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rbas
'보산'이라는 필명의 작가가 발표했는데,
1977년 5월 「문학사상」에서 소개되었다.
당시 이상의 작품인 것으로 규정한 이유로는 산문임에도 불구하고 띄어쓰기를 전혀 하지 않은 점,
작중인물의 이름을 전기투로 쓰면서 필명 보산을 그대로 사용한 점(다른 소설에서 '이상'이나 '나'를 쓴 것처럼),
소설의 구성이 일정한 줄거리 없이 에세이식으로 되어 있고 심리적인 내적 독백으로 되어 있는 점,
즐겨 쓰여지는 관용구나 어투가 「지도의 암실」의 문체와 같은 문체를 사용하고 있는 점,
강박관념을 나타내는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점,
소설 속에 한문 문구를 집어넣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이상의 작품이 확실한 것으로 판단된다.
休業과 事情
휴업과 사정
조선, 1931. 4월
보산(甫山)
삼 년 전 이보산과 ss두 사람 사이에 끼여들어 앉아 있었다.
보산에게 다른 갈 길 이쪽을 가르쳐 주었으며 ss에게 다른 갈 길 저 쪽을 가르쳐 주었다.
이제 담 하나를 막아놓고 이편과 저편에서 인사도 없이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보산과 ss 두 사람의 삶이 어떻게 하다가는 가까워졌다 어떻게 하다가는 멀어졌다 이러는 것이 퍽 재미있었다.
보산의 마당을 둘러싼 담 어떤 점에서부터 수직선을 끌어놓으면 그 선위에 ss의 방의 들창이 있고 그 들창은 그 담의 맨 꼭대기보다도 오히려 한 자와 가웃을 더 높이 나 있으니까 ss가 들창에서 내다보면 보산의 마당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것을 보산은 적지 아니 화를 내며 보아 지내왔던 것이다.
ss는 때때로 저의 들창에 매달려서는 보산의 마당의 임의의 한점에 침을 뱉는 버릇을 한두 번 아니 내에는 것을 보산은 ss가 들키는 것을 본 적도 있고 못 본 적도 있지만 본 적만 쳐서 헤어도 꽤 많다.
어째서 남의 집 기지에다 대이고 함부로 침을 뱉느냐 대체 생각이 어떻게 들어가야 남의 집 마당에다 대이고 침을 뱉고 싶은 생각이 먹힐 가를 보산은 알아내기가 퍽 어려워서 어떤 때에는 그럼 내가 어디 한 번 저 방 저 들창에가 매달려 볼까 그러면 끝끝내는 나도 이 마당에다 대이고 침을 뱉고 싶은 생각이 떠오르고야 말 것인가 이렇게까지 생각하고는 하였지만 보산의 ss의 그런 추잡스러운 행동에 대한 악감이나 분노는 조금도 떨어지지는 않은 채로 이전이나 마찬가지다.
아침 오후 두 시 - 보산의 아침 기상 시간은 대개 오후에 들어가서야 있는데 그러면 아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날로서는 제일 첫 번 일어나는 것이니까 아침이라고 하는 것이 좋다 - 에 일어나서 투스 브러시를 입에 물고 뒤이지를 손아귀에 꽉 쥐고 마당에 내려서면 보산은 우선 ss의 얼굴을 찾아보면 의레 그 들창에서 눈에 띄는 법이었다.
ss는 보산을 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침을 큼직하게 한입 뿌듯이 그러모아서 이쪽 보산의 졸음 든 얼깨인 얼굴로 머뭇거리는 근처를 겨냥 대어서 한 번에 뱉는다.
그 소리는 퍽 완전한 것으로 처음 ssㅡ이 입을 떠날 때로부터 보산의 다당 정해진 어느 한군데 땅 - 흙 위에 떨어져 약간의 여운 진동을 내이며 흔들리다가 머물러 주저앉아 버릴 때까지 거의 교묘한 사격이 완료된 것과 같은 모양으로 듣(고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족한 감이 없을 만하게 얌전한 것이다.
단번에 보산은 얼빠져 버려서 버엉하니 장승 모양으로 섰다가 다시 정신을 자알 가다듬어 가지고 증오와모욕이 가득 찬 눈초리로 그 무례한 침략자 ss의 침 가까이 가만가만히 다가서는 것이다.
빛깔은 거의 ss의 소화작용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타액선의 분비물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주제가 남루하며 거의 침이라는 체면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꼬이 보산의 마음을 비록 잠시 동안이나마 몹시 센티멘털하게 한다.
ss는 그의 귀중한 침으로 하여 나의 앞에 이다지 사나운 주제를 노출시켜 스스로 명예의 몇 부분을 훼손시키는 딱한 일이 무엇이 ss에게 기쁨이 되는 것일까
보산은 때마침 탄식하였다.
변소에 보산의 앞에 막혀 있는 느얼 담벼락은 보산에게 있어서는 종이를 얻는 시간이 느얼이 얻는 시간보다도 훨씬 더 많을 만큼 으레 변소에 들어온 보산에게 맡겨서는 종이 노릇을 하는 것이다.
종이 노릇을 하노라면 보산을 여지없이 여러 가지 글을 썼다가 여지없이 여러 번 지우고 말아버린다.
어떤 때에는 사람 된 체면으로서는 도저히 적을 수 없는 끔찍한 사간을 만들어서 당연히 그 위에다 적어 놓고 차곡차곡 내려 읽는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또 짓는다.
보산은 ss의 그런 나날이의 좋지 못한 도전적 태도에 대하여서 생각하여 본다.
결코 ss에게는 보산에게 대하여 악의가 없는 것을 보산이 알기 쉬웠으나 그러나 그러면 왜 그 들창에서 앞으로 일백팔십 도의 넓은 전개를 가졌으면서도 구태여 이 마당에 침을 뱉느냐
그러고도 아주 천연스러운 시치미를 딱 뗀 얼굴로 앞 전망을 내어다보거나 들창을 닫거나 하는 것은 누가 보던지 혹은 도전적 태도라고 오해하기 쉽지 않은가를 ss는 알 만한데도 모르는가 모르는 체하는가 그것을 물어보고 싶지만
나는 그까짓 뚱뚱보 같은 자와는 말을 주고받기는 싫으니까 그러면 나는 그대로 내버려두겠느냐 날마다 똑같은 정도로 계속되는 것은 인생을 심심하게 하는 것이니까 나에게 있어서 그보다도 더 무서운 일은 다시없겠으니 하루 바삐 그것을 물리쳐야 할 것인데 그러면 나는 ss의 부인에게 편지를 쓰리라
ss군에게.
군은 그 사이 안녕한 지에 대하여 소생은 이미 다 짐작하였노라
그것은 날마다 때때로 그 들창에 나타나는 군의 얼굴의 산 문어와 같은 붉은빛과 그리고 나날이 작아 들어가는 군의 눈이 속히속히 나에 군의 건강 상태의 일진월장을 증명하며 보여주는 것이다.
나의 건강 상태에 대하여서는 말할 것 없고
다만 한 가지 항의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군은 대체 어찌하여 그 들창에 매달린 즉은 반드시 나의 집 마당에다 대고 - 그것도 반드시 나의 똑바로 보고 섰는 앞에서 - 침을 뱉는가.
군은 도무지 외면에 나타나서 사람의 심리를 지배하지 아니치 못하는 미관이라는 데 대하여 한 번이라도 고려하여 본 일이 있는가.
또는 위생이라는 관념에서 불결이 여하히 사람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가를 아는가 모르는가.
바라건대 군은 속히 그 비신사적 근성을 버리는 동시에 침뱉는 짓을 근신하라. 이만.
이런 편지를 써서는 떡 ss의 부인에게 먼저 전하여 주면
ss의 부인은 반드시 이것을 읽으리라
읽고 난 다음에는 마음 가운데에 이는 분노와 모욕의 념을 이기지 못하여 반드시 남편 ss에게 육박하리라
- 여보 대체 이런 창피를 왜 당하고 왔단 말이오 당신은 도야지만도 못한 사람이오 하고 들이대면 뚱뚱보 ss는 반드시 황겁하여
아아 그런가
그렇다면 오늘부터하고 그 침 뱉는 것만은 그만두지
뱉을지라도 보산의 집 마당에다 대고 뱉지만 않으면 그만이지 창피할 것이야 무엇이 있나 이러면
ss의 부인은 화가 막법꼭까지 치받쳐서 편지를 짝짝 찢어 버리고 그만 울고 말 것이니까
ss는 그러면 내 다시는 침 뱉지 않으리라 그래가면서 드디어 항복하고 말것이다.
아아 그러면 된다
보산은 기쁜 생각이 아침의 기분을 상쾌히 한 것을 좋아하면서 변소를 나서면 삼십 분이라는 적지 아니한 시간이 없어졌다.
나와보면 아직도 ss는 들창에 매달려 있으며 보산이 이리로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면서 싱글싱글 웃는 것을 보자마자 또 침을 큼직하게 한 번 탁 뱉었다.
역시 이번에도 보산의 마당의 가까운 한 점에 가례가 떨어진다.
그것을 보는 보산은 다시 화가 치 뻗쳐서 어찌 할 길을 모르고 투스 브러시를 뺏어 던지고 물을 한입 문 다음 움찔움찔하여 가지고 ss의 들창 쪽을 향하여 확 뿜어 본다.
이리하기를 서너 번이나 하다가 나중에는 목젖에다 넘겨가지고 그렁그렁해 가지고는 여러 번 헤어 내이면 ss도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마지막으로 침을 한 번 탁 뱉은 다음에 들창을 홱 닫쳐 버리고 ss의 그 보산의 두 갑절이나 되는 큰 대가리는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야 말았다.
보산은 세숫대야에다 손을 꽂아 담그고는 오늘 싸움에는 대체 누가 이겼나
자칫하면 저 뚱뚱보 ss가 이긴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십중팔구는 내가 이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여 버리면 상쾌하기는 하나 도무지 한 구석에 꺼림칙한 생각이 남아 있어 씻겨 나가지를 않아서 보산은 세수를 하는 동안에 몹시도 고생을 한다.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ss의 오지 뚝배기 긁는 소리 같은 껄껄한 목소리다.
아하 그러면 ss가 이긴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야 저렇게 유쾌한 목소리로 상규를 일한 높고 소란한 목소리로 유유히 노래를 보를수야 있을 수가 있을까 보산은 사지가 별안간 저상하여 초췌한 얼굴빛을 차마 남에게 보여줄 수가 없어서 뜨거운 물에다 야단스럽게 문질러댄다.
문득 보산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죽어 가는 보산을 살려낼 수 있는 생각 하나가 보산의 머리 속에 떠오른다.
옳다 되었다
나도 저렇게 노래를 부르면 그만이 아닌가
나도 개선가를 부르면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위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수파람한 큰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꼭 한 시간만 자고 일어날까
그러면 네 시 또 조금 있다가는 밥을 먹어야지
아니지 다섯 시 왜 그러냐 하면 소화가 안 되니까 한 시간은 앉았다가 네 시에 드러누우면
아니지 여섯 시 왜 그러냐 하면 얼른 잠이 들지 아니 하고 적어도 다섯 시까지 한 시간을 끌 것이니까
여섯 시, 여섯 시에 일어나서야 전기 불이 모두 들어와 있을 것이고 해도 져서 도로 밤이 되어 있을 터이고 저녁 밥끼도 벌써 지냈을 것이니 그래서야 낮에 일어났다는 의의가 어느곳에 있는가
공원으로 산보를 가자 나무도 보고 바위도 보고 소학교 아이들도 보고 빨래하는 사람도 보고 산도 보고 시가지를 내려다 보고 매우 효과적이고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까
보산은 곧 일어나서 문간을 나선다.
공원은 가까이 바로 산 밑에서 산과 닿아 있으니 시가지에서 찾을 수 없는 신선한 공기와 청등한 경치가 늘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보산은 그러한 훌륭한 장소가 자기 집 바로 가까이 있다는 것을 퍽 기뻐하여 믿음직하게 여기어오는 것이다.
가지는 않지만 언제라도 가고 싶으면 곧 갈 수 있지 않느냐 이다지 불결한 공기 속에 살아간다고 하지만 신선한 공기가 필요한 때에는 늘 곁에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으며 또 곧 가서 충분히 마시고 올 수가 있지 아니하냐 마시지는 않는다 하여도 벌써 심리적으로는 마신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냐 사람에게는 생리적으로 보다도 심리적으로 위생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런고로 보산은 늘 건강 지대에서 살고 있는 것과 조금도 다름없는 것이 아닐까
아니 차라리 더 한층 나은 것이 아닐까.
때로는 비록 보산일 망정 이렇게 신선한 공기를 마시러 공워능로 산보를 가고 있지 아니하냐.
보산의 마음은 기뻐졌다.
문간을 나서자 보산은 ss를 만났다느니 보다도 ss가 ss의 집 문간에 나와 있는 것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ss는 그 바위 만한 가슴 배 사이 체내로 치자면 횡경막의 위치 부근에다 ss의 딸 어린아이를 안고 나와서 있다느니 보다도 어린아이는 바위 위에 열렸거나 놓여 앉아 있거나 달라붙어 매달려 있거나의 어느 하나이었다. - 에 끔찍 끔찍이도 흉한 분장이로군 저것이 가면이라면?
엣 엣 에 엣
- 뚱뚱보 ss의 뇌는 대단히 나쁠 것은 정한 이치다.
그렇지 아니하고야 그런 혹은 이런 추태를 평연히 누출시키지는 대개 아니 할 것이니까.
보산은 이렇게 생각하며 못내 그 딸 어린아이를 불쌍히 여기노라고 한참이나 애를 쓴 이유는 어린아이도 따라서 뇌가 나쁘리라 장래 어린아이의 시대가 돌아왔을 때에는 뇌가 나쁜 사람은 오늘의 뇌가 나쁜 사람보다도 훨씬 더 불행할 것이 틀림없을 것이니까.
ss의 어린아이의 장래 같은 것은 꿈에도 생각할 줄 모르는가
왜 스스로 뇌를 개량치를 않는가
아니 그것은 이미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자 하여도
왜 피임법을 써서 불행함에 틀림없을 딸 어린아이를 낳기를 미연에 막지 않았는가
그것도 ss가 뇌가 나쁜 까닭이겠지만 참으로 딱하고도 한심한 일이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ss의 딸 어린아이는 벌써 세 살 딸 어린 아이의 시대도 머지 아니하였으니 ss나 나이나 그 어린아이의 얼마나 불행한 가를 눈으로 바로 볼 것이니 그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ss에게 자살을 권할까
그렇지만 뇌가 나쁜 ss로서는 이것을 나의 살인 행위로밖에 해석치 아니 할 것이니
ss가 자살할 수 있을까는 싶지도 않은 일이다.
보산은 다시는 ss의 딸 어린아이를 안고 문간에 나와 선 사나운 모양은 보지 아니 하리라 결심하려 하였으나 그것은 도저히 보산의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닐 터이니까고 결심하는 것까지는 그만두기로 하였으나 될 수 있으면 피할 도리를 강구할 것을 깊이 마음 가운데 먹어 두기로 하였다.
또 하나
옳다 그러면
ss에게 그렇지 아니하면 ss의 부인에게
피임법에 관한 비결을 몇 가지만 적어서 보낼까
그렇게 하자면 나는 흥미도 없는 피임법에 관한 책을 적어도 몇 권은 읽어야 할 터이니 그것도 도무지 귀찮은 일이다 그만두자 그러자니
참으로 ss의 부부와 딸 어린아이는 불행하고
나를 생각하면 보산은 또 한 번 마음이 센티멘털하여 들어오는 것을 느끼지 아니 할 수는 없었다.
밤이 이슥히 보산의 한나젱 다다라 와 있었다.
얼마 있으면 보산의 오정이 친다.
보산은 고인의 말대로 보산이 얼마나 음양에 관한 이치를 잘 이해하여 정신수양을 하고 있는 것인가를 다른 사람들은 하나도 모르는 것이 섭섭하기도 하였으며 또는 통쾌하기도 하였다.
보산은 보산의 정신상태가 얼마나 훌륭히 수양되어 있는 것인가 모른 다는 것을 마음속에 굳게 믿어 오고 있는 것이었다.
양이 성한 때 잠자며
음의 성한 때 깨어 있어 학문하는 것이 얼마나 이치에 맞는 일인가
세상 사람들이 왜 모르느냐 도탄에 묻힌 현대 도시의 시민들이 완전히 구조되기엔 그들이 빠져 있는 불행의 깊이가 너무나 깊어 버리고 만 것이로구나 보
산은 가엾이 여긴다.
읽던 책을 덮으며 그는 종이를 내어놓아 시를 쓴다.
세상에서 땅바닥에 달라붙어 뜯어먹고 사는 천하 인간들의 쓰는 시와는 운소로 차가 나는 훌륭한 시를 보산은 몇 편이나 몇 편이나 써놓은 것이건만 그 대신 세상 사람들은 그의 시를 이해하여 줄 리가 없는 과대망상으로 밖에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보산 혼자만이 설워하고 있으니 누가 보산이 이것을 설워하고 있다는 것조차 알아 줄 이가 있을까.
보산은 보산이야말로 외로운 사람이라고 그렇게 정하여 놓고 앉아 있노라면 눈물나는 한 구 고인의 글이 그의 머리에 떠오른다
보산을 위로한답시고
보산아 보산아
들어보아라
德不孤 必有隣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 / 논어論語
보산의 방안에 걸린 여러 가지 그림틀들은 똑바로 걸려 서 있지 아니하며 안 된다.
보산은 곧 일어나서 똑바로 서 있지 아니한 것을 똑바로 세워 놓는다.
보산은 보산의 방안에 있는 무엇이던 고는 반드시 보산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자마자 고단한 몸 불편한 몸을 비스듬히 담벼락에 기대이고 있던 것을 얼른 놀란 듯이 고쳐서는 똑바로 앉는다.
그리고는 그림틀들은 다 보산을 본받은 것이 아니냐 라고 생각하며 흔연히 기뻐하는 것이었다.
시계가 세 시를 쳤다.
보산은 오후가 탔다.
밤은 너무 고요하여서 때로는 시계또 제꺽거리기를 꺼리는 듯이 그네 질을 자고 그만두려고 만드는 것 같았다.
보산은 피곤한 몸을 자리 위에 그대로 잠깐 눕혀 본다.
이제부터 누우면 잠이 들 수 있을까 없을까를 시험하여 보기 위하여
그러나 잠은 보산에게서는 아직도 머언 것으로 도무지 보산에게서는 아직도 머언 것으로 도무지 보산에게 올까 싶지는 않았다.
보산은 다시 몸을 일으키어 책상머리에 기대이면
가만 가만히 들려오는 노래 소리는 분명히 ss의 노래 소리에 틀림없는데
아마 ss도 저렇게 밤을 낮으로 삼아서 지내는가
그러면 ss도 음양의 좋은 이치를 터득하였단 말인가
아니다.
그 따위 뚱뚱보 ss의 나쁜 뇌를 가지고는 도저히 그런 것을 깨달아 낼 수가 있다고는 추측되지 않는 일이다.
저것은 분명히 ss의 불섭생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불면증이다.
병이다
잠이 아니오니까 지렇게 청승스럽게 일어나 앉아서 가장 신비로운 것을 보기나 하듯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다고 하여 두겠지만 아까 낮에 들리던 개선가의 ss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을 만치 지저분히 흉한 것이었음에 반대로
이 밤중의 ss의 목소리의 무엇이라고 저렇게 아름다움여. 하고 보산은 감탄하지 아니 알 수 없었을 만치 가늘고 기일고 떨리고 흔들리고 얇고 멀고 얕고 한 것을 듣고 앉아 있는 보산은 금시로 모든 것을 다 잊어 버릴 수밖에는 없었을 만치 멍하니 앉아서 듣기는 듣고 있지만
그것이 과연 ss의 목소리일까 뚱뚱보 ss의 나쁜 외로서 저 만치 고운 목소리를 자아 낼 만한 훌륭한 소질이 어느 구석에 박혀 있었던가
그렇다면 뚱뚱보 ss는 그다지 업수이여길 수는 없는 뚱뚱보 ss가 아닐까
목소리가 저만하면 사람을 감동시킬 만한 자격이 넉넉히 있지만 그까짓 것쯤 두려울 것은 없다하여 버리더라도
하여간 ss가 이 한밤중에 저만큰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일 수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라고 아니 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보산이 그에게 경의를 별안간 표하기 시작하게 된다거나 할 일이야 천부당 만부당에 있을 법한 일도 아니련만
보산이 그래도 ss의 노래 소리에 이렇게도 감격하고 있는 것은 공연히 여태까지 지고 오던 ss에 대한 경멸감과 우월감을 일시에 무너뜨려 버리는 것이 되고 말지 않을까
그것이 퍽 불안하면서도 보산은 가만히 ss의 노래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앉아 있다.
오늘은 대체 음력으로 며칠쯤이나 되나 아니 양력으로 물어도 좋다 달은 음력으로 만 뜨는 것이 아니고 양력으로 뜨는 것이 아니냐
하여간 날짜가 어떻게 되어 있기에 이렇게 달이 밝을까
달이 세 시가 지내었는데 하늘 거의 한복파넹 그대로 남아 있을까
보산의 그림자는 보산을 닮지 아니하고 대단히 키가 작고 뚱뚱한 것과 똥똥한 것은 대단히 다른 것이니까 하필 닮았다고 말할 것도 아니니까 그까짓 것은 아무래도 좋지 않느냐 하더라도
웬일로 이렇게 ss의 목소리가 아름다울까 하고 보산은 그 ss가 매달리기 만하면 반드시 이 마당에다 고 침을 뱉는 불결한 들창이 있는 담 밑으로 가까이 가서 가만히 그쪽 ss의 방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이 과연 여기인가 아닌가 하고 자세히 엿들어보아도 분명히 노래 소리가 나오는 곳은 여기인데
그렇다면 그 노래는 ss의 노래 소리에는 틀림이 없을 것을 생각하니 더욱더욱 이상하다는 생각만이 보산의 여러 가지 생각의 앞을 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보산은 또 다시 생각하여 보면 그 노래 소리는 ss의 부인의 노래 소리가 아닌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ss와 ss의 부인은 한방에 있는지
그렇다면 딸 어린아이가 세 살 먹었는데 피곤한 어머니의 몸이 여태껏 잠이 들지 않았다고는 이야 생각할 수는 없는 사정이 아니냐
잠이 안 들었다 하여도 어린아이가 잠에서 깨일까봐 결코 노래를 부르거나 할 리는 없지만
또 누가 남의 속을 아느냐 혹은 어린아이가 도무지 잠을 들지 아니하므로 자장가를 부르는 것이나 아닐까
하지만 보산이 아무리 아무 것도 모른다한대야 불리우는 노래가 자장가이고 아닌 것쯤이야 구별하여 낼 수 있음 즉 한데
그래도 누가 아나 때가 때인 만큰 그렇지만
보산의 귀에는 분명히 일본 야스기부시에 틀림없었다.
설마 ss의 부인이 일본 야스기부시를 한밤중에 부르려 하여도 그런 것들은 하여간 ss와 ss의 부인이 한방에 있다는 것은 대단히 문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둘이 한방에 있다는 것을 보산에게 알린다는 것은 다시없이 말들을 만한 문란한 일이다.
보산은 이렇게 여러가지로 생각하며 그 담 밑에서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한 개의 밤 동안을 잤는지 두 개의 밤 동안을 잤는지 보산에게는 똑똑히 나서지 않았을 만하니 시계가 아홉 시를 가리키고 있더라는 우연한 일이다.
마당에 나서는 보산의 마음은 아직 자리 가운데에 있었는데 아침은 이상한 차림차림으로 보산을 놀라게 하였을 때에 보산의 방안에 있던 마음이 냉큼 보산의 몸뚱아리 가운데로 튀어들고 보니 그리고 난 다음의 보산은 아침의 흔히 보지 못하던 경치에 놀라지 아니 할 수 없었다.
지붕 위에 까치가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것이 어떻게도 마음놓고 머물러 있는 것 같이 보이는지 그곳은 마치 까치의 집으로밖에 아니 여겨진다면 또 왜 까치는 늘 보산이 일어나는 시간인 오후 세 시 가량 해서는 어데를 가고 없느냐 하면 그것은 까치는 벌이를 하러 나간 것으로 아직 돌아오지 아니한 탓이라고 그렇게 까닭을 붙여놓고 나면 보산에게는 그럴 듯하게 생각하게 되니 보산이 일어날 때마다 보살펴 보지도 아니하는 지붕 위에 한자리는 까치가 사는 집 - 사람으로 치면 - 이 있는 것을 보산은 몰랐구나 생각하노라면 보산은 웃고 싶었는데 그럼 까지는 어느 때에 벌이 자리를 향하여 떠나서는 집을 뒤에 두고 나서는 것일는지가 좀 알고 싶어서 한참이나 서서 자꾸만 치어다보아도 까치는 영영 날아가지는 않으니 아마 까치가 집을 나설 시간은 아직 아니 되고 먼 모양이로구나 한 즉 보산은 오늘은 나도 꽤 일찍 일어났구나 생각을 먹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무어 거리낌한 일도 없어서 퍽 상쾌한 기분이다. 그러나 ss가 어전히 그들 창에 매달려서는 이쪽 보산의 마당을 노려보고 있는 것을 본 보산은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아지며 별안간 앞이 팽팽 돌아 들어오는 것을 못 그러게 할 수 없었다. 대체 ss가 이 이른 아침에 웬일인가 ss는 이렇게 일찍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은 물론 보산에게는 아니었고 아침으로부터 보산이 일어나서 처음 ss를 만나는 시간까지 그 동안 ss는 죽은 사람이라고 쳐도 관계치 않을 것인데 인제 보니 ss는 있구나 밤 네 시로부터 아침 이맘때까지는 구태여 ss를 없는 사람이라고 치지는 않는다 피차에 잠자는 시간이라고 치고라도 이것은 천만에 뜻하지 못한 일이다. ss는 보산을 항하여 예언자와 같은 엄숙한 얼굴을 하더니 떡 큼직하게 하품을 한 번 하고 나서는 소프라노에 가까운 목소리로 소가영각할 때하는 소리와 같은 기성을 한 번 내어보는지 과연 그것이 이 ss이라면 그대는 바야흐로 놀라지 아니하려는가 하는 듯이 보산의 표정이 내어 걸린 간판이 무슨 빛깔인가를 기다린다는 듯이 흠뻑 해야 그것이 그것이지 하는 듯이 보산을 내려보며 어데 다른 곳에서 얻어 온것 같은 아름다운 미소를 얼굴에 띄우는 것이었다. 보산은 그 다음은 그러면 무엇이냐는 듯이 ss를 바라다보면 ss는 아아 그것은 네가 왜 잘 알고 있지 아니하냐는 듯이 침을 입 하나 가득 거의 보산의 발 가까운 한 점에다 뱉어놓고는 만족하다는데 가까운 표정을 쓱 하여 보이면 보산은 저것이 아마 ss가 만족해서 못 견디는 데에 하는 얼굴인가 보다 끔찍이도 변변치 못하다 생각하였다는 체하는 표정을 보산은 ss에게 대항하는 뜻으로 하여 보여도 ss는 그까짓 것은 몰라도 좋다는 듯이 한번 해 놓은 표정을 변경치 - 좀체 - 않는다. 횡포한 마술사 보산이 나타나자 그 느얼 조각은 또 종이 노릇을 하노라면 종이가 상상할 수 있는 바 글자라는 글자 말이라는 말쳐 놓고 한 싸우는 것이 없다. ss야 나는 너에게 도저히 경의를 표할 수는 없다. 너의 그 동물적 행동은 무엇이냐. 나의 자조의 너에게 대한 모멸적 표정을 너는 누이 있거든 보느냐 못 보니냐고 나서는 노하느냐 웃느냐 너도 사람이거든 좀 노할 줄도 알아두어라 모르거든 너의 부인에게 물어보아라 빨리 노하라. 그리하여 다시는 그와 같은 파렴치적 행동을 거듭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러면 ss는 보산아 노하는 것이란 다 무엇이냐 나는 적어도 그까짓 일에 노하고 싶지는 않다 따라서 나의 그 동물적 행동이란 대체 나의 어떠한 행동을 가리켜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나 나의 행동의 어느 하나라도 너를 위하여 변경할 수는 없다. 이렇게 답장이 오면 ss야 나는 너에게 최후통첩을 보낸다. 너 같은 사회적 저능아를 그대로 두어서는 인류의 해독이 될 것이니까 나는 너를 내일 아침 네가 또 그 따위 짓을 개시하는 것과 동시에 총살을 하여 버리리라 총 총 총 총 총은 나의 친한 친가구 공기총을 가진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으니까 그는 그것을 얼른 빌려줄 줄로 믿는다. 너는 그래도 조금도 무섭지 ㅇ낳으낙 네가 즉사까지는 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얼굴에 샛길 무서운 힘을 무엇으로 가리려는가 너는 그 흉한험으로 말미암아 일생을 두고 결혼할 수 없는 불행을 맛보리라 그러면 보산아 너는 무슨 정신이냐 나는 이미 결혼하였다는 것을 모르느냐 나의 아내는 너를 미워하리라 그러면 ss 들어보아라 나는 너의 부인에게 편지를 하여 버릴 것이다 너의 그 더러운 행동을 사실대로 일일이 적어서는 그러면 너의 부인은 너를 얼마나 모욕하며 혐오할 것인가를 너 같은 뚱뚱보의 나쁜 뇌를 가지고는 아마 추측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보산아 너는 무엇이라고 나를 놀리느냐 너는 나의 아내를 탐내는 자인 것이 분명하다. 나는 너를 살인죄로 고소할 것이다 법률이 너에게 가할 고통을 너는 무서워하지 않느냐 그러면. 보산은 적을 물리치기 준비에 착수하였다. 잉크와 펜 원고지에 적히는 첫 자가 오자로 생겨먹고 마는 것을 화를 내는 것 잡히지 않는 보산의 마음에 매달려 대롱대롱 하는 보산의 손이 종이를 꼬깃꼬깃 구겨서는 마당 한가운데에 홱 내어 던진다는 것이 공교스러히도 ss가 오늘 아침에 뱉어놓은 침에서 대단히 가까운 범위 안에 떨어지고만 것이 보산을 불유쾌하게 하여서 보산은 얼른 일어나 마당으로 내려가서는 그 구긴 종이를 다시 집어서는 보산이 인제 이만하면 적당하겠지 생각하는 자리에다 갖다 떡 놓고 나서 생각하여 보니 그것은 버린 것이 아니라 갖다가 놓은 것이라 보산의 이 종이에 대한 본의를 투철치 못한 위반 된 것이 분명하므로 그러면 이것을 방안으로 가지고 돌아가서 다시 한 번 버려보는 수밖에 없다하여 그렇게 이번에야 하고 하여보니 너무나 공교스러운 일에 공교스러운 일이 계속되는 것은 이것도 공교스러운 일인지 아닌지 자세히 모르는 것 같은 것쯤은 그대로 내어 버려 두어도 관계치 않고 우선 이것을 내가 적당하다고 인정할 때까지 고쳐하는 것이 없는 시간에 급선무라 하여 자꾸 해도 마찬가지고 고쳐해도 마찬가지였다 하다가는 흥분한 정신에 몇 번이나 했는지 도무지 모르는 동안에 일이 성공이 되어 보니 상쾌한지 안한지 그것도 도무지 보산 자신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그렇다면 단할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지 아니하냐고 하지만 우선 편지부터 써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나니까 보산은 편지부터 써서 이번에는 그런 고생은 안하리라 하고 정신을 차려 썼다는 것이 겨우 다음에 같은 것이었다. - “ ss야 내가 어떠한 사람인가 너의 부인에게 물어보아라 너의 부인은 조금도 미인은 아니다.” – 오늘은 분명히 무슨 축제일인가 보다 하고 이상한 소리에 무슨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며 귀를 기울리고 있노라면 보산의 방에 걸린 세계에 제일 구식인 시계가 장엄한 격식으로 시계가 칠 수 있는 제일 많은 수효를 친다. 보산은 일어나 문간을 나섰다가 편지를 ss의 집 문간에 넣으려는 생각이 막 니일기 전에 이상스러운 것을 본 것이 있다. ss의 집 대문을 가로질러 매어진 새끼줄에는 붉은 고추가 매달려 있었다. 이런 세상에 추태가 어데 있나 ss는 참으로 이 세상에서 제일 가엾은 사람이니까 나는 ss에게 절대 행동을 하는 것만은 그만두겠다고 결심하고 난 다음에는 보산은 그대로 대단히 슬픈 마음도 있기는 있는 것이다 하면서 어슬렁어슬렁 걸어서는 간다는 것이 와 보니 보산의 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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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은대체음력으로 며칠날쯤이나되나 아니양력으로 물어도좋다 달은음력으로만뜨는것이아니고 앙력으로뜨는것이아니냐 하여간날짜가어떻게되어 있길래이렇게달이밝을까달이세시가지내었는데 하늘거의한복판에그대로남아있을까 보산의그림자는보산을닮지아니하고 대단히키가작고 뚱뚱하다느니보다도 뚱뚱한것이 거의SS를닳았구나불유쾌한일이로구나 왜하필그까짓뇌가 나쁜뚱뚱보SS를닮는단말이냐 그렇지만뚱뚱한것과 똥똥한것은대단히다른것이니까 하필닮았다고 말할것도아니니까 그까짓것은아무래도좋지않으냐하더라도 왠일로이렇게SS의목소리가아름다울까하고 보산은그SS가가매어달리기만하면 반드시이마당에다대고 춤을배앝는 불결한들창이있는 담밑으로가까이가서가만히 그쪽SS의방노래소리가흘러나오는것이 과연여기 인가아닌가하고 자세히엿들어보아도 분명히노래소리가나오는곳은 여기인데그렇다면 그노래는SS의노래소리에는 틀림이없을것을생각하니 더욱더욱이상하다는생각만이보산의여러갖생각의l 앞을서우는것이었다. 그러나보산은 또다시생각하여보면 그노래소리는SS의부인의노래소리가아닌지도모르지란 그렇다고SS와SS의부인은한방에있는지 그렇다면딸어린아이가세살먹 었는데피곤한어머니의몸이여태껏잠이들지않았다고는이야 생각할수는없는사정이아니냐 잠이안들었다하여도 어린아이가잠에서 깨일까봐결코노래를부르거나 할리는없지만 또누가남의속을아느냐 혹은어린아이가도무지잠이들지아니하므로 자장가를부르는것이나아닐까하지만 보산이아무리아무것도모른다한대야불리우근노래가 자장가이고 아닌것쯤이야 구별하여낼수있음즉한데 그래도누가아나 때가때인만큼 그렇지만보산의귀에는 분명히일본야스기부시를에틀림없었다. 설마SS의부인이일본야스기부시를한밤중에부르려하여도 그런것들은하여간SS와SS의부인이한방에있다는것은 대단히문란한일이라고생각한다. 더우기둘이한방에있다는것을 보산에게알린다는것은다시없이 말들을만한문란한일이다 보산은이렇게여러가지로생가하며 그담밑에서노래소리에귀를기울이고있었다.
한개의밤동안을잤는지 두거의밤동안을잤는지 보산에게는똑똑히나서지않았을만하니 시계가아홉시를가리키고있더라는우연한일이다. 마당에나서는보산의마음은 아직자리가운데에있었는데 아침은이상한차림차림으로 보산을놀라게하였을때에 보산의방안에있던마음이 냉큼보산의몸뚱아리가운데로튀어들고보니 그리고난다음의보산은 아침의흔히보지못하던 경치에놀라지아니할수없었다. 지붕위에까치가한마리가있었는데 그것이어떻게도마음놓고머물러있는것같이보이는지 그곳은마치까치의집으로밖에 아니여겨진다면또왜까치는늘보산이일어나는시간인 오후세시가량해서는어데를가고없느냐하면 그것은까치는 벌이를하러나간것으로아직돌아오지아니한탓이라고 그렇게까닭을 붙여놓고나면보산에게는그럴듯하게생각하게되니 보산이일어날때마다보살펴보지도아니하는지붕 위에한자리는 까치가사는집 - 사람으로치면 - 이있는것을보산은 몰랐구나생각하노라면보산은웃고싶었는데 그럼까치는 어느때에벌이자리를향하여떠나서는 집을뒤에두고 나서는것일는지가좀알고싶어서한참이나서서자꾸만치어다보아도 까치는영 영날아가지는않으니 아마까치가집을나설시간은아직아니되고먼모앙이로구나한즉보산은오늘은나도꽤일찍일어났구나 생각을먹는것이 부끄럽지않고 무어꺼리낌한일도없어서퍽상쾌한기분이다. 그러나SS가여전히 그들창에매여달려서는이쪽보산의마당을노려보고있는것을본 보산은가슴이꽉막히는것같아지며 별안간앞이팽팽돌아들어오는것을 못그러게할수없었다. 대체SS가이이른아침에웬일일까 SS는이렇게일찍일어날수있는사람은 물론보산에게는 아니었고아침으로부터보산이 일어나서처음SS를만나는시간까지 그동안SS는죽은사람이라고쳐도관계치않을것인데 인제보니 SS는있구나 밤네시로부터아침 이맘때까지는구태여SS를없는사람이라고치지는않는다 피차에잠자는시간이라고치고라도 이것은천만에뜻하지못한일이다. SS는보산을향하여 예언자와같은엄숙한얼굴을하더니 떡큼직하게하품을한번하고나서는 소프라노에가까운목소리로 소가영각할때하는 소리와같은기성을한번내어보더니 입맛을쩍쩍다시면서 지난밤에아름다운 노래소리를 그대는들었는지과연그것이 이SS이라면 그대는바야흐로 놀라지아니하려는가하는듯이 보산의표정이내어길린간판이 무슨빛깔인가를기다린다는듯이 흠뻑해야 그것이그것이지하는듯이보산을내려보며 어데다른곳에서얻어온것같은아름다운미소를얼굴에띄우는것이었다. 보산은그다음은 그러면무엇이냐는듯이SS를바라다보면 SS는아아그것은네가왜잘알고있지아니하냐는듯이 춤을입하나가득이거의보산의발가까운한점에다배앝아놓고는 만족하다는데가까운 표정을쓱하여보이면보산은저것이 아마SS가만족해서못견디는데에하는얼글인가보다 끔찍이도변변치못하다생각하였다는체하는 표정을보산은SS에게대항하는뜻으로하여보여도 SS는rm까짓것은몰라도좋다는듯이 한번해놓은표정을변경치 - 좀체로는 - 않는다.
횡포한마술사보산이나타나자 그느얼조각은또종이노릇을하노라면종이가상상할수있는바 글자라는글자 말이라는말쳐놓고 안씨우는것이없다. SS야 나는너에게도 저히경의를표할수는없다.
너의그동물적행동은무엇이냐. 나의자조의너에게대한모멸적표정을너는군이있거든보느냐 못보느냐고나서는 노하느냐 웃느냐너도사람이거든 좀노할줄도알아두어라 모르거든 너의부인에게 물어보아라 빨리노하라. 그리하여다시는 그와같은파렴치적행동을거듭하지말기바란다. 그러면SS는 보산아노하는것이란무엇이냐 나는적어도 그까짓일에노하고싶지는않다 따라서 나의그동물적행동이란대체나의어떠한행동을가리켜말하는것인지모르나 나의행동의어느하나라도너를위하여 변경할수는없다 이렇게답장이오면 SS야나는너에게최후통첩을보낸다. 너같은사회적저능아를그대로두어서는 인류의해독이될것이니까 나는너를내일아침 네가또그따위짓을개시하는것과동시에 총살을하여버리라 총 총 총 총 총은나의친한친구가공기총을가진것을나는잘알고있으니까 그는그것을얼른빌려줄줄로믿는다. 너는그래도조금도무섭지않은가 네가즉사까지는하지않을지모르지만 얼굴에생길무서운험을무엇으로 가리려는가 너는그흉한험으로 말미암아일생을두고 결혼할수없는불행을맛보리라 그러면보산아너는무슨정신이냐 나는이미결혼하였다는것을모르느냐 나의아내는너를미워하리라그러면SS를보아라 나는너의부인에게편지를하여버릴것이다너의그더러운행등을사실대로일일이적어서는 그러면너의부인은 너를얼마나모욕하며 혐오할것인가를너같은뚱뚱보의나쁜뇌를가지고는 아마추측해내기는어려울것이다그러면 보산아뇌는무엇이라고나를놀리느냐 너는나의아내를탐내는자인것이분명하다. 나는너를살인죄로고소할것이다법률이 너에게가할고통을너는무서워하지않느냐그러면
보산은적을 물리치기준비에착수하였다. 잉크와펜 원고지에적히는첫자가오자로생겨먹고마는것을 화를내는것잡히지않는보산의마음에매어달려 데룽데룽하는보산의보산의손이종이를꼬기꼬기구겨서는 마당한가운데에홱내어던진다는것이공교스러히도 SS가오늘아침에배앝아놓은춤에서대단히가까운범위안에떨어지고만것이 보산을불유쾌하게하여서보산은얼른일어나 마당으로내려가서는그구긴종이를다시집어서는보산이인제이만하면 적당하겠지 생각하는자리에갖다떡놓고생각하여보니 그것은버린것이아니라 갖다가놓은것이라 보산의종이에대한본의를투철치못한위반된것이분명하므로 그러면이것을방안으로가지고돌아가서 다시한번버려보는수밖에없다하여 그렇게이번에야하고하여보니너무나 공교스러운일에공교그러운일이계속되는 것은 이것도 공교스러운일인지아닌지 자세히모르는것같은것쯤은그대로내어버려두어도관계치않고 우선이것을내가적당하다고인정할때까지고쳐하는것이 없는시간에 급선무라하여자꾸해도마찬가지고 고쳐해도마찬가지였다 하다가는흥분한정신에몇번이나했는지 도무지모르는동안에 일이성공이되고보니 상쾌한지안한지 그것도도무지보산으로서는 판단하기어려운일이었는데 그렇다면단할사람이라고는 아무도없지아니하냐고하지만 우선편지부터써야하지않겠느냐 생각나니까보산은 편지부터써서 이번에는그 고생은안하리라하고 정신을차려썼다는것이 겨우다음과같은것이었다.
---- 『SS야 내가어떠한사람인가 너의부인에게물어보아라 너의부인은조금도 미인은아니다』 ----
오늘은분명히무슨축제일인가보다하고 이상한소리에무슨일이생겼을까하고 생각하며귀를기울이고있노라면 보산의방에걸린세계에제일구식인시계가 장엄한격식으로시계가칠수있는제일많은수효를친다. 보산은일어나문간을나섰다가편지를SS의집문간에넣으려는생각이 막니일기전에이상스러운것을본것이있다. SS의집대문을가로질러매어진 새끼줄에는숯과붉은고추가매 달려있었다. 이런세상에추태가어데있나SS는참으로이세상에서 제일가엾은사람이니까 나는SS에게절대행동을하는것만은 그만구겠다고결심하고난다음에는 보산은그대로대단히슬픈마음도있기는있는것이다 하면서어슬렁어슬렁걸어서는간다는것이 와보니보산의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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