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얼숭얼숭얼 싯뻘건 『빈대』란 놈이 잡아도 나올 때마다 생각하는 일이 두 가지 잇다.
『사람 중에 낫분 놈은 빈대가튼 놈이라고 욕을 하는 것이 제일 큰 욕이겟다』하는 생각하고
『조선사람 중에는 빈대 잡을 약을 생각해 보는 이가 그러케 한 사람도 업슬가』하는 생각이다.
빈대 잡는 신통한 약을 발명만 하면 단번에 一百萬圓씩은 굴너 도러올 것이 천지신명께 점쳐보지 안트래도 확실한 일이다.
백만원! - ! 3, 4원에도 미인이 끌니고, 1원 50전에 살인사건도 이러나는 세상에 백만원! 백만원이 생긴다면.
이런 생각을 할 때 나는 의학이나, 약학을 배호지 못한 것을 한탄한다.
약학자 아닌 사람이 갑갑한 생각으로 따저 본대도 빈대를 잡는데는 두 가지 길이 잇슬 것이다. 사람에게 비상이 독약인 것처럼 빈대에게 제일 독한 독약을 발견하야 빈대 잇슴즉한 곳에 뿌리던지 아니면 빈대가 제일 조와하야 어엽분 게집보고 부자ㅅ집 자식이 땅문서 들고 대여들 듯 참지 못하고 달겨들 만큼 빈대가 조와서 냄새낼 물건을 발견하야 그 냄새로 빈대란 빈대를 모조리 요강 속으로 꼬여드리던지 석유통 속으로<50> 꼬여드리던지 이 두 가지 밧게 더 확실한 방법이 업슬 것이다.
그러나 독약을 생각하는 길은 석유를 뿌려보아 휘발유, 양잿물을 뿌려보아 그래도 안 되니가 더 독한 것은 생각하기 당연하겟고, 빈대가 조와 못견대고 달겨들 냄새를 발견할 도리를 하는 것이 올흘 것 갓다.
빈대가 대체 무슨 냄새를 조와하는가 그것은 약학자가 추근추근하게 급히 굴지 말고 천천히 실지 연구를 해보아야 알 것이다.
그러나 우리 따위 무식배의 생각으로도 빈대가 사람의 땀내를 조와하는 것은 분명하다.
어두운 속에서 그 좁은 틈바귀에 끼여 잇다가도 땀흘리는 사람의 고기냄새를 맛기만 하면 3년 묵은 *껍질도 긔가 나서 긔여 나오는 것으로 보아 사람의 땀내와 피 냄새를 조와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니까 말이지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버리는 더러운 물, 그 물을 그저 버릴것이 아니라 그것을 체에 쳐서 건데기(땀과 때)만 남기던지 어떠케 그려서 『엑기스』를 맨들든지 하면 어떨가.
그래서 그것을 요강속 바닥에 노코 빈대들을 꼬드리거나 석유통 속에 노코 꼬여드리거나 하면 묘하지 안흔가 말이다.
온돌방 한간치에 30전씩 적게 적게 *잡아 한 집에서 3간치씩만 백만 집에서 한번씩 사도 百萬圓.
그 누가 더러 이런 생각을 안해보는가 하하 ... .
이번 7월 23일은 故 小派 方定煥氏의 일주년 忌日이다. 編者는 그를 추억하는 생각으로 이 遺稿 한 편을 抄載한 것이다.
方君을 생각하는 여러분! 다가티 愛讀하야 주십쇼. 특히 빈대 만흔 여름철에-<51>
<50-51>
故 方定煥
잡지명 | 별건곤 제5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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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1932년 07월01일 |
기사제목 | 小波遺稿, 임자 찻는 百萬圓 |
필자 | 故 方定煥 |
기사형태 | 문예기타 |
小波遺稿, 임자 찻는 百萬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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