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狂女의 告白
- 李箱
여자인 S옥양玉孃한테는 참으로 미안未安하오.
그리고 B군君자네한테 감사感謝하지 아니 하면 아니될 것이오.
우리들은 S옥양玉 孃의 앞길에 다시 광명光明이 있기를 빌어야 하오.
창백蒼白한 여자
얼굴은 여자의 이력서履歷書이다.
여자의 입(口)은 작기 때문에 여자는 익사溺死하지 아니 하면 아니되지만
여자는 물과 같이 때때로 미쳐서 소란騷亂해지는 수가 있다.
온갖 밝음의 태양太陽들 아래 여자는 참으로 맑은 물과 같이 떠돌고 있었는데
참으로 고요하고 매끄러운 표면表面은 조약돌을 삼켰는지 아니 삼켰는지
항상 소용돌이를 갖는 퇴색褪色한 순백색 純白色이다.
등쳐먹으려고 하길래 내가 먼첨 한 대 먹여 놓았죠.
잔내비와 같이 웃는 여자의 얼굴에는 하룻 밤사이에
참 아름답고 빤드르르한 적갈색赤褐色 쵸콜레이트가 무수無數히 열매 맺혀버렸기 때문에
여자는 마구 대고 쵸콜레이트를 방사放射하였다.
쵸콜레이트는 흑단黑檀의 사아벨을 질질끌면서 조명照明 사이사이에 격검擊劍을 하기만 하여도 웃는다.
웃는다.
어느 것이나 모두 웃는다.
웃음이 마침내 엿과같이 걸쭉하게 찐덕거려서 쵸콜레이트를 다 삼켜버리고 탄력강기彈力剛氣에 찬 온갖 표적標的은 모두 무용無用이 되고
웃음은 산산散散이 부서지고도 웃는다.
웃는다.
파랗게 웃는다.
바늘의 철교鐵橋와 같이 웃는다.
여자는 나한羅漢을 밴(孕)것인 줄 다들 알고 여자도 안다.
나한羅漢은 비대肥大하고 여자의 자궁子宮은 운모雲母와 같이 부풀고 여자는 돌과 같이 딱딱한 쵸콜레이트가 먹고 싶었던 것이다.
여자가 올라가는 층계層階는 한층한층이 더욱 새로운 초열빙결지옥焦熱氷結地獄이었기 때문에
여자는 즐거운 쵸콜레이트가 먹고 싶지않다고 생각하지 아니하는 것은 곤란困難하기는 하지만
자선가慈善家로서의 여자 는한몫 보아 준 심산心算이지만 그러면서도 여자는 못 견딜이 만큼 답답함을 느꼈는데
이다지도 신선新鮮하지아니한 자선사업慈善事業이 또 있을까요 하고 여자는 밤새도록 고민 고민 苦悶苦悶하였지만
여자는 전신全身이 갖는 약간개若干個의 습기濕氣를 띤 천공穿孔(예例컨대눈기지其他) 근처의 먼지는 떨어버릴 수 없는 것이었다.
여자는 물론勿論 모든 것을 포기抛棄하였다.
여자의 성명姓名도,
여자의피부皮膚에 붙어있는 오랜 세월歲月중에 간신히 생겨진 때(구垢)의 박막薄膜도
심지어甚至於는 여자의 수선睡腺까지도,
여자의 머리로는 소금으로 닦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온도溫度를 갖지아니하는 엷은 바람이 참 강구연월康衢煙月과 같이 불고있다.
여자는 혼자 망원경望遠鏡으로 SOS를 듣는다. 그리곤 덱크를 달린다.
여자는 푸른 불꽃 탄환彈丸이 벌거숭이인 채 달리고 있 는것을 본다.
여자는 오오로라를 본다.
덱크의 구란勾欄은 북극성北極星의 감미甘味로움을 본다.
거대巨大한 바닷개(해구海狗) 잔등을 무사無事히 달린다 는것이 여자로서 과연果然 가능可能할 수 있을까,
여자는 발광發光하 는 파도波濤를 본다.
발광發光하는 파도波濤는 여자에게 백지白紙의 화판花瓣을 준다.
여자의 피부皮膚는 벗기고 벗기인 피부皮膚는 선녀仙女의 옷자락과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는 참 서늘한 풍경風景이라는 점點깨닫고
사람들은 고무와 같은 두손 을들어 입을 박수拍手하게 하는 것이다.
이내 몸은 돌아온 길손,잘래야 잘 곳이 없어요.
여자는 마침내 낙태落胎한 것이다.
트렁크속에는 천千갈래만 萬갈래로 찢어진 POUDRE VERTUEUSE가 복제複製된 것과 함께 가득채워져 있다.
사태死胎도 있다.
여자는 고풍古風스러운 지도地圖위를 독모毒毛를 살포撒布하면서 불나비와 같이 날은다.
여자는 이제는 이미 오백나한五百羅漢의 불쌍한 홀아비들에게는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유일唯一한 아내인 것이다.
여자는 콧노래와같은 ADIEU를 지도地圖의 에레베에순에다 고告하고
No.1∼500의 어느 사찰寺刹인 지향向하여 걸음을 재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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