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16

작곡: Edvard Grieg 에드바르트 그리그 1843년 ~ 1907년 노르웨이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 (Alice Sara Ott) 1988년생 미모의 독일 일본 혼혈 여성피아니스트            






                          喀血의 아침   

                          객혈의 아침

 

 

                                                                                     1933120


사과는 깨끗하고 또 춥고 해서 사과를 먹으면 시려워진다.

어째서 그렇게 냉랭한지 책상(冊床) 위에서 하루 종일(終日) 색깔을 변()치 아니한다.

차차로둘이 다 시들어 간다.

먼 사람이 그대로 커다랗다 아니 가까운 사람이 그대로 자그마하다.

아니 그 어느 쪽도 아니다.

나는 그 어느 누구와도 알지 못하니 말이다.

아니 그들의 어느 하나도 나를알지 못하니 말이다.

아니 그 어느 쪽도 아니다(레일을 타면 전차[電車]는 어디라도 갈 수 있다)

 

담배 연기의 한 무더기 그 실내(室內)에서 나는 긋지 아니한 성냥을 몇개비고 부러뜨렸다. 그 실내(室內)의 연기(煙氣)의 한무더기 점화(點火)되어 나만 남기고 잘도 타나보다.

잉크는 축축하다연필(鉛筆)로 아뭏게나 시커먼 면()을 그리면 연분(鉛粉)은 종이 위에 흩어진다

리코오드 고랑을 사람이 달린다.

거꾸로 달리는 불행(不幸)한 사람은 나같기도 하다 멀어지는 음악(音樂)소리를 바쁘게 듣고 있나보다.

발을 덮는 여자(女子)구두가 가래를 밟는다.

땅에서 빈곤(貧困)이 묻어온다.

받아써서 통념(通念)해야 할 암호(暗號) 쓸쓸한 초롱불과 우체통(郵遞筒)

사람들이 수명(壽命)을 거느리고 멀어져 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나의 뱃속엔 통신(通信)이 잠겨있다.

새장 속에서 지저귀는 새나는 콧속 털을 잡아 뽑는다.

밤소란한 정적(靜寂) 속에서 미래(未來)에 실린 기억(記億)이 종이처럼 뒤엎어진다.

하마 나로선 내 몸을 볼 수 없다.

푸른 하늘이 새장 속에 있는 것 같이 멀리서 가위가 손가락을 연신 연방 잘라 간다.

검고 가느다란 무게가 내 눈구멍에 넘쳐 왔는데

나는 그림자와 서로 껴안는 나의 몸뚱이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알맹이까지 빨간 사과가 먹고프다는 둥

피가 물들기 때문에 여윈다는 말을 듣곤 먹지 않았던 일이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종자(種子)는 이젠 심거도 나지 않는다고 단정케 하는 사과 겉껍질의 빨간 색 그것이다.

공기(空氣)마저 얼어서 나를 못통()하게 한다 뜰은 주형(鑄型)처럼 한장 한장 떠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호흡(呼吸)에 탄환(彈丸)을 쏘아 넣는 놈이 있다.

병석(病席)에 나는 조심조심 조용히 누워 있노라니까 뜰에 바람이 불어서 무엇인가 떼굴떼굴 굴려지고 있는 그런 낌새가 보였다.

별이 흔들린다.

나의 기억(記億)의 순서가 흔들리듯 어릴 적 사진(寫眞)에서 스스로 병()을 진단한다.

 

가브리엘천사균(天使菌)(내가 가장 불세출[不世出]의 그리스도라 치고)

이 살균제(殺菌劑)는 마침내 폐결핵(肺結核)의 혈담(血痰)이었다(?)

 

()속 펭키칠한 십자가(十字架)가 날이날마다 발돋움을 한다.

()속엔 요리사(料理師) 천사(天使)가 있어서 때때로 소변을 본단 말이다.

나에 대해 달력의 숫자는 차츰차츰 줄어든다.

 

네온사인은 색소폰같이 야위었다.

그리고 나의 정맥(靜脈)은 휘파람같이 야위었다.

 

하얀 천사(天使)가 나의 폐()에 가벼이 노크한다.

황혼(黃昏) 같은 폐()속에서는 고요히 물이 끓고 있다.

고무전선(電線)을 끌어다가 성()베드로가 도청(盜聽)을 한다.

그리곤 세번이나 천사(天使)를 보고 나는 모른다고 한다.

그때 닭이 홰를 친다어엇 끓는 물을 엎지르면 야단 야단

 

봄이 와서 따스한 건 지구(地球)의 아궁이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모두가 끓어 오른다,

아지랑이처럼,

나만이 사금파리 모양 남는다,

나무들조차 끓어서 푸른 거품을 수두록 뿜어내고 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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