烏瞰圖 詩第十五號 / 오감도시제15호
李箱이상 1934년 8월 8일 조선중앙일보
烏瞰圖 詩第15號
1
나는거울업는室內에있다. 나는 거울 없는 실내에 있다.
거울속의나는역시外出中이다. 거울 속의 나는 역시 외출 중이다.
나는지금거울속의나를무서워하며떨고잇다. 나는 지금 거울 속의 나를 무서워하며 떨고 있다.
거울속의 나는 역시 外出中이다. 거울속의 나는 역시 외출중이다.
거울속의나는어디가서 거울속의 나는 어디 가서
나는어떠케하랴는陰謀를하는中일가. 나는 어떤 음모를 하는 중일까.
2
罪를품고식은寢床에서잣다. 죄를 품고 식은 침상에서 잣다.
確實한내꿈에나는缺席하얏고 확실한 내 꿈에 나는 결석하였고
義足을담은 軍用長靴가 의족을 담은 군용장화가
내 꿈의 白紙를더럽혀노앗다. 내 꿈의 백지를 더럽혀 놓았다.
3
나는거울잇는室內로몰래들어간다. 나는 거울 있는 실내로 몰래 들어간다.
나를거울에서解放하려고. 나를 거울에서 해방하려고.
그러나거울속의나는 그러나 거울속의 나는
沈鬱한얼골로同時에꼭들어온다. 침울한 얼굴로 동시에 꼭 들어온다.
거울속의나는내게未安한뜻을傳한다. 거울속의 나는 내게 미안한 뜻을 전한다.
내가그때문에囹圄되여잇듯키 내가 그 때문에 영어되어 있듯이
그도나때문에囹圄되여떨고잇다. 그도 나 때문에 영어되어 떨고 있다.
4
내가缺席한나의꿈. 내 가 결석한 나의 꿈.
내僞造가등장하지안는내거울. 내 위조가 등장하지 않는 내 거울.
無能이라도조흔나의孤獨의渴望者다. 무능이라도 좋은 나의 고독의 갈망자다.
내가缺席한나의꿈. 내가 결석한 나의 꿈.
나는드듸여거울속의나에게 나는 드디어 거울속의 나에게
自殺을權誘하기로決心하얏다. 자살을 권유하기로 결심하였다.
나는그에게視野도업는들窓을가르치엇다. 나는 그에게 시야도 없는 들창을 가리켰다.
그들窓은자살만을위한들窓이다. 그 들창은 자살만을 위한 들창이다.
그러나내가自殺하지아니하면 그러나 내가 자살하지 아니하면
그가自殺할수업슴을그는내게가르친다. 그가 자살할 수 없음을 그는 내게 가르친다.
거울속의나는不死鳥에갓갑다. 거울속의 나는 불사조에 가깝다.
5
내왼편가슴心臟의위치를 내 왼편 가슴 심장의 위치를
防彈金屬으로掩蔽하고 방탄금속으로 엄폐하고
나는거울속의내왼편가슴을 나는 거울속의 내 왼편 가슴을
견우어拳銃을發射하얏다. 겨누어 권총을 발사하였다.
彈丸은그의왼편가슴을貫通하얏으나 탄환은 그의 왼편가슴을 관통하였으나
그의心臟은바른편에잇다. 그의 심장은 바른편에 있다.
6
模型心臟에서붉은잉크가업즐러젓다. 모형심장에서 붉은 잉크가 엎질러졌다.
내가遲刻한내꿈에서나는極刑을바닷다. 내가 지각한 내 꿈에서 나는 극형을 받았다.
내꿈을支配하는자는내가아니다. 내 꿈을 지배하는 자는 내가아니다.
握手할수조차어는두사람을 악수할 수조차 없는 두 사람을
封鎖한巨大한罪가잇다. 봉쇄한 거대한 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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