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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츰

 

                             이상전집2, 1956. 7

 

 

캄캄한 공기를 마시면 폐에 해롭다.

폐벽(肺壁)에 그을음이 앉는다.

밤새도록 나는 몸살을 앓는다.
밤은 참 많기도 하더라.

실어 내가기도 하고 실어 들여오기도 하다가 잊어버리고 새벽이 된다.

폐에도 아침이 켜진다.

밤사이에 무엇이 없어졌나 살펴본다.
습관이 도로 와 있다.

다만 내 치사(侈奢)한 책이 여러 장 찢겼다.

초췌한 결론 위에 아침 햇살이 자세히 적힌다.

영원히 그 코 없는 밤은 오지 않을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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