素榮爲題소영위제
李箱 중앙, 1934년. 9월
1
달빛 속에 있는 네 얼굴 앞에서
내 얼굴은 한 장 얇은 피부가 되어
너를 칭찬하는 내 말씀이 발음하지 아니하고
미닫이를 간지르는 한숨처럼
동백 꽃밭 내음새 지니고 있는 네 머리털 속으로 기어들면서
모심드키 내 설움을 하나하나 심어가네나
2
진흙밭 헤매일 적에
네 구두 뒤축이 눌러 놓는 자국에 비내려 가득 괴었으니
이는 온갖 네 거짓말
네 농담에 한없이 고단한 이 설움을
곡으로 울기 전에 땅에 놓아
하늘에 부어 놓는 내 억울한 술잔
네 발자국이 진흙밭을 헤매이며 헤뜨려 놓음이냐
3
달빛이 내 등에 묻은 거적 자국에 앉으면
내 그림자에는 실고추 같은 피가 아물거리고
대신 혈관에는 달빛에 놀래인 냉수가 방울방울 젖기로니
너는 내 벽돌을 씹어 삼킨 원통하게 배고파 이지러진 헝겊 심장을 들여다보면서
어항이라 하느냐
3단의 글자 수는 공이 96자 씩이다.
이상의 섹드립이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
숫자를 이용해서 조선총독부 학무국의 관료들을 골탕먹였다.
시 ‘烏瞰圖(오감도)’에 나오는 “13人의 兒孩(아해)가…”가 그렇고,
‘제비’다방 다음으로 개업하려고 간판을 붙였다가 그 의미가 탄로나 허가 취소된 '69 다방' 등도 그렇다.
그 외에도 남녀의 성교를 상징하는 33과 23(二十三, 다리 둘과 다리 셋의 합침) 및
且8(한글로 차팔 또는 조팔이라 읽음. 발기한 남성 성기 또는 18과 대칭을 나타냄) 등의 표현으로 조선총독부를 골탕먹였다.
조선총독부 순사가 素榮爲題 소영위제의 의미가 무었이냐고 물어보면 위와 같은 그림을 보여 준다.
이날도 조선총독부 순사는 일찍 집에 갔다
.
그러나 위 詩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있다.
素榮爲題 소영위제2 素榮소영: 솔직히 밝히다. 해석2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