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斷역단 


그이는 백지위에다 연필로 한 사람의 운명을 흐릿하게 초를 잡아놓 았다.

이렇게 홀홀한가.

돈과 과거를 거기다 놓아두고 잡답속으 로몸을기입하여본다.

그러나 거기는 타인과 약속된 악수가 있을 뿐,

다행히 공란을 입어보면 장광도 맞지않고 안드린다.

어떤 빈터전을 찾아가서 실컷 잠자코 있어본다.

배가 아파 들어온다.

고로운 발음을 다 생켜버린 까닭이다.

간사한 문서를 때려주고 또 멱살을 잡고 끌고와 보면

그이도 돈도 없어지고 피곤한 과거가 멀거니 앉아있다.

여기다 좌석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그 사람은 이로 위치를 파헤쳐 놓는다.

비켜서는 악취에 허망과 복수를 느낀다.

그이는 앚은자리에서

그 사람이 평생을 살아보는 것을 보고는 살짝 달아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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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는 白紙위에다 鉛筆로 한 사람의 運命을 흐릿하게 草를 잡아놓 았다. 

이렇게 홀홀한가. 

돈과 過去를 거기다 놓아두고 雜踏속으 로몸을記入하여본다.  

 그러나 거기는 他人과 約束된 握手가 있을 뿐,

多幸히 空欄을 입어보면 長廣도 맞지않고 안드린다.

어떤 빈터전을 찾아가서 실컷 잠자코 있어본다.

배가 아파 들어온다.

苦로운 發音을 다 생켜버린 까닭이다.

奸邪한 文書를 때려주고 또 멱살을 잡고 끌고와 보면

그이도 돈도 없어지고 疲困한 過去가 멀거니 앉아있다.


여기다  座席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그 사람은 이로 位置를 파헤쳐 놓는다.

비켜서는 惡臭에 虛妄과 複讐를 느낀다.

그이는 앚은자리에서
그 사람이 平生을 살아보는 것을 보고는 살짝 달아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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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路 행로

                    

                                  카톨릭청년, 1936. 2

               


기침이난다.

공기 속에 공기를 힘들여 배앝아 놓는다.

답답하게 걸어가는 길이 내 스토오리요

기침해서 찍는 구두를 심심한 공기가 주물러서 삭여버린다.

나는 한 장이나 걸어서 철로를 건너지를 적에

그때 누가 내 경로를 디디는 이가 있다.

아픈 것이 비수에 베어지면서 철도와 열십자로 어울린다.

나는 무너지느라고 기침을 떨어뜨린다.

웃음소리가 요란하게 나더니

자조하는표정위에 독한 잉크가 끼얹힌다.

기침은 사념위에 그냥 주저앉아서 떠든다.

기가 탁 막힌다.



원문


기침이난다. 



空氣속에 空氣를 힘들여 배앝아 놓는다. 

답답하게 걸어가는 길이 내스토오리요

기침해서 찍는 句讀를 심심한 空氣가 주물러서 삭여버린다. 

나는 한章이나 걸어서 鐵路를 건너지를 적에

그때 누가 내 經路를 디디는 이가있다. 

아픈것이匕首에 베어지면서 鐵路와 열十字로 어울린다. 

나는 무너지느라고 기침을 떨어뜨린다. 

웃음소리가 요란하게 나더니

自嘲하는 表情위에 毒한 잉크가 끼얹힌다.

기침은 思念위에 그냥 주저앉아서 떠든다. 

기가탁막힌다.












































가정

                             카톨릭청년, 36. 2


문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

안에생활이 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 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앞에서여간성가 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 꾸만멸해간다.

식구야봉한창호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

내가수입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처럼월광이 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

그리고

누가힘에겨 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을헐어서전당접히나 보다.

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 달렸다.

문을 열려고

안열리는

문을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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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火爐)

                           

                                        카톨릭청년, 36. 2


방거죽에 극한이 와 닿았다.         

극한이 방 속을 넘본다.

방안은 견딘다.

나는 독서의 뜻과 함께 힘이 든다.

화로를 꽉 쥐고 집의 집중을 잡아 땡기면 유리창이 움폭해지면서

극한이 혹처럼 방을 누른다.

참다 못하여 화로는 식고 차겁기때문에 나는 적당스러운 방안에서 쩔쩔맨다.

어느 바다에 조수가 미나보다.

잘다져진 방바닥에서 어머니가 생기고

어머니는 내 아픈데에서 화로를 떼어가지고 부엌으로 나가신다.

나는 겨우 폭동을 기억하는데

내게서는 억지로 가지가 돋는다.

두 팔을 벌리고 유리창을 가로막으면

빨래방망이가 내 등의 더러운 의상을 뚜들긴다.

극한을 걸커미는 어머니--기적이다.

기침약처럼 따끈따끈한 화로를 한 아름 담아가지고

내 체온위에 올라서면

독서는 겁이 나서 곤두박질을 친다.





원문
房거죽에極寒이와닿았다. 


極寒이房속을넘본다. 

房안은견딘다. 

나는讀書의뜻과함께힘이든다.  

火爐를꽉쥐고집의集中을잡아땡기면유리窓이움폭해지면서極寒이혹처럼房을누른다. 

참다못하여火爐는식고차겁기때문에나는適當스러운房안에서쩔쩔맨다. 

어느바다에潮水가미나보다. 

잘다져진房바닥에서어머니가生기고어머니는내아픈데에서火爐를떼어가지고부엌으로나가신다. 

나는겨우暴動을記憶하는데내게서는억지로가지가돋는다. 

두팔을벌리고유리창을가로막으면빨래방망이가내등의더러운衣裳을뚜들긴다. 

極寒을걸커미는어머니--奇蹟이다. 

기침樂처럼따끈따끈한火爐를한아름담아가지고

내體溫위에올라서면

讀書는겁이나서곤두박질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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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40

 

 

아츰

 

                             이상전집2, 1956. 7

 

 

캄캄한 공기를 마시면 폐에 해롭다.

폐벽(肺壁)에 그을음이 앉는다.

밤새도록 나는 몸살을 앓는다.
밤은 참 많기도 하더라.

실어 내가기도 하고 실어 들여오기도 하다가 잊어버리고 새벽이 된다.

폐에도 아침이 켜진다.

밤사이에 무엇이 없어졌나 살펴본다.
습관이 도로 와 있다.

다만 내 치사(侈奢)한 책이 여러 장 찢겼다.

초췌한 결론 위에 아침 햇살이 자세히 적힌다.

영원히 그 코 없는 밤은 오지 않을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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