌이 자리를 향하여 떠나서는 집을 뒤에 두고 나서는 것일는지가 좀 알고 싶어서 한참이나 서서 자꾸만 치어다보아도 까치는 영영 날아가지는 않으니 아마 까치가 집을 나설 시간은 아직 아니 되고 먼 모양이로구나 한 즉 보산은 오늘은 나도 꽤 일찍 일어났구나 생각을 먹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무어 거리낌한 일도 없어서 퍽 상쾌한 기분이다. 그러나 ss가 어전히 그들 창에 매달려서는 이쪽 보산의 마당을 노려보고 있는 것을 본 보산은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아지며 별안간 앞이 팽팽 돌아 들어오는 것을 못 그러게 할 수 없었다. 대체 ss가 이 이른 아침에 웬일인가 ss는 이렇게 일찍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은 물론 보산에게는 아니었고 아침으로부터 보산이 일어나서 처음 ss를 만나는 시간까지 그 동안 ss는 죽은 사람이라고 쳐도 관계치 않을 것인데 인제 보니 ss는 있구나 밤 네 시로부터 아침 이맘때까지는 구태여 ss를 없는 사람이라고 치지는 않는다 피차에 잠자는 시간이라고 치고라도 이것은 천만에 뜻하지 못한 일이다. ss는 보산을 항하여 예언자와 같은 엄숙한 얼굴을 하더니 떡 큼직하게 하품을 한 번 하고 나서는 소프라노에 가까운 목소리로 소가영각할 때하는 소리와 같은 기성을 한 번 내어보는지 과연 그것이 이 ss이라면 그대는 바야흐로 놀라지 아니하려는가 하는 듯이 보산의 표정이 내어 걸린 간판이 무슨 빛깔인가를 기다린다는 듯이 흠뻑 해야 그것이 그것이지 하는 듯이 보산을 내려보며 어데 다른 곳에서 얻어 온것 같은 아름다운 미소를 얼굴에 띄우는 것이었다. 보산은 그 다음은 그러면 무엇이냐는 듯이 ss를 바라다보면 ss는 아아 그것은 네가 왜 잘 알고 있지 아니하냐는 듯이 침을 입 하나 가득 거의 보산의 발 가까운 한 점에다 뱉어놓고는 만족하다는데 가까운 표정을 쓱 하여 보이면 보산은 저것이 아마 ss가 만족해서 못 견디는 데에 하는 얼굴인가 보다 끔찍이도 변변치 못하다 생각하였다는 체하는 표정을 보산은 ss에게 대항하는 뜻으로 하여 보여도 ss는 그까짓 것은 몰라도 좋다는 듯이 한번 해 놓은 표정을 변경치 - 좀체 - 않는다. 횡포한 마술사 보산이 나타나자 그 느얼 조각은 또 종이 노릇을 하노라면 종이가 상상할 수 있는 바 글자라는 글자 말이라는 말쳐 놓고 한 싸우는 것이 없다. ss야 나는 너에게 도저히 경의를 표할 수는 없다. 너의 그 동물적 행동은 무엇이냐. 나의 자조의 너에게 대한 모멸적 표정을 너는 누이 있거든 보느냐 못 보니냐고 나서는 노하느냐 웃느냐 너도 사람이거든 좀 노할 줄도 알아두어라 모르거든 너의 부인에게 물어보아라 빨리 노하라. 그리하여 다시는 그와 같은 파렴치적 행동을 거듭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러면 ss는 보산아 노하는 것이란 다 무엇이냐 나는 적어도 그까짓 일에 노하고 싶지는 않다 따라서 나의 그 동물적 행동이란 대체 나의 어떠한 행동을 가리켜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나 나의 행동의 어느 하나라도 너를 위하여 변경할 수는 없다. 이렇게 답장이 오면 ss야 나는 너에게 최후통첩을 보낸다. 너 같은 사회적 저능아를 그대로 두어서는 인류의 해독이 될 것이니까 나는 너를 내일 아침 네가 또 그 따위 짓을 개시하는 것과 동시에 총살을 하여 버리리라 총 총 총 총 총은 나의 친한 친가구 공기총을 가진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으니까 그는 그것을 얼른 빌려줄 줄로 믿는다. 너는 그래도 조금도 무섭지 ㅇ낳으낙 네가 즉사까지는 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얼굴에 샛길 무서운 힘을 무엇으로 가리려는가 너는 그 흉한험으로 말미암아 일생을 두고 결혼할 수 없는 불행을 맛보리라 그러면 보산아 너는 무슨 정신이냐 나는 이미 결혼하였다는 것을 모르느냐 나의 아내는 너를 미워하리라 그러면 ss 들어보아라 나는 너의 부인에게 편지를 하여 버릴 것이다 너의 그 더러운 행동을 사실대로 일일이 적어서는 그러면 너의 부인은 너를 얼마나 모욕하며 혐오할 것인가를 너 같은 뚱뚱보의 나쁜 뇌를 가지고는 아마 추측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보산아 너는 무엇이라고 나를 놀리느냐 너는 나의 아내를 탐내는 자인 것이 분명하다. 나는 너를 살인죄로 고소할 것이다 법률이 너에게 가할 고통을 너는 무서워하지 않느냐 그러면. 보산은 적을 물리치기 준비에 착수하였다. 잉크와 펜 원고지에 적히는 첫 자가 오자로 생겨먹고 마는 것을 화를 내는 것 잡히지 않는 보산의 마음에 매달려 대롱대롱 하는 보산의 손이 종이를 꼬깃꼬깃 구겨서는 마당 한가운데에 홱 내어 던진다는 것이 공교스러히도 ss가 오늘 아침에 뱉어놓은 침에서 대단히 가까운 범위 안에 떨어지고만 것이 보산을 불유쾌하게 하여서 보산은 얼른 일어나 마당으로 내려가서는 그 구긴 종이를 다시 집어서는 보산이 인제 이만하면 적당하겠지 생각하는 자리에다 갖다 떡 놓고 나서 생각하여 보니 그것은 버린 것이 아니라 갖다가 놓은 것이라 보산의 이 종이에 대한 본의를 투철치 못한 위반 된 것이 분명하므로 그러면 이것을 방안으로 가지고 돌아가서 다시 한 번 버려보는 수밖에 없다하여 그렇게 이번에야 하고 하여보니 너무나 공교스러운 일에 공교스러운 일이 계속되는 것은 이것도 공교스러운 일인지 아닌지 자세히 모르는 것 같은 것쯤은 그대로 내어 버려 두어도 관계치 않고 우선 이것을 내가 적당하다고 인정할 때까지 고쳐하는 것이 없는 시간에 급선무라 하여 자꾸 해도 마찬가지고 고쳐해도 마찬가지였다 하다가는 흥분한 정신에 몇 번이나 했는지 도무지 모르는 동안에 일이 성공이 되어 보니 상쾌한지 안한지 그것도 도무지 보산 자신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그렇다면 단할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지 아니하냐고 하지만 우선 편지부터 써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나니까 보산은 편지부터 써서 이번에는 그런 고생은 안하리라 하고 정신을 차려 썼다는 것이 겨우 다음에 같은 것이었다. - “ ss야 내가 어떠한 사람인가 너의 부인에게 물어보아라 너의 부인은 조금도 미인은 아니다.” – 오늘은 분명히 무슨 축제일인가 보다 하고 이상한 소리에 무슨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며 귀를 기울리고 있노라면 보산의 방에 걸린 세계에 제일 구식인 시계가 장엄한 격식으로 시계가 칠 수 있는 제일 많은 수효를 친다. 보산은 일어나 문간을 나섰다가 편지를 ss의 집 문간에 넣으려는 생각이 막 니일기 전에 이상스러운 것을 본 것이 있다. ss의 집 대문을 가로질러 매어진 새끼줄에는 붉은 고추가 매달려 있었다. 이런 세상에 추태가 어데 있나 ss는 참으로 이 세상에서 제일 가엾은 사람이니까 나는 ss에게 절대 행동을 하는 것만은 그만두겠다고 결심하고 난 다음에는 보산은 그대로 대단히 슬픈 마음도 있기는 있는 것이다 하면서 어슬렁어슬렁 걸어서는 간다는 것이 와 보니 보산의 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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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은대체음력으로 며칠날쯤이나되나 아니양력으로 물어도좋다 달은음력으로만뜨는것이아니고 앙력으로뜨는것이아니냐 하여간날짜가어떻게되어 있길래이렇게달이밝을까달이세시가지내었는데 하늘거의한복판에그대로남아있을까 보산의그림자는보산을닮지아니하고 대단히키가작고 뚱뚱하다느니보다도 뚱뚱한것이 거의SS를닳았구나불유쾌한일이로구나 왜하필그까짓뇌가 나쁜뚱뚱보SS를닮는단말이냐 그렇지만뚱뚱한것과 똥똥한것은대단히다른것이니까 하필닮았다고 말할것도아니니까 그까짓것은아무래도좋지않으냐하더라도 왠일로이렇게SS의목소리가아름다울까하고 보산은그SS가가매어달리기만하면 반드시이마당에다대고 춤을배앝는 불결한들창이있는 담밑으로가까이가서가만히 그쪽SS의방노래소리가흘러나오는것이 과연여기 인가아닌가하고 자세히엿들어보아도 분명히노래소리가나오는곳은 여기인데그렇다면 그노래는SS의노래소리에는 틀림이없을것을생각하니 더욱더욱이상하다는생각만이보산의여러갖생각의l 앞을서우는것이었다. 그러나보산은 또다시생각하여보면 그노래소리는SS의부인의노래소리가아닌지도모르지란 그렇다고SS와SS의부인은한방에있는지 그렇다면딸어린아이가세살먹 었는데피곤한어머니의몸이여태껏잠이들지않았다고는이야 생각할수는없는사정이아니냐 잠이안들었다하여도 어린아이가잠에서 깨일까봐결코노래를부르거나 할리는없지만 또누가남의속을아느냐 혹은어린아이가도무지잠이들지아니하므로 자장가를부르는것이나아닐까하지만 보산이아무리아무것도모른다한대야불리우근노래가 자장가이고 아닌것쯤이야 구별하여낼수있음즉한데 그래도누가아나 때가때인만큼 그렇지만보산의귀에는 분명히일본야스기부시를에틀림없었다. 설마SS의부인이일본야스기부시를한밤중에부르려하여도 그런것들은하여간SS와SS의부인이한방에있다는것은 대단히문란한일이라고생각한다. 더우기둘이한방에있다는것을 보산에게알린다는것은다시없이 말들을만한문란한일이다 보산은이렇게여러가지로생가하며 그담밑에서노래소리에귀를기울이고있었다.
한개의밤동안을잤는지 두거의밤동안을잤는지 보산에게는똑똑히나서지않았을만하니 시계가아홉시를가리키고있더라는우연한일이다. 마당에나서는보산의마음은 아직자리가운데에있었는데 아침은이상한차림차림으로 보산을놀라게하였을때에 보산의방안에있던마음이 냉큼보산의몸뚱아리가운데로튀어들고보니 그리고난다음의보산은 아침의흔히보지못하던 경치에놀라지아니할수없었다. 지붕위에까치가한마리가있었는데 그것이어떻게도마음놓고머물러있는것같이보이는지 그곳은마치까치의집으로밖에 아니여겨진다면또왜까치는늘보산이일어나는시간인 오후세시가량해서는어데를가고없느냐하면 그것은까치는 벌이를하러나간것으로아직돌아오지아니한탓이라고 그렇게까닭을 붙여놓고나면보산에게는그럴듯하게생각하게되니 보산이일어날때마다보살펴보지도아니하는지붕 위에한자리는 까치가사는집 - 사람으로치면 - 이있는것을보산은 몰랐구나생각하노라면보산은웃고싶었는데 그럼까치는 어느때에벌이자리를향하여떠나서는 집을뒤에두고 나서는것일는지가좀알고싶어서한참이나서서자꾸만치어다보아도 까치는영 영날아가지는않으니 아마까치가집을나설시간은아직아니되고먼모앙이로구나한즉보산은오늘은나도꽤일찍일어났구나 생각을먹는것이 부끄럽지않고 무어꺼리낌한일도없어서퍽상쾌한기분이다. 그러나SS가여전히 그들창에매여달려서는이쪽보산의마당을노려보고있는것을본 보산은가슴이꽉막히는것같아지며 별안간앞이팽팽돌아들어오는것을 못그러게할수없었다. 대체SS가이이른아침에웬일일까 SS는이렇게일찍일어날수있는사람은 물론보산에게는 아니었고아침으로부터보산이 일어나서처음SS를만나는시간까지 그동안SS는죽은사람이라고쳐도관계치않을것인데 인제보니 SS는있구나 밤네시로부터아침 이맘때까지는구태여SS를없는사람이라고치지는않는다 피차에잠자는시간이라고치고라도 이것은천만에뜻하지못한일이다. SS는보산을향하여 예언자와같은엄숙한얼굴을하더니 떡큼직하게하품을한번하고나서는 소프라노에가까운목소리로 소가영각할때하는 소리와같은기성을한번내어보더니 입맛을쩍쩍다시면서 지난밤에아름다운 노래소리를 그대는들었는지과연그것이 이SS이라면 그대는바야흐로 놀라지아니하려는가하는듯이 보산의표정이내어길린간판이 무슨빛깔인가를기다린다는듯이 흠뻑해야 그것이그것이지하는듯이보산을내려보며 어데다른곳에서얻어온것같은아름다운미소를얼굴에띄우는것이었다. 보산은그다음은 그러면무엇이냐는듯이SS를바라다보면 SS는아아그것은네가왜잘알고있지아니하냐는듯이 춤을입하나가득이거의보산의발가까운한점에다배앝아놓고는 만족하다는데가까운 표정을쓱하여보이면보산은저것이 아마SS가만족해서못견디는데에하는얼글인가보다 끔찍이도변변치못하다생각하였다는체하는 표정을보산은SS에게대항하는뜻으로하여보여도 SS는rm까짓것은몰라도좋다는듯이 한번해놓은표정을변경치 - 좀체로는 - 않는다.
횡포한마술사보산이나타나자 그느얼조각은또종이노릇을하노라면종이가상상할수있는바 글자라는글자 말이라는말쳐놓고 안씨우는것이없다. SS야 나는너에게도 저히경의를표할수는없다.
너의그동물적행동은무엇이냐. 나의자조의너에게대한모멸적표정을너는군이있거든보느냐 못보느냐고나서는 노하느냐 웃느냐너도사람이거든 좀노할줄도알아두어라 모르거든 너의부인에게 물어보아라 빨리노하라. 그리하여다시는 그와같은파렴치적행동을거듭하지말기바란다. 그러면SS는 보산아노하는것이란무엇이냐 나는적어도 그까짓일에노하고싶지는않다 따라서 나의그동물적행동이란대체나의어떠한행동을가리켜말하는것인지모르나 나의행동의어느하나라도너를위하여 변경할수는없다 이렇게답장이오면 SS야나는너에게최후통첩을보낸다. 너같은사회적저능아를그대로두어서는 인류의해독이될것이니까 나는너를내일아침 네가또그따위짓을개시하는것과동시에 총살을하여버리라 총 총 총 총 총은나의친한친구가공기총을가진것을나는잘알고있으니까 그는그것을얼른빌려줄줄로믿는다. 너는그래도조금도무섭지않은가 네가즉사까지는하지않을지모르지만 얼굴에생길무서운험을무엇으로 가리려는가 너는그흉한험으로 말미암아일생을두고 결혼할수없는불행을맛보리라 그러면보산아너는무슨정신이냐 나는이미결혼하였다는것을모르느냐 나의아내는너를미워하리라그러면SS를보아라 나는너의부인에게편지를하여버릴것이다너의그더러운행등을사실대로일일이적어서는 그러면너의부인은 너를얼마나모욕하며 혐오할것인가를너같은뚱뚱보의나쁜뇌를가지고는 아마추측해내기는어려울것이다그러면 보산아뇌는무엇이라고나를놀리느냐 너는나의아내를탐내는자인것이분명하다. 나는너를살인죄로고소할것이다법률이 너에게가할고통을너는무서워하지않느냐그러면
보산은적을 물리치기준비에착수하였다. 잉크와펜 원고지에적히는첫자가오자로생겨먹고마는것을 화를내는것잡히지않는보산의마음에매어달려 데룽데룽하는보산의보산의손이종이를꼬기꼬기구겨서는 마당한가운데에홱내어던진다는것이공교스러히도 SS가오늘아침에배앝아놓은춤에서대단히가까운범위안에떨어지고만것이 보산을불유쾌하게하여서보산은얼른일어나 마당으로내려가서는그구긴종이를다시집어서는보산이인제이만하면 적당하겠지 생각하는자리에갖다떡놓고생각하여보니 그것은버린것이아니라 갖다가놓은것이라 보산의종이에대한본의를투철치못한위반된것이분명하므로 그러면이것을방안으로가지고돌아가서 다시한번버려보는수밖에없다하여 그렇게이번에야하고하여보니너무나 공교스러운일에공교그러운일이계속되는 것은 이것도 공교스러운일인지아닌지 자세히모르는것같은것쯤은그대로내어버려두어도관계치않고 우선이것을내가적당하다고인정할때까지고쳐하는것이 없는시간에 급선무라하여자꾸해도마찬가지고 고쳐해도마찬가지였다 하다가는흥분한정신에몇번이나했는지 도무지모르는동안에 일이성공이되고보니 상쾌한지안한지 그것도도무지보산으로서는 판단하기어려운일이었는데 그렇다면단할사람이라고는 아무도없지아니하냐고하지만 우선편지부터써야하지않겠느냐 생각나니까보산은 편지부터써서 이번에는그 고생은안하리라하고 정신을차려썼다는것이 겨우다음과같은것이었다.
---- 『SS야 내가어떠한사람인가 너의부인에게물어보아라 너의부인은조금도 미인은아니다』 ----
오늘은분명히무슨축제일인가보다하고 이상한소리에무슨일이생겼을까하고 생각하며귀를기울이고있노라면 보산의방에걸린세계에제일구식인시계가 장엄한격식으로시계가칠수있는제일많은수효를친다. 보산은일어나문간을나섰다가편지를SS의집문간에넣으려는생각이 막니일기전에이상스러운것을본것이있다. SS의집대문을가로질러매어진 새끼줄에는숯과붉은고추가매 달려있었다. 이런세상에추태가어데있나SS는참으로이세상에서 제일가엾은사람이니까 나는SS에게절대행동을하는것만은 그만구겠다고결심하고난다음에는 보산은그대로대단히슬픈마음도있기는있는것이다 하면서어슬렁어슬렁걸어서는간다는것이 와보니보산의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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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
이상(李箱)
그는 쓸데없이 자기가 애정의 거자(遽者)인 것을 자랑하려 들었고 또 그러지 않고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공연히 그는 서먹서먹하게 굴었다. 이렇게 함으로 자기의 불행에 고귀한 탈을 씌워 놓고 늘 인생에 한눈을 팔자는 것이었다.
이런 그가 한 소녀와 천변(川邊)을 걸어가다가 그만 잘못해서 그의 소녀에게 대한 애욕을 지껄여 버리고 말았다.
여기는 분명히 그의 음란한 충동 외에 다른 아무런 이유도 없다. 그러나 소녀는 그의 강렬한 체취와 악의의 태만에 역설적인 흥미를 느끼느라고 그냥 그저 흐리멍텅하게 그의 애정을 용납하였다는 자세를 취하여 두었다. 이것을 본 그는 곧 후회하였다. 그래서 그는 이중의 역어를 구사하여 동물적인 애정의 말을 거침없이 소녀 앞에 쏟고 쏟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그의 육체와 그 부속품은 이상스러울 만치 게을렀다.
소녀는 조금 왔다가 이 드문 애정의 형식에 그만 갈팡질팡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내심 이 남자를 어디까지든지 천하게 대접했다. 그랬더니 또 그는 옳지 하고 카멜레온처럼 태도를 바꾸어서 소녀에게 하루라도 얼른 애인이 생기기를 희망한다는 둥 하여 가면서 스스럽게 구는 것이었다.
소녀의 눈은 이번 허위가 그대로 무사히 지나갈 수가 없었다. 투시(透視)한 소녀의 눈이 오만을 장치하기 시작하였다. 그러기 위한 세상의 '교심(驕心)한 여인'으로서의 구실을 찾아 놓고 소녀는 빙그레 웃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연(衍)씨를 욕허니까 어디 제가 고쳐 디리지요. 연씨는 정말 악인인지두 모르니까요."
이런 소녀의 말버릇에 그는 가슴이 뜨끔했다. 그냥 코웃음으로 대접할 일이 못 된다. 왜? 사실 그는 무슨 그렇게 세상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있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악인일 것도 없었다. 말하자면 애호하는 가면을 도적을 맞는 위에 그 가면을 뒤집어 이용당하면서 놀림감이 되고 말 것밖에 없다.
그러나 그라고 해서 소녀에게 자그마한 욕구가 없는 바는 아니었다. 아니 차라리 이것은 한 무적 '에고이스트'가 할 수 있는 최대 욕구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결코 고독 가운데서 제법 하수(下手)할 수 있는 진짜 염세주의자는 아니었다. 그의 체취처럼 그의 몸뚱이에 붙어다니는 염세주의라는 것은 어디까지든지 게으른 성격이요 게다가 남의 염세주의는 어느 때나 우습게 알려 드는 참 고약한 아리아욕(我利我慾)의 염세주의였다.
죽음은 식전의 담배 한 모금보다도 쉽다. 그렇건만 죽음은 결코 그의 창호(窓戶)를 두드릴 리가 없으리라고 미리 넘겨짚고 있는 그였다. 그러나 다만 하나 이 예외가 있는 것을 인정한다.
A double suicide.
그것은 그러나 결코 애정의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는다. 다만 아무것도 이해하지 말고 서로서로 '스프링보드' 노릇만 하는 것으로 충분히 이용할 것을 희망한다. 그들은 또 유서를 쓰겠지. 그것은 아마 힘써 화려한 애정과 염세의 문자로 가득 차도록 하는 것인가 보다.
이렇게 세상을 속이고 일부러 자기를 속임으로 하여 본연의 자기를, 얼른 보기에 고귀하게 꾸미자는 것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애정이라는 것에 서먹서먹하게 굴며 생활하여 오고 또 오는 그에게 고런 마침 기회가 올까 싶지도 않다.
당연히 오지 않을 것인데도 뜻밖에 그가 소녀에게 가지는 감정 가운데 좀 세속적인 애정에 가까운 요소가 섞인 것을 알아차리자 그 때문에 몹시 자존심이 상하지나 않았나 하고 위구(危懼)하고 또 쩔쩔매었다. 이것이 엔간치 않은 힘으로 그의 정신생활을 섣불리 건드리기 전에 다른 가장 유효한 결과를 예기하는 처벌을 감행치 않으면 안 될 것을 생각하고 좀 무리인 줄은 알면서 노름하는 셈치고 소녀에게 double suicide를 프로포즈하여 본 것이었다.
되어도 그만 안 되어도 그만 편리한 도박이다. 되면 식전의 담배 한 모금이요, 안 되면 소녀를 회피하는 구실을 내외에 선고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거기는 좀 너무 어두운 그런 속에서 그것은 조인된 일이라 소녀가 어떤 표정을 하나 자세히 볼 수는 없으나 그의 이런 도박적 심리는 그의 앞에서 늘 태연한 이 소녀를 어디 한번 마음껏 놀려먹을 수 있었대서 속으로 시원해하였다. 그런데 나온 패(牌)는 역시 '노'였다. 그는 후― 한번 한숨을 쉬어 보고 말은 없이 몸짓으로만,
"혼자 죽을 수 있는 수양을 허지."
이렇게 한번 배를 퉁겨 보았다. 그러나 이것 역시 빨간 거짓인 것은 물론이다.
황량한 방풍림(防風林) 가운데 저녁 노을을 멀거니 바라다보고 섰는 소녀의 모양이 퍽 아팠다.
늦은 가을이라기보다 첫겨울 저물게 강을 건너서 부첩(符牒)과 같은 검은빛 새들이 떼를 지어 날았다. 그러나 발 아래 낙엽 속에서 거의 생물이랄 만한 생물을 찾아볼 수조차 없는 참 적멸의 인외경(人外境)이었다.
"싫습니다. 불행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이 제게는 더없는 매력입니다. 그렇게 내어버리구 싶은 생명이거든 제게 좀 빌려 주시지요."
연애보다도 한 구(句) 위티시즘(경구)을 더 좋아하는 그였다. 그런 그가 이때만은 풍경에 자칫하면 패배할 것 같기만 해서 갈팡질팡 그 자리를 피해 보았다.
소녀는 그때부터 그를 경멸하였다느니보다는 차라리 염오하는 편이었다. 그의 틈바구니투성이의 점잖으려는 재능을 향하여 소녀의 침착한 재능의 창(槍) 끝이 걸핏하면 침략하여 왔다.
오월이 되어서 한 돌발사건이 이들에게 있었다. 소녀의 단 하나의 동지 소녀의 오빠가 소녀로부터 이반(離反)하였다는 것이다. 오빠에게 소녀보다 세속적으로 훨씬 아름다운 애인이 생긴 것이다. 이 새 소녀는 그 오빠를 위하여 애정에 빛나는 눈동자를 가졌다. 이 소녀는 소녀의 가까운 동무였다.
오빠에게 하루라도 빨리 애인이 생겼으면 하고 바랐고 그래서 동무가 오빠를 사랑하였다고 오빠가 동생과의 굳은 약속을 저버려야 되나?
소녀는 비로소 '세월'이라는 것을 느꼈다. 소녀의 방심을 어느결에 통과해 버린 '세월'이 소녀로서는 차라리 자신에게 고소하였다.
고독―---그런 어느 날 밤 소녀는 고독 가운데서 그만 별안간 혼자 울었다. 깜짝 놀라 얼른 울음을 끊쳤으나 이것을 소녀는 자기의 어휘로 설명할 수 없었다.
이튿날 소녀는 그가 하자는 대로 교외 조용한 방에 그와 대좌하여 보았다. 그는 또 그의 그 '위티시즘'과 '아이러니'를 아무렇게나 휘두르며 산비(酸鼻)할 연막을 펴는 것이었다. 또 가장 이 소녀가 싫어하는 몸맵시로 넙죽 드러누워서 그냥 사정없이 지껄여 대는 것이다. 이런 그 앞에서 소녀도 인제는 어지간히 피곤하였던지 이런 소용없는 감정의 시합은 여기쯤서 그만두어야겠다고 절실히 생각하는 모양 같았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소녀는 그에게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이기고 싶었다.
"인제 또 만나 뵙기 어려워요. 저는 내일 E하구 같이 동경으루 가요."
이렇게 아주 순량하게 도전하여 보았다. 그때 그는 아마 이 도전의 상대가 분명히 그 자신인 줄만 잘못 알고 얼른 모가지 털을 불끈 일으키고 맞선다.
"그래? 그건 섭섭하군. 그럼 내 오늘 밤에 기념 스탬프를 하나 찍기루 허지."
소녀는 가벼이 흥분하였고 고개를 아래 위로 흔들어 보이기만 하였다. 얼굴이 소녀가 상기한 탓도 있었겠지만 암만 보아도 이것은 가장 동물적인 동물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지막 승부를 가릴 때가 되었나 보다. 소녀는 도리어 초조해하면서 기다렸다. 즉 도박적인 '성미'로!
(도박은 타기(唾棄)와 모멸(侮蔑)! 뿐이려나 보다.)
(그가 과연 그의 훈련된 동물성을 가지고 소녀 위에 스탬프를 찍거든 소녀는 그가 보는 데서 그 스탬프와 얼굴 위에 침을 뱉는다.
그가 초조하면서도 결백한 체하고 말거든 소녀는 그의 비겁한 정도와 추악한 가면을 알알이 폭로한 후에 소인으로 천대해 준다.)
그러나 아마 그가 좀더 웃길 가는 배우였던지 혹 가련한 불감증이었던지 오전 한시가 훨씬 지난 산길을 달빛을 받으며 그들은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어느 날 그는 이 길을 이렇게 내려오면서 소녀의 삼 전 우표처럼 얄팍한 입술에 그의 입술을 건드려 본 일이 있었건만 생각하여 보면 그것은 그저 입술이 서로 닿았었다뿐이지―---아니 역시 서로 음모를 내포한 암중모색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그리 부드럽지도 않은 피부를 느끼고 공기와 입술과의 따끈한 맛은 이렇게 다르고나를 시험한 데 지나지 않았다.
이 밤 소녀는 그의 거친 행동이 몹시 기다려졌다. 이것은 거의 역설적이었다. 안 만나기는 누가 안 만나―--- 하고 조심조심 걷는 사이에 그만 산길은 시가에 끝나고 시가도 그의 이런 행동에 과히 적당치 않다.
소녀는 골목 밖으로 지나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보고 경칠 나 쪽에서 서둘러 볼까까지 생각하여도 보았으나 그는 그렇게 초조한 듯한데 그때만은 웬일인지 바늘귀만한 틈을 소녀에게 엿보이지 않는다. 그러느라고 그랬는지 걸으면서 그는 참 잔소리를 퍽 하였다.
"가령 자기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물을 상 찌푸리지 않고 먹어 보는 거 그래서 거기두 있는 '맛'인 '맛'을 찾아내구야 마는 거, 이게 말하자면 '패러독스'지. 요컨대 우리들은 숙명적으로 사상, 즉 중심이 있는 사상생활을 할 수가 없도록 돼먹었거든. 지성―--- 흥 지성의 힘으로 세상을 조롱할 수야 얼마든지 있지, 있지만 그게 그 사람의 생활을 '리드'할 수 있는 근본에 있을 힘이 되지 않는 걸 어떡허나? 그러니까 선(仙)이나 내나 큰소리는 말아야 해. 일체 맹세하지 말자―--- 허는 게 즉 우리가 해야 할 맹세지."
소녀는 그만 속이 발끈 뒤집혔다. 이 씨름은 결코 여기서 그만둘 것이 아니라고 내심 분연하였다. 이 따위 연막에 대항하기 위하여는 새롭고 효과적인 엔간치 않은 무기를 장만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 두었다.
또 그 이튿날 밤은 질척질척 비가 내렸다. 그 빗속을 그는 소녀의 오빠와 걷고 있었다.
"연! 인제 내 힘으로는 손을 대일 수가 없게 되구 말았으니까 자넨 뒷갈망이나 좀 잘해 주게. 선이가 대단히 흥분한 모양인데―---"
"그건 왜 또."
"그건 왜 또 딴청을 허는 거야."
"딴청을 허다니 내가 어떻게 딴청을 했단 말인가?"
"정말 모르나?"
"뭐를?"
"내가 E허구 같이 동경 간다는 걸."
"그걸 자네 입에서 듣기 전에 내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선이는 그러니까 갈 수가 없게 된 거지. 선이허구 E허구 헌 약속이 나 때문에 깨어졌으니까."
"그래서."
"게서버텀은 자네 책임이지."
"흥."
"내가 동생버덤 애인을 더 사랑했다구 그렇게 선이가 생각할까 봐서 걱정이야."
"하는 수 없지."
선이―--- 오빠에게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는 참 깜짝 놀랐소. 오빠도 그럽디다―--- 운명에 억지로 거역하려 들어서는 못쓴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나는 오랫동안 '세월'이라는 관념을 망각해 왔소. 이번에 참 한참만에 느끼는 '세월'이 퍽 슬펐소. 모든 일이 '세월'의 마음으로부터의 접대에 늘 우리들은 다 조신하게 제 부서에 나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하오. 흥분하지 말어요.
아무쪼록 이제부터는 내게 괄목(刮目)하면서 나를 믿어 주기 바라오. 그 맨 처음 선물로 우리 같이 동경 가기를 내가 '프로포즈'할까? 아니 약속하지. 선이 안 기뻐하여 준다면 나는 나 혼자 힘으로 이것을 실현해 보이리다.
그럼 선이의 승낙서를 기다리기로 하오.
그는 좀 겸연쩍은 것을 참고 어쨌든 이 편지를 포스트에 넣었다. 저로서도 이런 협기(俠氣)가 우스꽝스러웠다. 이 소녀를 건사한다?―---당분간만 내게 의지하도록 해?―---이렇게 수작을 해가지고 소녀가 듣나 안 듣나 보자는 것이었다. 더 그에게 발악을 하려 들지 않을 만하거든, 그는 소녀를 한 마리 '카나리아'를 놓아 주듯이 그의 '위티시즘'의 지옥에서 석방―---아니 제풀에 나가나? 어쨌든 소녀는 길게 그의 길에 같이 있을 것은 아니니까다. 답장이 왔다.
처음부터 이렇게 되었어야 하지 않았나요? 저는 지금 조금도 흥분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제가 연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린다면 연께서는 역정을 내이시나요? 그럼 감사한다는 기분만은 제 기분에서 삭제하기로 하지요.
연을 마음에 드는 좋은 교수로 하고 저는 연의 유쾌한 강의를 듣기로 하렵니다. 이 교실에서는 한 표독한 교수가 사나운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강의하고 있다는 것을 안 지는 오래지만 그 문간에서 머뭇머뭇하면서 때때로 창 틈으로 새어 나오는 교수의 '위티시즘'을 귓결에 들었다뿐이지, 차마 쑥 들어가지 못하고 오늘까지 왔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벌써 들어와 앉았습니다. 자― 무서운 강의를 어서 시작해 주시지요. 강의의 제목은 '애정의 문제'인가요. 그렇지 않으면 '지성의 극치를 흘낏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하여 주시나요.
엊그제 연을 속였다고 너무 꾸지람은 말아 주세요. 오빠의 비장한 출발을 같이 축복하여 주어야겠지요. 저는 결코 오빠를 야속하게 여긴다거나 하지 않아요. 애정을 계산하는 버릇은 미움받을 버릇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세월'이오? 연께서 가르쳐 주셔서 참 비로소 이 '세월'을 느꼈습니다. '세월'! 좋군요―--- 교수―--- 제가 제 맘대로 교수를 사랑해도 좋지요? 안 되나요? 괜찮지요? 괜찮겠지요 뭐?
단발(斷髮)했습니다. 이렇게도 흥분하지 않는 제 자신이 그냥 미워서 그랬습니다.
단발? 그는 또 한번 가슴이 뜨끔했다. 이 편지는 필시 소녀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인데 그에게 의논 없이 소녀는 머리를 잘랐으니, 이것은 새로워진 소녀의 새로운 힘을 상징하는 것일 것이라고 간파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눈물났다. 왜?
머리를 자를 때의 소녀의 마음이 필시 제 마음 가운데 제 손으로 제 애인을 하나 만들어 놓고 그 애인으로 하여금 저에게 머리를 자르도록 명령하게 한, 말하자면 소녀의 끝없는 고독이 소녀에게 1인 2역을 시킨 것에 틀림없었다.
소녀의 고독!
혹은 이 시합은 승부 없이 언제까지라도 계속하려나―--- 이렇게도 생각이 들었고―--- 그것보다도 싹둑 자르고 난 소녀의 얼굴―--- 몸 전체에서 오는 인상은 어떠할까 하는 것이 차라리 더 그에게는 흥미 깊은 우선 유혹이었다.
출전:조선문학17(1939.4)
김유정 (金裕貞)
ㅡ소설체(小說體)로 쓴 김유정론(金裕貞論)
암만해도 성을 안낼 뿐만 아니라 누구를 대(對)할 때든지 늘 좋은 낯으로 해야 쓰느니 하는 타입의 우수(優秀)한 견본(見本)이 김기림(金起林)이라.
좋은 낯을 하기는 해도 적(敵)이 비례(非禮)를 했다거나 끔찍이 못난소리를 했다거나 하면 잠자코 속으로만 꿀꺽 업신여기고 그만두는 그러기 때문에 근시안경(近視眼鏡)을 쓴 위험인물(危險人物)이 박태원(朴泰遠)이다.
업신여겨야 할 경우(境遇)에 「이놈! 네까진 놈이 뭘 아느냐」라든가 성을 내면 「여! 어디 뎀벼봐라」쯤 할 줄 아는, 하되, 그저 그럴 줄 알다뿐이지 그만큼 해두고 주저않는 파(派)에, 고만 이유(理由)로 코밑에 수염을 저축(貯蓄)한 정지용(鄭芝溶)이 있다.
모자(帽子)를 홱 벗어던지고 두루마기도 마고자도 민첩(敏捷)하게 턱 벗어던지고 두 팔 훌떡 부르걷고 주먹으로는 적(敵)의 벌마구니를 발길로는 적(敵)의 사타구니를 격파(擊破)하고도 오히려 행유여력(行有餘力)에 엉덩방아를 찧고야 그치는 희유(稀有)의 투사(鬪士)가 있으니 김유정(金裕貞)이다.
누구든지 속지 마라. 이 시인(詩人) 가운데 쌍벽(雙壁)과 소설가(小說家) 중(中) 쌍벽(雙壁)은 약속(約束)하고 분만(分娩)된 듯이 교만(驕慢)하다. 이들이 무슨 경우(境遇)에 어떤 얼굴을 했댔자 기실(其實)은 그 교만(○慢)에서 기출(箕出)된 표정(表情)의 떼풀메이션 외(外)의 아무것도 아니니까 참 위험(危險)하기 짝이 없는 분들이라는 것이다.
이분들을 설복(說服)할 아무런 학설(學說)도 이 천하(天下)에는 없다. 이렇게들 또 고집이 세다.
나는 자고(自古)로 이렇게 교만(驕慢)하고 고집센 예술가(藝術家)를 좋아한다. 큰 예술가(藝術家)는 그저 누구보다도 교만(驕慢)해야 한다는 일이 내 지론(持論)이다.
다행(多幸)히 이 네 분은 서로들 친(親)하다. 서로 친(親)한 이분들과 친(親)한 나 불초(不肖) 이상(李箱)이 보니까 여상(如上)의 성격(性格)의 순차적(順次的) 차이(差異)가 있는 것은 재미 있다. 이것온 흑(或) 불행(不幸)히 나 혼자의 재미에 그칠는지 우려(憂慮)지만 그래도 좀 재미있어야 되겠다.
작품(作品) 이외(以外)의 이분들의 일을 적확(的確)히 묘파(描破)해서 써 내 비교교우학(比較交友學)을 결정적(決定的)으로 여실(如實)히 하겠다는 비장(悲壯)한 복안(腹案)이어늘,
소설(小說)을 쓸 작정(作定)이다. 네 분을 각각(各各) 주인(主人)으로 하는 네 편(篇)의 소설(小說)이다.
그런데 족보(族譜)에 없는 비평가(批評家) 김문집(金文輯) 선생(先生)이 내 소설(小說)에 오십구점(五十九點)이라는 좀 참담(慘憺)한 채점(採點)을 해 놓셨다. 오십구점(五十九點)이면 낙제(落弟)다. 한 끝만 더 했더면ㅡ 그러니까 서울말로 「낙째 첫찌」다. 나는 참 낙담(落膽)했읍니다. 다시는 소설(小說)을 안 쓸 작정(作定)입니다ㅡ는 즉 거짓말이고, 이 경우(境遇)에 내 어쭙잖은 글이 네분의 심사(心思)를 건드린다거나 읽는 이들의 조소(嘲笑)를 산다거나 하지나 않을까 생각을 하니 아닌게아니라 등어리가 꽤 서늘하다.
그렇거든 오십구점(五十九點)짜리가 그럼 그렇지 하고 그저 눌러 덮어주어야겠고 뜻밖에 제법 되었거든 네 분이 선봉(先鋒)을 서서 김문집(金文輯) 선생(先生)께 좀 잘 좀 말해 주셔서 부디 급제(及第)좀 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김유정(金裕貞) 편(篇)
이 유정(裕貞)은 겨울이면 모자(帽子)를 쓰지 않는다. 그러면 탈모(脫帽)ㄴ가? 그의 그 더벅머리 위에는 참 우글쭈글한 벙거지가 얹혀있는 것이다. 나는 걸핏하면
「김형(金兄)! 그 김형(金兄)이 쓰신 모자(帽子)는 모자(帽子)가 아닙니다」
「김형(金兄)! (이 김형[金兄]이라는 호칭[呼稱]인즉은 이상[李箱]을 가리키는 말이다) 거 어떡하시는 말씀입니까」
「거 벙거지, 벙거지지요」
「벙거지! 벙거지! 옳습니다」
태원(泰遠) 회남(懷南)도 유정(裕貞)의 모자(帽子) 자격(資格)을 인정(認定)하지 않는다. 벙거지라고밖에!
엔간해서 술이 잘 안 취(醉)하는데 취(醉)하기만 하면 딴 사람이 되고 만다. 그것은 무엇을 보고 아느냐 하면ㅡ
보통(普通)으로 주먹을 쥐이고 쓱 둘째 손가락만 쪽 펴면 사람가리키는 신호(信號)가 되는데 이래 가지고는 그 벙거지 차양(遮陽) 밑을 우벼파면서 나사못 박는 흉내를 내는 것이다. 허릴없이 젖먹이 곤지곤지 형용(形容)에 틀림없다.
창문사(彰文社)에서 내가 집무(執務)랍시고 하는 중(中)에 떠억 나를 찾아 온다. 와서는 내 집무(執務) 책상 앞에 마주앉는다. 앉아서는 바윗덩어리처럼 말이 없다. 낸들 또 무슨 그리 신통한 이야기가 있으리요. 그저 서로 벙벙히 앉았는 동안에 나는 나대로 교정등속(校正等屬) 일을 한다. 가지가지 부호(符號)를 써서 내가 교정(校正)을 보고 있노라면 그는 불쑥
「김형(金兄)! 거 지금 그 표는 어떡하라는 표구요」
이런다. 그럼 나는 기가 막혀서
「이거요, 글짜가 곤두섰으니 바루 놓으란 표지요」
하고 나서는 또 그만이다. 이렇게 평소(平素)의 유정(裕貞)은 뚱보다. 이런 양반이 그 곤지곤지만 시작되면 통성(通姓) 다시 해야 한다.
그날 나도 초(初)저녁에 술을 좀 먹고 곤(困)해서 한참 자는데 별안간 대문을 뚜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한시(時)나 가까왔는데ㅡ하고 눈을 비비며 나가보니까 유정(裕貞)이 B군(君)과 S군(君)과 작반(作伴)해 와서 이 야단이 아닌가. 유정(裕貞)은 연해 성(盛)히 곤지곤지중(中)이다. 나는 일견(一見)에 「익키! 이건 곤지곤지구나」하고 내심(內心) 벌써 각오(覺悟)한 바가 있자니까 나가잔다.
「김형(金兄)! 이 유정(裕貞)이가 오늘 술, 좀, 먹었읍니다. 김형(金型)! 우리 또 한잔허십시다」
「아따 그러십시다그려」
이래서 나도 내 벙거지를 쓰고 나섰다.
나는 단박에 취(醉)해 버려서 역시(亦是) 그 비장(秘藏)의 가요(歌謠)를 기탄(忌憚)없이 내뽑은가 싶다. 이렇게 밤이 늦었는데 가무음곡(歌舞音曲)으로써 가구(街衢)를 소란(騷亂)케 하는 것은 법규상(法規上) 안 된다. 그래 주파(酒婆)가 이러니 저러니 좀 했더니 S군(君)과 B군(君)은 불온(不穩)하기 짝이 없는 언사(言辭)로 주파(酒婆)를 탄압(彈壓)하면, 유정(裕貞)은 또 주파(酒婆)를 의미(意味)깊게 흘낏, 한 번 흘겨보더니
「김형(金兄)! 우리 소리합시다」
하고 그 척 척 붙어 올라을 것 같은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강원도(江原道)아리랑 팔만구암자(八萬九庵子)를 내쁩는다. 이 유정(裕貞)의 강원도(江原道)아리랑은 바야흐로 천하일품(天下一品)의 경지다.
나는 소독젓(消毒著)까락으로 사기 추탕(鰍湯) 보시깃전을 갈기면서 장단(長短)을 맞춰 좋아하는데 가만히 보니까 한쪽에서 S군(君)과 B군(君)이 불화(不和)다. 취중(醉中) 문학담(文學談)이 자연(自然) 아마 그리된 모양인데 부전부전하게 유정(裕貞)이 또 거기가 한몫 끼이는 것이다. 나는 술들이나 먹지 저 왜들 저러누, 하고 서서 보고만 있자니까 유정(裕貞)이 예(例)의 그 벙거지를 떡 벗어 던지더니 두루마기 마고자 저고리를 차례로 벗어 젖히고는 S군(君)과 맞달라붙는 것이 아닌가.
싸움의 테마는 아마 춘원(春園)의 문학적(文學的) 가치(價値) 운운(云云)이던 모양인데 어쨌든 피차(彼此) 어지간히들 취중(醉中)이라 문학(文學)은 저리 집어치우고 인제 문제(問題)는 체력(體力)이다. 뺨도 치고 제법 태껸도들 한다. S군(君)은 이리 비철 저리 비철 하면서 유정(裕貞)의 착의일식(着衣一式)을 주워들고 바ㅡ로 뜯어말린답시고 한가운데 가 끼여서 꾸기적 꾸기적 하는데 가는 발길 오는 발길에 이래저래 피해(被害)가 많은 꼴이다.
놀란 것은 주파(酒婆)와 나다.
주파(酒婆)는 술은 더 못 팔아도 좋으니 이 분들을 좀 밖으로 모셔 내라는 애원(哀願)이다. 나는 B군(君)과 협력(協力)해서 가까스로 용사(勇士)들을 밖으로 끌고 나오기는 나왔으나 이번에는 자동차(自動車)가 줄다서 왕래(往來)하는 대로(大路) 한복판에서들 활약(活躍)이다. 구경군이 금시로 뫃여든다. 용사(勇士)들의 사기(士氣)는 백열화(白熱化)한다.
나는 섣불리 좀 뜯어말리는 체하다가 얼떨결에 벙거지 벗어진 것이 당장 용사(勇士)들의 군용화(軍用靴)에 유린(蹂躪)을 당하고 말았다. 그만 나는 어이가 없어서 전선주(電線柱)에 가 기대서서 이 만화(漫畵)를 서서(徐徐)히 감상(鑑償)하자니까ㅡ
B군(君)은 이건 또 언제 어디서 획득(獲得)했는지 모를 오합(五合)들이 술병을 거꾸로 쥐고 육(六)모방망이 내휘두르듯 하면서 중재중(仲裁中)인데 여전히 피해(被害)가 많다. B군(君)은 이윽고 그 술병을 한 번 허공(虛空)에 한층(層) 높이 내휘두르더니 그 우렁찬 목소리로 산명곡응(山鳴谷應)하라고 최후(最後)의 대갈일성(大喝一聲)을 시험(試驗)해도 전황(戰況)은 여전(如前)하다.
B군(君)은 그만 화가 벌컥 난 모양이다. 그 술병을 지면(地面) 위에다 내던지고 가로대
「네놈들을 내 한꺼번에 쥐기겠다」
고 결의(決意)의 빛을 표시(表示)하더니 좌충우돌(左衝右突)로 동(東)에 번쩍 서(西)에 번쩍 S군(君), 유정(裕貞)의 분간(分間)이 없이 막 구타(毆打)하기 시작이다.
이 광경(光景)을 본 나도 놀랐거니와 더욱 놀란 것은 전사(戰士) 두 사람이다. 여태껏 싸움 말리는 역할(役割)을 하느라고 하던 B군(君)이 별안간 이처럼 태도(態度)를 표변(豹變)하니 교전(交戰)하던 양인(兩人)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B군(君)은 위선 유정(裕貞)의 턱 밑을 주먹으로 공격(攻擊)했다. 경악(驚愕)한 유정(裕貞)은 방어(防禦)의 자세(姿勢)를 취(取)하면서 한쪽으로 비키니까 B군(君)은 이번에는 S군(君)을 걷어찼다. S군(君)은 눈이 뚱그래서 이 역(亦) 한켠으로 비키면서 이건 또 무슨 생각으로
「너! 유정(裕貞)이! 뎀벼라」
「오냐! S! 너! 나헌테 좀 맞어봐라」
하면서 원래(元來)의 적(敵)이 다시금 달라붙으니까 B군(君)은 그냥 두 사람을 얼러서 걷어차면서 주먹 비를 내리우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일제(一齊)히 공격(攻擊)을 B군(君)에게로 모아가지고 쉽사리 B군(君)을 격퇴(擊退)한 다음 이어 본전(本戰)을 계속중(繼續中)에 B군(君)은 이번에는 S군(君)의 불두덩을 걷어찼다. 노발대발(怒發大發)한 S군(君)은 B군(君)을 향(向)하여 맹렬(猛烈)한 일축(一蹴)을 수행(遂行)하니까 이 틈을 타서 유정(裕貞)은 S군(君)에게 이 또한 그만 못지않은 일축(一蹴)을 결행(決行)한다. 이러면 B군(君)은 또 선수(船首)를 돌려 유정(裕貞)을 겨누어 거룩한 일축(一蹴)을 발사(發射)한다. 유정(裕貞)은 S군(君)을, S군(君)은 B군(君)을, B군(君)은 유정(裕貞)을, 유정(裕貞)은 S군(君)을, S군(君)은ㅡ
이것은 그냥 상상(想像)만으로도 족(足)히 포복절도(抱腹絶倒)할 절경(絶景)임에 틀림없다. 나는 그만 내 벙거지가 여지없이 파멸(破滅)한 것은 활연(豁然)히 잊어버리고 웃음보가 곧 터질 지경인 것을 억지로 참고 있자니까 사람은 점점 꼬여드는데 이 진무류(珍無類)의 혼전(混戰)은 언제나 끝날는지 자못 묘연(杳然)하다.
이때 옆골목으로부터 순행(巡行)하던 경관(警官)이 칼소리를 내이면서 나왔다. 나와서 가만히 보니까 이건 싸움은 싸움인 모양인데 대체(大體) 누가 누구하고 싸우는 것인지 종을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경관(警官)도 기가 막혀서
「이게 날이 너무 춥드니 실진(失眞)들을 한게로군」
하는 모양으로 됫짐을 지고 서서 한참이나 원망(遠望)한 끝에 대갈일성(大喝一聲)
「가에렛!」
나는 이 추운 날 유치장(留置場)에를 들어갔다가는 큰일이겠으므로
「곧 집으로 데리구 가겠읍니다. 용서하십쇼. 술들이 몹시 취해 그렇습니다」
하고 고두백배(叩頭白拜)한 것이다.
경관(競官)의 두번째 「가에렛」 소리에 겨우 이 삼국지(三國誌)는 아마 종식(終熄)하였던가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태원(泰遠)이 「거 횡광이일(橫光利一)이 기계(機械) 같소 그려」 하였다. (물론[勿論] 이 세 동무는 그 이튿날은 언제 그런 일 있었더냐는 듯이 계속[繼續]하여 정[情]다왔다)
유정(裕貞)은 폐(肺)가 거의 결단이 나다시피 못쓰게 되었다. 그가 웃퉁 벗은 것을 보았는데 기구(崎嶇)한 수신(瘦身)이 나와 비슷하다. 늘
「김형(金兄)이 그저 두 달만 약주를 끊었으면 건강(健康)해지실 텐데」
해도 막 무가내하(無可奈何)더니, 지난 칠월(七月)달부터 마음을 돌려 정릉리(貞陵里) 어느 절간에 숨어 정양중(靜養中)이라니, 추풍(秋風)이 점기(漸起)에 건강(健康)한 유정(裕貞)을 맞을 생각을 하면 나도 독자(讀者)도 함께 기쁘다.
《청색지》(1939.5) 발표.
출처 :http://angelic.x-y.net/xe/index.php?mid=text&sort_index=regdate&order_type=desc&listStyle=list&page=9&document_srl=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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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箱의 終生記 종생기에 나오는 貞姫정희는 조선 콜론타이들과 자유연애론 주창자들을 총칭한 이름이다.
貞姫정희: 字訓자훈은 지조가 굳고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
정희는 사팔뜨기다.
근시6도다.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의 소설「三代의 戀愛」
딸이 임신을 했다.
어머니는 「누구의 애냐」고 물었다.
딸은 누구의 애인지 자기는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러다가 어느날
딸이 어머니의 애인과 정사를 나눈다.
어머니는 몹시 노해서 딸을 책망한다.
어머니 나는 저 남자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성적 충동을 이기지 못해서 그럴 뿐입니다.
할 일이 많습니다. 연애나 하고 돌아다닐 시간이 없습니다.
우연히 행복한 기회를 얻게 된다면 그 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남자도 역시 우연히 만난 사람의 한사람에 불과합니다.
나는 누가 물어보든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내 어머님이라고 말합니다.
알렉산드라 미하일로브나 콜론타이Aleksandra Mikhailovna Kollontai, Александра Михайловна Коллонтай, 1872년 3월 31일 ~ 1952년 3월 9일
사랑 없는 육체적 관계는 대단히 도덕에 어그러진 일이라고 하는 것이 전래되는 보편적 연애 상식론이다.
콜론타이 연애론은 靈肉을 분리해 본능적 향락만의 의의를 추구했다.
실로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돌풍을 일으킨 문제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콜론타이 연애론은 일반대중의 호응을 얻어 사회개혁에 반영할 만한 정당성이 없었기에 종국에는 외면당했다.
1932년 김소월의 스승인 민족시인 金岸曙 김안서는 콜론타이의 연애론에 대해 평하기를
과도기의 잘못된 연애관이라고 한다면 몰라도 이것을 결코 새로운 관념으로의 연애도덕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촤르라타노charlatans 협잡.사기꾼이다. 라고 비판했다. -삼천리 제4권 제2호1932년 02월01일- 『戀愛의 길』을 읽고서, ―콜론타이 여사의 作
콜론타이의 자유연애론을 목숨처럼 신봉하는 듣보잡 들이 나타났으니 이름하여 조선 콜론타이다.
조선에 영향[편집]
콜론타이의 자유 연애론은 1920년대 조선에도 소개되었다. 일본의 페미니스트들의 자유 연애론에 공감하던 조선의 페미니스트들은 그의 자유 연애론을 적극 수용하였다. 김일엽과 나혜석은 미국과 일본, 프랑스의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의 견해를 받아들인 반면, 사회주의 성향의 페미니스트였던 허정숙은 콜론타이의 이론을 적극 받아들여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조선의 페미니스트 허정숙은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의 여성 해방 사상을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으로부터 받아들인 자유주의 페미니즘과는 또다른 형태의 사회주의와 결합한 형태의 페미니즘 사상이었다.
허정숙은 "연애는 사사다"라는 콜론타이의 구호를 실제의 삶에서 구현한 지식인 여성이었다. 동아일보의 여기자이자 여성동우회와 근우회, 청총간부로 맹렬히 활동했던 허정숙은 남편 임원근이 옥에 갇혔을 때 냉정하게 이혼장을 가지고 찾아갔으며, 나이 30세 이전에 애인을 세 번 가졌고, 애인과 사귈 때마다 아이를 낳았다는 개인사를 빌미로 대중매체의 가십꺼리가 되었다.[23]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콜론타이의 사랑론을 설파하였으며, 그 외에도 여러 남성과 자유롭게 사귀었다.
콜론타이만큼의 확고한 계급적, 젠더적 자각 속에서 자신의 사생활을 영위하였다고 하더라도, 조선에서 급진적인 콜론타이 연애론의 실행은 격렬한 반발과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23] 콜론타이의 삼대의 사랑에서 재현된 여성의 자유분방한 성의식과 가족의 부적은 유교적 습속이 강고하게 유지되던 20세기 초 조선에서는 뿌리내릴 수 없는 공상적 가설에 가까웠다.[23] 그러나 허정숙은 자유 연애를 감행하였고, 오히려 유교가 종교적, 도덕적인 핑계로 여성의 성과 자유를 억압 통제한다며 오히려 유교 사상과 가부장제의 비인간성을 지적, 질타하였다.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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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기 幻視記
환시기 幻視記 : 못 볼 것을 본 기록이라는 뜻이다.
정인택 권순옥과 삼각관계의 통속 연애소설 이야기 속에 이상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 있다.
우리는 이글의 마지막부분을 의미심장하게 읽어야한다.
이상의 빙의가 들은 것일까? -꼿신장사 -
E lucevan le stelle 별은 빛나고 / 풋치니 오페라 La Tosca 3막에 나오는 아리아.
총살당하는 날 새벽에 잠시 하늘을 보면서 자기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노래
환시기 幻視記
출전: -이상 사후- 1938년 6월 1일 -청색지-
"서시"
태고 적에 좌우를 난리법석 치는 멍청한 놈 있더니 太昔에 左右를 難辨하는 天痴 있더니
그 불길한 자손이 백 세대를 이어오면서 그 不吉한 子孫이 百代를 겪으매
이에 가지가지 문둥병자를 낳았더라. 이에 가지가지 天刑病者를 낳았더라
암만 봐도 여편네 얼굴이 왼쪽으로 좀 삐뚤어진 것 같단 말야.! 싯?
결혼한 지 한 달쯤 해서.
처녀가 아닌 대신에 고리끼 전집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독파했다는 처녀
이상의 보배가 宋송군을 권하게 하였고 지금 송군의 은근한 자랑거리리라.
결혼하였으니 자연 송군의 書架서가와 부인 순영 씨의 서가가 합병할밖에―
(이 순영이라는 이름짜 밑에다 氏씨짜를 붙이지 않으면 안 되는 지금 내 가엾은 처지가
말하자면 이 소설을 쓰는 동기지)
합병을 하고 보니
송군의 최근에 받은 고리끼 전집과 순영 씨의 고색창연한 고리끼 전집이 어울렸다.
결혼한 지 한 달쯤 해서 송군은 드디어 자기가 받은 신판 고리끼 전집 한 질을 내다 팔았다.
반만 먹세―
반은?
반은 여편네 갖다 주어야지―지난 달에 그 지경을 해 놓아서 이달엔 아주 죽을 지경일세―
난 또 마누라 화장품이나 사다 주는 줄 알았네 그려―
화장품?
암만 봐도 여편네 얼굴이라는 게 왼쪽으로 <약간> 삐뚤어졌다는 감이 없지 않단 말야―
자네 사년 동안이나 쫓아 댕겼다니 삐뚤어진 걸 알고도 그랬나?
끝끝내 모르고 그만두었나?
좋은 하늘에 별까지 똑똑히 잘 백인 밤이 사 년 전 첫여름 어느 날이었던지?
방송국 넘어가는 길 성벽에 가 기대선 순영의 얼굴은 월광 속에 있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모시저고리 성긴 구멍으로 순영의 小麥밀가루 빛 호흡이 드나드는 것을 나는 내 가장 인색한 원근법에 의하여서도 썩 가쁘게 느꼈다.
어떻게 하면 가장 민첩하게 그러면서도 가장 자연스럽게 순영의 입술을 건드리나―
나는 약 삼 분 가량의 지도를 설계하였다.
우선 나는 순영의 정면으로 다가서 보는 수밖에―
그 때 나는 참 이상한 것을 느꼈다.
월광 속에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순영의 얼굴이 웬일인지 왼쪽으로 좀 삐뚤어져 보이는 것이다.
나는 큰 범죄나 한 사람처럼 냉큼 바른편으로 비켜섰다.
나의 그런 불손한 시각을 정정하기 위하여―
(그리하여) 위치의 不利불리로 말미암아서도 나는 순영의 입술을 건드리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실로 사 년 전 첫여름 어느 별빛 좋은 밤).
경관이 무엇 하러 왔는지 왔다.
나는 삼천포읍에 사는 사람이라고 하니까
순영은 회령읍에 사는 사람이라고 그런다.
내 그 인색한 원근법이 일사천리 지세로 남북 이천 오백리 라는 거리를 급조하여 나와 순영 사이에다 퍼 놓는다.
순영의 얼굴에서 순간 월광이 사라졌다.
아내(금홍이)가 삼천포에서 편지를 했다.
곧 돌아가게 될는지 좀 지체가 될는지 지금 같아서는 도무지 짐작이 서지 않는단다.
내 승낙 없이 한 아내의 외출이다.
고물장사를 불러다가 아내가 벗어놓고 간 버선짝 까지도 모조리 팔아먹으려다가―
아내가 삽중의 다섯은 돌아올 것 같았고 십중의 다섯은 안 돌아올 것 같았고 해서 사실 또 가랬댔자 갈 데가 있는 배 아니고
예라!
자빠져서 어디 오나 안 오나 기다려 보자꾸나―싶어서 나는 저녁이면 윤군을 이용해서는 순영이 있는 바bar 모로코에를 부리나케 드나들었다.
아내가 달아났다는 궁상이 술 먹는 남자에게는 술 먹기 좋은 구실이다.
십중 다섯은 아내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눈치를 눈곱만치라도 거죽에 나타내어서는 안 된다.
나는 내 조금도 슬프지 않은 슬픔을 재주껏 과장해서 순영의 동정심을 끌기에 노력했다.
그러나 이런 던적스러운 청승이 결국 순영을 어찌할 수도 없었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순영은 광주로 갔다.
가던 날 순영은 내게 술을 먹였다.
나는 그의 치맛자락을 잡아 찢고 싶었다.
나는 울었다.
인생은 허무이외다. 그러면서―그랬더니
순영은 이것은 아마 술이 부족해서 그러나 보다고 여기고 맥주 한 병을 더 청하는 것이었다.
반 년 동안 나는 순영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에 십중 다섯으로 아내(금홍이)가 돌아왔다.
나는 이 아내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지 않는 아내를 나는 전의 열 곱절이나 사랑할 수 있었다.
내 순영에게 향하여 잔뜩 곪은 애정이 이에 순영이 돌아오기 전에 터져 버린 것이다.
아내는 이런 나를 넘보기 시작했다.
반 년 만에 돌아온 순영이 돌아서서 침을 탁 뱉는다.
반 년 동안 외출했던 아내를 말 한 마디 없이 도로 맞는 내 얼굴 위에다―
부질없는 세월이 사 년 흘렀다.
아내의 두 번째 외출은 십중 다섯은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내 고독을 일금 일 원 사십 전과 바꾸었다.
인쇄 공장 우중충한 속에서 환자처럼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똑같은 생활을 찍어내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순영이 그의 일터를 옮기는 대로 어디까지든지 쫓아다니지 않을 수 없었다.
일금 일 원 사십 전에 팔아 버린 내 생활에 그래도 얼마간 기꺼운 시간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직 순영 앞에서 술잔을 주무르는 동안뿐이었다.
그러나 한 번 돌아선 순영의 마음은―아니 한 번도 나를 향하지 않은 순영의 마음은 남북 이천 오백리와 같이 차디찬 거리 저편의 것이었다.
그 차디찬 거리 이편에는 늘 나와 나처럼 고독한 송군이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나는 이미 순영 앞에서 내 고독을 호소할 수조차 없어졌다.
나는 송군의 고독을 빌어다가 순영 앞에서 울었다.
송군의 양심이 증발해 버린 뒤의 것이었다.
그 때문에 그는 몹시 고민한다.
얼굴이 종이처럼 창백하다.
나는 이런 송(宋)군의 불행을 이용하여 내 슬픔을 입증시켜 보느라고 실로 천만 어의 단어를 허비했다.
순영의 얼굴에는 봄다운 홍조가 돌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나는 어느 틈엔지 나 자신의 위치를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필사의 노력으로 겨우 내 위치를 다시 탈환했을 때에는 이미,
송선생님이세요?
이상(李箱) 씨하구 같이 (이것은 과연 객쩍은 덧붙이게였다)
오늘 밤에 좀 놀러 오세요―네?
이런 전화가 끝난 뒤였다.
송군은 상반기 상여금을 받았노라고 한잔 먹잔다.
먹었다.
취했다.
몽롱한 가운데 나는 이 땅을 떠나리라 생각했다.
멀리 동경으로 가 버리리라,
갈 테야 갈 테야 가 버릴 테야(동경으로).
아이 더 놀다 가세요. 벌써 가시면 주무시나요? 네? 송선생님―
송선생님은 점(을 쳐보나보다.
卦괘는 이상(李箱)에게 <고기>를 대접하라 이렇게 나온 모양이다.
그래서 송군은 나보다도 먼저 일어섰다.
자동차를 타자는 것이다.
나는 한사코 말렸다.
그의 재정을 생각해서도 나는 그를 그의 하숙까지 데려다 주는 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
하숙 이층 그의 방에서 그는 몹시 게웠다.
말간 맥주만이 올라왔다.
나는 송군을 청결하기 위하여 한 시간을 진땀을 흘렸다.
그를 눕히고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유월의 밤바람이 아카시아의 향기를 가지고 내 피곤한 피부를 간지르는 것이었다.
나는 멕시코에서 코오피를 마시면서 토하면서 울고 울다가 잠이 든 송군을 생각했다.
순영에게 전화나 걸어 볼까?
순영이?
나 상(李箱)이야
―송군 집에 잘 갖다 두었으니 안심할 일―
오늘은 어쩐지 그냥 울적해서 견딜 수가 없단다.
집으로 가 일찍 잠이나 자리라 했는데 멕시코에―
와두 좋지―할 예기도 좀 있고―
조용히 마주보는 순영의 얼굴에는 사 년 동안에 확실히 피로의 자취가 늘어 보였다.
직업에 대한 극도의 염증을 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호소한다.
나는 정색하고,
송군과 결혼하지 응?
그야말로 송군은 지금 절벽에 매달린 사람이오.
―송군이 가진 양심 그와 배치되는 현실의 박해로 말미암은 갈등 자살하고 싶은 고민을 누가 알아주나―
송선생님이 불현듯이 만나 뵙고 싶군요.
십 분 후 나와 순영이 송군 방 미닫이를 열었을 때 자살하고 싶은 송군의 고민은 사실화하여 우리들 눈앞에 놓여 있었다.
아로나르Allonal(수면유도제) 서른여섯 개의 약 껍질 곁에
이상의 주소와 순영의 주소가 적힌 종이조각이 한 자루 칼보다도 더 냉담한 촉각을 내쏘면서 무엇을 재촉하는 듯이 놓여 있었다.
나는 밤 깊은 거리를 무릎이 척척 접히도록 쏘다녀 보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생명은 병원을 가진 의사에게 있어서 마작의 패 한 조각 한 컵의 맥주보다도 우스꽝스러운 것이었다.
한 시간 만에 나는 그냥 돌아왔다.
순영은 쩡 쩡 천장이 울리도록 코를 풀며 인사불성이 된 송군 위에 엎드려 입술이 파르스레하다.
Allonal 'Roche' and 'Phytine Ciba', c. 1935년
어쨌든 나는 코고는 <사체>를 업어내려 자동차에 실었다.
그리고 단숨에 의전병원으로 달렸다.
한 마리의 세퍼드와 두 사람의 간호부와 한 분의 의사가 세 사람(?)의 환자를 맞아 주었다.
독약은 위에서 아직 얼마밖에 흡수되지 않았다.
생명에는 달리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나
한 시간에 한 번씩 강심제 주사를 맞아야겠고
또 이 밤중에 별달리 어찌할 도리도 없고 해서 입원했다.
시계를 들고 송군의 어지러운 손목을 잡아 맥박을 계산하면서 한 밤을 새라는 의사의 명령이었다.
맥박은 <백삼십>을 드나들면서 곤두박질을 친다.
순영은 자기도 밤을 새우겠다는 것을 나는 굳이 보냈다.
가서 자구 아침에 일찍 와요.
그래야 아침에 내가 좀 자지 둘이 다 지쳐 버리면 큰일 아냐?
동이 훤히 터 왔다.
복도로 유령 같은 입원 환자의 발자취 소리가 잦아 간다.
수도는 쏴―기침은 쿨룩쿨룩―어린애는 으아―
거기는 완연 석탄산수 냄새 나는 활지옥에 틀림없었다.
맥박은 <백>을 조금 넘나보다.
병원 문이 열리면서 순영은 왔다.
조그만 보따리 속에는 송군을 위한 깨끗한 내의 한 벌이 들어 있었다.
나는 소태같이 써 들어오는 입을 수도에 가서 양치질했다.
내가 밥을 먹고 와도 송군은 역시 깨지 않은 채다.
오전 중에 송군 회사에 전화를 걸고
입원 수속도 끝내고 내가 있는 공장에도 전화를 걸고 하느라고 나는 병실에 없었다.
오후 두 시쯤 해서야 겨우 병실로 돌아와 보니 두 사람은 손을 맞붙들고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당장 눈에서 불이 번쩍 나면서,
망신―아니
나는 대체 지금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냐
순간 나 자신이 한없이 미워졌다.
얼마든지 나 자신에 매질하고 싶었고
침뱉으며 조소하여 주고 싶었다.
나는 커다란 목소리로,
자네는 미친 놈인가?
그럼 천친가?
그럼 극악무도한
사기한인가?
부처님 허리 토막인가?
이렇게 부르짖는 외에 나는 맵시를 수습하는 도리가 없지 않은가.
울음이 곧 터질 것 같았다.
지난밤에 풀린 아랫도리가 덜덜 떨려 들어왔다.
태산이 무너지는 줄만 알고 나는 십년감수를 하다시피 했네―
그래 이 병실 어느 구석에 쥐 한 마리나 있단 말인가 없단 말인가?
순영은 창백한 얼굴을 푹 숙이고 있다.
송군은 우는 것도 같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면서,
미안하이―
나는 이 이상 더 방 안에 머무를 의무도 필요도 없어진 것을 느꼈다.
병실 뒤 종친부(종로구 화동 1번지에 있는 조선시대의 관청)으로 통하는 곳에 무성한 화단이 있다.
슬리퍼를 이끈 채 나는 그 화단 있는 곳으로 나갔다.
이름 모를 가지가지 서양 화초가 유월 볕 아래 피어 어울어졌다.
하나같이 향기 없는 색채만의 꽃들―그러나
그 남국적인 정열이 애타게 목말라서 벌들과 몇 사람의 환자가 화단 속을 초조히 거니는 것이었다.
어째서 나는 하는 족족 이따위 못난 짓밖에 못 하나―
그렇지만 이 허리가 부러질 희극도 인제 아마 어떻게 종막이 되 왔나보다.
잔디 위에 앉아서 볕을 쬐었다.
피로가 일시에 쏟아지는 것 같다.
눈이 스르르 저절로 감기면서 사지가 노곤해 들어온다.
다리를 쭉 뻗고,
이번에야말로 동경으로 가 버리리라―
잔디 위에는 곳곳이 가제와 붕대 끄트럭이가 널려 있었다.
순간 먹은 것을 당장에라도 게우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울 것 같은 극도의 오예(汚穢)감이 오관을 스쳤다.
동시에 그 불붙는 듯 한 열대성 식물들의 풍염한 화변조차가 무서운 독을 품은 요화로 변해 보였다.
건드리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손가락이 썩어 문드러져서 뭉청뭉청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마누라 얼굴이 왼쪽으로 삐뚤어져 보이거든 슬쩍 바른쪽으로 한 번 비켜서 보게나―
흥―
자네 마누라가 회령서 났다는 건 정말이던가―
요샌 또 블라디보스톡에서 났다고 그리데―
내 무슨 수작인지 모르지―
그래 난 동경서 났다고 그랬지―
좀 더 멀찌감치 해 둘 걸 그랬나봐―
블라디보스톡하고 동경이면 남북이 일 만리로구나 굉장한 거리다.
자꾸 삐뚤어졌다고 그랬더니 요샌 곧 화를 내데―
아까 바른쪽으로 비켜서란 소리는 괜한 소리고
비켜서기 전에 자네 시각을 정정( 그 때문에 다른 물건이 모두 바른쪽으로 삐뚤어져 보이더라도
사랑하는 아내 얼굴이 똑바로만 보인다면 시각의 직능은 그만 아닌가―
그러면 자연 그 블라디보스톡 동경 사이 남북 만리 거리도 배제처럼 바싹 맞다가서고 말 테니.
(2월 13일 미명)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나의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산산조각 나고 말았네.
순간은 흘러갔고.
나는 허망하게 죽는다!
허망하게 죽는다!
그리고 나는 나의 짧은 생애를 이렇게 사랑한 적이 없노라!
짧은 생애여! - E lucevan le stelle 가사 중에서 -
패병환자 이상 2월 동경의 경찰서 차거운 구치소
나비의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더니
27세의 나이로 조선의 악의 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
罪를 내어버리고 싶다.
罪를 내어던지고 싶다.
...................................................................................................................
.
실화失花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2
꿈―---꿈이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자는 것이 아니다.
누운 것도 아니다.
앉아서 나는 듣는다. (12월 23일)
"언더 더 워치―--- under the watch
시계아래서 말이에요,
파이브 타운스―--- 다섯 개의 동리란 말이지요. Five Towns 영국의 작가 아놀드 베네트(Arnold Benett 1867-1931)가 쓴 장편소설
「 Anna of The Five Towns」다섯 마을의 안나(1902
이 청년은요 세상에서 담배를 제일 좋아합니다―---
기다랗게 꾸부러진 파이프에다가 향기가 아주 높은 담배를 피워 빽― 빽― 연기를 풍기고 앉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낙이었답니다."
(내야말로 동경 와서 쓸데없이 담배만 늘었지. 울화가 푹― 치밀을 때 저― 폐까지 쭉― 연기나 들이켜지 않고 이 발광할 것 같은 심정을 억제하는 도리가 없다.)
연애를 했어요!
고상한 취미―---
우아한 성격―---
이런 것이 좋았다는 여자의 유서예요―---
죽기는 왜 죽어―---
선생님―---
저 같으면 죽지 않겠습니다.
죽도록 사랑할 수 있나요―---
있다지요.
그렇지만 저는 모르겠어요."
(나는 일찍이 어리석었더니라.
모르고 연(姸)이와 죽기를 약속했더니라.
죽도록 사랑했건만 면회가 끝난 뒤 대략 이십 분이나 삼십 분만 지나면 연이는 내가 '설마' 하고만 여기던 S의 품안에 있었다.)
"그렇지만 선생님―---
그 남자의 성격이 참 좋아요.
담배도 좋고 목소리도 좋고―---
이 소설을 읽으면 그 남자의 음성이 꼭―---
웅얼웅얼 들려오는 것 같아요.
이 남자가 같이 죽자면 그때 당해서는 또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 같아서는 저도 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 사람이 정말 죽을 수 있도록 사랑할 수 있나요?
있다면 저도 그런 연애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러나 철부지 C양이여. 연이는 약속한 지 두 주일 되는 날 죽지 말고 우리 살자고 그럽디다.
속았다.
속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다.
나는 어리석게도 살 수 있을 것을 믿었지.
그뿐인가.
연이는 나를 사랑하노라고 까지.)
"공과(功課)는 여기까지밖에 안 했어요―--- 功課공과: 연습
청년이 마지막에는―---
멀리 여행을 간다나 봐요.
모든 것을 잊어버리려고."
(여기는 동경이다. 나는 어쩔 작정으로 여기 왔나?
적빈(赤貧)이 여세(如洗) ―--- 赤貧如洗적빈여세: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
콕토 가 그랬느니라―---
재주 없는 예술가야 부질없이 네 빈곤을 내세우지 말라고. 장콕도Jean Cocteau, 시인의 피 The Blood Of A Poet 1930
아― 내게 빈곤을 팔아먹는 재주 외에 무슨 기능이 남아 있누.
여기는 간다쿠 진보초(神田區 神保町), 이상의 동경 하숙집東京府 神田區 神保町3정목 101-4號
내가 어려서 제전(帝展) 이과(二科)에 하가키(엽서) 주문하던 바로 게가 예다. 帝国美術展覧会 제국미술전람회 1919년 설립
나는 여기서 지금 앓는다.)
"선생님! 이 여자를 좋아하십니까―---
좋아하시지요―---
좋아요―---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까지 사랑을 받는―---
남자는 행복되지요―---
네―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이상(李箱) 턱에 입 언저리에 아― 수염이 숱하게도 났다. 좋게도 자랐다.)
"선생님―---
뭘―---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네―
담배가 다 탔는데―---
아이― 파이프에 불이 붙으면 어떻게 합니까―---
눈을 좀―--- 뜨세요.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네―
무슨 생각 그렇게 하셨나요."
(아― 참 고운 목소리도 다 있지. 십 리나 먼―--- 밖에서 들려오는―---
값비싼 시계 소리처럼 부드럽고 정확하게 윤택이 있고―--- 피아니시모―---꿈인가. pianissimo 음악에서 ‘매우 여리게’
한 시간 동안이나 나는 스토리보다는 목소리를 들었다.
한 시간―---한 시간같이 길었지만 십 분―---나는 졸았나?
아니 나는 스토리를 다 외운다. 나는 자지 않았다.
그 흐르는 듯한 연연한 목소리가 내 감관(感官)을 얼싸안고 목소리가 잤다.)
꿈―---꿈이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잔 것도 아니요 또 누웠던 것도 아니다.
3
파이프에 불이 붙으면?
끄면 그만이지.
그러나 S는 껄껄―---
아니 빙그레 웃으면서 나를 타이른다.
"상(箱)! 연이와 헤어지게.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으니.
상이 연이와 부부? 라는 것이 내 눈에는 똑 부러 그러는 것 같아서 못 보겠네."
"거 어째서 그렇다는 건가."
이 S는, 아니 연이는 일찍이 S의 것이었다.
오늘 나는 S와 더불어 담배를 피우면서 마주 앉아 담소할 수 있었다.
그러면 S와 나 두 사람은 친우였던가.
"상! 자네「EPIGRAM(경구)」이라는 글 내 읽었지.
한 번―---
허허― 한 번.
상! 상의 서푼짜리 우월감이 내게는 우숴 죽겠다는 걸세.
한 번?
한 번―--- 허허― 한 번."
"그러면(나는 실신할 만치 놀란다)
한 번 이상―---
몇 번. S! 몇 번인가."
"그저 한 번 이상이라고만 알아 두게나그려."
꿈―---꿈이면 좋겠다.
그러나 10월 23일부터 10월 24일까지 나는 자지 않았다.
꿈은 없다.
(천사는―---어디를 가도 천사는 없다. 천사들은 다 결혼해 버렸기 때문에다.)
23일 밤 열시부터 나는 가지가지 재주를 다 피워 가면서 연이를 고문했다.
24일 동이 훤―하게 터올 때쯤에야 연이는 겨우 입을 열었다.
아! 장구한 시간!
"첫 번―--- 말해라."
"인천 어느 여관."
"그건 안다. 둘째 번―--- 말해라."
"……"
"말해라."
"N빌딩 S의 사무실."
"셋째 번―--- 말해라."
"……"
"말해라."
"동소문 밖 음벽정."
"넷째 번―--- 말해라."
"……"
"말해라."
"……"
"말해라."
머리맡 책상 서랍 속에는 서슬이 퍼런 내 면도칼이 있다.
경동맥을 따면―---
요물은 선혈이 댓줄기 뻗치듯 하면서 급사하리라.
그러나―---
나는 일찌감치 면도를 하고 손톱을 깎고 옷을 갈아입고 그리고
예년 10월 24일경에는 사체가 며칠 만이면 썩기 시작하는지 곰곰 생각하면서 모자를 쓰고 인사하듯 다시 벗어 들고 그리고 방―---
연이와 반년 침식을 같이 하던 냄새나는 방을 휘― 둘러 살피자니까
하나 사다 놓네 놓네 하고 기어이 뜻을 이루지 못한 금붕어도―---
이 방에는 가을이 이렇게 짙었건만 국화 한 송이 장식이 없다.
4
그러나 C양의 방에는 지금―--- 고향에서는 스케이트를 지친다는데―--- 국화 두 송이가 참 싱싱하다.
이 방에는 C군과 C양이 산다. 나는 C양더러 '부인'이라고 그랬더니 C양은 성을 냈다.
그러나 C군에게 물어 보면 C양은 '아내'란다.
나는 이 두 사람 중의 누구라고 정하지 않고 내 동경생활이 하도 적막해서 지금 이 방에 놀러 왔다.
언더 더 워치―--- 시계 아래서의 렉처(강의)는 끝났는데
C군은 조선 곰방대를 피우고
나는 눈을 뜨지 않는다.
C양의 목소리는 꿈같다.
인토네이션이 없다. intonation 억양 抑揚
흐르는 것같이 끊임없으면서 아주 조용하다.
나는 그만 가야겠다.
"선생님(이것은 실로 이상 옹을 지적하는 참담한 인칭대명사다)
왜 그러세요―---
이 방이 기분이 나쁘세요? (기분? 기분이란 말은 필시 조선말은 아니리라)
더 놀다 가세요―---
아직 주무실 시간도 멀었는데 가서 뭐 하세요?
네?
얘기나 하세요."
나는 잠시 그 계간유수(溪間流水) 같은 목소리의 주인 C양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C군이 범과 같이 건강하니까 C양은 혈색이 없이 입술조차 파르스레하다.
이 오사게 라는 머리를 한 소녀는 내일 학교에 간다. おさげ오사게: 땋아 늘어뜨린 머리
가서 언더 더 워치의 계속을 배운다.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강사는 C양의 입술이 C양이 좀 횟배를 앓는다는 이유 외에 또 무슨 이유로 조렇게 파르스레한가를 아마 모르리라.
강사는 맹랑한 질문 때문에 잠깐 얼굴을 붉혔다가 다시 제 지위의 현격히 높은 것을 느끼고 그리고 외쳤다.
"쪼꾸만 것들이 무얼 안다고―---"
그러나 연이는 히힝 하고 코웃음을 쳤다.
모르기는 왜 몰라―---
연이는 지금 방년이 이십,
열여섯 살 때 즉 연이가 여고 때 수신과 체조를 배우는 여가에 간단한 속옷을 찢었다.
그리고 나서 수신과 체조는 여가에 가끔 하였다.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다섯 해―---개꼬리도 삼 년만 묻어 두면 황모(黃毛)가 된다든가 안 된다든가 원―---
수신 시간에는 학감선생님,
할팽(割烹)1 시간에는 올드미스 선생님, [割烹]할팽かっぽう; (일본식의) 요리
국문 시간에는 곰보딱지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이 귀염성스럽게 생긴 연이가 엊저녁에 무엇을 했는지 알아내면 용하지."
흑판 위에는 '요조숙녀'라는 액(額)의 흑색이 임리(淋彍)하다.
"선생님 선생님―---
제 입술이 왜 요렇게 파르스레한지 알아맞히신다면 참 용하지."
연이는 음벽정(飮碧亭)에 가던 날도 R영문과에 재학중이다.
전날 밤에는 나와 만나서 사랑과 장래를 맹세하고
그 이튿날 낮에는 기싱과 호손을 배우고
밤에는 S와 같이 음벽정에 가서 옷을 벗었고
그 이튿날은 월요일이기 때문에 나와 같이 같은 동소문 밖으로 놀러 가서 베제(키스)했다.
S도 K교수도 나도 연이가 엊저녁에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S도 K교수도 나도 바보요,
연이만이 홀로 눈 가리고 야웅 하는데 희대의 천재다.
연이는 N빌딩에서 나오기 전에 WC라는 데를 잠깐 들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나오면 남대문 통 십오 간 대로 GO STOP의 인파.
"여보시오 여보시오,
이 연이가 저 이층 바른편에서부터 둘째 S씨의 사무실 안에서 지금 무엇을 하고 나왔는지 알아맞히면 용하지."
그때에도 연이의 살결에서는 능금과 같은 신선한 생광(生光)이 나는 법이다.
그러나 불쌍한 이상 선생님에게는 이 복잡한 교통을 향하여 빈정거릴 아무런 비밀의 재료도 없으니 내가 재산 없는 것보다도 더 가난하고 싱겁다.
"C양! 내일도 학교에 가셔야 할 테니까 일찍 주무셔야지요."
나는 부득부득 가야겠다고 우긴다.
C양은 그럼 이 꽃 한 송이 가져다가 방에다 꽂아 놓으란다.
"선생님 방은 아주 살풍경이라지요?"
내 방에는 화병도 없다.
그러나 나는 두 송이 가운데 흰 것을 달래서 왼편 깃에다가 꽂았다.
꽂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5
국화 한 송이도 없는 방 안을 휘― 한번 둘러보았다.
잘― 하면 나는 이 추악한 방을 다시 보지 않아도 좋을 수도 있을까 싶었기 때문에 내 눈에는 눈물도 괼밖에.
나는 썼다 벗은 모자를 다시 쓰고 나니까 그만하면 내 연이에게 대한 인사도 별로 유루(遺漏)없이 다 된 것 같았다.
연이는 내 뒤를 서너 발자국 따라왔던가 싶다.
그러나, 나는 예년 10월 24일경에는 사체(死體)가 며칠 만이면 상하기 시작하는지 그것이 더 급했다.
"상! 어디 가세요?"
나는 얼떨결에 되는 대로,
"동경."
물론 이것은 허담이다.
그러나 연이는 나를 만류하지 않는다. 나는 밖으로 나갔다.
나왔으니, 자― 어디로 어떻게 가서 무엇을 해야 되누.
해가 서산에 지기 전에
나는 이삼 일 내로는 반드시 썩기 시작해야 할 한 개 '사체(死體)'가 되어야만 하겠는데,
도리는?
도리는 막연하다.
나는 십 년 긴―--- 세월을 두고 세수할 때마다 자살을 생각하여 왔다.
그러나 나는 결심하는 방법도 결행하는 방법도 아무것도 모르는 채다.
나는 온갖 유행약을 암송하여 보았다.
그리고 나서는 인도교, 변전소, 화신상회 옥상, 경원선 이런 것들도 생각해 보았다.
나는 그렇다고―---
정말 이 온갖 명사의 나열은 가소롭다―---
아직 웃을 수는 없다.
웃을 수는 없다.
해가 저물었다.
급하다.
나는 어딘지도 모를 교외에 있다.
나는 어쨌든 시내로 들어가야만 할 것 같았다.
시내―---사람들은 여전히 그 알아볼 수 없는 낯짝들을 쳐들고 와글와글 야단이다.
가등이 안개 속에서 축축해한다.
영경(英京) 윤돈(倫敦)이 이렇다지―---
6
NAUKA사가 있는 진보초 스즈란도(神保町 鈴蘭洞)에는 고본(古本) 야시가 선다. 진보초(神保町)의 러시아語전문서점 나우카(Nauka)
섣달 대목―---
이 스즈란도도 곱게 장식되었다.
이슬비에 젖은 아스팔트를 이리 디디고 저리 디디고 저녁 안 먹은 내 발길은 자못 창량(璽崭)하였다.
그러나 나는 최후의 이십 전을 던져 타임스판 상용영어 사천 자라는 서적을 샀다.
사천 자―---
사천 자면 많은 수효다.
이 해양(海洋)만한 외국어를 겨드랑에 낀 나는 섣불리 배고파할 수도 없다.
아― 나는 배부르다.
진따―---(옛날 활동사진 상설관에서 사용하던 취주악대) 진동야의 진따가 슬프다. 진따 ジンタ:서커스.영화관 선전 따위에 쓰는 소수인의 악대
진따는 전원 네 사람으로 조직되었다.
대목의 한몫을 보려는 소백화점의 번영을 위하여
이 네 사람은 클라리넷과 코넷과 북과 소고(小鼓)를 가지고 선조 유신 당초에 부르던 유행가를 연주한다.
그것은 슬프다 못해 기가 막히는 가각풍경(街角風景)이다.
왜?
이 네 사람은 네 사람이 다 묘령의 여성들이더니라.
그들은 똑같이 진홍색 군복과 군모와 '꼭구마'를 장식하였더니라.
아스팔트는 젖었다. 스즈란도 좌우에 매달린 그 은방울꽃〔鈴蘭〕모양 가등(街燈)도 젖었다. 클라리넷 소리도―---눈물에―---젖었다.
그리고 내 머리에는 안개가 자욱이 끼었다.
영국 윤돈이 이렇다지?
"이상!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남자의 목소리가 내 어깨를 쳤다.
법정대학 Y군,
인생보다는 연극이 더 재미있다는 이다.
왜?
인생은 귀찮고 연극은 실없으니까.
"집에 갔더니 안 계시길래!"
"죄송합니다."
"엠프레스에 가십시다."
"좋―지요."
ADVENTURE IN MANHATTAN에서 진 아서가 커피 한잔 맛있게 먹더라.
크림을 타 먹으면 소설가 구보(仇甫) 씨가 그랬다―---
쥐 오줌 내가 난다고.
그러나 나는 조엘 마크리 만큼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으니―---
MOZART의 41번은 '목성'이다.
나는 몰래 모차르트의 환술(幻術)을 투시하려고 애를 쓰지만 공복으로 하여 적이 어지럽다.
"신주쿠(新宿) 가십시다."
"신주쿠라?"
"NOVA에 가십시다."
"가십시다 가십시다."
마담은 루바슈카. 노바는 에스페란토. 에스페란토어 NOVA는 "새로운"이라는 뜻이다.
루바슈카 [rubashca] 러시아 민족 의상으로, 남자들이 입는 윗도리
두 단어의 의미는 "새로운 러시아"--- 공산주의의 부상
헌팅을 얹은 놈의 심장을 아까부터 벌레가 연해 파먹어 들어간다.
그러면 시인 지용(芝鎔)이여!
이상은 물론 자작의 아들도 아무것도 아니겠습니다그려! - 정지용의 시 *카페 프란스* 인용
12월의 맥주는 선뜩선뜩하다.
밤이나 낮이나 감방은 어둡다는 이것은 고리키의「나그네」구슬픈 노래, 이 노래를 나는 모른다.
고리키의「나그네」는 고리키의 ‘나드네’ 의 오기인 듯 Na dne : На дне 러시아어로 ‘밑바닥’이란 의미다
7
밤이나 낮이나 그의 마음은 한없이 어두우리라.
그러나 유정(兪政)아!
너무 슬퍼 마라.
너에게는 따로 할 일이 있느니라.
이런 지비(紙碑)가 붙어 있는 책상 앞이 유정에게 있어서는 생사의 기로다.
이 칼날같이 선 한 지점에 그는 앉지도 서지도 못하면서 오직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울고 있다.
"각혈이 여전하십니까?"
"네― 그저 그날이 그날 같습니다."
"치질이 여전하십니까?"
"네― 그저 그날이 그날 같습니다."
안개 속을 헤매던 내가 불현 듯이
나를 위하여는 마코―---두 갑,
그를 위하여는 배 십 전 어치를, 사가지고 여기 유정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그의 유령 같은 풍모를 도회(韜晦)하기 위하여
장식된 무성한 화병에서까지 석탄산 내음새가 나는 것을 지각하였을 때는
나는 내가 무엇 하러 여기 왔나를 추억해 볼 기력조차도 없어진 뒤였다.
"신념을 빼앗긴 것은
건강이 없어진 것처럼
죽음의 꼬임을 받기 마치 쉬운 경우더군요."
"이상 형!
형은 오늘이야 그것을 빼앗기셨습니까!
인제―---
겨우―---
오늘이야―---
겨우―---
인제."
유정!
유정만 싫다지 않으면 나는 오늘 밤으로 치러 버리고 말 작정이었다.
한 개 요물에게 부상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이십칠 세를 일기로 하는 불우의 천재가 되기 위하여 죽는 것이다.
유정과 이상―---
이 신성불가침의 찬란한 정사(情死)―---
이 너무나 엄청난 거짓을 어떻게 다 주체를 할 작정인지.
"그렇지만 나는 임종할 때 유언까지도 거짓말을 해줄 결심입니다."
"이것 좀 보십시오." 하고 풀어헤치는 유정의 젖가슴은 초롱(草籠)보다도 앙상하다.
그 앙상한 가슴이 부풀었다 구겼다 하면서 단말마의 호흡이 서글프다.
"명일의 희망이 이글이글 끓습니다."
유정은 운다.
울 수 있는 외의 그는 온갖 표정을 다 망각하여 버렸기 때문이다.
"유형!
저는 내일 아침차로 동경 가겠습니다."
"……"
"또 뵈옵기 어려울걸요."
"……"
그를 찾은 것을 몇 번이고 후회하면서
나는 유정을 하직하였다.
거리는 늦었다.
방에서는 연이가 나대신 내 밥상을 지키고 앉아서 아직도 수없이 지니고 있는 비밀을 만지작만지작하고 있었다.
내 손은 연이 뺨을 때리지는 않고 내일 아침을 위하여 짐을 꾸렸다.
"연이!
연이는 야웅의 천재요.
나는 오늘 불우의 천재라는 것이 되려다가 그나마도 못 되고 도로 돌아왔소.
이렇게
이렇게!
응?"
8
나는 버티다 못해 조그만 종잇조각에다 이렇게 적어 그놈에게 주었다.
"자네도 야웅의 천재인가?
암만해도 천재인가 싶으이.
나는 졌네.
이렇게 내가 먼저 지껄였다는 것부터가 패배를 의미하지."
일고휘장(一高徽章)이다.
HANDSOME BOY―---
해협 오전 2시의 망토를 두르고 내 곁에 가 버티고 앉아서 동(動)치 않기를 한 시간 (이상?)
나는 그 동안 풍선처럼 잠자코 있었다.
온갖 재주를 다 피워서 이 미목수려(眉目秀麗)한 천재로 하여금 먼저 입을 열도록 갈팡질팡했건만 급기야 나는 졌다.
지고 말았다.
"당신의 텁석부리는 말을 연상시키는구려.
그러면 말아!
다락같은 말아!
귀하는 점잖기도 하다마는 또 귀하는 왜 그리 슬퍼 보이오?
네?" (이놈은 무례한 놈이다.)
"슬퍼? 응―---
슬플밖에―---
20세기를 생활하는데 19세기의 도덕성밖에는 없으니 나는 영원한 절름발이로다.
슬퍼야지―---
만일 슬프지 않다면―---
나는 억지로라도 슬퍼해야지―---
슬픈 포즈라도 해보여야지―---
왜 안 죽느냐고?
헤헹!
내게는 남에게 자살을 권유하는 버릇밖에 없다.
나는 안 죽지.
이따가 죽을 것만 같이 그렇게 중속(衆俗)을 속여 주기만 하는 거야.
아― 그러나 인제는 다 틀렸다.
봐라. 내 팔. 피골이 상접. 아야아야. 웃어야 할 터인데 근육이 없다.
울려야 근육이 없다.
나는 형해(形骸)다.
나―---라는 정체는 누가 잉크 짓는 약으로 지워 버렸다.
나는 오직 내―--- 흔적일 따름이다."
NOVA의 웨이트리스 나미코는 아부라에(유화)라는 재주를 가진 아부라あぶら: 油·脂 페인트를 이르는 말인 듯
아스팔트 원료 덩어리로 막대기에 동그랗게 딱딱하게
굳으면 장난감으로 가지고 논다.
노라의 따님 코론타이의 누이동생이시다. 노라: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 나오는 여주인공.
미술가 나미코 씨와 극작가 Y군은 4차원 세계의 테마를 불란서 말로 회화한다.
불란서 말의 리듬은 C양의 언더 더 워치 강의처럼 애매하다.
나는 하도 답답해서 그만 울어 버리기로 했다.
눈물이 좔좔 쏟아진다.
나미코가 나를 달랜다.
"너는 뭐냐?
나미코?
너는 엊저녁에 어떤 마치아이(요릿집)에서 방석을 베고 19분 동안―--- 아니 아니 어떤 빌딩에서 아까 너는 걸상에 포개 앉았었느냐.
말해라―---
헤헤― 음벽정?
N빌딩 바른편에서부터 둘째 S의 사무실?
(아― 이 주책없는 이상아 동경에는 그런 것은 없습네.)
계집의 얼굴이란 다마네기다.
암만 벗기어 보려무나. 마지막에 아주 없어질지언정 정체는 안 내놓느니."
신주쿠의 오전 1시―---
나는 연애보다도 우선 담배를 피우고 싶었다.
9
12월 23일 아침 나는 진보초 누옥(陋屋) 속에서 공복으로 하여 발열하였다.
발열로 하여 기침하면서 두 벌 편지는 받았다.
저를 진정으로 사랑하시거든 오늘로라도 돌아와 주십시오.
밤에도 자지 않고 저는 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정.
이 편지 받는 대로 곧 돌아오세요.
서울에서는 따뜻한 방과 당신의 사랑하는 연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 서(書).
이날 저녁에 부질없는 향수를 꾸짖는 것처럼
C양은 나에게 백국(白菊) 한 송이를 주었느니라.
그러나,
오전 1시 신주쿠역 폼에서 비칠거리는 이상의 옷깃에 백국은 간데없다.
어느 장화가 짓밟았을까.
그러나―--- 검정 외투에 조화를 단, 댄서―--- 한 사람.
나는 이국종 강아지올시다.
그러면 당신께서는 또 무슨 방석과 걸상의 비밀을 그 농화장(濃化粧) 그늘에 지니고 계시나이까?
사람이―---
비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참 재산 없는 것보다도 더 가난하외다 그려!
나를 좀 보시지요?
문장, 1937. 3
1937 (27세) 사상불온자로 경찰에 구속 2월 12일 석방 3월 16일(34일간)
4월17일. 새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사망
아마도 이상의 마지막 글인지도 모른다.
실화失花 잃어버린 꽃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간담이 서늘하다.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0) | 2014.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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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기획특집,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20051007, 제10부 황포의 눈물
EBS 기획 특집,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10부작
제1부 피아골의 들국화
제2부 용담의 새벽
제3부 두만강을 넘어서
제4부 청산이여 말하라
제5부 아무르의 열 세 발자국
제6부 서간도 바람부는 임청각
제7부 십자령에 뿌린 의혈
제8부 밀양 아리랑
제9부 올기강은 흐른다
제10부 황포의 눈물
지도의 암실 - 삽화의 의미는 (0) | 2017.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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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암실 풀어읽기 (0) | 2017.11.26 |
창세기를 욕되게 하지 말지어다. 地圖의 暗室 해석 1-13 (0) | 2014.12.08 |
地圖의 暗室 원문 뷰어 (0) | 2014.12.06 |
The Weeknd - Secrets https://www.youtube.com/watch?v=eXDU9um19HM
“혼외정사는 진보된 사람의 행동이다”
나는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면 남편이 질투심으로 더 잘해줄 것으로 믿었답니다.
자유연애를 부르짖고 여성의 자유와 개방을 추구
조국의 독립에 앞서 여자들이 우선 남자들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
1930년대 잘나가는 경성 여인내들의 외침이었다.
이상의 소설 終生記종생기에 貞姬정희라는 여인이 나옵니다.
貞姬정희는 실제인물이었을까요?
누구는 변동림이라고 하고 누구는 최정희라 하는데......... ?
이 여자가 진짜 정희다.
정희는 사팔뜨기다.
근시6도다.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누굴까 ?
차마 말할 수 없다. 간담이 서늘하다.
때는 1936년
李尙山이상산
尙山은 퍽 다정한 여자엿스며 그 아름다운 얼골과 풍부한 육체미에는 한 줄기의 애수가 흘으고 잇는 것 갓햇다.
그 미모와 그 풍부한 육체미로 여러 남성들을 惱殺한 것만은 움즉일 수 업는 사실이다
1934년 8월 13일 새벽 4시사망
정희는 사팔뜨기다.
근시6도다.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일본이름 아먀기 카쓰란天城活蘭 金活蘭김활란
http://ko.wikipedia.org/wiki/%EA%B9%80%ED%99%9C%EB%9E%80
출생 1899년 1월 18일 인천부 동구 창영동
14세: 1913년 이화학당 고등부
19세: 1918년 3월 이화학당 졸업 직후부터 모교인 이화학당의 교사 이화학당 고등보통과의 영어 교사와 이화학당 대학예과 영어 교사로 활동
20세 1919년 3.1운동 비밀결사대활동 근거자료 없음
22세: 1921년 전도대를 조직하여 전국을 순회하며 감리교회 전파
23세: 1922년 10월 미국 오하이오 주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교 3학년에 편입
24세: 1923년 3월 김필례, 유각경 등과 함께 YWCA창설
25세: 1924년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교 학사 학위
26세: 1925년 6월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수 교감겸임
28세: 1927년 5월 근우회 창립 회장취임
29세: 1928년 근우회에서 탈퇴
32세: 1931년 10월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 학위
33세: 1932년 이화전문학교 부교장 교복을 입게함 제7대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장
40세: 1939년 유각경, 이숙종(李淑鍾), 임영신, 박순천, 노천명, 모윤숙·황선덕 등과 함께 조선임전보국단 부인대 간부가 되어
정신대 참여 선전 독려,
학도병 지원을 선전, 독려 강연활동
42세: 1941년 야먀기 카쓰란(天城活蘭)으로 창씨개명
44세: 1943년 12월 학도병 나가라 부추김 뒷일은 우리가
학도병 출진의 북은 울렸다.
그대들은 여기에 발맞추어 용약(勇躍) 떠나련다!
가라, 마음놓고!
뒷일은 총후(銃後)는 우리 부녀가 지킬 것이다.
남아로 태어나서 오늘같이 생의 참뜻을 느꼈음도 없었으리라.
학병 제군 앞에는 양양한 전도가 열리었다.
몸으로 국가에 순(殉)하는 거룩한 사명이 부여되었다.
조광(*월간종합잡지)
이이제이 121회 김활란 특집 .....50분 부터
http://www.podbbang.com/ch/4362
貞姬정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6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康明花강명화
1920년대 명월관 기생 강명화는 귀가길에 일본인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구해 준 영남 부호의 아들인 도쿄 유학생 장병천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가로놓인 신분상의 벽 때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자결하고, 남자도 뒤를 따른다.
http://blog.naver.com/razzoqkr/20179850128
貞姬정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6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금홍이
이상은1933년, 총독부 기사직을 그만두고 황해도 백천에서 요양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운명의 여인인 기생 금홍을 만났다.
그녀를 친한 벗에게 권하는 엽기스런 애정행각.
그러면서도 금홍에 대해 '보들레르의 흑인 혼혈 정부 잔느 뒤발을 닮은데다가,
모든 남자들이 한 번 정도 안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여자'라 찬사를 늘어놓았다.
열렬히 사랑했던 금홍을 비롯해 이상은 전생애를 통해 여러 여급과 사랑을 나누었다.
물건이 다른 이상과 손매가 매서운 금홍이로 알려진 사진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권순옥, 이상과 정인택 삼각관계에서 1935년 8월 29일 정인택과 혼인함.
권순옥은 금홍이가 가출했을 때 이상이 사귄 여성이다.
이상은 카페 ‘쓰루(鶴)’를 인수하는데 이 카페의 여급으로 있었던 여성이 권순옥이다.
1930년대에는 카페 여급들 중에 인텔리 여성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를 이상의 친구였던 정인택이 짝사랑하면서 이들은 삼각관계에 빠지게 된다.
권순옥의 마음을 얻고 싶었던 정인택이 위 대목처럼 자살 기도까지 하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권순옥과 정인택이 결혼에 이르게 된 과정을 적은 것이 소설 ‘환시기’다.
이들 결혼의 사회를 이상이 보았다는 것도 당시 화제가 되었다.
이 사실은 이상이 죽은 뒤 정인택이 쓴 ‘불쌍한 이상’(조광, 1939.12)에서
“이상이 그 야윈 어깨에 명재경각의 저를 걸머지고 밤 깊은 종로거리를 헤매던 일, 제가 어찌 잊겠습니까.
그때 이상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고, 내 아내도 없고…”라고 언급되기도 했다.
권순옥의 문단 남성들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국전쟁 때 그녀는 정인택과 두 딸과 함께 월북했는데 도중에 정인택은 병사했다.
그 후 그녀는 가족들을 남한에 둔 채 납북된 소설가 박태원과 재혼하게 된다.
http://blog.naver.com/fish20017
貞姬는 사팔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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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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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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卞東琳
출생 : 1916년
14세 : 1930년 경성여자고등보통학
19세 : 1935년 이화여자전문학교 영문과졸
20세 : 1936년 6월 이상과 결혼 37년 이상 사망
22세 : 1938년
28세 ; 1944년 42년 첫 부인과 이혼 한 김환기와 재혼
金鄕岸김향안으로 개명
http://blog.naver.com/fish20017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盧天命노천명
출생 :1911년 9월 1일
22세 :1932년 밤의 찬마 발표
24세 :1934년 이화여자전문학교 영문과
28세 :1938년 《산호림》을 발표
전사자들을 칭송하는 선동적이고 정치적인 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
남아면 군복에 총을 메고 나라 위해 전장에 나감이 소원이러니
이 영광의 날 나도 사나이였다면 귀한 부르심을 입었을 것을.......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일제의 인적 수탈(강제 징병)을 찬양하는 내용이 포함
http://ko.wikipedia.org/wiki/%EB%85%B8%EC%B2%9C%EB%AA%85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崔貞熙최정희 “군국의 어머니” 태평양 전쟁지원 연설
출생 :1912년 함북 성진
14세 :1926년
19세 :1931년
22세 :1934년 숙명보통학교졸업 중앙보육학교에 입학 1년 만에 졸업
24세 :1936년 일본에서 학생극예술좌'에 참가. 연출자 김유형과 동거 아들1명 이혼 사별
25세 :1937년 3남1녀를 둔 김동환과 염문 동거
28세 :1940년 카프 제2차 전주사건에 연루 8개월간 실형 1928 숙명여고 졸업.
29세 :1941년 『조광』에 단편 「흉가(凶家)」를 발표하며 문단 데뷔.
48세 :1960년 『현대문학』 추천심사위원으로 피촉.
71세 :1983 한국소설가협회 대표위원.
http://ko.wikipedia.org/wiki/%EC%B5%9C%EC%A0%95%ED%9D%AC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許貞淑허정숙사랑 없이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고 사랑 없이도 결혼할 수 있다고 주장
일곱 번 이상으로 남자를 갈아치웠다. <!--[endif]-->
자유연애주의자로 조선 콜론타이라는 명성 얻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치인, 법관,여성운동가, 사회주의자
일제 강점기 당시 언론 활동과 신간회와 근우회의 조직 등에 참여
출생 :1902년 7월 16일
14세 :1916년
16세 :1918년 평양고등여학교를 졸업
17세 :1919년 이화학당 전문부를 졸업 일본 간사이 학원(關西學院)에 입학
18세 :1920년 공개적으로 머리 단발 성리학자들 패륜아라며 공격
19세 :1921년 상하이로 유학 후 귀국
22세 :1924년 모스크바공산대학을 중퇴
조국의 독립에 앞서 여자들이 우선 남자들로부터 독립하고,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설수 있어야 된다고 주장
임원근과 결혼 임원근은 공산주의 전파를 위해 박헌영과 함께 국내로 잠입하다 검거돼 평양형무소에서 1년 반을 복역하였다.
기독교의 위선과 편협함, 독단성을 신랄하게 비판
김명순, 김일엽, 나혜석, 윤심덕, 박인덕 등 3·1 운동을 전후하여 일본 유학을 하고 돌아와 1920년대 중반까지 문화계에서 활동한 신여성의 대표주자. 여성동우회의 주요 멤버
34세 :1936년 중국으로 망명, 민족혁명당, 조선독립동맹 활동
1936년 최창익 등과 함께 중국 상하이로 건너갔다가 조선에서 석방되어 망명한 한빈(韓斌) 등을 만났다.
이후 허정숙은 최창익, 한빈 등과 함께 난징으로 가 조선민족혁명당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조선의용대에도 가담했으며,
조선청년 전위동맹 부대표로 선출되었다. 한편 그는 최창익, 박효삼, 한빈 등과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하려는 김원봉 등의 견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1948년 8월 25일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 선거에 당선되어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이 되었다.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수립에 참여하였다.
http://ko.wikipedia.org/wiki/%ED%97%88%EC%A0%95%EC%88%99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金一葉김일엽
출생 :1896년 진남포 삼숭여학교(三崇女學校) 졸업.서울 이화학당에서 수학.救世學校졸업 일본日新學校졸업.
22세 :1918년 연희전문학교 교수 40세 이노익 22세 때 결혼
24세 :1920년 잡지 『신여자』 창간. 『신민공론』, 『신미공론』 편집 동인.
일본 유학시절 본처가 한국에 있는 시인 노월 임장화와 간통한 사건으로 이혼당함
일본 오따 세이죠의 아들을 낳아 오따에게 넘겨주고 귀국
친구 유덕의 애인 방인근과 삼각관계에 빠져 스캔들
동아일보사 문예부 기자. 정치부 기자 국기열과 동거
재가승 하윤실과 동거
34세 :1928년 滿空禪師만공선사 문하에서 수계
목사의 딸로 태어나 여성은 어머니 아니면 창녀라는 이분법적 기독교 신화에 반기
나혜석·김명순 등과 함께 자유연애를 부르짖고 여성의 자유와 개방을 추구하며 지위향상운동을 폈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7&contents_id=5034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許英肅허영숙
허영숙과 나혜석은 자매같다는 느낌이 ?
1949년 혁신출판사에서 발간한 친일파 관련 문헌인 민족정기의 심판은
‘이광수도 혁명대열에 참가하여 조국 광복을 위하여 눈부신 활약을 했지만
총독부 경무국장 마루야마(丸山)의 밀정으로 상해에 온 허영숙(許英淑)에게 넘어갔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광수와 가까웠던 임정 내무총장 안창호는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 출신의 여의사 허영숙에게 상해에서 개업할 것을 권유했지만
이광수와 허영숙은 끝내 귀국해 버렸다.
출생 :1895년
14세 :1909년
19세 :1914년
23세 :1918년 의사시험에 조선 여성으로 처음 합격
25세 :1920년 산부인과 병원 ‘영혜의원’ 개업
이광수는 흥사단 상하이 조계의 임시 반장을 맡기도 하는데, 여름 방학 무렵 일본에서 허영숙이 이광수를 찾아왔다.
허영숙의 상하이 임시정부 방문은 당시 상해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논란거리를 만들었다 한다.
월탄 박종화는 그의 '일기' 에서 이광수가 이때 허영숙으로 인해 조선총독부에 매수당한 것은 아닌가 의심하는 기록을 남겼다.
조선총독부의 사주를 받은 허영숙이 이광수에게 '총독부의 신변보장을 언질 받고' 이를 설득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품기도 했다.
박종화에 의하면 이 소문이 확산되면서 허영숙의 첫 애인 진학문은 충격을 받고 홧김에 일본 여자와 결혼해버렸다고 한다.
독립운동가들은 허영숙이 이광수를 타락시켰다며 못마땅하게 여겼다.
26세 : 1921년 4월말 이광수 개성으로 귀국, 정식결혼
30세 :1925년 남편 李光洙로 부터 동아일보 학예부장 자리 이어받음
36세 :1931년 미스코리아 “삼쳔리일색” 심사위원 : 이광수,허영숙, 염상섭, 김안서, 안석주, 이承萬, 이청전, , 나혜석, 김일엽, 최승희, 김동환, 최정희 등
51세 :1946년 5월 21일에 합의 이혼하였는데,
서울신문은 이 소식을 전하며“장차 이광수가 전범으로 걸려들 때를 걱정하여,
자식과 재산의 보호를 위해서 취하는 잇속 빠른 길이 아닌가 보고 있다.”(1946년 6월 13일자)라며 비판하였다.
이광수 http://ko.wikipedia.org/wiki/%EC%9D%B4%EA%B4%91%EC%88%98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羅蕙錫나혜석 “혼외정사는 진보된 사람의 행동이다”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면 남편이 질투심으로 더 잘해줄 것으로 착각
출생 :1896년 4월 18일 경기도 수원군 수원면 신풍리 291번지
14세 :1910년 삼일여학교 재학 중 단색목판화 '개척자' 제작 월간 '개벽' 13호에 게재
19세 :1915년 일본에서 발간하는 《여자지계(女子之界)》의 창립, 발간에 참여
22세 :1918년 단편소설 '경희' 발표 여자계 제2호 1918년 03월22일 필명: 晶月
미술 교사, 3.1운동 가담 혐의로 투옥
한때 춘원 이광수의 애인
부인까지 있는 최승구와 약혼 최승구 사망 후
24세 :1920년 김우영과 결혼
30세 :1926년 조선 최초로 구미 여행에 오른 여성
파리에서 외교관으로 주재하고 있던 崔麟최린과 염문
36세 :1932년 이혼당함
38세 :1934년 09월 19일 崔麟최린에게 처권침해 정조유린에 의한 위자료 만이천원 청구
후에 2.000원 받았음
52세 :1948년 12월 10일 시립자제원에서 사망
나혜석 http://ko.wikipedia.org/wiki/%EB%82%98%ED%98%9C%EC%84%9D
허영숙과 나혜석은 자매같다는 느낌이 ?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출생 :1906년 4월 20일
14세 :1920년 평양 숭의여학교에 입학
18세 :1924년 양주동과 함께 금성사 근처에서 동거
19세 :1925년 숭의여학교에 복학하여 공부중 중퇴
21세 :1927년 신간회, 근우회에 참여
25세 :1931년 張河一과 결혼 장편소설 <어머니와 딸>을 발표함
26세 :1932년 간도로 이주, 사회주의자 김봉환과 내연관계
28세 :1934년 동아일보에 장편 “인간문제” 명성을 얻음‘ 최하층 여성의 삶을 통해 식민현실과 계급차별의 모순을 고발한 장편소설
李康勳이강훈 전 광복회장이 강경애는 김좌진장군 암살을 교사한 金奉煥김봉환과 내연의 관계로, 일본 경찰에 공산주의운동을 한 혐의로 체포된 뒤 변절해 김좌진 장군 암살을 공모했다고 주장
http://ko.wikipedia.org/wiki/%EA%B0%95%EA%B2%BD%EC%95%A0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朴花城박화성
출생 :1904년 4월 16일
14세 :1918년 서울의 숙명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
18세 :1922년 전라남도 영광중학교교원으로 근무
21세 :1925년 추석 전야 발표
22세 :1926년 숙명여자고등보통학교 졸업 日本女子大學영문과에 입학.
25세 :1929년 3학년 수료후 귀국 金國鎭과 혼인
28세 :1932년 장편소설 <백화 白花>동아일보 연재
32세 :1936년 김국진과 이혼 千篤根과 재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685333&cid=41708&categoryId=41735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毛允淑모윤숙
출생 :1910년 3월 5일
15세 :1924년개성 호수돈여자고등보통학교
18세 :1927년 경성부의 이화여자전문학교
22세 :1931년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 <피로 색인 당신의 얼골을〉 동광에 발표
24세 :1933년 태평양 전쟁 중 각종 친일 단체에 가입 강연 및 저술 활동 전쟁에 협력
26세 :1935년 안호상(安浩相)결혼 곧 이혼 이후 평생 독신으로 생활
32세 :1941년 조선문인협회에 간사로 가담해 친일 강연
33세 :1942년 조선임전보국단 국민의용대 가담 친일 잡지 매일신보에 〈호산나 소남도〉전쟁 찬양시를 발표
지원병 참전을 독려 시 〈어린 날개 - 히로오카(廣岡) 소년 학도병에게〉
34세 :1943년〈아가야 너는 - 해군 기념일을 맞아〉 〈내 어머니 한 말씀에〉등을 연달아 발표하는 등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친일 활동을 했다.
이 시기 비슷한 주제의 시들을 창작한 노천명과 함께 문인 중 가장 노골적인 친일파로 분류되고 있
36세 :1945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친일 논설을 기고
http://ko.wikipedia.org/wiki/%EB%AA%A8%EC%9C%A4%EC%88%99
貞姬는 사팔뜨기다.
近視六度 근시육도다.
左亂視右色盲 좌난시 우색맹이다.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이다.
가족이 14살 때 딸에게 賣淫매음시켰다.
19살 때 자진해서 賣淫매음했다.
22살 때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편발處子처자를 위조하여 賣喫매끽하여 버렸다.
尹心悳윤심덕
출생 1897
보통학교 음악선생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음악교사 시절 때마침 조선총독부의 관비로 우에노음악학교에 보내는 프로그램에서 한기주와 함께 선발되어 우에노음악학교 사범과를 졸업하면서 소프라노로 두각을 나타냈다.
23세: 1920년 12월 19일 베토벤 탄생 150주년 기념음악회 때 출연했고,
24세: 1921년 귀국 전국순회공연 극작가 김우진과 친교
26세: 1923년 7월 7일 장곡천정공회당에서 성악발표회를 열었다.
1923년 6월 귀국하자마자 종로 중앙청년회관에서 독창회를 가짐으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로 데뷔하였다.
양악이 수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가 제대로 성악을 공부한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그녀의 풍부한 성량과 당당한 용모 또한 대중을 휘어잡았다.
유부남 김우진과의 사랑은 진보적인 도덕관을 지닌 그녀를 궁지로 몰아갔다.
29세: 1926년 여동생 성진의 유학길 배웅을 위하여 일본에 간 그녀는 닛토레코드회사에서 24곡을 취입한 뒤 먼저 와 있던 김우진과 함께 관부연락선 도쿠주마루를 타고 귀국하던 중 두 사람은 현해탄에 투신하였다.
그녀가 남긴 ‘사의 찬미’는 오늘까지 널리 불리고 있다.
Hebrew Melody (0) | 2017.0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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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o Dudamel : Dvorak - Symphony no. 9 - 4th movement - Allegro con fuoco
성경 속의 空間과 時間槪念을 알아보자. - 1 -
하느님은 제일 먼저 시간과 공간을 창조했다.
성경 창세기 속에서 말하는 최초의 빛은 인간이 볼 수 있는 빛이 아니고 하느님만의 빛이다.
하느님의 빛과 인간이 빛은 槪念이 다르다.
성경 창세기에 태초에 빛이 있었다 한다. 태초에 빛은 곧 공간의 의미이다.
하느님에게 있어서는 태초에 빛은 태양 빛이 아니라 빛이 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하느님만의 빛이다.
인간이 공간을 구분하는 것은 빛에 의해 가능하다.
눈을 감고서는 공간의 구분은 불가능하다.
빛은 공간에서만 존재한다.
하느님은 이 빛을 낮이라 부르고 어둠을 밤이라 하였다.
여기서 빛과 어둠이란 인간의 시선으로 본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입장에서 본 빛과 어둠이다.
하느님의 빛과 어둠은 하느님의 의지가 삼라만상 속에 내재해 있음을 客體表象객체표상하기 위한 주관적 필수요소이다.
이 빛이 인간에 있어서는 空間으로 인식되는 것이며 하느님의 어두움은 인간에 있어서는 時間개념이 되는 것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태초에 빛이 생긴 첫째 날의 주체는 오직 하느님뿐이었음을 상기하시기 바란다.
아직 인간존재 자체가 출현하기 이전의 빛과 어둠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등장한 것은 여섯째 날이다.
이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도입해 놓으신 후 뭍 생명들을 위해 드디어 넷째 날에 태양을 만드셨다.
인간이 빛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이 태양 빛 뿐이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시간이며 하느님의 어둠 밤이다.
하느님의 언어로 빛과 어둠이 인간에게는 空間과 時間槪念으로 인지되는바
하느님의 빛과 어둠은 언제 어디서나 내 안에 거하시는 전능하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첫째 날에 빛을 창조하신 것과 넷째 날에 태양을 창조하신 것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거나 창조론을 비판하는데 사용한다.
이 논쟁의 해답이 하나님이 주체가 된 빛과 어둠은 인간에 있어서는 공간과 시간의 개념으로 발현된다는 사실이다.
비판자들이여 이글을 읽고 더 이상 창세기를 욕되게 하지 말지어다. - 꽃신장사 -
(창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요1:3, 히1:10
(창 1:2) 땅이 1)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창 1:3)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창 1:4)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창 1:5)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창 1:6)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창 1:7)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창 1:8)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
(창 1:9)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창 1: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 1:11)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창 1:12)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 1:1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셋째 날이니라
(창 1:14) ○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늘의 궁창에 2)광명체들이 있어 낮과 밤을 나뉘게 하고
그것들로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이루게 하라
(창 1:15) 또 광명체들이 하늘의 궁창에 있어 땅을 비추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창 1:16) 하나님이 두 큰 광명체를 만드사 큰 광명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체로 밤을 주관하게 하시며 또 별들을 만드시고
(창 1:17) 하나님이 그것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을 비추게 하시며
(창 1:18) 낮과 밤을 주관하게 하시고 빛과 어둠을 나뉘게 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 1:19)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넷째 날이니라
(창 1:20)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들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 땅 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
(창 1:21) 하나님이 큰 바다 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 1:22)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닷물에 충만하라
새들도 땅에 번성하라 하시니라
(창 1: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다섯째 날이니라
(창 1:24)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가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창 1:25) 하나님이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가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 1:26)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3)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창 1: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 1: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 1:29)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 거리가 되리라
(창 1:30) 또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풀을 먹을 거리로 주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창 1:31)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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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구본웅은 이상이 비구라는 호를 썼다고 말했다.
지도의 암실(地圖의 暗室)
기인 동안 잠자고 짧은 동안 누웠던 것이 짧은 동안 잠자고 기인 동안 누웠던 그이다.
네 시에 누우면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그리고 아홉 시에서 열 시까지
리상ㅡ나는 리상 한 우스운 사람을 아안다
물론 나는 그에대하여 한쪽 보려하는 것이거니와ㅡ은 그에서 그의 하는 일을 떼어던지는 것이다.
태양이 양지짝처럼 내려쪼이는 밤에 비를 퍼붓게하여 그는 레인코우트가 없으면 그것은 어쩌나하여 방을 나선다.
이삼모각로도북정거장 좌황포차거 (離三茅閣路到北停車場 坐黃布車去)
어떤 방에서그는 손가락 끝을 걸린다
손가락 끝은 질풍과 같이지도 위를 거읏는데 그는 마않은 은광을 보았건만
의지는 걷는 것을 엄격케 한다
왜 그는 평화를 발견하였는지 그에게 묻지 않고
의례한 K의 바이블 얼굴에 그의 눈에서 나온 한 조각만의 보자기를 조각만 덮고 가버렸다.
옷도 그는 아니고 그의 하는 일이라고 그는 옷에 대한 귀찮은 감정의 버릇을 늘 하루의 한 번 씩 벗는 것으로 이렇지 아니하냐
누구에게도 없이 반문도 하며 위로도 하여 가는 것으로도 보아 안버린다.
친구를편애하는야속한고집이 그의발간몸덩이를 친구에게그는그렇게도쉽사리내어맡기면서 어디친구가무슨짓을하기도하나 보자 는생각도않는못난이 라고도하기는하지만사실에그에게 는 그가그의발간몸덩이를가지고다니는 무거운노역에서벗어나고싶어하는갈망이다 시계도치 려거든칠것이다 하는마음보로는한시간만에세번을치고삼분이남은후에육십삼분만에쳐도너할 대로내버려두어버리는마음을먹어버리는관대한세월은 그에게 이때에시작된다.
암뿌으르에봉투를 씌워서그감소된빛은 어디로갔는가에대하여도그는한번도생각하여본일은없 이 그는이러한준비와장소에대하여관대하니라 생각하여본일도없다면 그는속히잠들지아니할 까 누구라도생각지는아마않는다 인류가아직만들지아니한글자가 그자리에서이랬다 저랬다하 니무슨암시 이냐가무슨까닭에 한번읽어지나가면 그도무소용인글자의고정된기술방법을채용 하는 흡족지않은버릇을쓰기를버리지않을까를그는생각한다 글자를저것처럼가지고그하나만이 이랬다저랬다하면또생각하는것은 사람하나 생각둘말글자 셋 넷 다섯 또다섯 또또다섯또또또 다섯그는결국에시간이라는것의무서운힘을 믿자아니할수는없다한번지나간것이 하나도쓸데없 는것을알면서도하나를버리는묵은짓을그도역시거절치않는지그는그에게물어보고싶지않다 지 금생각나는것이나 지금가지는글자가이따가가질것하나 하나 하나 하나에서 모두씩못쓸것인줄 알았는데왜지금가지느냐안가지면 고만이지하여도 벌써가져버렸구나 벌써가져버렸구나 벌써 가졌구나 버렸구나 또가졌구나.
그는아파오는시간을입은 사람이든지길이든지 걸어버리고걷어차고싸와대이고싶었다 벗겨도 옷 벗겨도옷 벗겨도옷 벗겨도옷 인다음에야걸어도길 걸어도길인다음에야 한군데버티고서서 물러나지만않고 싸워대이기만이라도하고싶었다.
암뿌으르에불이확켜지는 것은 그가깨이는것과같다하면이렇다 즉밝은동안에불인지마안지하 는얼마쯤이 그의다섯시간뒤에 흐리멍텅이달라붙은한시간과같다하면 이렇다즉그는봉투에싸 여없어진지도모르는암뿌으르를보고 침구속에반쯤강삶아진그의몸덩이를보고봉투는 침구다생 각한다 봉투는옷이다 침구와봉투와 그는무엇을배웠느냐몸을내어다버리는법과 몸을주워들이 는법과 미닫이에광선잉크가 암시적으로쓰는의미가 그는그의 몸덩이에불이 확켜진것을알라는 것이니까 그는봉투를입는다 침구를입는것과 침구를벗는것이다 봉투는옷이고 침구다음에그의 몸덩이가 뒤집어쓰는것으로닳는다 발갛게암뿌으르에습기제하고젖는다 받아서는내어던지고 집어서는내어버리는하루가불이들어왔다불이꺼지자시작된다 역시그렇구나오늘은 카렌더의 붉은빛이 내어내었다고 그렇게카렌더를만든사람이나떼이고간사람이나가마련하여놓은것을 그는 위반할수가없다 K는그의방의카렌더의빛이 K의방의카렌더의빛과일치하는것을 좋아하는 선량한사람이니까 붉은빛에대하여겸하여그에게경고하였느냐그는몹시생각한다 일요일의붉은 빛은월요일의흰빛이 있을때에못쓰게된것이지만 지금은가장쓰이는것이로구나 확실치아니한 두자리의숫자가 서로맞붙들고그가웃는것을보고 웃는것을흉내내어웃는다 그는 카렌더에게 지 지는않는다 그는대단히넓은웃음과 대단이좁은웃음을 운반에요하는시간을 초인적으로가장짧 게하여 웃어버려보여줄수있었다.
인사는유쾌한것이라고하여 그는게으르지않다 늘. 투스부럿시는그의이사이로와보고 물이얼굴 그중에도뺨을건드려본다그는변소에서 가장먼나라의호외를 가장가깝게보며 그는그동안에편 안히서술한다 지난것은버려야한다고거울에열린들창에서그는리상ㅡ이상히이이름은 그의그것 과똑같거니와ㅡ을만난다리상은그와똑같이 운동복의준비를차렸는데 다만리상은그와달라서 아무것도하지않는다하면 리상은어디가서하루종일있단말이요 하고싶어한다. 그는그책임의무체육선생리상을만나면 곧경의를표하여그의얼굴을리상의얼굴에다문질러주느 라고 그는수건을쓴다. 그는리상의가는곳에서하는일까지를묻지는않는다. 섭섭한글자가하나씩 하나씩섰다가 쓰러지기위하여 나암는다.
니상나아거 이차 주심○ (○上那兒去 而且 做甚○)
슬픈먼지가옷에 옷을입혀가는것을 못하여나가게 그는얼른얼른쫓아버려서퍽다행하였다.
그는에로시엥코를읽어도좋다 그러나그는본다왜나를 못보는눈을가졌느냐차라리본다 먹은조 반은 그의식도를거쳐서바로에로시엥코의뇌수로들어서서 소화가되든지안되든지 밀려나가던 버릇으로 가만가만히시간관념을 그래도아니어기면서앞선다 그는그의조반을 남의뇌에떠맡기 는것은견딜수없다 고견디지않아버리기로한다음 곧견디지않는다 그는찾을것을곧찾고도 무엇 을찾았는지알지않는다.
태양은제온도에조을릴것이다 쏟아뜨릴것이다 사람은딱정버러지처럼뛸것이다 따뜻할것이다 넘어질것이다 새까만핏조각이뗑그렁소리를내이며 떨어져깨어질것이다 땅위에늘어붙을것이 다 내음새가날것이다 굳을것이다 사람은피부에검은빛으로도금을올릴것이다 사람은부딪칠것 이다소리가날것이다.
사원에서종소리가걸어올것이다 오다가여기서놀고갈것이다 놀다가가지아니할것이다.
그는여러가지줄을잡아다니라고 그래성났을때내어거는표정을장만하라고 그래서그는그렇게해 받았다 몸덩이는성나지아니하고 얼굴만성나자기는얼굴속도 성나지아니하고살껍데기만성나 자기는 남의모가지를얻어다 붙인것같아꽤제멋적었으나 그는그래도그것을 앞세워내세우기로 하였다 그렇게하지아니하면 아니되게다른것들 즉나무사람옷심지어 K까지도그를놀리려드는 것이니까 그는그와관계없는나무사람옷심지어 K를찾으려나가는 것이다 사실빠나나의나무와 스케이팅여자와 스커어트와교회에가고마안 K는그에게관계없었기때문에 그렇게되는자리로 그는그를옮겨놓아보고싶은마음이다 그는K에게외투를얻어그대로돌아서서입었다 뿌듯이쾌감 이어깨에서잔등으로걸쳐있어서비잇키지않는다 이상하구나한다.
그의뒤는그의천문학이다 이렇게작정되어버린채 그는볕에가까운산위에서 태양이보내는몇줄 의볕을압정으로 꼭꽂아놓고 그앞에앉아그는놀고있었다 모래가많다 그것은모두풀이었다 그의 산은평지보다낮은곳에 처어져서그뿐만이아니라 움푹오므러들어있었다. 그가요술가라고하자 별들이구경을나온다고하자 오리온의좌석은 조기라고하자 두고보자 사실그의생활이 그로하여 금움직이게하는짓들의여러가지라도는 무슨모옵쓸흉내이거나 별들에게나구경시킬 요술이거 나이지이쪽으로 오지않는다.
너무나의미를 잃어버린그와 그의하는일들을 사람들사는사람들틈에서 공개하기는 끔찍끔찍한 일이니까 그는피난왔다 이곳에있다 그는고독하였다 세상어느틈사구니에서라도 그와관계없이 나마 세상에관계없는짓을하는이가있어서 자꾸만자꾸만의미없는 일을하고있어주었으면 그는 생각아니할수는 없었다.
JARDIN ZOOLOGIQUE CETTE DAME EST-ELLE LA FEMME DE MONSIEUR LICHAN?
앵무새당신은 이렇게지껄이면 좋을것을그때에 나는
OUI!
라고 그러면 좋지않겠읍니까 그렇게그는생각한다.
원숭이와절교한다 원숭이는 그를흉내내이고 그는원숭이를흉내내이고 흉내가흉내를 흉내내이 는것을 흉내내이는것을 흉내내이는것을 흉내내이는것을흉내내인다 견디지못한바쁨이있어서 그는원숭이를보지않았으나 이리로와버렸으나 원숭이도그를아니보며 저기있어버렸을것을생 각하면가슴이 터지는것과같았다 원숭이자네는사람을흉내내이는버릇을타고난것을자꾸사람에 게도 그모양대로되라고하는가 참지못하여그렇게하면 자네는또하라고 참지못해서 그대로하면 자네는또하라고 그대로하면 또하라고그대로하면또하라고 그대로하여도 그대로하여도 하여도 또하라고하라고 그는원숭이가나에게 무엇이고시키고 흉내내이고간에 이것이고만이다 딱마음 을굳게먹었다 그는원숭이가진화하여 사람이되었다는데대하여 결코믿고싶지않았을뿐만아니 라 같은에호바의손에된것이라고도 믿고싶지않았으나 그의?
그의의미는 대체어디서나오는가 머언것같아서불러오기어려울것같다 혼자사아는것이 가장혼 자사아는것이 되리라하는마음은 낙타를타고싶어하게하면 사막넘어를생각하면 그곳에좋은곳 이 친구처럼있으리라생각하게한다 낙타를타면그는간다 그는낙타를죽이리라 시간은그곳에아 니오리라왔다가도 도로가리라 그는생각한다 그는트렁크와같은낙타를좋아하였다 백지를먹는 다 지폐를먹는다 무엇이라고적어서무엇을 주문하는지 어떤여자에게의답장이여자의손이포스 트앞에서한듯이 봉투째먹힌다 낙타는그런음란한편지를먹지말았으면 먹으면괴로움이몸의살 을마르게하리라는것을 낙타는모르니하는수없다는것을 생각한그는연필로백지에 그것을얼른 배앝아놓으라는 편지를써서먹이고싶었으나낙타는괴로움을모른다.
정오의사이렌이호오스와같이 뻗쳐뻗으면그런고집을 사원의종이땅땅때린다 그는튀어오르는 고무뿔과같은 종소리가아무데나 함부로헤어져떨어지는것을보아갔다 마지막에는어떤언덕에 서 종소리와사이렌이한데젖어서 미끄러져내려떨어져한데 쏟아져쌓였다가 확헤어졌다 그는시 골사람처럼서서끝난뒤를끝까지 구경하고있다 그때그는.
풀잎위에누워서 봄내음새나는 졸음을주판에 다놓고앉아있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일곱 여섯 일곱 여섯 다섯 넷 다섯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여덟 아홉 여덟 아홉 잠 은턱밑에서 눈으로들어가지않는것은 그는그의눈으로 물끄러미바라다보면 졸음은벌써 그의눈 알맹이에회색 그림자를던지고있으나등에서비치는햇볕이너무따뜻하여 그런지잠은번쩍번쩍한 다 왜잠이아니오느냐 자나안자나마찬가지 인바에야안자도좋지만안자도좋지만 그래도자는것 이 나았다고하여도 생각하는것이있으니있다면 그는왜이런앵무새의 외국어를듣느냐 원숭이를 가게하느냐 낙타를오라고하느냐 받으면내어버려야할것들을받아가지느라고 머리를괴롭혀서 는안되겠다 마음을몹시상케하느냐 이런것인데이것이나마생각아니하였으면그나마올것을구태 여생각하여 본댔자이따가는소용없을것을왜씨근씨근몸을달리노라고 얼굴과수족을달려가면서 생각하느니잠을자지잔댔자아니다 잠은자야 하느니라생각까지하여놓았는데도 잠은죽어라이 쪽으로 자그만큼만더왔으면 되겠다는데도더아니와서 아니자기만하려들어아니잔다 아니잔다 면.
차라리길을걸어서 살내어보이는스커어트를 보아서의미를찾지못하여놓고 아무것도아니느끼 는것을하는것이차라리나으리라 그렇지만어디그렇게 번번히있나 그는생각한다 뻐쓰는여섯자 에서 조곰우우를떠서다니면좋다 많은사람이탄뻐쓰가많은이거러가는많은사람의머리 위를지 나가면 퍽관계가없어서편하리라 생각하여도편하다 잔등이무거워들어온다 죽음이그에게왔다 고 그는놀라지않아본다 죽음이묵직한것이라면 나머지얼마안되는시간은 죽음이하자는대로하 게내어버려두어 일생에없던가장위생적인시간을향락하여보는편이 그를위생적이게하여 주겠 다고그는생각하다가 그러면그는죽음에 견디는세음이냐못 그러는세음인것을자세히알아내이 기어려워괴로워한다 죽음은평행사변형의법칙으로 보이르샤아르의법칙으로 그는앞으로 앞으 로걸어나가는데도왔다 떼밀어준다.
활호동시사호동 사호동시활호동 (活胡同是死胡同 死胡同是活胡同)
그때에그의잔등외투속에서.
양복저고리가 하나떨어졌다 동시에그의눈도 그의입도 그의염통도 그의뇌수도 그의손가락도 외투도 자암뱅이도모두어얼려떨어졌다 남은것이라고는 단추 넥타이 한리틀의탄산와사부스러 기였다 그러면그곳에서있는것은 무엇이었더냐하여도 위치뿐인폐허에지나지않는다 그는그런 다 이곳에서흩어진채 모든것을다끝을내어 버려버릴까이런충동이땅위에떨어진팔에 어떤경향 과방향을 지시하고그러기시작하여버리는것이다 그는무서움이 일시에치밀어서성내인얼굴의 성내인 성내인것들을헤치고 홱앞으로나선다 무서운간판저어뒤에서 기우웃이이쪽을내어다보 는 틈틈이들여다보이는 성내었던것들의 싹뚝싹뚝된모양이 그에게는한없이 가엾어보여서 이 번에는그러면가엾다는데대하여 가장적당하다고 생각하는것은무엇이니 무엇을내어거얼까 그 는생각하여보고 그렇게한참보다가 웃음으로하기로작정한그는그도 모르게얼른그만웃어버려 서그는다시걷어들이기어려웠다 앞으로나선웃음은화석과같이 화려하였다.
소 파 노 (笑 ○ 怒)
시가지한복판에 이번에새로생긴무덤위로 딱정버러지에묻은각국웃음이 헤뜨려떨어뜨려져모 여들었다 그는무덤속에서다시한번죽어버리려고 죽으면그래도 또한번은더죽어야하게되고하 여서 또죽으면또죽어야되고 또죽어도또죽어야되고하여서 그는힘들여한번몹시 죽어보아도 마 찬가지지만그래도 그는여러번여러번죽어보았으나 결국마찬가지에서끝나는끝나지않는것이었 다 하느님은그를내어버려두십니까 그래하느님은죽고나서또죽게내어버려두십니까 그래그는 그의무덤을어떻게 치울까생각하던끄트 머리에 그는그의잔등속에서 떨어져나온근거없는 저고 리에그의무덤파편을 주섬주섬싸끌어모아가지고 터벅터벅걸어가보기로작정하여놓고 그렇게 하여도 하느님은가만히있나를 또그다음에는 가만히있다면 어떻게되고 가만히있지않다면어떻 게 할작정인가 그것을차례차례로보아내려가기로하였다. K는그에게 빌려주었던저고리를 입은다음양시가렛트처럼극장으로몰려갔다고그는본다 K의저 고리는풍기취체탐정처럼.
그에게무덤을 경험케하였을뿐인 가장간단한불변색이다 그것은어디를가더라도 까마귀처럼트 릭크를 웃을것을생각하는그는그의모자를 벗어땅위에놓고그가만히있는 모자가가만히있는틈 을타서 그의구둣바닥으로힘껏 내려밟아보아버리고싶은마음이 종아리살구뼈까지 내려갔건만 그곳에서장엄히도 승천하여버렸다.
남아있는박명의영혼 고독한저고리의 폐허를위한완전한보상그의영적산술 그는저고리를입고 길을길로나섰다 그것은마치저고리를 안입은것과같은 조건의특별한사건이다 그는비장한마음 을 가지기로하고길을그길대로생각끝에생각을겨우겨우이어가면서걸었다 밤이그에게그가갈만 한길을잘내어주지아니하는 협착한속을ㅡ그는밤은낮보다 빽빽하거나 밤은낮보다되애다랗거 나밤은낮보다좁거나하다고늘생각하여왔지만그래도 그에게는 별일별로없이 좋았거니와ㅡ그 는엄격히걸으며도 유기된그의기억을안고 초조히그의뒤를따르는저고리의영혼의 소박한자태 에 그는그의옷깃을여기저기적시어 건설되지도항해되지도 않는한성질없는지도를 그려서가지 고다니는줄 그도모르는 채밤은밤을밀고 밤은밤에게밀리우고하여 그는밤의밀집부대의 속으로 속으로점점깊이들어가는모험을모험인줄도 모르고모험하고있는것같은것은 그에게있어 아무 것도아닌그의방정식행동은 그로말미암아집행되어나가고있었다 그렇지만.
그는왜버려야할것을 버리는것을 버리지않고서버리지못하느냐 어디까지라도 괴로움이었음에 변동은 없었구나그는그의행렬의마지막의 한사람의위치가 끝난다음에 지긋지긋이 생각하여보 는것을 할줄모르는그는그가아닌 그이지 그는생각한다 그는피곤한다리를이끌어불이던지는불 을밟아가며불로가까이가보려고불을자꾸만밟았다.
아시이수설역급득삼야아시삼 (我是二雖說役給得三也我是三)
그런바에야 그는가자그래서스커어트밑에 번쩍이는 조고만메달에의미없는 베에제를붙인다음 그자리에서있음직이있으려하던 의미까지도 잊어버려보자는것이 그가그의의미를잊어버리는 경과까지도잘잊어버리는것이되고마는것이라고 생각하게되는 그는그렇게생각하게되자 그렇 게하여지게그를 그런대로내어던져버렸다 심상치아니한음향이우뚝섰던 공기를몇개넘어 뜨렸 는데도 불구하고심상치는않은길이어야만할것이급기해하에는심상하고 말은것은심상치않은일 이지만그일에 이르러서는심상해도좋다고 그래도좋으니까 아무래도 좋오케되니까아무렇다하 여도 좋다고그는생각하여버리고말았다.
LOVE PARRADE
그는답보를계속하였는데 페이브멘트는후울훌날으는 초코레에트처럼훌훌날아서 그의구둣바 닥밑을미끄러이쏙쏙빠져나가고있는것이 그로하여금더욱더욱 답보를시키게한원인이라면 그 것도 원인의하나가 될수도있겠지만 그원인의대부분은 음악적효과에있다고아니볼수없다고 단 정하여버릴만치 이날밤의 그는음악에 적지아니한편애를 가지고있지않을수없을만치 안개속에 서 라이트는스포오츠를하고 스포오츠는그에게있어서는 마술에가까운기술로 밖에는아니보이 는것이었다.
또어가그를무서워하며 뒤로물러서는거의 동시에무거운저기압으로흐르는고 기압의기류를이 용하여 그는그레스토오랑으로넘어졌다하여도좋고 그의몸을게다가 내어버렸다틀어박았다하 여도 좋을만치그는그의몸덩이 의향방에 대하여아무러한설계도하여 놓지는아니한행동을 직접 행동과행동이가지는 결정되어있는운명에 내어맡겨버리고 말았다 그는너무나 돌연적인탓에그 에게서 빠아져벗어져서엎질러졌다 그는이것은이결과는 그가받아서는내어던지는 그의하는일 의무의미에서도 제외되는것으로사사오입이하에쓸어내었다.
그의사고력을 그는도막도막내어놓고난 다음에는그사고력은 그가도막도막내인것인 아니게되 어버린다음에 그는슬그머니없어지고 단편들이춤을한개씩만추고 그가물러가있음직이생각키 는데로 차례로차례아니로물러버리니까그의지껄이는것은 점점깊이를잃어버려지게되니 무미 건조한그의한가지씩의곡예에경청하는하나도 물론없을것이었지만있었으나 그러나K는그의새 빨갛게찢어진 얼굴을보고곧나가버렸으니까 다른사람하나가있다 그가늘산보를가면그곳에는 커다란바윗돌이 돌연히있으면 그는늘그곳에기이대이는버릇인것처럼 그는한여자를늘찾는데 그여자는참으로위치를변하지아니하고있으니까 그는곧기이대인다 오늘은나도화아나는일이썩 많은데그도 화가났읍니까하고 물으면그는그렇다고대답하기전에 그러냐고한번물어보는듯이 눈을여자에게로 흘깃떠보았다가고개를 끄덕끄덕하면여자도 곧또고개를끄덕끄덕하지만 그의 미는퍽다른줄을알아도좋고몰라도좋지만 그는아알지않는다 오늘모두놀러갔다가오는사람들뿐 이 퍽마않은데 그도노올러갔었더랍니까하고 여자는그의쏙들어간뺨을쏙씻겨쓰다듬어주면서 물어보면그래도 그는그렇다고그래버린다 술을먹는것은 그의눈에는수은을먹는것과같이 밖에 는아니보이게 아파보이기시작한지는 퍽오래되었는데 물론그러니까 그렇지만그는술을먹지아 니하며 커피이를마신다 여자는싫다는소리를한번도하지아니하고 술을마시면얼굴에있는 눈가 앗이대단히벌개지면 여자의눈은대단히 성질이달라지면 여자는그에게 별짓을다하여도 그는변 하려는얼굴의표정의멱살을꽉붙들고다시는 놓지않으니까 여자는성이나서이빨로 입술을꽉깨 물어서 피를내이고 축음기와같은국어로그에게향하여 가느다랗고길게막퍼부어도 그에게는아 무렇지도않다 여자는우운다 누가그여자에게 그렇게하는버릇이 여자에게붙어있는줄 여자는모 르는지 그가여자의검은꽃 꽃인머리를가만히 쓰다듬어주면 너는고생이자심하냐는말을 으례히 하는것이라 그렇게그도한줄알고여자는 그렇다고고개를테불우에엎드려올려놓은채 좌우로조 금흔드는것은 그렇지않다는말은아니고상하로흔들수없는까닭인 증거는여자는곧눈물이글썽글 썽한얼굴을들어그에게로주면서 팔뚝을훌훌걷으면서 자아보십시오 이렇게마르지않았읍니까 하고 암만내어밀어도 그에게는얼마만큼에서얼마큼이나말랐는지도무지 알수가없어서 그렇겠 다고그저간단히 건드려만두면 부운한듯이여자는막우운다.
아까까지도그는저고리를 이상히입었었지만 지금은벌써그는저고리를입은 평상시를걷는 그이 고말아버리게되어서길을걷는다 무시무시한하루의하루가 차츰차츰끝나들어가는구나하는 어 둡고도가벼운생각이그의머리에씌운모자를쓰면 벗기고쓰면 벗기고하는것과같이 간질간질상 쾌한것이었다 조곰가만히있으라고 암뿌으르의씌워진채로 있는봉투를 벗겨놓은다음 책상우에 있는 여러가지책을 하나씩 둘씩 셋씩 넷씩트람프를섞을때와같이 섞기시작하는것은무엇을 찾 기위한섞은것을 차곡차곡추리는것이 그렇게보이는것이지만 얼른나오지않는다 시계는여덟시 불빛이방안에화안하여도시계는친다든가 간다든가하는버릇을 조곰도변하지아니하니까 이때 부터쯤그의하는일을 시작하면저녁밥의소화에는그다지큰지장이없으리라 생각하는까닭은그는 결코음식물의 완전한소화를바라는것은 아니고대개웬만하면 그저그대로잊어버리고 내어버려 두리라하는 그의음식물에대한관념이다.
백지와색연필을들고 덧문을열고문하나를 여언다음또문하나를 여은다음 또열고또열고또열고 또열고 인제는어지간히들어왔구나 생각키는때쯤하여서 그는백지위에다색연필을 세워놓고무 인지경에서 그만이하다가고만두는아름다운복잡한기술을시작하니 그에게는가장넓은 이벌판 이밝은밤이어서 가장좁고갑갑한것인것같은것은 완전히잊어버릴수있는것이다 나날이이렇게 들어갈수있는데까지 들어갈수있는한도는점점늘어가니 그가들어갔다가는 언제든지처음있던 자리로도로 나올수는염려없이있다고 믿고있지만차츰차츰그렇지도않은것은 그가알면서도는 그러지는않을것이니까 그는확실히모르는것이다.
이런때에여자가와도 좋은때는그의손에서 피곤한연기가무럭무럭기어오르는때이다 그여자는 그고생이 자심하여서말랐다는넓적한손바닥으로 그를투덕투덕두드려 주어서잠자라고하지만 그는 여자는가도좋다오지않아도 좋다고생각하는것이지만이렇게 가끔정말좀와주었으면생각 도한다 그가만일여자의뒤로가서바지를걷고서면 그는있는지없는지모르게되어버릴만큼화가나 서 말랐다는여자는 넓적한체격을 그는여자뿐아니라 아무에게서도싫어하는것이다 넷ㅡ하나둘 셋넷이렇게 그거추장스러이 굴지말고산뜻이넷만쳤으면 여북좋을까생각하여도시계는 그러지 않으니 아무리하여도 하나둘셋은 내어버릴것이니까 인생도 이럭저럭하다가 그만일것인데낯 모를여인에게 웃음까지산저고리의지저분한경력도흐지부지다스러질것을 이렇게마음조릴것이 아니라 암뿌으르에봉투씌우고 옷벗고몸덩이는 침구에떼내어맡기면 얼마나모든것을 다잊을수 있어편할까하고그는잔다.
1932, 2, 13 (一九三二, 二, 十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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終生記 종생기
- 이상 -
검정색 글씨는 본인의 註
극유산호(郤遺珊瑚)ㅡ요 다섯 자를 쓰는 동안에 나는 두자 이상의 잘못된 글자를 쓰는 실수를 범한 것 같다.
이것은 나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워할 일이겠으나
사람의 슬기나 지혜가 발달해가는 그 됨됨이가 실로 눈앞에 생생하게 나타남이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산호 채찍일랑 꽉 쥐고 죽으리라.
네 찢어진 도포에 찌그러진 갓 위에 볼품없이 사그라지는 해골 위에 봉황이 와서 앉으리라.
나는 내 마지막 삶의 기록이 하늘아래 깨우친 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 놓기를 애틋이 바라는 일념 아래
이렇게 내용을 축약하여 내 맵시의 절약법을 모조리 털어내어 보인다.
한 발의 포탄 소리에 부득이 영웅이 되고 말은 군인
누군가 아흔에 귀를 단 94세나 장수를 해서 황송한 일생을 끝막던 날 이렇다는 유언 한 마디를 지껄이지 않고
그 임종의 장면을 (무사히 후-- 한숨이 나올 만큼)곧잘 넘겼다.
한 발의 포탄 소리에 부득이 영웅이 되고 말은 군인 (이순신 유언: 나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
Lucius Annaeus Seneca 세네카
1세기 중엽 로마 네로황제의 스승 로마의 실질적 통치자 연설가 철학자
65년에 적들로부터 고발당하여 자살을 명령받았다.
94세나 장수한 웅변가도 특별한 유언을 남기지 않았음
그런데 우리들의 레우오치카(Leo Cheka 교황비밀경찰ㅡ애칭)톨스토이는 괴나리봇짐을 짊어지고 나서서
“전쟁과 평화”라는 책속에서 한 방의 총소리로 유명세를 탔다. 거기까지는 기껏 그럴 성싶게 꾸며왔는데
말년에 마지막 5분에 가서 그만 인생 잡쳤다.
자질구레한 유언 나부랭이로 말미암아 칠십년 공든 탑을 무너뜨렸고 허울 좋은 일생에 가실 수 없는 흠집을 하나 내어 놓고 말았다.
李箱선생 왈 톨스토이 별명이 Leo-Cheka 교황비밀경찰이란다.
고놈의 명예 돈 욕심 때문에 자식과 아내에게 유산을 물려주지 않고 사회를 위한다는 깜냥으로 내핍생활을 하며 톨스토이主義敎를 창설해 친히 교황이 되고자 하는 꿈을 꾸었던 모양이다.
러시아 정교회에 속하지 않은 4,000명에 달하는 이교도들을 미국에 이주시키기 위한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부활'을 발표하였다는데, 그것 이야말로 미국에 스파이를 보내려는 작전이었나 보다. 별명이 Leo-Cheka 교황비밀경찰이라고 한 것을 보면.... Cheka는 훗날 KGB가 된다.
세네카 그는 인간은 자연사로 죽는 것이 아니라 자살하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톨스토이를 보니 정말 그렇다.
늙어 공명심은 나를 죽인다. 李箱 철학의 요지이다.
나는 일개의 교활한 참관인 자격으로 그런 우매한 성인들의 생애를 방청하여 있으니 내가 그런 따위 실수를 알고도 재범할 리가 없는 것이다.
거울을 향하여 면도질을 한다. 잘못해서 나는 생채기를 냈다. 나는 골을 벌컥 냈다.
그러나 와글와글 들끓는 여러「나」와 나는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그들은 제각기 최선을 다하여 제 자신만을 변호하는 때문에
나는 좀처럼 범인을 찾아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대체로 어리석은 민중들은「원숭이가 사람 흉내를 내이네」하고 마음을 놓고 지내는 모양이지만
사실 사람이 원숭이 흉내를 내이고 지내는 바 진짜 지당한 옛 선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탓이리라.
오호라! 일거수일투족이 이미 아담 이브의 그런 충동적 습관에서는 벗어난 지 오래다.
반사운동과 반사운동의 틈바구니에 끼여서 잠시 실로 전광석화만큼 손가락이 자의식의 포로가 되었을 때
나는 모처럼 내 허무한 세월 가운데 무심하게 버려있는 요상한 바위 같은 네 콧잔등을 좀 만지작만지작했다거나,
고귀한 대화와 대화 늘어선 쇠사슬 사이에도 확실히 순간적 타이밍을 허용하는 들창이 있나니
그 서슬 퍼런 칼날이 자의식을 걷잡을 사이도 없이 살을 베는 순간
나는 내 거울같이 맑아야할 지극히 보배인 두 눈에 혹시 눈곱이 끼지나 않았나 하는 듯이
적절하게 주름살 잡힌 손수건을 꺼내어서는 그 두 눈의 만지작만지작 했다거나
ㅡ 내 혼백과 두루 뭉실 점잖은 태만성이 그런 사소한 불똥 같은 것들을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보고 와서)
내 총괄되는 처소 뇌세포에 일러바쳐야만 하는 그런 아주 급한 행동을 나는 이루 감당해 낼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내 더할 수 없이 귀중한 산호편을 자랑하고 싶다.
「쓰레기」「우거지」
이 구질구질한 단어의 분위기를 여러분은 충분히 이해하십니까.
여러분께서는 여러분이 기독교 감리교식으로 결혼하던 날 교회 식장 통로(웨딩로드nave and aisle)에서
이「쓰레기」「우거지」에 비슷한 감흥을 맛보았으리라고 생각이 되는데 과연 그렇지는 않으십니까.
나는 그런「쓰레기」나「우거지」같은 오색종이 테이프를 (내 종생기 곳곳에다 가엽게 심어 놓은 자잘한 순서를 따라 진행하기 위하여)
뿌려 보려는 것인데ㅡ 다행히 짝이 맞는다. 以上이상
「치사한 소녀는」
「해동기의 시냇가에 서서」
「입술이 꽃이 지듯 좀 파래지면서」
「살얼음 밑으로는 무엇이 저리도 움직이는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듯이 숙이고 있는데」
「봄 운기를 품은 훈풍이 불어와서」
「스커어트」아니 아니,
「너무나」아니, 아니,
「좀」
「슬퍼 보이는 붉은 털을 건드리면」그만. 더 이상 진한 말은 안 된다.
나는 한 마디 가련한 어휘를 첨가할 성의를 보이자.
「나붓 나붓」
이만하면 완비된 장치에 틀림없으리라. 나는 내 종생기의 첫 장을 꾸밀 그 소문 높은 珊瑚鞭산호편을
더 확실히 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실체적인 것으로 나로서는 너무나 과감히 치사스럽고 어마어마한 세간살이를 장만한 것이다.
그런데ㅡ 혹 지나치지나 않았나?
천하에 똑 소리 나는 관찰력이 없지 않으니까.!
너무 금색 칠을 아니 했다가는 섣불리 들킬 염려가 있다. 그러나ㅡ 그냥, 어디! 이대로 사용해보기로 하자.
나는 지금 가을바람이 자못 퉁소 소리로 감아드는 내 구중중한 방에 홀로 누워 終生종생하고 있다.
어머니 아버지의 충고에 의하면 나는 추호의 틀림도 없는 만 25세와 11개월의「紅顔美少年홍안미소년」이라는 것이다.
그렇건만 나는 확실히 늙은이다.
그날 하루하루가「인생은 짧고 예술은 기다랗다」하는 엄청난 평생이다.
나는 날마다 목숨이 끊어졌다.
나는 자던 잠(이 잠이야말로 언제 시작한 잠이더냐.)을 깨이면 내 뼈에 사무치는 생애가 시작되는데 청춘이 여지없이 탕진되는 것은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누웠지만 역력히 보인다.
나는 늙어옴에 가난한 식사를 한다.
12시간 이내에 終生종생을 맞이하고 그리고 할 수 없이 이리 궁리 저리 궁리 유언다운 글이 어디 유실되어 있지 않나 하고 찾고,
찾아서는 그중에 의젓한 놈으로 몇 추린다.
그러나 고독한 만년 가운데 한 구절의 짧은 풍자시도 얻지 못하고 그대로 처참히 나는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일생의 하루ㅡ
하루의 일생은 대체(우선) 이렇게 해서 끝나고. 끝나고 하는 것이었다.
자ㅡ보아라.
이런 내 분장은 좀 과하게 치사스럽다는 느낌은 없을까? 없지 않다.
그러나 위풍당당하게 일세를 풍미할 만한 새롭고 정갈한 맛이 비교가 안 되는
햄릿Hamlet (妄言多謝잘난체 해서 죄송)을 하나 출세시키기 위해서는 이만한 출자는 아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없지 않다.
나는 가을이고. 소녀는 봄 해동기
어느 때나 이 두 사람이 만나서 즐거운 소꿉장난을 한 번 해보리까.
나는 그해 봄에도ㅡ 부질없는 세상이 스스러워서 눈서리 같은 위엄을 갖춘 몸으로
싸늘한 심정에 불쌍한 나날을 맞고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美文 美文 曖牙애하! 美文
(美文아름다운 글. 美文멋진 문양. 曖牙스케치해 놓은 美文멋진 문양)
미문이라는 것은 지극히 조처하기 위험한 수작이니라.
(美文멋진 문양이라는 것은 지극히 관리하기 위험한 손의 작업이다.)
나는 내 感傷아픈 마음의 꿀방구리 단지 속에 청산 가던 나비처럼 痲醉昏死 꿀에 너무 취해
혼절하기 자칫 쉬운 것이다. 조심조심 나는 내 맵시를 고쳐야 할 것을 안다.
나는 그날 아침에 무슨 생각에서 그랬던지 이를 닦으면서 내 작성 중에 있는 유서 때문에 끙끙 앓았다.
열 세 벌의 유서가 거의 완성해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어느 것을 집어 내 보아도 다 같이 서른여섯 살에 자살한 천재 빈센 반 고흐가 머리맡에 놓고 간 蓋世,逸品(세상에 떨칠만한 뛰어난 작품)의 흉내 내기에서도 한 발짝도 나서지 못했다.
( Vincent van Gogh 1853.3.30 ~ 1890.7.29)
내게 요만 재주 밖에는 없느냐는 것이 다시 없이 분하고 억울한 사정이었고 또 초조한 마음의 근원이었다.
미간을 찌푸리되 가장 고매한 얼굴은 지속해야 할 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그리고 계속하여 끙끙 앓고 있노라니까.
(나는 일시일각을 허송하지는 않는다. 나는 없는 지혜를 끊이지 않고 쥐어짠다.)
속달편지가 왔다.
소녀에게 서다.
선생님! 어젯저녁 꿈에도 저는 선생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꿈 가운데 선생님은 참 다정하십니다. 저를 어린애처럼 귀여워해 주십니다.
그러나 白日밝은 햇살아래 정처없이 떠도는 선생님은 저를 부르시지 않습니다.
비굴하다 라는 것이 무슨 빛으로 되어 있나 보시려거든 선생님은 거울을 한 번 보아 보십시오.
거기 비치는 선생님의 얼굴빛이 바로 비굴이라는 것의 빛입니다.
헤어진 부인과 삼년을 동거하시는 동안에 너 가거라. 소리를 한 마디도 하신 일이 없다는 것이 선생님의 유일의 자만이십니다 그려!
그렇게까지 선생님은 인정에 苟苟구구하신가요.
R과도 깨끗이 헤어졌습니다. S와도 절연한 지 벌써 다섯 달이나 된다는 것은 선생님께서도 믿어 주시는 바지요?
다섯 달 동안 저에게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의 청절을 인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최후까지 더럽히지 않은 것을 선생님께 드리겠습니다.
저의 희멀건 살의 매력이 이렇게 다섯 달 동안이나 놀고 없는 것은 참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이 아깝습니다.
저의 잔털 나스르르한 목 영한 온도가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읍니다. 선생(先生)님이어!
저를 부르십시오. 저더러 영영 오라는 말을 안 하시는 것은 그것 역시 가신적 경우와 똑같은 이론에서 나온
구구한 인생변호의 치사스러운 수법이신가요?
영원히 선생님「한 분」만을 사랑하지요.
어서 어서 저를 전적으로 선생님만 의 것을 만들어 주십시오.
선생님의 전용이 되게 하십시오.
제가 아주 어수룩한 줄 오산하고 계신 모양인데 오산치고는 좀 어림없는 큰 오산이리다.
네 딴에는 제법 든든한 줄만 믿고 있는 네 그 안전지대라는 것을 너는 아마 하나 가진 모양인데
그까짓 것쯤 내 말 한 마디에 사태가 나고 말리라,
이렇게 일러드리고 싶습니다. 또ㅡ 예끼! 구역질나는 인생 같으니 이러고도 싶습니다.
삼월삼일 날 오후 두 시에 동소문 뻐스정류장 앞으로 꼭 와야 되지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나요.
내 징벌을 안 받지 못하리다.
만19세 2개월을 맞이하는 貞姬정희 올림
李箱선생님께 물론 이것은 죄다 거짓부렁이다.
그러나 그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用心法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법 특히
그중에도 結尾마지막 부분의 비견할 데 없는 청초함이 壯,疾風迅雷 굉장히 날쌔고 과격함을 품은 듯한 명문이다.
나는 까무러칠 번하면서 혀를 내어둘렀다.
나는 깜빡 속기로 한다. 속고 만다.
여기 이 이상선생님이라는 허수아비 같은 나는 지난밤 사이에 내 평생을 經歷경력했다.
나는 드디어 쭈굴쭈굴하게 노쇠해 버렸던 차에 아침(이 온 것)을 보고 이 키!
남들이 보는 데서는 나는 가급적 어쭙지않게 (잠을)자야 되는 것이거늘, 하고 늘 이를 닦고 그리고는 도로 얼른 자버릇 하는 것이었다.
오늘도 또 그럴 세음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짐짓 기이하기도 해서 그러는지 驚天動地(하늘이 놀랄 만큼)의 육중한 경륜을 품은 사람인가보다고들 속는다.
그러니까 고렇게 하는 것이 내 시시한 자세나마 유지시킬 수 있는 유일무이의 비결이었다.
즉 나는 남들 좀 보라고 낮에 잔다.
그러나 그 편지를 받고 欣喜雀躍(참새가 날아오르듯) 좋아서,
나는 蓋世의 經綸(잘난 채 하는 것이나 체면 같은 것)과 유서를 정리하는 고민을 깨끗이 씻어버리기 위하여 바로 이발소로 갔다.
나는 여간 아닌 호걸답게 입술에다 치분을 허옇게 묻혀가지고는 그 현란한 거울 앞에 가 앉아
이제 화려하게 개막하려 드는 내 終生존생을 유유히 즐기기로 거기 해당하게 내 맵시를 수습하는 것이었다.
위선 그 鵲巢雷名(제비집이라는 별명)까지 까지 있는 산발한 머리를 썰어서 상고머리라는 것을 만들었다.
五角鬚(양볼 코 턱수염)은 깨끗이 도태해 버렸다.
귀를 후비고 코털을 다듬었다.
안마도 했다.
그리고 비누세수를 한 다음 문득 거울을 들여다보니 품있는 데라고는 한 귀퉁이도 없어 보이는 듯 하면서 또한 태생을 어찌 어기리요,
좋도록 말해서 라파엘전파前派 고전파 일원같이 그렇게 淸楚白面書生(말숙한 책만 읽는 사람)이라고도 보아줄 수 있지 하고 실없이 제 얼굴을 미남자거니 고집하고 싶어 하는 구지레한 욕심을 속으로 탄식하였다.
아차! 나에게도 모자가 있다. 겨울내 꾸겨박질러 두었던 것을 부득부득 끄집어 내었다.
15분간 세탁소로 가지고 가서 멀쩡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흰 바지저고리에 고동색 다님을 다 치고 차림차림이 제법 특색이 있다.
공단은 못되나마 능직두루마기에 이만하면 古往今來고왕금래 모모한 천재의 풍모에 비겨도 조금도 손색이 없으리라.
나는 내 그런 여간 이만저만하지 않은 풍모를 더욱 더욱 이만저만하지 않게 변화를 주기 위하여
가늘지도 굵지도 않은 고다지 알맞은 단장을 하나 내 손에 쥐어 주어야 할 것도 때마침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綾織 - 날실과 씨실을 몇 올씩 건너뛰어 만나게 함으로써 빗금무늬가 나타나게 짜는 방법
별수 없이ㅡ 오늘이 즉 3월 3일인 것이다.
나는 점잖게 한 30분쯤 지각해서 동소문 지정받은 자리에 도착하였다.
貞姬정희는 또 정희대로 아주 정희답게 한 30분쯤 일찍 와서 있다.
정희의 입상은 제정러시아 때 우표딱지처럼 적잖이 슬프다.
이것은 아직도 얼음을 품은 바람이 땅을 녹이는 머리답게 싸늘해서 말하자면
정희의 모양을 얼마간 침통하게 해 보일 탓이렷다.
나는 이런 경우에 천만 뜻밖에도 눈물이 핑 눈에 그뜩 돌아야 하는 것이 꼭 맞는 원칙으로서의 의표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저벅저벅 정희 앞으로 다가갔다.
우리 둘은 이 땅을 처음 찾아 온 제비 한 쌍처럼 잘 앙증스럽게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걸어가면서도 나는 내 두루마기에 잡히는 주름살 하나에도 단장을 한 번 휘젓는 곡절에도 세세히 조심한다.
나는 말하자면 내 우연한 終生을 감쪽스럽도록 찬란하게 느껴보기 위하여 내 살얼음을 밟는 듯한 포ㅡ즈를
아차 실수로 무너뜨리거나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굳게굳게 명심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면 맨 처음 발언으로는 나는 어떤 奇絶,慘絶,警句절묘하고 멋진 말을 내어 놓아야 할 것인가,
이것 때문에 또 잠깐 머뭇머뭇하지 않을 수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바로 대이고 거 어쩌면 그렇게 똑 제정러시아적 우표딱지같이 초초하니 어쩌니 하는 수는 차마 없다.
나는 선뜻
「설마가 사람을 죽이느니」
하는 소리를 저 뱃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듯한 그런 가라앉은 목소리에 꽤 명료한 발음을 얹어서 정희 귀 가까이다 대이고 지껄여버렸다.
이만하면 아마 그 경우의 최초의 발성으로는 무던히 성공한 편이리라.
뜻인즉, 네가 오라고 그랬다고 그렇게 내가 불쑥 올 줄은 너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리라는 꼼꼼한 의도다.
나는 아침 반찬으로 콩나물을 삼전어치는 안 팔겠다는 것을 교묘히 무사히 삼전어치만 살 수 있는 것과 같은 미끈한 쾌감을 맛본다.
내 딴은 다행히 노랑 돈 한 푼도 참 용하게 낭비하지는 않은 듯싶었다.
그러나 그런 내 청천에 벽력이 떨어진 것 같은 인사에 대하여 정희는 실로 대답이 없다.
이것은 참 큰일이다.
아이들이 고추 먹고 맴맴 담배 먹고 맴맴 하고 노는 그런 암팡진 수단으로 그냥 단번에 나를 어지러뜨려서는 넘어뜨려버릴 작정인 모양이다.
정말 그렇다면!
이 상쾌한 정희의 確乎(굳굳한 부동자세)야말로 엔간치 않은 출품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내어 놓은바 급소를 찌른 말은 그만 즉석에서 분쇄되어 가엾은 잘못된 작품으로 내려떨어지고 마는 것이다 하고 나는 느꼈다.
나는 나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손짓 발짓을 한번 해 보이고 이윽고 낙담하였다는 것을 표시하였다.
일이 여기 이른 바에는 내 포ㅡ즈 여부가 문제 아니다.
표정도 인제 더 써먹을 것이 남아 있을 성싶지도 않고 해서 나는 겸연쩍게 안색을 좀 고쳐가지고 그리고
정희! 그럼 나는 가겠소, 하고 깍듯이 인사하고 그리고?
나는 발길을 돌려서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내 파란만장의 생애가 자잘한 말 한 마디로 하여 그만 타다 남은 재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나는 세상에도 참혹한 풍채 아래서 내 終生을 치른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그렇다면 그럼 그럴 성싶기도 하게 단장도 한두 번 휘두르고 입도 좀 일그적 일그적해 보기도 하고 하면서 행차하는 체해 보인다.
5초 ㅡ10초ㅡ12초 ㅡ30초ㅡ1분 ㅡ결코 뒤를 돌아다보거나 해서는 못쓴다.
어디까지든지 사심 없이 패배한 체하고 걷는 체한다. 실심한 체한다.
나는 사실은 좀 어지럽다.
내 쇠약한 심장으로는 이런 자약한 체조를 그렇게 장시간 계속하기가 썩 어려운 것이다.
묘지명이라.
일세의 귀재 李箱은 그 일생의 대작「終生期一篇 종생기 1편을 남기고
서력기원후1937년 3월 3일 오후 3시 여기 밝은 태양 아래서 그 파란만장?의 생애를 끝막고 문득 졸하다.
향년 만25세와 11개월
鳴乎 오호라! 상심하리라.
허탈이야 잔존하는 또 하나의 李箱
구천을 우러러 통곡하고 이 북망산의 한 돌판을 세우노라.
애인 정희는 그대의 죽음 후 수삼인의 비첩이 된 바 있고 오히려 장수하니 지하의 李箱아! 바라건댄 편히 눈을 감으시라.
그리 칠칠치는 못하나마 이만큼 해 가지고 이꼴저꼴 구지레한 흠집을 살짝 숨기기로 하자.
고만 실수는 여상의 묘기로 겸사겸사 메꾸고 다시 나는 내 반생(半生)의 틀에 후일에 관해 차근차근 고려하기로 한다. 以上
역대의 풍자시와 나라가 기울어지는 것과의 관계는 어길 수 없는 굳은 규칙이 모두 내게 있어서는 내 위선을 몰래 감추는 한 스무드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역대의 풍자시는 나라가 위태롭거나 사회가 혼란 할 때 많이 나타나는 하나의 규칙이다.
그러나. 한 두 편의 풍자시로 내가 애국자요 하는 것은 위선을 감추는 하나의 구실일 뿐이다. 행동하는 지식이 필요할 뿐이다.)
실로 나는 내 목숨을 잃음의 자리에서도 임종의 합리화를 위하여 프랑스의 화가 Corot
(1796~1875)코로처럼 복숭아색의 팔렛을 볼 수도 없거니와
톨스토이처럼 탄식해 주고 싶은 쥐꼬리만 한 금언의 추억도 가지지 않고 그냥 난데없이 다리를 삐어 넘어지듯이 스르르 죽어 가리라.
Jean-Baptiste-Camille Corot 1796–1875 French
그는 독신으로 살았다.
"코로처럼 복숭아색의 팔렛을 볼 수도 없거니와" = 여성과의 교제는 그의 생애에서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으며,
그는 전생애를 그림에 바쳤다.
거룩하다는 칭호를 휴대하고 나를 찾아오는「연애」라는 것을 응수하는데 있어서도
어디서 어떤 노소간의 의뭉스러운 선인들이 발라먹고 내어버린 그런 유훈을 나는 헐값에 걷어 들여다가 제련. 재탕해서 다시 써먹는다.
(내가 이런 얄팍한 수법을 써 먹)는 줄로만 알았다가 또 내게 혼나는 경우가 있으리라.
나는 찬밥 한 술 냉수 한 모금을 먹고도 넉넉히 일세를 위압할 만한 苦言고언을 가려내어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지혜의 실력을 가졌다.
그러나 자의식의 절정 위에 발돋움을 하고 올라선 숨이 끊어질 때 내뱉는 짧은 비명의 소리와 같은 비결을 보통 밤 시장 국수버섯을 팔러 오신 시골 아주머니들에게 서너 푼에 그냥 넘겨주고 그만두는 그렇게까지 자신의 에티켓을 미화시키는 겸허의 방식도 또한 나는 흔들림 없이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틀을 짜놓을지어다. 以上
亂麻복잡하게 뒤얽힌 어지러운 세상과 같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얼마간 비극적인 自己探求.
이런 흑발 같은 남루한 주제는
문벌이 버젓한 나로서 채택할 신세가 아니거니와
나는 서양의 에티켓으로 차 한 잔을 마실 적의 포ㅡ즈에 대하여도 세심하고 세심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휘파람 한 번을 분다 치더라도 네 극비리에 최선의 선율을 골라서 감춰진 옛 가락을 지켜가야만 한다. 그런 다음이 아니고는 나는 희망 잃은 황혼에서도 휘파람 한 마디를 마음대로 불 수는 없는 것이다.
동물에 대한 고결한 지식?
사슴, 물오리, 이 밖의 어떤 종류의 동물도 내 동물의 왕국에서는 낙탈되어 있어야 한다. 나는 이 수렵용으로 귀엽게 가엽게 되어먹어 있는 동물 外에 동물에 언제든지 無可奈何막무가내 고집을 부림으로써 지혜가 없다.
또ㅡ 그럼 풍경에 대한 방만한 처신법?
어떤 풍경을 묻지 않고 풍경의 근원, 중심, 초점이 말하자면 나 하나
「도련님」다운 소행에 있어야 할 것을 주위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으로 강조한다.
나는 이 맹목적 신조를 두 눈을 그대로 딱 감고 믿어야 된다.
自進한「愚昧」「歿覺」이 참 어렵다. (스스로 무식한척 하기가 참 어렵다.)
보아라. 이 自得자득하는 愚昧우미의 絶技절기를! 歿覺몰각의 絶技절기를
白鷗는 宜白沙하니 莫赴春草碧 하라.
흰 갈매기는 흰 모래가 제격이다. 프른 풀밭에 앉지마라
李太白이는 전후만고의 으리의리한「華族화족」
나는 이태백을 닮기도 해야 한다.
그렇기 위하여 오언절구 한 줄에서도 한 字 가량의 태연자약한 실수를 범해야만 한다.
현란한 문벌이 풍기는 가히 범할 수 없는 기품과 세도가 넉넉히 古詩 한 구절쯤 서슴지 않고 상처를 내어 놓아도 다들 어수룩한 체들 하고 속느니 하는 교만한 미신이다.
곱게 빨아서 곱게 다리미질을 해 놓은 한 벌 속옷에 깜박 속는 깨끗한 정조처럼
그렇게 아담하게 나는 어떠한 넘어지고 자빠짐에서도 거뜬하게 얄미운 미소와 함께 일어나야만 하는 것이니까ㅡ 오늘날 내 한 氏族이 분명치 못한 소녀에게 섣불리 딴죽을 걸려 넘어진하다기로서니 이대로 내 오래 전부터 지니고 있는 희망의 호화롭고 아름답기만 한 終生을 한 방울 하잘 것 없는 오점을 내이는 채 숟가락 집어 던지 듯해서야 어찌 初志처음 품은 꿈의 만분의 일에라도 응답할 수 있는 면목이 족히 서겠는가, 하는 허울 좋은 구실이 긴긴 날의 밤보다도 오히려 한 뼘 짧은 내 앞으로 나가야 할 앞길에 맞닥뜨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완만 착실한 서술!
나는 과히 눈에 띠울성싶지 않은 한 지점을 재재바르게 붙들어서 거기서 공중 담배를 한 갑 사(주머니에 넣고) 피워 물고 정희의 뻔ㅡ한 걸음을 다시 뒤따랐다.
나는 그저 일상의 다반사를 간과하듯이 범연하게 휘파람을 불고, 내, 구두 뒤축이 아스팔트를 디디는 템포 음향, 이런 것들의 귀찮은 조절에도 깔끔히 정신 차리면서 넉넉잡고 삼분3분, 다시 돌친 걸음은 정희와 어깨를 나란히 걸을 수 있었다. 부질없는 세상에 제 심각하면 침통하면 또 어쩌겠느냐는 듯싶은 서운한 눈의 위치를 동소문 밖 신개지풍경 어디라고 정하치 않은 한 점에 두어 두었으니 보라는 듯 한 부득부득 지근거리는 자세면서도 또 그렇지도 않을 성싶은 내 묘기 중에도 묘기를 더한층 허겁지겁 연마하기에 골돌하는 것이었다.
日暮청산ㅡ날은 저물었다. 아차! 아직 저물지 않은 것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보다.
날은 아직 저물지 않았다.
그러면 아까 장만해 둔 세간기구를 내세워 어디 차근차근 살림살이를 한 번 치뤄 볼 천우의 호기가 내 앞으로 다다랐나 보다.
자ㅡ 태생은 어길 수 없어 비천한「타」를 감추지 못하는 딸ㅡ
(앞에서 말한 치사한 소녀 운운 하는 것은 어디까지든지 이 바보 李箱의 호의에서 나온 곡해이다.
모ㅡ파쌍의「지방 덩어리」를 생각하자.
가족은 14세미성년의 딸에게 매음시켰다.
두 번 째는 19세 미성년의 딸이 스스로 매음했다.
아ㅡ세 번 째는 그 나이 22살이 되던 해 봄에 얹은 낭자를 내리우고 게다 다홍댕기를 들여 늘어뜨려 편발처자를 위조 하여서는
大擧,强行 일을 크게 꾸며서 몸을 팔아먹어 버렸다.)
비천한 뉘 집 딸이 해빙기의 시냇가에 서서 입술이 낙화지듯 좀 파래지면서
살얼음 밑으로는 무엇이 저리도 움직이는 가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듯이 숙이고 있는데
봄 향기를 품은 훈풍이 불어 와서 스커ㅡ트, 아니 너무나, 슬퍼 보이는,
아니, 좀 슬퍼 보이는 紅髮홍당무우의 잔털을 건드리면ㅡ
좀 슬퍼 보이는 홍당무의 잔털을 나븟나븟 건드리면ㅡ 틀림없다.
이 개기름 도는 가소로운 무대를 앞에 두고 나는 나대로 나답게 가문이라는 자잘한「套」명예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잊어버리지 않고 채석장 희멀건 단층을 건너다보면서 탄식 비슷이 套 투: 쒸우다. 정해진 일정한 틀
「지구를 저며 내는 사람들은 光是 自然 파괴자리라」는 둥
「개미집이야 말로 과연 정연하구나」라는 둥
「비가 오면, 아ㅡ천하에 비가 오면
「작년에 났던 초목이 올해에도 또 돋으려누, 歸不歸가면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둥ㅡ
치례 잘 하면 제법 의젓스러워도 보일만한 가장 한산한 과제로만 골라서 점잖게 방심해 보여 놓는다.
정말일까? 거짓말일까.
정희가 불쑥 말을 한다. 한 소리가「봄이 이렇게 왔군요」하고 웃니는 좀 사이가 벌어져서 보기 흉한 듯하니까
살짝 가리고 곱다고 자처하는 아랫니를 보이지 않으려고 했지만 부지불식간에 그렇게 내어다 보인 것을 또 어쩝니까.
하는 듯이 가증하게 내어 보이면서 또 여간해서 어림이 서지 않는 어중간한 얼굴을 그 위에 얹어 내세우는 것이었다.
좋아, 좋아, 좋아 그만하면 잘 되었어,
나는 고개 대신에 단장을 끄덕끄덕해 보이면서 창졸간에 그만 정희 어깨 위에다 손을 얹고 말았다.
그랬더니 정희는 저으기 해괴해 하노라 는 듯이 잠시는 묵묵하더니ㅡ
정희도 문벌이라든가 혹은 간단히 말해 에티켓이라든가 제법 배워서 짐작하노라고 속삭이는 것이 아닌가.
꿀꺽!
넘어가는 내 지지한 終生, 이렇게도 실수가 허해서야
물질적 전생애를 탕진해 가면서 사수하여 온 珊瑚篇 산호편의 본의가 대체 어디 있느냐?
내내 울화가 복받쳐 혼도할 것 같다.
興天寺흥천사 으슥한 구석방에 내 終生의 있는 힘을 다하여 애를 쓴 것이 정희를 이끌어 들이기도 전에 나는 밤 쓸쓸히 거짓말깨나 해 놓았나보다.
나는 내가 그윽이 음모한 바 천고에 변함없는 탕아, 李箱의 자잘한 문학의 빈민굴을 교란시키고자 하던 가지가지 진기한 연장이
어느 겨를에 빼물르기 시작한 것을 여기서 깨단해야 되나보다.
사회는 어떠쿵, 도덕이 어떠쿵, 내면적 성찰 추구 적발, 징벌은 어떠쿵, 자의식과잉이 어떠쿵,
제 깜냥에 번지레한 칠을 해 내어 걸은 치사스러운 간판들이 미상불 우스꽝스럽기가 그지없다.
「毒花독화」
여러분은 이 꼭두각시 같은 어휘 한 마디를 잠시 맡아가지고 계셔보시구료?
예술이라는 허망한 아궁이 근처에서 송장 근처에서보다도 한결 더 썰썰 기고 있는
그들 해반주룩한 (死都의血族) 일본 동경에 있는 일족들의 땟국내 나는 틈에 가 끼워 넣어서,
나는 ㅡ 내 계집의 치마 단속곳을 갈가리 찢어 놓았고, 버선켤레를 걸레를 만들어 놓았고,
검던 머리에 곱던 양자, 영악한 곰의 발자국이 질컥 디디고 지나간 것처럼 얼굴을 망가뜨려 놓았고,
아는 친척의 돈을 왕창 떼어 먹었고, 좌수터 유래 깊은 상호를 쑥밭을 만들어 놓았고,
겁쟁이 이사는 고랑때를 먹여 놓았고, 대금업자의 수금인을 졸도시켰고,
사장과 이사들과 사돈과 아범과 애비와 처남과 처제와 또
애비와 애비의 딸과 딸 이 허다중생으로 하여금 서로 서로 이간을 부치고 부치게 하고 얼버무려져 싸움질을 하게 해 놓았고
사글세 방 새 다다미에 잉크와 요강과 팥죽을 엎질렀고, 누구누구를 임포텐스를 만들어놓았고ㅡ
「毒花독화」라는 말의 콕 찌르는 맛을 그만하면 어렴풋이나마 어떻게 짐작이 서는가 싶소이까.
잘못 빚은 송편 같은 詩 몇 줄 소설 서너 편을 꾀어 차고 조촐하게 등장하는 것을 아 무엇인 줄 알고 깜박 속고
섣불리 손뼉을 한두 번 쳤다는 죄로 제 계집 간음당한 것보다도 더 큰 망신을 일신에 짊어지고 그리고는
앙탈 비슷이 시치미를 떼지 않으면 안 되는 어디까지든지 치사스러운 예의절차ㅡ
마귀 터주의 소행으로 덧났다라고 돌려 버리자?
「독화(毒花)」
물론 나는 내일 새벽에 내 길들은 노상에서 무려 내게 필적하는 한 숨은 탕아를 해후할는지도 마치 모르나,
나는 신바람이 난 무당처럼 어깨를 치켰다 젖혔다 하면서라도 비와 바람에 갈리고 씻기는 고행을 얼른 그렇게 쉽사리 그만두지는 않는다.
아ㅡ어쩐지 전신이 몹시 가렵다.
나는 무연한 중생의 뭇 원한 탓으로 악역의 범함을 입나보다.
나는 은근히 속으로 앓으면서 화장실 깨끗한 대야에다 양손을 정하게 씻은 다음 내 자리로 돌아와 앉아
차근차근 나 자신을 반성 회오 ㅡ쉬운 말로 자잘한 계산을 좀 해 보아야겠다.
에티켓? 문벌? 良識양식? 番身術끼어드는 기술?
그렇다고 내가 찔끔 정희 어깨 위에 얹었던 손을 뚝 떼인다든지 했다가는 큰 망발이다.
일을 잡치리라. 어디까지든지 내 뺨의 홍조만을 조심하면서 좋아, 좋아, 좋아, 그래만 주면 된다.
그리고 나서 피차 다 알아들었다는 듯이 어깨에 손은 얹은 채 어깨를 나란히 흥천사경내로 들어갔다.
가서 길을 별안간 잃어버린 것처럼 자분참 산위로 올라가 버린다.
산위에서 이번에는 정말 포ㅡ즈를 할일 없이 무너뜨렸다는 것처럼 정교하게 머뭇머뭇해 준다. 그러나 기실 말짱하다.
풍경소리가 똑 알맞다.
이런 경우에는 제법 번듯한 식자가 있는 사람이면ㅡ 아ㅡ 나는 왜 늘 항례에서 비켜서려 드는 것일까?
잊었느냐? 비싼 월사금을 바치고 얻은 고매한 학문과 예절을,
현역 육군중좌에게서 받은 엄하고 권위 있는 가르침의 규율을 왜 나는 이 경우에 버젓하게 내세우지를 못하느냐?
창연한 고찰 빈틈없는 장치에서 나는 정신 차려야 한다.
나는 내 쟁쟁한 이력을 솔직하게 써먹어야 한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담배를 한대 피워 물고 도살장에 들어가는 소,
죽기보다 싫은 서투르고 근질근질한 포ㅡ즈 몸가짐의 독특한 연출에 어지간히 성공해야만 한다.
그랬더니 그만두잔다.
당신의 그 어림없는 몸치렐랑 그만 두세요. 저는 어지간히 식상이 되었습니다. 한다.
그렇다면
내 꾸준한 노력도 일조일석에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대체 정희라는 가련한「石女석녀」가 제 어떤 재간으로 그런 음흉한 내 간계를 요만큼까지 간파했다는 것이다.
일시에 지쳐버린다.
맥은 탁 풀리고는 앞이 팽 돌다 아찔 하는 것이 이러다가 까무러치려나 보다고 힘을 다해 단장을 의지하여 버텨 보노라니까 噫아! 아! 라!
내 기사회생의 終生도 이번만은 회춘하기 장히 어려울 듯싶다.
李箱! 당신은 세상을 경영할 줄 모르는 말하자면 병신이오.
그다지도 「迷惑미혹」하단 말씀이오?
건너다보니 절터지요?
그렇다 하더라도「카라마죠프의 형제」나「40년」을 좀 구경삼아 들러 보시지요.
아니지! 정희! 그게 뭐냐 하면 나도 살고 있어야 하겠으니 너도 살자는 사기, 속임수,
일부러 만들어 내어놓은 미신, 중에도 가장 우수한 무서운 주문이오.
李箱! 그러지 말고 시험삼아 한발만 한발자국만 저 개흙밭에다 들여놓아 보시지요.
이 악보같이 스무ㅡ드한 담소 속에서 비실비실하노라면
나는 내게 필적하는 극히 자연스러운 탕아가 이 눈빛 사이에 있는 것을 느낀다.
누구나 제 내어 놓았던 헙수룩한 포ㅡ즈를 걷어치우느라고 허겁지겁들 할 것이다.
나도 그때 내 슬하의 이렇게 유산되는 자손을 느끼면서 만재에 드리우는 이 극흉 극비 종가의 부작을 앞에 놓고서
저으기 불안하게 또 한편으로는 저으기 안일하게 운명하는 마지막 육신의 이 내 終生을 오로지 머리발이 깃을 들고 춤을 추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내 묘자리가 될 만한 조촐한 터전을 찾는 듯 한 그런 서글픈 마음으로 정희를 재촉하여 그 언덕을 내려 왔다.
등 뒤에 들리는 풍경소리는 진실로 내 심통함을 돕는 듯하다고
글씨를 베껴 옮기면서 지금의 상황을 한층 더 반듯하게 매만져 놓는 한 도움이 되리라.
그럼 진실로 풍경소리는 내 등 뒤에서
내 마지막 아픈 마음을 한층 더 들볶아 놓는 듯하더라.
美文에 견줄 만큼 위태위태한 것이 빼어난 경치에 혹사당한 전체의 풍경이다.
빼어난 경치에 혹사 당한한 풍경을 美文으로 번안 모사해 놓았다면 자칫하다 실족익사하기 쉬운 웅덩이나 다름없는 것이니
여러분은 아예 가까이 다가서서는 안 된다.
도스토예프스키ㅡ나 고리키ㅡ는 美文을 쓰는 버릇이 없는 체했고 또
거칠고 쓸쓸하다거나 아담한 경치를 취급하지 않았으되 이 의뭉스러운 어른들은
오직 美文은 쓸듯 쓸 듯,
빼어난 경치, 자연의 아름다운 현상은 나올 듯 나올 듯, 맛만 보이고
끝끝내 아주 활짝 꼬랑지를 내보이지는 않고 그만둔 구렁이 같은 분들이기 때문에
그 기만술은 한층 더 진보된 것이며, 그런 만큼 효과가 또 절대하여
천년을 두고 만년을 두고 내리 내리
부질없는 위로와 어루만져 주기를 바라는 속세의 대중들을 잘 속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ㅡ 왜 나는 미끈하게 솟아 있는 근대건축의 위용을 보면서 먼저 철근 철골, 시멘트와 가는 모래, 이것부터 선뜩하니 감응하느냐는 말이다.
씻어 버릴 수 없는, 목 놓아 슬피 울, 숙명의 울음이다.
몽고레안푸렉게 Mongolian pratique 蒙古志 몽고인종의 현실적인 의지
오뚝이처럼 쓰러져도 일어나고 쓰러져도 일어나고 하니 쓰러지나 섰으나 마찬가지 의지할 얄팍한 벽 한 조각 없는 고독, 메마름, 스스로움, 맑음.
나는 오늘 크게 깨달은 바 있어 美文을 피하고 빼어난 경치, 자연의 아름다운 현상을 멀리하여 여릿하게 왕생하는 것이며
숙명의 슬픈 투시벽은 깨끗이 벗어 놓고 아담하게 다독거려 외로우나마 따뜻한 그늘 안에서 목숨을 잃어가는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이 대수롭지 않은 終生
나는 요절인가보다.
아니 도중하차인가 보다,
이길 수 없는 맞닥트림
눈 멀은 떼 까마귀의 심한 욕설 속에서
탕아 중에도 탕아
꾀쟁이 중에도 꾀쟁이
난공불락의 관문의 허물어짐
구세주의 마지막이 그러했듯 방방곡곡이
남은 독은 스며드는 아름답게 치장하고 꾸미는 것 중에도 겉치레로 내걸은 간판이다.
특출한 색깔의 간판이다.
아내가 있는 不義. 아내가 없는 不義, 불의는 즐겁다.
不義의 술값이 갈수록 대범해지는 풍미를 여러분은 아시나이까.
웃니는 좀 잇새가 벌고 아랫니만이 고운 이 옛날 청동거울 같이 결함의 미를 갖춘 깜찍스럽게 새치미를 뗄 줄 아는 얼굴을 보라.
7세까지 玉簪花옥잠화 속에 감춰 두었던 장분만을 바르고 그 후 분을 바른 일도 세수를 한 일도 없는 것이 유일의 자랑거리.
정희는 사팔뜨기다.
이것은 무엇으로도 대항하기 어렵다.
정희는 근시 6도다.
이것은 무엇으로도 대항할 수 없는 선천적 훈장이다. 左亂視右色盲좌난시우색맹
아ㅡ 이는 실로 완벽이 아니면 무엇이랴.
속은 후에 또 속았다. 또 속은 후에 또 속았다.
14세미성년에 정희를 그 가족이 강행으로 매춘시켰다.
나는 그런 줄만 알았다.
한 방울 눈물ㅡ 그러나 가족이 강행하였을 때쯤은 정희는 이미 자진하여 매춘한 후 오래 오래 후다.
다홍댕기가 늘 정희 등에서 나부꼈다.
가족들은 불의에 올 재앙을 막아 줄 단 하나 값나가는 다홍댕기를 기탄없이 믿었건만ㅡ 그러나ㅡ 불의는 귀인답고 참 즐겁다.
간음한 처녀ㅡ이는 不義중에도 가장 즐겁지 않을 수 없는 영원의 밀림이다.
그럼 정희는 게서 멈추나?
나는 자기소개를 한다.
나는 정희에게 책임지기 싫기 때문에 잔인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이다.
나는 벼를 본 일이 없다.
자전차를 탈 줄 모른다.
생년월일을 가끔 잊어버린다.
90 노조모가 16살 처녀로 어느 하늘에서 시집온 10대조의 고성을 내 손으로 헐었고
록엽천년의 호도나무 아름드리 근간을 내 손으로 베었다.
은행나무는 원통한 가문을 골수에 지니고 찍혀 넘어간 뒤
장장사년 해마다 봄만 되면 독화살 같은 싹이 엄 돋는 것이었다.
나는 그러나 이 모든 것에 견뎠다.
한 번 석류나무를 휘어잡고 나는 폐허를 나섰다.
早熟,爛熟 일찍 익고 푹 익어서 감 썩는 골머리 때리는 내.
생사의 기로에서 씩 웃고 날렵하게 몸을 고쳤다.
음지에 창백한 꽃이 피었다.
나는 14살 때 수채화를 그렸다.
수채화와 첫 경험
보아라 나무젓가락같이 야윈 팔목에서는 삼동(三冬)에도 김이 무럭무럭 난다.
김나는 팔목과 잔털 나스르르한 매춘하면서 자라나는 회충같이 매혹적인 살결.
사팔뜨기와 내 흰자위 없는 짝짝이 눈.
옥잠화 속에서 나오는 기술 같은 어제의 화장과 화장 지우는 기술
이에 대항하는 내 자전차 탈 줄 모르는 아슬아슬한 천품
다홍댕기에 불의와 불의를 방임하는 속수무책의 나태
심판이여!
정희에 비교하여 내게 부족함이 너무나 많지 않소이까?
비등비등? 나는 최후까지 싸워 보리라.
흥천사 으슥한 구석방 한 간 방석 두 개 화로 한 개. 밥상 술상ㅡ 접전, 수십 번 좌충우돌.
정희의 허전한 관문을 나는 죽어가는 늙은이의 힘으로 들이친다.
그러나 돌아오는 반발의 흉기는 갈 때보다도 몇 배나 더 큰 힘으로 나 자신의 손을 시켜 나 자신을 살상한다.
지느냐. 나는 그럼 지고 그만두느냐.
나는 내 마지막 무장을 전장에 내어세우기로 하였다.
그것은 곧 술주정이다.
한 몸을 건사하기조차 어려웠다.
나는 게울 것만 같았다.
나는 게웠다.
정희 스커트에다.
정희 스타킹에다.
그리고도 오히려 나는 부족했다.
나는 일어나 춤추었다.
그리고 그 방 뒤 쌍창미닫이를 열어 제치고 나는 예서 떨어져 죽는다고 마지막 한 벌 힘만을 아껴 남기고는
나머지 있는 힘을 다하여 난간을 잡아 흔들었다.
정희는 나를 붙들고 말린다.
말리는 데 안 말리는 것도 같았다.
나는 정희 스커트를 잡아 제쳤다. 무엇인가 철썩 떨어졌다.
편지다. 내가 집었다. 정희는 모른 체한다.
속달 (S와도 절연한 지 벌써 다섯 달이나 된다는 것은 선생님께서도 믿어주시는 바지요? 하던 S가 보낸 속달이다)
『정희! 노하였소 어젯밤 태서관별장의 일! 그것은 결코 내 본의는 아니었소.
나는 그 요구를 하려 정희를 그곳까지 데리고 갔던 것은 아니오.
내 불민을 용서하여 주기 바라오. 그러나 정희가 뜻밖에도 그렇게까지 다소곳한 태도를 보여주었다는 것으로 저으기 마음 놓겠소.
정희를 하루라도 바삐 나 혼자만의 것을 만들어 달라는 정희의 열렬한 말을 물론 나는 잊어버리지는 않겠소.
그러나 지금 형편으로는「아내」라는 저 추물을 처치하기가 정희가 생각하는 바와 같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오.
오늘(3월3일) 오후 여덟시 정각에 금화장 주택지 그때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소.
어제 일을 사과도 하고 싶고 달이 밝을 듯하니 송림을 거닙시다.
거닐면서 우리 두 사람만의 생활)에 대한 설계도 의논하여 봅시다. 3월3일 아침 S』
내가 속달을 띄우고 나서 곧 뒤이어 받은 속달이다.
모든 것은 끝났다.
어젯밤에 정희는ㅡ 그 낯으로 오늘 정희는 내게
李箱先生님께 드리는 속달을 띄우고 그 낯으로 또 나를 만났다.
공포에 가까운 번신술이다.
이 황홀한 전율을 즐기기 위하여 정희는 무고의 李箱을 징발했다.
나는 속고 또 속고 또 또 속고 또 또 또 속았다.
나는 물론 그 자리에 정신을 잃어 버렸다.
나는 죽었다.
나는 황천을 헤매었다.
죽어서 심판을 받는다는 곳에는 달이 밝다.
나는 또다시 눈을 감았다.
태허에 소리 있어 가로대
너는 몇 살이뇨?
만25세와 11개월이올씨다.
夭死요사로구나. 아니 올씨다.
老死노사올씨다.
눈을 다시 떴을 때는 거기 정희는 없다.
물론 여덟시가 지난 뒤였다.
정희는 그리 갔다.
이리하여 나의 종생은 끝났으되 나의 終生記는 끝나지 않는다. 왜?
정희는
지금도 어느 삘딩 걸상 위에서 속옷의 끈을 푸르는 중이오
지금도 어느 서양관 별장 방석을 비이고 속옷의 끈을 푸르는 중이오
지금도 어느 송림 속 잔디 벗어 놓은 외투 위에서 속옷의 끈을 성히 푸르는 중이니까다.
이것은 물론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재앙이다.
나는 이를 간다.
나는 걸핏하면 까무러친다.
나는 부글부글 끓는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 철천의 원한에서 슬그머니 좀 비켜서고 싶다.
내 마음의 따뜻한 평화 따위가 다 그리워졌다.
즉 나는 시체다.
시체는 생존하여 계신 만물의 영장을 향하여 질투할 자격도 능력도 없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깨닫는다.
정희, 간혹 정희의 후툿한 호흡이 내 묘비에 와 슬쩍 부딪는 수가 있다.
그런 때 내 시체는 홍당무처럼 확끈 달으면서 구천을 꿰뚫어 슬피 號哭호곡한다.
그동안에 정희는 여러 번 제 (내 때꼽째기도 묻은) 이부자리를 찬란한 일광 아래 널어 말렸을 것이다.
여러 번 내 혼수상태 덕으로 부디 이 내 시체에서도 생전의 슬픈 기억이 창궁높이 훨 훨 날아가나 버렸으면ㅡ
나는, 지금 이런 불쌍한 생각도 한다.
그럼ㅡㅡ만 26세와 30개월을 맞이하는 李箱先生님이여! 허수아비여!
자네는 노옹일세. 무릎이 귀를 넘는 해골일세. 아니, 아니.
자네는 자네의 먼 조상일세.
以上
11월 20일 동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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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생기 앞 (0) | 2016.06.01 |
진짜 貞姬를 찾습니다. (0) | 2015.01.13 |
終生記종생기 해설 안내 (0) | 2014.11.28 |
나는
내
終生記가
천하에 눈 있는 선비들의 간담이 서늘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당신은
내
終生記를 읽고
간담이 서늘한 부분을 발견 하셨는지요?
발견 하지 못했다면
당신은
눈 없는 선비님이시구려!
Hebrew Melody (0) | 2017.0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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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貞姬를 찾습니다. (0) | 2015.01.13 |
종생기 한글 풀어읽기 (0) | 2014.11.29 |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TU SI NA COSA GRANDE멋진 당신
소설 失花 중에서 -李箱- 문장, 1939. 3
사람이―---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강사는 C양의 입술이 C양이 좀 횟배를 앓는다는 이유 외에 또 무슨 이유로 조렇게 파르스레한가를 아마 모르리라.
강사 는 맹랑한 질문 때문에 잠깐 얼굴을 붉혔다가 다시 제 지위의 현격히 높은 것을 느끼고 그리고 외쳤다.
"쪼꾸만 것들이 무얼 안다고―---"
그러나 연이는 히힝 하고 코웃음을 쳤다.
모르기는 왜 몰라―--- 연이는 지금 방년이 이십,
열여섯 살 때 즉 연이가 여고 때 수신과 체조를 배우는 여가에 간단한 속옷을 찢었다.
그리고 나서 수신과 체조는 여가에 가끔 하였다.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다섯 해―---개꼬리도 삼 년만 묻어 두면 황모(黃毛)가 된다든가 안 된다든가 원―-
수신시간에는 학감선생님, 할팽(割烹) 시간에는 올드미스 선생님, 국문 시간에는 곰보딱지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이 귀염성스럽게 생긴 연이가 엊저녁에 무엇을 했는지 알아내면 용하지
." 흑판 위에는 '요조숙녀'라는 액(額)의 흑색이 임리(淋彍)하다.
"선생님 선생님―--- 제 입술이 왜 요렇게 파르스레한지 알아맞히신다면 참 용하지."
연이는 음벽정(飮碧亭)에 가던 날도 R영문과에 재학중이다.
전날 밤에는 나와 만나서 사랑과 장래를 맹세하고 그 이튿날 낮에는 기싱과 호손을 배우고
밤에는 S와 같이 음벽정에 가서 옷을 벗었고 그 이튿날은 월요일이기 때문에
나와 같이 같은 동소문 밖으로 놀러 가서 베제(키스)했다.
S도 K교수도 나도 연이가 엊저녁에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S도 K교수도 나도 바보요,
연이만이 홀로 눈 가리고 야웅 하는 데 희대의 천재다.
연이는 N빌딩에서 나오기 전에 WC라는 데를 잠깐 들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나오면 남대문통 십오 간 대로 GO STOP의 인파.
"여보시오 여보시오, 이 연이가 저 이층 바른편에서부터 둘째 S씨의 사무실 안에서
지금 무엇을 하고 나왔는지 알아맞히면 용하지."
그때에도 연이의 살결에서는 능금과 같은 신선한 생광(生光)이 나는 법이다.
그러나 불쌍한 이상 선생님에게는 이 복잡한 교통을 향하여 빈정거릴 아무런 비밀의 재료도 없으니
내가 재산 없는 것보다도 더 가난하고 싱겁다.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
파르스레한 입술을 경계하라! 조심하라!
이상 자신이 세운 자신의 비석
이상은 레지스탕스였다.
작전명: 날개
작전 개시일: 1936년 10월 16일 출발함. 각자 개인 자격으로 함께 감
each tablet containg 0.16gm
작전인원: 12명
李箱포함 6명 + 현지접선 6명
접선암호: “알어나 노슈“ - "Allonal Roche"
Advertisements for Allonal 'Roche' and 'Phytine Ciba', c. 1935년
Allonal: 진정제 및 수면제로 사용 된 바르비 투르 산의 유도체
날개의 새로운해석 - 13회 연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