烏瞰圖 詩第十一號 / 오감도시제11호    
                        
                                    李箱이상  1934년 8월 4일 조선중앙일보




烏瞰圖 詩第11號


그 사기 컵은 내 해골과 흡사하다.
내가 그 컵을 손으로 꼭 쥐었을 때
내 팔에서는 난데없는 팔 하나가

접목처럼 돋히더니
그 팔에 달린 손은 그 사기컵을 번쩍 들어

마룻바닥에 메어부딪는다.
내 팔은 그 사기 컵을 사수하고 있으니
산산이 깨어진 것은

그럼 그 사기 컵과 흡사한 내 해골이다.
가지났던 팔은 배암과 같이

내 팔로 기어들기 전에
내 팔이 혹 움직였던들
홍수를 막은 백지는 찟어졌으리라.
그러나
내 팔은 여전히 그 사기 컵을 사수한다.




원문
그 사기 컵은 내 骸骨과 흡사하다.
내가 그 컵을 손으로 꼭 쥐었을 때
내 팔에서는 난데없는 팔 하나가 接木처럼 돋히더니
그 팔에 달린 손은 그 사기컵을 번쩍 들어 마룻바닥에 메어부딪는다.
내 팔은 그 사기 컵을 死守하고 있으니
散散이 깨어진 것은 그럼 그 사기 컵과 흡사한 내 骸骨이다.
가지났던 팔은 배암과 같이 내 팔로 기어들기 前에
내 팔이 或 움직였던들
洪水를 막은 白紙는 찟어졌으리라.
그러나
내 팔은 如前히 그 사기 컵을 死守한다.
    








烏瞰圖 詩第十二號 / 오감도시제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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